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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had good times together, don't forget that

title: Eminem (2)릴랩스베이비18시간 전조회 수 359추천수 7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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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erslvt-we had good times together, don't forget that 


이 앨범은 sewerslvt가 그녀의 여자친구 Angel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그녀를 추모하며 만든 작품이다.


이 앨범에는 총 14개의 트랙이 있으며, 트랙 하나 하나가 한 챕터와 같다.

이 앨범을 트랙 별로 해석해보자.

난 이 앨범에 그리 많은 정보도 없으니, 그것만을 토대로 정말 마음대로 해석해볼 것이다.


1. Dissociating 

시작부터 고통스러운 비명과 깨지고 뒤틀린 사운드로 시작한다.

제목처럼 지금 그녀는 단절되어 있다.

세상의 빛으로부터 단절되어 혼자서 내면의 외로움, 고통, 좌절에 잠식 당한다.

그 빛 한 줄기 없는 암흑 속에서 혼자 부유하며 온 몸의 상처가 점점 더 짓물러간다.

현실의 그녀는 그저 망가져 암흑 속에 쳐박혀있다.


2. Self destruction worldwide broadcast 

이제 그녀의 내면의 세상은 점차 붕괴되어간다.

모든 희망이 무너져가며 절망이 그 빈자리를 채워나가 모든 것을 파괴하게 된다.

좌절이 빛이 꺼진 후 암흑이 번져나가는 것처럼 빠르게 퍼져나가며 그녀에게 살이 찢어지고 뼈가 튀어 나오는 듯한 고통을 선사한다.

현실의 그녀는 여전히 의욕이 없다.

그저 존재하기만 한다.


이 두 트랙은 sewerslvt의 시점일까 그녀의 여친이 죽기 직전의 상태일까.

상관없다. 

어차피 둘다 썩어 문들어진 것은 비슷하니.


3. All the joy in life was gone once you left

이제 그녀에게 희망이란 없다.

그녀의 여친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로 죄책감과 상실감만이 남았다.

그저 아무런 의욕 없이, 어둠에게 저항 한 번 못 해보고 잡아먹힌다.

이런 격렬히 요동치는 어둠을 뭐리고 표현할까.

빛나는 어둠?


4. The last thing she sent me 

Angel은 세상을 떠나며 드디어 존재만으로 고통스러운 자신의 정신을 벗어던지며 평온을 찾았다.

Sewerslvt는 Angel이 자신에게 남기고 간 것에 고통 받으며 죄책감과 상실감을 얻었다.

Sewerslvt는 Angel이 원래 어떤 상태였을지 잘알았을까? 

아마 잘 몰랐을 것이다.

남의 상처가 얼마나 큰지는 가늠하기 어려우니.

하지만 Angel이 죽음을 선택하고 나서야 그녀의 영혼이 평화를 되찾았다는 것 만큼은 잘 알것이다.

Sewerslvt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다.

그 존재가 죽고 나서야 평화로워졌다는 사실은 그녀를 더 괴롭힐 것이다.


5. Light at the end of the tunnel

터널 끝의 빛.

이것은 Angel에게는 기나긴 고통 끝에 다다른 안식일 것이다.

Sewerslvt에게는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힘들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며 찾은 결론은, 그 빛은 바로 어둠이다. 

어둠 끝에 보이는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강렬한 어둠.

그것은 마치 빛나는 것처럼 Sewerslvt의 영혼을 부른다.

Angel과 반대로, 그녀는 고통 뒤에 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깊은 어둠 속에 다다르게 되었다.


6. Ultradespair

결국 완전히 무너지게 된 그녀는 거대한 어둠 속에 홀로 남겨져 그 무엇보다도 무거운 극도의 좌절에 짓눌려있다.

어둠과 좌절은 점점 더 커지고 무거워진다.


7. Borderline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맞이하게 된다.

어둠과 좌절이 무거워지다 못 해 블랙홀로 붕괴해버렸다.

그녀는 결국 사건의 지평선을 넘게 되었다.

이제는 그 어떤 때보다도 빠르게 절망의 구렁텅이로 빨려들어가며 그녀가 겪을만한 모든 고통을 스쳐지나가듯이 경험하게 된다.

이 트랙의 길이인 7분 동안 끊임없이 비명 소리가 들린다.

물론 그녀는 비명 지를 힘조차 없을 것이다.

그녀가 과거의 입은 상처, 썩어 문들어진 정신, 온 몸을 뭉게버리는 듯한 고통에 영혼이 타들어가며 나는 소리라고 해야하나.

Sewerslvt는 지금 원자 단위로 찢어지는 중이다.


8. Whatever 

그녀는 Angel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누가 뭐라든 자신의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이것은 어떻게든 나아지려는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난 안죽을 뿐 좌절 속에 갇혀있고 누가 뭐라든 변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다음 트랙을 들어보자.


