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 / 5
일단 저 앨범을 들으면서 느낀 건 '떨떠름'이다. 현실이 떨떠름해진다. 공허에서 튕기는 떨떠름한 숨소리는 그저 인생에서의 긴장이다. 그리고 그러한 불완전성의 음악의 4시간이라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의 광야 속에서 모든 게 불특정해진다. 시작은 뭐였나 하고, 끝은 뭐였나 하고. 특히 들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건 이 음악이 4시간 뒤에 끝날까에 관한 문제였다. 불규칙적인 음악 소리가 4시간을 부정한다. 음악은 원래 강한 믿음체계를 형성한다. 리듬, 박자가 말이다. 그리고 음악이 끝날 때 박자도 끝남으로서 완벽히 끝의 매듭을 짓는다. 하지만, 이 음악은 믿음체계가 없다. 그래서 여기서 느낄 믿음이 무엇인지 모르며, 끝의 매듭을 짓지 못한다. 언제라도 다시 피아노 음이 찾아올 것 같다.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언제라도 찾아올듯한 그런 느낌. 근데 결론적으로 3 / 5점이다. 글만 봐서는 좋게 들은 것 같지만, 4시간은 진짜... 좀 참기가 힘들었다. 무슨 정신수양하는 줄 알았다. 믿음을 해체해서 음악 자체가 붙들어놓는 힘을 잃었다. 그런 이유로 3 / 5점인 것이다. 뭐, 그래도 그 실험성은 인정한다.
2. 3 / 5
일단 뭐... 세실 테일러의 연주는 늘 그렇듯 거의 발작에 가까운 연주다. 뭐 어디 감전 당했나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연주를 하는데, 뭔가 들으면서 세실 테일러를 인정하게 된 것 같다. 피아노 잘 친다고 말이다. 저따구로 치는 것도 생각보다 피아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지 가능할 것 같은 체감이 확 들었다. 세실 테일러의 연주는 솔직히 말해 다 다르지만, 다 같다. 즉흥이기 때문에 다 다르게 치지만, 결국 이미지를 지어내지 않기 때문에 본질적인 피아노 연주만 남아 결국 다 같은 것을 만든다. 그래서 세실 테일러의 솔로 연주 앨범은 비슷비슷한 것 같다. silent tongues에 4.5 / 5 점을 줬었지만, 난 이거에 새로움을 못느꼈다. 그래서 그냥, 시끄러울 뿐이다. 이것도 결국엔 3 / 5 점이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