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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스미스 <Horses> 감상문 (3)

쌂은미역7시간 전조회 수 94추천수 2댓글 2

이번 글은 너무 길어서 제가 봐도 보기 싫네요 따라서 사진과 그림을 첨부했습니다 좀 나아 보일까요?

..작성하다 탈진 할 뻔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열심히 쓰다보면 요령도 생기고 실력도 늘겠죠?

제 머릿 속에서 나온거라 저는 맥락이 그럭저럭 이해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할지 모르겠네요 두서가 많이 없을 수도..

그래도 열심히 했어요 천천히 읽어보시고 의견 남겨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Patti-Smith-Horses.jpg

 

3. Birdland - 영화 애프터썬 강원도의 힘 단편 소설 리지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제 이해력이 별로 인 것 같다고 종종 생각해요 남들이 어려움 없이 이해하는 부분도 전 수년 뒤에야 알아채는 경우가 꽤 있거든요 물론 개인적으로 해석이란 그저 본 대로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는 걸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다른 게 아닌 그게 중요한 것 이겠죠 하지만 전 그저 기본적인 정보의 파악이 안 될 때가 많은데 감상 중 그렇게 되면 박자를 놓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곤란 합니다 무시하고 봐야하나...

특히 수사나 첩보 장르의 영화를 볼 때 그렇습니다 최근에 나온 미션 임파서블을 봤는데 한 80퍼센트는 이해가 안 됐어요 이정재 감독 헌트는 90 퍼센트 놀란 감독 테넷은 98 퍼센트가 그랬고요 그 외에도 애프터썬 헤어질 결심 오펜하이머 등등 이 어려웠어요 정치 뉴스도 뭐라는 건지 모를 때가 많아요 어릴 땐 어려서 그런 거 겠거니 했는데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이해하기 쉽게 보도해주는 컨텐츠가 많아져서 좀 낫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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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썬 보셨나요? 다른 영화들은 몰라도 애프터썬은 음악 때문에 특히 기대 되었던 작품이었어요 내용도 일부러 아무것도 모른 채 봤는데 그다지 잘 이입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전 주인공의 아버지가 그다지 위태로워 보이지 않았어요 대중들에게 호불호가 좀 갈리는 듯 하긴 해요 이해가 되는 사람들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나 봅니다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죠 '아 나는 왜 이해를 못했을까? 난 뭘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감상 중 무엇이 기억에 남았는지 생각해보면 이런 게 있었습니다 '폴 매스칼 좀 잘생긴 것 같다' '저기 되게 좋아보이는 데 왜 난 여행을 갈 때 마다 저런데를 못 찾았을까' '나도 힘들 때 태극권 배우고 싶었지 저 사람은 서양인인데 동양무술을 어디서 나보다 저렇게 잘 배웠을까' '좋은 데서 되게 오래 노네' '음악이 참 좋긴 하다'
아무튼 영화감독이 의도한 바를 별로 못 쫓아간 건 맞는 거 같아요 참 운명처럼 느껴지길 기대하고 본 영환데 내용이 이해가 안 돼서 원
다시 보면 좀 나을까요? 별로 안내키는 데
그나저나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제가 한 생각들도 좀 애처로운 것 같아요 주인공 아빠처럼요 대부분이 부러움과 신세한탄
어쩌면 내 코가 석자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주인공 아빠의 우울감이 안 와닿은 것 같기도 해요

제가 평소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는 창작물을 굳이 봤던 이유는 저에게 재밌고 이해가 잘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대부분 허세가 동기가 되었죠 그저 생각보다 쉽게 이해 되기를 막연히 기대했어요 저로부터 의외의 혜안을 발견 하고 싶었거든요 생각해보면 전 재능에 제법 욕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문제는 교과과목 중에선 별로 그것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거죠 하지만 불행을 감수하는 고된 노력 역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창작물을 이해하는 재능이 좀 만만한 묘수로 보였나 봐요 네 그래서 봤죠
그러다 좋아하게 된게 여럿 있긴 합니다만 요즘은 사는 게 참 재미없어요 미술 선생님께서 그것을 노잼시기라고 한다네요 별로 이해도 잘 못하는 데 그냥 애니나 잔뜩 볼까요? 사실 전 현재 웹툰이 제일 재밌고 릴스 쇼츠 보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씁니다 근데 웹툰은 일주일에 한번 올라오고 릴스 쇼츠는 웃기긴 한데 만족감이 크지 않아 문제죠 그래도 밝은 면을 보자면 여전히 느낀 바를 설명하는 것 만큼은 정말 재밌어요 그것은 눈치나 사고력이 대단치 않아도 본인이 즐겁게 하려고만 하면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아닌가요?