9. Blissful overdose 

이것은 무슨 소리일까.

사운드가 갑자기 흥분하며 날뛰기 시작한다.

클럽에서 광란의 파티라도 하고 있는 것일까.

음악은 점점 더 빨라지며 격해진다.

드디어 어둠에 저항이라도 해보는 것이다.

자신을 감싼 고통을 어떻게든 떨쳐내기 위해 처절히 발악한다.

하지만 얼마 안가 음악은 꺼지고 기괴한 노이즈만이 들려오며 지쳐버리게 된다.


10. Inertia status 

결국엔 절망에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오는 것에 실패하였다.

끊임없이 추락하는 것을 멈추는 것에 실패한 것이다.

떨어지는 것에 저항하는 힘을 가해도 계속 떨어지게 되는 것을 관성이라 표현한 것일까.

그녀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어둠은 경이롭고 웅장할 지경이다.


11.  Die alone

말했듯이 그녀는 죽지는 않는다.

그러나 현재 그녀는 그저 어둠뿐인 곳 한켠에 멍하니 남아있다.

이걸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멍하다.

그녀의 존재가 점차 바람처럼 희미해지며 어둠과 동화되어 간다.


12. Sick, twisted, demented 

이제 어둠은 그녀를 뒤틀어버리고, 찢어발긴다.

그녀의 존재에서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오직 고통만을 남기는 정화 작업을 거치며 그녀를 어둠과 동화시킨다.

그 과정은 너무 격렬한데다 웅장해서 마치 신성한 의식인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러다 결국 모든 것이 잠잠해진다.

어둠의 승리일까.


13. Her

그러다 다시 Angel를 느껴본다.

그녀는 이제 없다.

Sewerslvt는 이제, 이곳에 더는 없는 Angel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인다.

슬픔이 밀려온다.

눈물이 쏟아져나온다.

이제 그녀는 적어도 아무 의욕도 없이 멍하게만 있지는 않다.

운다.

계속 운다.

갑자기 굳건하던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다.

이것은 빛인가?


14. Goodbye 

점차 빛이 밝아져 온다.

눈물이 쏟아져나오며 어둠을 함께 배출해낸다.

빛이 찾아와 요동치며 어둠이 그랬던 것처럼 절망과 고통으로 가득찬 그녀의 모든 것을 때려부수고 다시 희망을 채워나간다.

속에서부터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눈물을 남김없이 흘려내며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빛이 그녀를 구덩이의 밖으로 끌어들인다.

희망이 거의 다 썩어 초라해진 영혼을 따뜻하게 감싸안는다.

물론 그녀는 아직 낫지 않았다.

다 괜찮아지기 까지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그 후에도 흉터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럼 뭐 어떤가.

Sewerslvt는 Björk의 노래를 들으며 소리지른다.

그녀는 그것을 진심으로 즐긴다.


제가 이걸 어제 새벽에 처음 듣고 거의 울어서 오늘 다시 듣고 써봤습니다.

커버가 쉽지 않긴 한데...

그래도 꼭 들어보세요.

한시간 반을 희생할 가치가 충분한 앨범입니다.

끝이 안보이는 깊은 절망에서 결국 슬픔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겪게 되는 감정의 파도가 예술인 작품이에요.


점수

5/5

들으면서 난생 처음 겪는 수준의 좌절에 압도당하며 전율까지 느껴지다가 후반에서 눈물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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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16시간 전

    만점 ㄷㄷ

    아티스트와는 별개로 저도 좋아하는 앨범입니다. 반복되는 단순한 브레이크비트가 조금 지루하긴 하지만 다양한 신스를 활용한 수어슬럿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는 무시할 수 없죠 ㅎ

  • 1 16시간 전
    @Satang

    저거 수어슬럿이라고 읽는 거구나

    제가 점수가 꽤 후해서요.

    그리고 저 완전 뉴비라 음악적 지식이랄 것도 없긴 해요.

    그걸 브레이크 비트라 부르는 것도 이제야 알았어요

  • 4시간 전
    @릴랩스베이비

    저도 잘은 모르지만 이런 걸 보통 Atmospheric Drum n Bass라고 부릅니다. Turquoisedeath, IX Fall$, deathbrain 앨범들도 추천드리고 정통 브레이크코어 앨범은 Venetian Snares - Rossz csillag alatt született 들어보시죠

  • 12시간 전

    수어슬럿 노래는 좋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는 힘든사람....

  • 11시간 전

    리뷰 요새 귀하다

  • 7시간 전

    전 이런 음악을 들으면 같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 차마 듣지는 못하겠네요....

  • 1시간 전

    이 여자친구도 소아성애 논란이..

  • 1시간 전

    수어슬럿은 음… 뭐랄까요 컨셉에 과몰입하는 인간들이 좋아할 거 같은 전자음악이랄까요 과도한 컨셉 때문에 음악이 받아야될 재대로 된 평가를 못 받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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