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비가역적이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지나간 추억들은 그저 회상할 수 있을 뿐이다. 실컷 후회를 해보아도, 실컷 추억을 해보아도, 지나간 시간들은 그 자리에만 남아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추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가 가진 추억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도 없고, 감히 흉내낼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앨범이 좋다. 조휴일의 십대 시절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또 솔직하게 적혀져 있는 <TEEN TROUBLES>는 오로지 조휴일만이 낼 수 있는 감성의 앨범이다. John Fry의 오묘하고도 고혹적인 느낌과 불세례의 뜨겁고도 절망적인 느낌, Electra의 불안정한 느낌은 오로지 그의 이야기였기에 표현할 수 있던 것이었다. 솔직한 가사들과 어우러지는 사운드들도 정말 좋다. 매미들의 포효하는 듯한 보컬과 굵고 짧은 기타솔로는 밝고 짧게 타오르던, 매미같던 그의 어린시절을 가장 잘 나타낸다. 앨범의 마무리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앨범의 마지막 트랙과 첫 트랙이 이어지며 끝나는데, 이는 돌아가도 똑같이 살겠다는 조휴일의 의지처럼 느껴진다. 다시 말하듯, 시간은 비가역적이다.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다. <TEEN TROUBLES>는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기보단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를 보고 난 후 기억에 남은 평론 한 개가 있다. 이동진 평론가의 한줄 평인데, 다음과 같다.
"그 모든 게 나였다 그 전부가 세월이었다 하나도 남김없이."
내가 뜻깊게 보낸 시간도, 내가 허투로 보낸 시간도, 내가 실수를 저질렀던 시간도, 그 모든게 나를 위한것이었다는 이야기다. 이 한줄 평은 <TEEN TROUBLES>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난 과거를 조금 후회할 지라도 그 과정은 한 인격체를 형성하는 데에 분명히 필요한 과정이었다. 매미들에서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던 조휴일은 Flying Bobs로 다시 돌아가 자신의 과거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가 원했던 것처럼 과거로 돌아간다.
오류가 있어서 재업했어요~
이 좋은 글에 반응이 없다니
잘읽었어요 한줄평을 인용해 리뷰를 쓰신게 되게 인상깊네요
개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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