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WAGacgOi1Vo
우린 어느 날 번뜩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자꾸 앞으로 등 떠미는 시간이라는 내리막길 위에 말이죠. 이 절벽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린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두 발은 땅에 붙인 채 고개를 들어 있는 힘껏 손을 뻗어봅니다.
알을 깨고 바깥세상에 나온 새는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아는 것 마냥 바삐 날갯짓합니다. 왠지 그를 따라가면 수수께끼가 풀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하지만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은 모험이 되겠지요.
어쩌면 난데없는 이리떼의 습격을 받을 수도 있고, 한참을 길을 헤매고 굶주릴 수도 있습니다. 또는 맨발로 세찬 비바람을 견뎌야 할지도, 뒷골목의 악당 패거리를 만나야 할지도 모릅니다.
기꺼이 그럴 각오가 되어있다면 이제 출발해 볼까요? 저 고개를 넘어가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저 도시에는 누가 살고 있을지. 저 달 너머에는 과연 무엇이 우릴 기다릴지…
1. <등장!>
“아- 이리떼가 나타- 났다-“
알을 깨고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자. 우린 무대 위 주인공이기에!
이리떼가 나타나더라도 괜찮아. 믿음을 갖고 별을 향해 나아가자!
2. <벌새 (Hummingbird)>
“부서지는 햇살 아래 몸을”
날개가 꺾이고 다툼에 신음하더라도 이 한 몸 내던질 수밖에.
끝내 금빛 아침을 마주하는 날, 한껏 날아오를래.
아이와 어른, 그리고 꽃들을 향해 손 흔들며.
3. <무영탑>
“다리가 두 개인 땅에 붙은 거미”
아수라발발타. 하쿠나마타타.
4. <Gin&Tonic>
“해가 진 거리, 악당 패거리”
아침이 사라지면 누가 악당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색깔을 가져야 해. 삼켜내야만 해.
여긴 회색빛 도시.
5. <아사녀>
“숨이 우거진 동산 아래서 꿈을 그리는 나”
석양이 황홀해 보였던 이유는 그저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야.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 손을 뻗는 순간, 그토록 쫓아온 빛은 사라져 버리고 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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