그건 좋아요 좋은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마음대로 잘 안돼서 힘드네요 어른이 되면 몸은 무겁고 기회를 잡는 것도 어렵고 싫은 건 많아지고 그러다 의욕도 줄고 감수성도 줄고 열정도 줄고 겸손도 줄고
저 나이 그렇게 안 많은데 이러는 거 보면 가끔 제 재능이 노화인가 싶어요 요즘 음악도 듣다가 잠드는 게 좋더라고요 까무러치는 것 처럼요

아무튼 이렇습니다 그래도 노력하며 살아야죠 결국 고마워할 사람들이 분명 있기도 하고 관심가는 창작자들도 아직 있어요 여전히 그럭저럭 나름대로 특별한 경험을 하려고 하면서 삽니다 그리고 여기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어쩌면 도움이 되겠죠?

 

WilhelmReichcloudbuster2.jpg   Kate_Bush_-_Cloudbusting.png

 

horses를 통해 저와 비슷한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했는지 궁금하네요 문득 '이 앨범 이상한 거 나 빼고 다 알고 있던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 건 아니겠죠

노래 birdland 가 book of dreams 라는 책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제 최애 가수 중 한명인 kate bush 노래 cloudbusting도 같은 책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 졌습니다 원래 전 birdland가 그렇다는 사실을 더 나중에 알았어요
book of dreams은 심리학자 아버지 빌헬름에 대한 작가 피터 라이히의 회고록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찾아보면 이 빌헬름 이라는 학자가 좀 별나고 이상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는 프로이트의 제자 였고 오르가슴 이론이란 것을 연구 하면서 오르곤 에너지라는 유사과학 개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의 연구가 한 때 사회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거의 잊혀졌다고 해요
또한 그는 오르곤 에너지로 작동하는 기계장치 cloudbuster를 발명했고 이것이 비를 내리게 해준다고 주장했답니다 케이트 부시의 노래 cloudbusting 에서 다뤄지는 기계이죠 ..전 그런 게 실제로 있는 줄 몰랐어요 당연히 허구의 소재 일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에요.. 아무튼 작동한 적은 없습니다 현재 빌헬름의 연구는 사이비 과학으로 간주 된다는 것 같고요
당시 학계에서 그의 연구에 대해 크게 비난하기도 했답니다 빌헬름은 결국 고발까지 당하여 말년에 조사도 받고 감옥도 가고 혼돈의 시기를 보냈나 봐요
결국 지금 까지 확인 한 것들을 바탕으로는 그의 연구가 그저 제 멋대로에 진실이라고 할 만한 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제 결론 입니다

비를 내리게 하는 기계장치 라니 게다가 그걸 또 믿는 사람 들이 있었다는 것도 그렇고 참 별 일 이에요 현대에 비행기를 통해 인공 비를 생성하는 기술이 있긴 하지만 그 cloudbuster 라는건 땅에서 작동하는 기기 였거든요 워낙 황당한 이야기가 실제다 보니 판단력이 흐려져서 그 때는 학자들이 미신을 바탕으로 논문을 써도 인정해주고 그랬나 싶더라고요 그건 아니겠죠

그래도 어쩌면 현대 사람들에게 잘 전해 내려오지 않는 옛 학자들의 괴상한 연구들이 상당히 많을 것 같습니다 프로이트의 연구도 심리학에 있어서 중요성은 최고로 인정받지만 논란이 무척 많다고 하잖아요?

