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ogwai young team
쌓아올리다 터트리는 대곡 형식의 트랙들엔 드라이브감이 부족해 쾌감을 못 느꼈다. 대신 모과이의 특기라고 생각하는 Tracy나 Mogwai Fear Satan 처럼 긴장감 있게 흘러가는 식의 곡들은 역시나 최고다. 이 앨범의 흠은 그러한 곡이 몇 없다는 것.
2. d'angelo - voodoo
가장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음악이다. 매 순간이 소중하고 아름답고 짜릿하다.
곡들의 길이가 긴 것은 이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을 맡기고 모든 완벽한 순간들을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음미하라는 의미다.
3. 마사카츠 타카기 - kagayaki
유년기를 추억하게 만드는 피아노의 멜로디. 그리고 중간 중간 노인의 힘겨운 목소리에는 잠자리에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던 동화 속 할머니가 생각난다.
4. the who - quadrophenia
웅장하고 거창한 오페라 락. 그러면서도, 거창한 음악 하면 흔히 생각하는 프록과는 대조적으로 멜로디 면에서 꽤나 직관적이라 듣기 편하다. 마치 70년대 버전의 hellfire를 듣는 기분이었는데, 더 후가 조디 그립의 가장 좋아하는 락 밴드 중 하나라는 걸 보면 역시 영향을 받은 것 아닐까 싶다.
5. arthur russell - another thought
또 등장한 내 탑스터 단골손님이다. 이 역시도 voodoo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음악이야말로 오히려 음악가 입장에선 가장 만들기 힘든 것 아닐까. 어쨌든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이런 음악은 정말 찾기 힘들다는 걸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들으면 들을수록 거듭 깨닫게 된다. 언제나 각별하게 느껴지는 음악이다.
6. grimes - art angels
구릿한 케이팝에서 구릿한 냄새를 조금 걷어내었다.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멜로디와 창법이지만 생각보다 당돌한 가사를 노래하기도 하는데, 일례로 California는 피치포크 필진들을 겨냥한 곡이라고 한다. "you only like me when i'm feeling sad" 에서는 약간의 죄책감도 느꼈는데... 우울한 음악을 하던 좋아하는 음악가가 갑자기 행복한 음악을 낸 것이 맘에 안 들어서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겨서 그가 다시 우울해졌으면 하고 생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건 너무 이기적인 태도다.
자연스러움은 창작자에게든 감상자에게든 정말 중요한 미적인 가치인 것 같아요. 그러한 태도에서 탄생한 작품들도 정말 많고..
맞아요
그렇지만 생각보다 그게 작품의 중심적인 가치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정형화된 형식을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 음악가 입장에서도 청자 입장에서도 음악이 쉬워지기 때문이겠죠
Art Angels는 딱 들었을때 케이팝같은 앨범인듯
그냥 팝과는 다른 무언가의 컨셉츄얼함이 이윤가
저는 상큼하고 팡 튀는 느낌을 과하게 강조하는 것에서 케이팝과 비슷함을 느꼈습니다
또 뭔가 모든 소리가 깔끔하고 청아하게 귀에 꽂힌다는 느낌도 비슷한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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