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stwhile Records의 모든 음반 20% 할인 소식이죠!
올해 3월 Vanessa Rossetto 신보와
Kevin Drumm - Sheer Hellish Miasma (2002) 후속작까지 나오면서
홍보와 재고 처리를 위해 할인 중이라네요
Keith Rowe, Graham Lambkin, Toshimaru Nakamura를 비롯해 EAI, 리덕셔니즘(Reductionism) 등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이들이나 최근 실험음악가들의 작품들이 듣고 싶어지면 자주 들러요
그렇기에 할인 소식이 들리자 저의 계좌는 목구멍에 손가락 가져다 놓고 돈을 뱉기 시작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그나마 돈을 아끼는 편이기에, 10만 원 안 넘어가려고 어떻게든 공개된 음원 들으면서 더 듣고 싶은지 아닌지 고민하며 골라봤죠
세일하면 사야지 싶었는데, Good Morning Good Night (2004)의 1, 2번 트랙을 다시 들어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더군요
어떤 경위로 (리덕셔니즘과) 온쿄 작품 중에서 독보적으로 유명한 앨범들 중 하나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장르에 입문하기에 나쁘지 않은 출발점은 맞다고 생각해요
다른 유명한 작품들이 이미 무료로 공개된 No-Input Mixing Board (2000)와 Duos for Doris (2003)인 데다가, 특히나 추상적인 여백이 많은 구성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는 있지만요
"한 장으론 부족하다!"
나카무라 토시마루의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참여한 앨범들을 뒤지던 와중, 예전에 봐 두었던 앨범이 눈에 들어왔어요
겹쳐진 4장의 면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희미한 입체감처럼, 4명의 베테랑이 각자의 떨림으로 쌓은 구릉의 이미지
약 4시간 동안 하루 만에 녹음된 라이브, ErstLive 005 (2005)에는 Good Morning Good Night의 라인업에 키스 로까지 참여했죠
공개된 세 트랙 속에서 1시간 동안 각 소리의 주인을 가늠하다 보니 구매 의사가 충만해졌습니다
"진짜 딱 하나만 더 진짜로"
리뷰도 읽어 보고 Taku Unami 같은 레이블 단골들의 작품도 들어 봤지만, 제 체질엔 일본 온쿄가 잘 드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겠어요
나카무라 토시마루는 첫 앨범 un (1999)부터 Sachiko M과 콜라보로 작업했고, 그들의 호흡이 초기부터 잘 맞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앨범도 있죠
do (2001)는 이름과 디자인, 2000년도에 녹음된 라이브 음원이라는 점을 미루어 보아 99년도 작품의 연장선에 놓인 기록 같네요
첫 트랙이 36분을 넘고 나머지 두 트랙을 합쳐도 그 3분의 1밖에 달하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 덕에 2, 3번 트랙을 듣고 결정해도 충분할 겁니다
제게도 충분했으니까요
세일은 5월 31까지이니 여유 있게 듣고 골라보셔요
여담으로 이전에 소개했던 零進法 (Kenonary)의 都市に生きる (Metropolital: to Live in the City) (2025)는 세일 관계없이 밴드캠프 버전을 사 버렸습니다
RYM 사이트에서는 수정 대기중인데, 밴드캠프 버전은 구입하면 실물 버전과 마찬가지로 보너스 트랙이 딸려오지 뭐예요
궁금하면 후원하기!
요분들 음악 어려워요.. Duos for doris는 나름 좋게 들었는데 따로 추천하실만한 음반이 있을까요?
위에서 언급한 작품 중에서는 Toshimaru Nakamura - No-Input Mixing Board (2000)를 추천해요
즉흥연주보다 글리치 요소에 집중할 수도 있는 작품이라 친절하다면 친절한 편일 거예요
구체적 작품은 말 안 했지만 Vanessa Rossetto 작품들이 이해하기 쉬운데 구성이 치밀해서 반응도 좋은 것 같네요
Exotic Exit (2012), you & i are earth (2019) 등은 밴드캠프에서 바로 들을 수 있어요
프로그레시브 일렉트로닉으로 인지도가 있는 Piotr Kurek은 20년도 들어서 일렉트로어쿠스틱 앨범을 몇 장 냈어요
A Sacrifice Shall Be Made / All The Wicked Scenes (2020), World Speaks (2022), Peach Blossom (2023)이 실험성도 좋지만 질감이 뚜렷해서 어렵지만은 않은 앨범들 같아요
앰비언트처럼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질감의 작품도 많죠
James Rushford & Joe Talia - Manhunter (2013)
Alma Laprida - ensayos baschet (2022)
Fonassi / Salogni - l'ebbrezza delle grandi profondità (2022)
실험적이지만 리듬, 멜로디 등 음악적 맥락이 충분한, 제가 제일 좋아하고 추천하는 것들!!
Martin Siewert / Martin Brandlmayr - Too Beautiful to Burn (2003)
[제목대로 아름다움이 불타는 듯함, Erstwhile 판매 중]
Jason Lescalleet - Songs About Nothing (2012)
[최근 무료 공개된 방대한 결합물, 갑작스러운 노이즈 주의]
Eiko Ishibashi, Jim O'Rourke, Riki Hidaka - 追体兼 / vicarious / (2020)
[일본 밴드 betcover!!의 기타리스트 히다카 리키 참여, 그래서인지 포스트록 분위기도]
Weston Olencki - Old Time Music (2022)
[산만하고 해체적이고 유기적인 앨범, 갑작스러운 노이즈 주의]
정성 댓글… 헐 감동 받았습니다 꼭 들어볼게요 감사합니다 ㅜㅜㅜ
온코와 EAI라....
저보다 몇 수 위의 취향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ㅎㄷㄷ
다만 저는 전혀 위에 있는 음악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팝 음악에 가까울수록 여러 규율과 법칙 위에 쌓아올려진 제품으로서의 일반적 경험과 의의가 크고,
음향 자체를 물리적으로 고민하는 이러한 과정들은 규칙적인 제조 과정의 재료를 수공예 하듯 가공한다는 의미에서 아래에 속한다고 봐요
개별적인 작품을 두고 논하지 않는 이상 스타일/장르만으로 위아래를 나누기엔 아티스트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어이쿠야....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이리 진지한 답변을 남겨주시니 제가 다 민망합니다 허허.
말씀하신대로 온쿄나 EAI는 소리의 물성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클래식이나 대중음악 같은 음악계보다는 미술계 - 그것도 추상 미술쪽에 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만큼 다른 감상법 혹은 다른 무드가 필요한 것일테니 한수위/아래와 같은 말은 농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합니다.
후후 당황시키기 성공
가벼운 말인 건 알지만 가벼운 만큼 자주 보는 표현 같아서 생각난 대로 적어봤어요
고학력이니 뭐니 말만 하는 건 자기만의 해석을 무기한 유보하겠으면서 남의 뜻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크게 보이지 않는 태도인 것만 같잖아요? 뭔가 그 지점이 걸려서요
허허...이거 낚였지만 뭐라 할 수 없는 외통수인 상황이군요. 끄응...
이래저래 여기서 벗어날 방법은 음악 추천 말고는 없어 보입니다!
https://youtu.be/770QSUwdXh0?si=pfkXYKyhQ35H9peT
맘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똑똑한 리스너.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