사실 잘 몰라요 프로이트 이름만 들어봤지

아무튼 현대인들 보다 평화로웠을 줄 알았는데 옛날 사람들 생각이 의외로 참 복잡했던 것 같습니다 밝혀지지 않은 사실들을 과학 대신 미신으로 유추하는 경향이 있기에 그랬던 걸 까요? 아님 사는 게 너무 지루해서 미친 건가?

빌헬름의 연구는 머리 아플 것 같아서 그다지 찾아보고 싶지 않은데 빌헬름 아들 피터의 책은 좀 궁금하네요 패티 스미스가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더 잘 알 수 있을 테죠 무슨 내용 일까요? 인정받지 못한 아버지의 연구를 옹호하는 내용일까요?

사실 좋게 보면 그래요 다른 모든 이가 그렇듯 어쩌면 빌헬름도 모르는 것 들을
자유롭게 그리고 원하는 대로 알아내려 했던 사람일 뿐 일테죠
다만 그는 지나치게 지독했던 게 문제 였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비겁 했을지도 모르고요

따라서 전 피터의 회고록이 아버지의 학문에 너무 얽매여 있지 않았으면 하네요

그저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바탕으로
본인이 무척 아름답다고 생각한 경험을 행복하게 이야기 했으면 해요
비록 그 경험이 복잡한 미신이나 사이비 과학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꿈에 대한 낭만적인 이야기로 이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마 수필과 추상적인 이야기를 묘하게 합친 느낌이 아닐까요?
제 바램을 이렇게 공들여 적었지만 제가 책을 거의 안 읽기도 하고 이런 걸 맞춘 적도 없습니다 그저 헛생각 일 가능성이 높죠 이야기를 직접 제가 만들어 볼까요? ...

집에 있는 구석 책장에 하도 오래돼서 출판사도 사라졌을 듯한 모습의 책들이 있습니다

일부는 철학서 같았는데 부모님 께서 읽는 건 비추라 말씀 하시더 라고요 한 동안 사이비 기질이 있는 유해한 책이라서 그러시는 걸까 생각했어요
뭔가 잘 알고 그런 발상을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런 책들이 있나? 있다면 뭐가 있나? 몰라요 그리고 애초에 활자가 유해할 수 있을까? 싶네요
제가 다니는 영어 학원의 책장 에서도 비슷한 책들을 발견 했습니다 훨씬 더 많은 양이 꽂혀 있었죠 그 때도 종종 그 중에 금서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론은 다 망상 이었다는 겁니다 부모님이 읽지 말라는 건 그냥 난해하고 재미없을 것이기 때문이라 하시더라고요

 

500px-Ligeia-Clarke-1.jpg 이미지가 너무 크네요 줄이는 방법 없을까요?

 

birdland 어쩌다 이런 이상한 노래를 받아들이면서 살게 됐을 까요? 락 음악이 원래 다 이렇게 이상한 것 일까요?

한 때는 세상에 안 이상한 게 없는 것 같기도 했어요

예전에 에드거 엘런 포 단편집 중 리지아라는 소설을 읽었는데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이
'아무리 절묘한 아름다움이라 할지라도 비례가 약간 기이하지 않은 것은 없다' 라는 말을 했다 하더라고요

중요한 문장 같은데 이해가 안 가는 구석이 있었죠 '절묘한 의도 조차 기이함을 억누르지 못한다고? 오히려 절묘하니까 기이해 지는 거 아닌가? 난 그런 것 같은데?' 이러면서요

이는 원래 '비율에 약간의 기이함이 없다면 절묘한 아름다움은 없다' 라는 말이 었는데 옮긴이가 멋대로 번역 해서 생긴 착오였습니다 진작 더 나서서 찾아 볼 걸 괜히 문장 하나 갖고 씨름 했네요

