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일반

음잘알에 대한 잡소리

title: Free Jazzvilence2025.07.21 02:09조회 수 724추천수 4댓글 3

스크린샷 2025-07-21 021655.png

#25

  음잘알이라는 것은 자신의 음악적 지식이 풍부한 사람을 가리킨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들 음잘알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달하려 한다. 근데 그 위치는 마치 신과 같다. 끊임없이 닿으려 하지만, 닿을 수 없는 곳이다. 왜냐고 만약에 묻는다면, 결국엔 저 음잘알의 정의에 쓰인 ‘풍부한’ 이라는 인간의 사고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현실을 일그러뜨린 저 말을 생각해보라. 우리는 무엇을 풍부하다 생각하는가? 아마, 대부분 이런 형용사가 주관적이라는 사실은 알 것이다. 다들 1개 갖고 있는데 쟤만 5개 갖고 있으면 풍부해보이고, 다들 5개 갖고 있는데 쟤만 10개 갖고 있으면 풍부해보이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엔 무언가 기준이 있다. 그 기준은 다들인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들을 보는 우리가 기준이다. 내가 모르는 음반이 많을 수록 풍부해보인다.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것이 풍부함이라는 단어를 만드는 근원이다. 자, 그렇다면 왜 음잘알에 우리는 도달할 수 없는가? 우선 음악은 세상에 너무 많다. 진짜 수도 없이 많다. 일단 이 시점에서 우리는 모든 음악을 알 수 없으므로 빈틈이 생긴다. 그럼에도, 그 빈틈을 나머지 사람들도 모른다면 나는 음잘알일 수 있지 않을까? 그 역시 아니다. 왜냐하면, 풍부함에 대한 이야기에서 말했듯, 풍부함을 느끼기 위해선 남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이란 것은 얼핏 나와 비슷하지만, 실상은 다른 세계에서 자란, 세계관이 다른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앨범을 찾는 방식도, 주로 찾는 것도 다르다. 음악이라는 거대한 파이를 모두 어느 한조각부터 먹는 것이 아닌, 각자 다 다른 조각부터 먹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빈틈이라는 것은 더 효율적인 지름길로 온 다른 사람들에 의해 먹혀져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또 그걸보며 우리는 자꾸만 멀어져가는 음잘알이라는 말에 허무함을 느낀다. 그렇다면 우린 도달할 수 없는 음잘알에 절망해야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음악을 모른다는 것은 다시 말해, 소비할 예술이 많다는 뜻이다. 세기의 명반을 아직도 듣지 않았다는 사람들에게 시간 낭비했다는 부정적 댓글도 달리지만, 그 귀를 사겠다는 긍정적 댓글도 달리듯이 말이다. 오히려 모른다는 것은 축복이다. 허나 그렇다고 모르는 상태로 정체되어있는 것을 축복이라 부르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저주에 가깝다. 아마, 그러한 정체된 인간은 자신을 음잘알이라 부를지도 모른다. 새로운 음악세계를 보지 않고, 자신에게 익숙한 음악만을 들으며 그것에 한해서 잘 안다고 말이다. 그러니 내 결론은 음알못이라 자신을 비하하지 말고, 그 음알못에게 주어진 특권을 사용하려 디깅을 하러 가라는 의미다.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을 들고, 아직 열리지 않은 음악의 문들을 하나씩 두드리러 나아가자.

신고
댓글 3
  • 7.21 06:44

    느끼는게 많네요..

  • 1 7.21 18:06

    음악을 장르라는 여러 조각으로 된 파이라고 비유한다면 난 진득하게 한조각을 못먹고 다른 조각들에 한두입씩 침만 묻혀놓은 개념은 밥말아먹은 놈이었군..

  • title: Free Jazzvilence글쓴이
    7.21 18:46
    @DannyB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회원 징계 (2025.10.23) & 이용규칙7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10.23
[아이콘] Stevie Wonder, D'Angelo 등 아이콘 출시 / 11월 아이콘 설문46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10.23
화제의 글 일반 이센스 에넥도트8 title: Long SeasonFJ힙합처럼 20시간 전
18228 음악 9점짜리 두 개 추가된 오듣앨12 title: D'Angeloyuke 2025.07.21
18227 일반 음x) 와 전독시 영화 ㅅㅂ ㅋㅋㅋㅋ34 title: Eminem (2)MarshallMathers 2025.07.21
18226 음악 오늘의 음악2 title: MF DOOM (2)부개도름 2025.07.21
18225 인증/후기 보유 중인 바이닐 인증6 title: MF DOOM (2)Rainymatic 2025.07.21
18224 음악 Fin Fior 이 사람 퍼리네5 title: D'Angeloyuke 2025.07.21
18223 음악 진짜 오랜만에 아비치 title: Late RegistrationAlonso2000 2025.07.21
18222 음악 너희가 Sun Ra를 아느냐6 Glokk40Spaz 2025.07.21
18221 일반 블컨뉴로 생각보다 많이 비네요?6 title: The Notorious B.I.G. (2)M.a.a.dCity 2025.07.21
18220 음악 개인 작업물4 킹정치마 2025.07.21
18219 일반 요즘 힙합 유튜버 볼 사람이 없네2 walt0308 2025.07.21
18218 음악 오늘의 식곤증 title: MF DOOM (2)부개도름 2025.07.21
18217 인증/후기 Fancy That CD4 title: Travis Scott (UTOPIA)KimKardashian 2025.07.21
18216 일반 rym 둘러보는데 이거뭐임?5 title: MF DOOM (2)후주 2025.07.21
일반 음잘알에 대한 잡소리3 title: Free Jazzvilence 2025.07.21
18214 음악 쓸데없는 질문과 의미없는 이야기 몇가지4 안녕미래 2025.07.21
18213 음악 SER x Eldon - Sad And Broke (Lyric Video) title: Voodoo그린그린그림 202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