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끼도 먹지 못해서 금새 일어났습니다.
상영관에서 나와 건물 로비에서부터 '호흡'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밟은 아스팔트는 전혀 새로운 느낌을 주지 못하더라고요.
오늘따라 유난히 껴있는 구름들 사이 비죽비죽 나와있는 파란하늘도, 싱숭생숭이란 게 무엇인지 알 턱도 없이 춤만 추는 나뭇잎과 가지들도.
그 어떤 것도 지금 제 생각을 모를테죠.
서면 거리 수많은 인파 속에서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내 옆에 아무도 없어서, 살갗에 부딪치는 바람이 조금 차가와서, 신호등이 없는 보도에서 차들이 매섭게 달려서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왜 방황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아픔에 눈시울을 붉히는 것도, 역겨운 비행이 안타까운 것도, 아파도 사람에게 말할 수 없음에 미안한 것도.
전부 모르겠습니다. 그냥 계속 걷고 있습니다.
회색빛으로 물든 구름들 사이엔 더이상 파란하늘도 없고, 춤추던 나뭇잎과 가지들은 거리 위 사람들처럼 몸을 부딪치며 울어댈 뿐입니다.
도대체 뭐가 가지고 싶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사랑도 돈도 친구도 연인도 능력도 인기도 그 무엇도 아닌지 아니면 그 모든 것인지.
살아갈 힘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살아가고 싶지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치만 자꾸만 구멍에 빠지는 기분입니다.
평소에 숨겨왔던 공허함이 트리거가 발동되어 나온 것인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일시적인 감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저를 영감 삼아 글을 쓰려고 생각한 잠시동안의 제가 너무나 멀게 느껴집니다.
그랬다가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이 앨범을 리뷰한 글을 쓸 지도 모릅니다.
단지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제가 구멍 안에 있는 게 맞다면, 저는 날고있는 걸까요 떨어지는 걸까요.
어쩌면 이것이 제 리뷰일지도 모릅니다.
영화 속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 자꾸만 누군가와 누군가, 그리고 누군가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마찬가지로 방황하고 있고 방황할 것입니다.
하늘을 날고 싶어...
저번 게시물보고 보러가신건가요?
우리지역은 업는거 개화나네진자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