아무튼 어긋난 정보로 꾸역꾸역 이해 하려다 보니 '일단 베이컨은 기이하지 않은 아름다움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다고 얘기 하는 건가? 얘기가 그렇게 되는 듯 한데?' '그럼 기이하지 않은 아름다움은 없다 라는 뜻도 되겠구나' 라며 왜곡된 풀이를 내놓게 되었죠 어쩐지 소설을 이해하는 데 크게 방해되진 않았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래요
소설 리지아의 주인공도 베이컨도 애드거 앨런 포도 전부 정신이 멀쩡하지 못 했던 인물들 같은데
제가 굳이 그들의 말을 정석이라도 되는 것 처럼 숙고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아무튼 '기이하지 않은 아름다움은 없다' 한이 서린 듯한 문장 이네요
어린시절의 행복한 추억이나 적당한 자연 풍경의 평화를 누려 본 적 있다면 그런 생각 안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누군가는 그런 경험과 기억이 부족 할 테죠
그렇기에 세상에 안 이상한 게 없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할테 고요

사는 게 재미 없어지는 것은 그 동안 지은 죄 때문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도 피해자에요
가해와 피해 중 뭐가 먼저 였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게 제 순수한 즐거움을 막고 있어요 왜 그토록 미워하고 부끄러워 하는 걸까요? '그럴 만 하다'는 사실도 있겠지만 콤플렉스가 생겨 괜히 쫄아 사는 것도 같아요 그래봤자 통제를 제대로 하면서 사는 것도 아니고 잊는 것들 투성이면서

 

다운로드.jpeg   C',monBilly2.jpg

 

 

제가 하고 싶은 것은 그냥 이해하는 것 일 까요? 이해하고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케이트 부시 노래 중 breathing 이라는 노래 아시나요? 원폭으로 대기가 오염 됐는데도 숨을 쉴 수 밖에 없는 뱃 속 태아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노래에요
'오직 바보들만 숨 쉬길 포기한다 세상이 어떻게 되든 숨을 쉴 수 밖에 없는 게 삶이다' 라는 얘길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야기의 상황은 최악인데 메세지는 최선인 게 특이하죠? 제 마음이 늘 이래요 억울하죠 '세상이 이런 데 내가 별 수 있었겠냐 나도 착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근데 내가 초인도 아니고 숨만 쉬어도 방사능이 들어오는 세상에서 뭐 어쩌겠냐' 이렇게 하소연 하고 싶었어요 ..징징대라고 만든 노래가 아닐 수도 있지만요

근데 그거 아세요?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 않는 이상 전 제가 그렇게 불행한지 몰라요 망각이 신이 주는 최고의 선물 이라던데 덕분에 제가 불행한 줄 모르고 삽니다
아무래도 문제는 제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 이겠죠 침침한 기억 속에 머무는 거 말이에요 근데 이 것도 불행 한 줄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그럼 선물이 아니라 저주아닌가?
참 이상하네요 불행한 줄 모른다는 게 잘 된 건지 안 된 건지

'반성을 한들 반발을 한들 이젠 다 소용없다 돌이킬 수 없는 문제다" 요즘 이런 생각을 합니다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려는 죄수 같은 기분이죠
찰나의 순간 상기되는 순수한 시절의 행복과 비교하면 현재가 울적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네요 pj 하비 곡 c'mon billy의 뮤직비디오가 떠오릅니다 정말 인상 깊게 봤는데

하지만 다 무슨 상관인가요 제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거죠 그런 생각을 언제나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요
알면 아는 대로 대처하면서 살 수 있고 모르면 모르는 대로 신경 끄면서 살 수 있겠죠 그게 제 한계입니다
birdland가 무슨 세상에 안 이상한 게 없다는 걸 증명하나요? 그냥 노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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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예전에 읽은 어린이 상식 책에 그런 내용이 나왔거든요? 고대 철학자들 중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내가 움직임에 따라 세상이 움직인다' 라는 망상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던가
근데 그 책에서 되게 그 철학자들을 뭔가 질색하는 느낌이었어요 뭔가 뉘앙스가 '어휴 말할 것도 없어' '말 할 가치도 없는 놈들이야' 라고 하는 것 같았죠
단순히 그들이 괴짜라고 비판하는 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인격적으로 경멸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작가가 다른 게 아닌 그 철학자들의 터무니 없는 오만함을 한심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예상했어요 하지만 그 작가도 왜 그냥 싫어하는 이유를 직설적으로 설명 안 했을까요?
'오만이 광기의 수준에 이르면 그들 처럼 되는데 이 사회는 그런 이들을 싫어하니 너도 괜히 그렇게 되지 말아라' 라고 말하면 안 되나요? 악담이긴 하지만 어차피 하려는 얘기가 이거잖아요? 아닌가?

