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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잘알에 대한 잡소리

vilence5시간 전조회 수 98추천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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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음잘알이라는 것은 자신의 음악적 지식이 풍부한 사람을 가리킨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들 음잘알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달하려 한다. 근데 그 위치는 마치 신과 같다. 끊임없이 닿으려 하지만, 닿을 수 없는 곳이다. 왜냐고 만약에 묻는다면, 결국엔 저 음잘알의 정의에 쓰인 ‘풍부한’ 이라는 인간의 사고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현실을 일그러뜨린 저 말을 생각해보라. 우리는 무엇을 풍부하다 생각하는가? 아마, 대부분 이런 형용사가 주관적이라는 사실은 알 것이다. 다들 1개 갖고 있는데 쟤만 5개 갖고 있으면 풍부해보이고, 다들 5개 갖고 있는데 쟤만 10개 갖고 있으면 풍부해보이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엔 무언가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은 다들인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들을 보는 우리가 기준이다. 내가 모르는 음반이 많을 수록 풍부해보인다.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것이 풍부함이라는 단어를 만드는 근원이다. 자, 그렇다면 왜 음잘알에 우리는 도달할 수 없는가? 우선 음악은 세상에 너무 많다. 진짜 수도 없이 많다. 일단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모든 음악을 알 수 없으므로 빈틈이 생긴다. 그럼에도, 그 빈틈을 나머지 사람들도 모른다면 나는 음잘알일 수 있지 않을까? 그 역시 아니다. 왜냐하면, 풍부함에 대한 이야기에서 말했듯, 풍부함을 느끼기 위해선 남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이란 것은 얼핏 나와 비슷하지만, 실상은 다른 세계에서 자란, 세계관이 다른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앨범을 찾는 방식도, 주로 찾는 것도 다르다. 음악이라는 거대한 파이를 모두 어느 한조각부터 먹는 것이 아닌, 각자 다 다른 조각부터 먹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빈틈이라는 것은 더 효율적인 지름길로 온 다른 사람들에 의해 먹혀져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또 그걸보며 우리는 자꾸만 멀어져가는 음잘알이라는 말에 허무함을 느낀다. 그렇다면 우린 도달할 수 없는 음잘알에 절망해야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음악을 모른다는 것은 다시 말해, 소비할 예술이 많다는 뜻이다. 세기의 명반을 아직도 듣지 않았다는 사람들에게 시간 낭비했다는 부정적 댓글도 달리지만, 그 귀를 사겠다는 긍정적 댓글도 달리듯이 말이다. 오히려 모른다는 것은 축복이다. 허나 그렇다고 모르는 상태로 정체되어있는 것을 축복이라 부르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저주에 가깝다. 아마, 그러한 정체된 인간은 자신을 음잘알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새로운 음악세계를 보지 않고, 자신에게 익숙한 음악만을 들으며 그것에 한해서 잘 안다고 말이다. 그러니 내 결론은 음알못이라 자신을 비하하지 말고, 그 음알못에게 주어진 특권을 사용하려 디깅을 하러 가라는 의미다.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을 들고, 아직 열리지 않은 음악의 문들을 하나씩 두드리러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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