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xD는 하이퍼디지털 시대의 사이버 불안과 탈맥락화된 감각 자극을 응축한 극단적 음악 장르로 포장되지만, 실상은 음악적 구조, 미학적 정합성, 감성적 전달력 모두에서 심각한 공허를 드러내는 반음악적 실험의 자가당착에 가깝다.
이 장르는 의도적으로 깨진 비트, 고의적인 디스토션, 불규칙하고 과장된 피치 변조, 잔혹한 고역대 필터링을 통해 기존의 음악적 규범을 해체하려 한다.
그러나 그 해체는 목적 있는 창조로 이어지지 않는다.
HexD는 파괴 이후의 새로운 서사 혹은 감각 체계를 제시하지 않으며, 오직 자극의 연속과 파편화된 청각 정보만을 나열하는 데 그친다.
이는 실험이 아니라 구조를 결여한 노이즈의 수집에 불과하다.
HexD는 흔히 포스트인터넷 감수성, 트랜스젠더 미학, 정체성 해체 등과 연결되며 이데올로기적 기획의 산물처럼 자주 논의된다.
그러나 정작 음악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이 장르는 심층적 사회비판도, 의미 있는 감성 전이도 실현하지 못한다.
컨셉은 강박적으로 복제되지만, 실체는 얄팍하다.
시청각적으로도 픽셀화된 아트워크, 괴리된 이모지 문화, 사이버펑크의 피상적 차용에 의존하며, 이는 미학의 생산이라기보다 디지털 페티시즘의 패턴화된 반복이다.
장르가 되기 위한 내적 논리나 형식적 진화 없이, 파괴 자체를 미학화하는 이 전략은 곧 자기소모적인 퍼포먼스로 귀결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청취 경험 자체의 질적 저하이다.
HexD는 정서적 몰입이나 긴장-해소 구조가 전무하며, 청자의 감각기관을 소음으로 무차별 공격한다.
이 음악은 결코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경을 소진시키고, 감성을 무감각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는 예술의 가장 근본적인 기능 -의미와 감정의 전달- 을 철저히 배제한다.
이는 단순한 실험음악의 일탈이 아니라, 감각 자극의 엔트로피만을 소비하는 자기폐기적 코드 조작이다.
HexD는 ‘장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내부적 일관성도, 음악적 문법도, 창의적 서사도 결여되어 있다.
그 생명력은 SNS 알고리즘, 밈 문화, 정체성 소비의 파편성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음악이 아닌 콘텐츠의 문법에 가깝다.
HexD가 지닌 파괴성과 기이함은 단지 인터넷 시대의 혼란을 반영한다기보다, 그 혼란에 무비판적으로 동화된 결과물이며, 예술의 가장 퇴행적인 얼굴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글 재밌네요
슈게이즈 들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평범한 팝을 감정과잉인디감성 노이즈로 과대포장할지 이러한 장르적 요소들을 세밀하게 가공해서 깊이를 더할지는 장르가 아닌 아티스트 개개인들의 선택.
장르란 게 결국 평론가나 hexd의 경우엔 팬층이 범주로 묶어서 갖다 붙인거라 아무리 hexd나 힙합처럼 장르가 문화 그 자체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 장르의 음악적 요소에 대한 비평은 결국 잘 만들면 그만으로 귀결돼서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함.
그러니 장르에 음악을 끼워 맞추는 거 보단 장르를 재료나 영감의 근원으로서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음악이 결국은 완상도가 높아지는 것 같음.
💯
예술이 아닌 외설
하지만 외설은 즐겁지
외설도 예술이야
🤯
HexD애껴HexD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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