전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거 같아요 소문도 사람들이 퍼트리고 처벌도 사람들이 내리고 거리낌도 사람들 눈치 보느라 생기고 그러잖아요
무신론자들은 신이나 악마도 다 사람들이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거라 던데 아무튼 전 사람들은 사람들을 가장 무서워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에 본 거라 기억이 잘 안나긴 하는데 영화 강원도의 힘에

먼저 교수가 된 후배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선배를 여행가서 뜯어먹는 이야기가 나와요 순순히 뜯어먹혀 주니 후배가 결국 도움을 주긴 합니다
사실 이전에 선배가 잘 보이려 했던 다른 교수가 있었는데 후배가 그 인물에 대해 '그 교수 아무 것도 몰라' 라고 해요 자기가 챙겨 줄 테니 헛수고 말라면서요
전 순간 의문이 들었어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뭘 모른다는 거야? 순수 지식을 모른다는 거야 인맥이 없다는 거야?'

아마 일부러 중의적으로 표현한 거 겠죠? 전자로 얘기하면 의미전달이 안 되는데 후자로 얘기하면 대 놓고 속물이 되니까요

욕먹기 싫지만 욕심도 계속 부리고 싶은거죠 말하는 게 정말 가증스럽고 구차하고 비겁하지 않나요? 사회의 암묵적 억압이란 게 이런 식으로 유지되는 거 같습니다

birdland의 '사람이 아니다' 도 비슷한 거 같아요
노래의 주인공은 아버지 혹은 자신이 신적인 존재라고 믿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두려운 지 대놓고 '신이다' 라고는 못 말해요
그가 무엇을 두려워 하는 건지 따지자면 전 그게 사람들의 비난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래 속에 주인공과 아버지 말고 다른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긴 합니다만
오만하고 허무맹랑한 망상을 믿는 것은 통념적으로 사람들에게 늘 비난 받으니까요 주인공도 그걸 알았겠죠 그래서 '사람이 아니다' 라고 소심하게 돌려 표현 한 것 같아요

요즘도 자신이 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죠 사이비 종교 관련된 뉴스 기사 보면요

그들은 명확히 표현하길 회피해요 뭔가 잘못 됐다는 게 노골적으로 드러날까봐 눈치를 보는 겁니다 근데 괜히 이성적인 척 한다 해도 주변에 본인 같은 사람들만 있다면 아마 평생 정신 못 차리고 그렇게 살 걸요? 집단 전체가 말이죠 각자 현실을 직시 못하는 스스로를 내심 수치스러워 하지만 모두들 겉으론 아닌 척 합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본인이 교만하고 유치한 사상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려 드는 인물이란 사실이 달라지나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 앞에선 창피하여 그 사실을 어설프게 둘러대거나 숨기려 한다 하더라도 스스로가 여전히 열등감과 자기방어로 똘똘 뭉친 은밀한 나르시스트라는 사실이 달라지나요? 아니잖아요
허나 이 어설픈 수작이 어찌저찌 먹히는 상대가 여럿 있을 겁니다 그렇게 사이비 단체가 형성되는 거겠죠

근본적인 오류들은 끝내 정정되지 않으며 이렇게 은근 슬쩍 비겁하고 한심한 망상이 지속됩니다
모든 게 그저 구질 구질하고 애매 하게 유지 되는 가장 일 뿐이기에 실은 아무도 만족 못하고 안 행복 하지만 말이에요
사실상 모두가 고통받고 있는데도 벽창호 마냥 개의치 않은 척 합니다 자존심 때문인지 돈 때문 인지

분명 확실시 해야 할 때가 있는 건데 말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사실 birdland의 주인공이 '신이다' 라고 했으면 '뭐라는 거야 그건 아니지' 라고 본인이든 남이든 바로 잡아 줬을 텐데 말이죠
아마 패티 스미스는 주인공의 믿음을 확고한 것으로 표현하려 하지 않고 불안정한 것으로 표현하려 했을 것 입니다
사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신앙들에 늘 의심이 뒤따르고 있잖아요? 그걸 반영한 거죠
그게 사실 아닌가요? 아닌가?

