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_OrtM-7m3Fw
[2월호 이야기] “시야에 있어주면 참 고마운 사람..오래 봐요 우리.” 2025년 [월간 윤종신] 2월호 ‘호감’은 짝사랑 중인 한 남자의 설렘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동시에 표현한 곡이다. 고백의 순간을 최대한 유예하는 나날들, 덕분에 상대방을 향한 호감이 점점 더 그 밀도와 무게를 더해가는 순간들을 그렸다. 가사 속 화자는 머지않아 식어버릴 게 분명한 설렘보다도 지금까지 이어온 편안한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감정을 드러냈던 과거의 결과가 결국 이별이었기에, 내 감정과 마음을 앞세웠던 결과가 마냥 좋지만은 않았기에 다시금 호감이 커져가는 이 과정이 마냥 조심스럽다. 상대방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과 딱 지금 정도여도 좋으니 가급적 오래 보고 싶은 마음, 남자의 호감 속에는 이 두 마음이 양립한다. 윤종신이 가사를 쓰고, 윤종신과 이근호가 함께 작곡했다. “저는 요즘 누군가에게 호감이 생기면 가급적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 좋음의 감정을 오래 유지하고 훼손하지 않고 싶기 때문이죠. 한번은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내한 공연을 하는데, 관계자 분이 뮤지션을 백스테이지에서 만나게 해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진짜 좋아한다는 걸 아니까. 그런데 제가 한사코 거절을 하더라고요. 혹시나 그 뮤지션을 향한 감정이 변할까 봐 그게 싫어서.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개인적으로 윤종신 씨 팬이라면서 한번 자리를 만들자고 했을 때 참 부담스럽거든요. 그런 식으로 가까워지는 게 과연 좋을까 싶기도 하고, 괜히 잃지 않아도 될 사람을 잃게 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죠.” 2월호 ‘호감’은 표면적으로는 한 남자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로 완성되었으나, 그 이면에는 사랑으로 명명될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 사랑이 되지 못했거나 아니면 사랑을 이미 초과했기에 사랑과는 다른 형태를 띠게 된 감정들에 대한 윤종신의 깊은 관심이 깔려 있다. 윤종신은 가사를 쓰는 동안 호감이 언제 어떻게 생기는지만큼이나 언제 어떻게 사라지는지, 어떤 상황에서 호감이 비호감으로 돌변하는지를 떠올려봤고, 결국 우리가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가 더 긴밀해지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과정 속에서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호감을 계속 호감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어쩌면 선을 지키고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어떤 관계는 긴밀해지지 않는 쪽을 택했기에 더욱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누군가를 향한 호감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기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잘 지낸다고 해도 7, 80점이 될까 말까죠. 너무 가까워진 이들은 때로는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고, 다시는 안 보는 사이로 영영 관계가 종료되기도 하잖아요. 돌이켜보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호감이 지속되는 관계는 내 편이다 싶은 딱 그 정도의 사이일 때인 것 같아요. 서로 함부로 안 하는 사이.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하거나 만나는 게 아니라 보고 싶은 마음을 그냥 그 마음 그대로 둘 수 있는 사이요. 그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정말 쉽지 않거든요. 저는 요즘 더 다가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지키며 멀찍이서 무심한 듯 다정히 바라봐주는 이러한 관계가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