https://www.youtube.com/watch?v=GqIpQ7Crqys
https://www.youtube.com/watch?v=5_4qTSWBeNE
양치기소년단 [우리]
이 글을 부탁받았을 때 바로 수락한 건 아닙니다. 내가 뭔가 진심으로 느낀 게 있어야 남에게 추천도 하는 거니까, 일단 앨범을 들어보겠다고 했죠. 들어본 후에는 별다른 고민 없이 쓰겠다고 했어요. 마음에 와닿는 음악이었거든요.
왜 와닿았을까. 그럴싸한 음악이 수도 없이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그럴싸한 음악과 좋은 음악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좋은 음악에는 솔직함과 독창성이 담겨 있다. 이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양치기소년단이 그 두 가지를 다 추구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일단 가사에서는 개인적인 고민들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사춘기는 지났지만(<사춘기> 중에서) 아직 락스타(<락스타가 된대도 난 너만 있으면 돼> 중에서)는 되지 못한 이들이 딱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보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어요.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되도록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 애쓴 흔적도요.
음악의 스타일 면에서는 록과 가요의 여러 전통들을 다양하게 이어받고 있다고 느꼈는데, 전통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보다는 되도록 잘게 쪼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정성껏 다시 조합하고자 한 것 같아요. 연주도 잘합니다. 사실 저는 시작하는 밴드에게 좋은 연주력은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자칫 잘못 활용하면 닳고 닳은 느낌이 나버리거든요. 하지만 양치기소년단은 자신들의 좋은 연주력으로 오히려 청춘의 채도를 높이고 있었어요. 저는 우리말이 하나의 훌륭한 악기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이 그 악기를 다루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록 페스티벌에서 다 같이 신나게 놀기 좋은 노래들도 많더라고요.
뭐, 아무튼 저는 상당히 재미나게 들었다는 얘기예요. 좋은 방향을 바라보며 출발하는 한 밴드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궁금하네요. 함께 지켜보면 어떨까요?
‘양치기소년단’을 위해 ‘장기하’가 씀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