열 내면서 얘기 했지만 생각해보면 이게 다 제 얘기 이기도 해요
이전에 얘기 했었나요? 한 동안 망상에 빠졌었다고 했죠? 이런 생각도 했어요 '세상에 사람처럼 보이는 이들 중 외계인이나 신이나 ai가 섞여있지 않을까?' '사실 내가 아는 게 뭐야?'

맨인 블랙이나 매트릭스의 영향 일까요?

어쨌든 대부분은 별 발상이라고 하기 뭐한 잡헛생각들 이었어요 형태도 논리도 없는
여전히 설명하기 민망할 정도 입니다

확실히 노래 birdland의 이야기에서 불안한 경험들이 조금씩 엿보이는 게 무척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싫었습니다 정말 낭만적이기만 한 것을 바랬나봐요 어떻게 하면 그게 실현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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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결국 짜증은 나더라도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 개그 콘서트 분장실의 강선생님을 생각해 보면 그래요 안영미가 후배들 한테 맨날 가오 잡고 군기 잡고 헛소리 한 뒤에 말하잖아요 "어쩔 수 없어 이게 세상의 이치야" 라고요 그게 세상의 이치 인 건 아니죠 하지만 그 개그 쇼의 부조리를 보고 웃으면서 뭔가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 마인드의 사람들이 이 세상에 셀 수 없이 많으며 불편해도 결국 함께 살아 가야 할 때가 있다는 걸 쬐금은 배우죠
그리고 지금은 부조리 한 것이든 아닌 것이든 뭐든 간에
뭐가 뭔지 어느 정도 전체적으로 파악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괜찮은 것 같아요

그런 생각도 해요 어쩌면 패티 스미스는 본인을 미혹시키는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을 보면서 그냥 삶 자체가 원래 그런 거라 받아 들였는지도 모른다고요 피할 수 없다면 끝까지 가보자고 생각하며 이런 노래를 만든 게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정말 전쟁같은 삶 아닌가요?

어쩌다 보니 좀 험담 식으로 얘기가 흘러갔네요
birdland 혼란 스러웠지만 결국 전 종교를 가진 적이 없어요 그리고 그 모든 게 다 정리 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그래요 괜찮긴 한데 그래서 패티 스미스의 음악이 저에게 도움이 된 걸까요?

노래 하나에 큰 도움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걸 까요?

birdland를 무척 좋아하는 분들은 이 글이 싫으실 수도 있겠어요 불평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게 제 솔직한 감상입니다

His father died and left him a little farm in New England
All the long black funeral cars left the scene
And the boy was just standing there alone
Looking at the shiny red tractor
Him and his daddy used to sit inside
And circle the blue fields and grease the night
It was as if someone had spread butter
On all the fine points of the stars
'Cause when he looked up they started to slip
Then he put his head in the crux of his arms
And he started to drift, drift to the belly of a ship
Let the ship slide open, and he went inside of it
And saw his daddy behind the control board
Streaming beads of light
He saw his daddy behind the control board
And he was very different tonight
'Cause he was not human
He was not human

The little boy's face lit up with such naked joy
That the sun burned around his lids and his eyes were like two suns
White lids, white opals, seeing everything just a little bit too clearly
And he looked around and there was no black ship in sight
No black funeral cars, nothing except for him the raven
And fell on his knees and looked up and cried out
"No, daddy, don't leave me here alone
Take me up, daddy, to the belly of your ship
Let the ship slide open and I'll go inside of it
Where you are not human
You are not human"

But nobody heard the boy's cry of alarm
Nobody there except for the birds around the New England farm
And they gathered in all directions, like roses they scattered
And they were like compass grass coming together into the head of
A shaman bouquet, slit in his nose and all the others went shooting
And he saw the lights of traffic beckoning like the hands of Blake
Grabbing at his cheeks, taking out his neck, all his limbs
Everything was twisted and he said:
"I won't give up, won't give up, don't let me give up
I won't give up, come here, let me go up fast
Take me up quick, take me up, up to the belly of a ship
And the ship slides open and I go inside of it
Where I am not human"

"I am helium raven and this movie is mine"
So he cried out as he stretched the sky
Pushing it all out like latex cartoon
Am I all alone in this generation?
We'll just be dreaming of animation night and day

뜬금없이 애니메이션이 왜 나오나 했는데 오덕들의 기질이 이 노래 주인공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등장한 거 아닐까요?
다른게 아니라 실제로 제가 웹툰이나 애니를 볼 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전 애니메이션과 오덕이란 건 본래 보고싶은 것만 보는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노래 75년도에 발표 됐을 텐데 그 때도 오덕이 있었는지 모르겠긴 하네요

It won't let up, won't let up and I see them coming in
Oh, I couldn't hear them before, but I hear them now
It's a radar scope in all silver and all platinum lights
Moving in like black ships, they were moving in, streams of them
And he put up his hands and he said:
"It's me, it's me, I'll give you my eyes, take me up
Oh now please take me up, I'm helium raven
Waiting for you, please take me up, don't leave me here!"
The son, the sign, the cross, like the shape of a tortured woman
The true shape of a tortured woman, the mother standing
In the doorway letting her sons, no longer presidents but prophets
They're all dreaming they're gonna bear the prophet
He's going to run through the fields dreaming in animation
It's all gonna split his skull, it's gonna come out
Like a black bouquet shining, like a fist that's gonna shoot them up
Like light, like Mohammed Boxer, take them up, up, up, up, up, up
Oh, let's go up, up, take me up, I'll go up, I'm going up, I'm going up
Take me up, I'm going up, I'll go up there
Go up, go up, go up, go up, up, up, up, up, up, up
Up, up to the belly of a ship, let the ship slide open
"We'll go inside of it where we are not human
We're not human"

Well, there was sand, there were tiles
The sun had melted the sand and it coagulated like a river of glass
When it hardened he looked at the surface, he saw his face
And where there were eyes were just two white opals, two white opals
Where there were eyes there were just two white opals

두 눈구멍에 눈알 대신 오팔이 있었다는 부분이 무척 기괴하게 들립니다

And he looked up and the rays shot, and then he saw raven coming in
And he crawled on his back and he went up, up, up, up, up, up, up
"Sha-da-do-wop, da-shaman-do-way
Sha-da-do-wop, da-shaman-do-way
Sha-da-do-wop, da-shaman-do-way
Sha-da-do-wop, da-shaman-do-way
Sha-da-do-wop, da-shaman-do-way"
We like birdland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글은 언제 올라올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그게 네 번째 horses 감상평 일지 다른 주제의 글 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마 pj 하비 관련 글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이거 쓰면서 진이 너무 빠졌어요.. 재미는 있었지만

긴 글 읽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 착오가 있습니다 소설 리지아에 언급된 프란시스 베이컨이 화가 베이컨이 아니라 철학자 베이컨 이네요 동명 이인 입니다 당연히 화가 베이컨이 한 말인 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근데 완성된 글이 그럭저럭 마음에 들기도 하고 너무 힘들어서 수정하진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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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5시간 전

    의식의 흐름이 재미있네요.. 소설은 안 봐서 모르지만, 그래도 곡에 대한 삐딱한 시선 잘 봤습니다 ㅎ

  • 쌂은미역글쓴이
    4시간 전
    @끄응끄응끄응

    birdland 좋아하긴 하는데 사실이 아닌 것에 열광하는 인간상이 그렇듯 어둡고 이상한 면이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하나 하나 짚었을 때 단순히 아름다운 이야기로만 이해되진 않았습니다 미신과 관련된 부조리를 암시하려는 의도도 많아 보였어요.. 불쾌하기만 한 건 아니고 합리적인 것이든 불합리한 것이든 그 모든 게 다 이 노래가 담아내려한 세상의 모습 이자 경험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분명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듯 해요 하지만 패티 스미스가 마냥 유쾌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 같진 않아요 특히 노래 land 는 잔인성과 폭력성이 병적인 정도 더라고요 아마 패티의 노래를 따라가다 보니 제 글도 좀 어둡고 삐딱해 진 것 같아요 하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노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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