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enzel curry - melt my eyez see your future
이 앨범은 가사도 물론 좋지만, 저는 이 앨범 만 갖고있는 사운드가 좋더라구요. 이 앨범은 재즈 랩과 트랩을 합친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재즈 랩 특유의 고풍스러운? 그런 느낌을 트랩의 차가운 느낌으로 눌러서 음악이 훨씬 가벼워진 것 같아요. 물론 그 가벼워졌다는 게 음악적 깊이가 약해졌다는 게 아니라, 더 먹기가 쉬워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비트 위에서 날아다니는 덴젤 커리의 랩은 절륜이라도 닿은 듯 트랙마다 일일히 찢어놓았구요. 참으로 좋은 앨범이 아닐 수 없습니다.
2. aoba ichiko - 0
이 앨범은 유유자적 합니다. 집에서 즉흥적으로 잡아서 치는 듯한 기타 소리는 마치 저도 그런 즉흥을 즐기는 것 같은 기분을 주고, 거기에 얹어지는 아오바 이치코의 보컬은 그 즐거움을 스근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앨범이 1시간 내내 이 분위기를 일관되게 이어가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랄까요. 유유자적한데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런 생각이 들 만큼 이 앨범은 임팩트를 그저 분위기로 냅니다. 그냥 명반이예요.
3. miles davis - in a silent way
조용한 길에서 회상하는 것 같은 앨범입니다. 아무도 없는 길을 걸을 때 떠올리는 과거의 기억들의 흐름을 잡아냈다랄까요. 즐거웠던 기억이 지나가다 또 현재를 생각하며 안타까워 지기도 하며, 스쳐지나가는 불안이 또 우릴 떨게 하고. 그러다가 즐거운 기억이 또 떠오르면 웃고. 이게 음악적인 면모에서 나온 것인가, 인간적인 면모에서 나온 것인가. 아마 둘다겠지요. 그만큼 이 앨범은 뛰어난 예술적이고 인간적인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4. chet baker - chet baker sings
이 앨범은 개인적으로, 모든 사람이 재즈라고 인식할 수 있는 앨범일 겁니다. 재즈 앨범엔 위대한 명반들이 무수히 많지만, 모든 이가 생각하는 재즈에 부합하진 못할 겁니다. 허나 이 앨범은 거기에 부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퍼져있는 재즈라 하면, 카페에서 틀어주는 그런 재즈 정도라 생각합니다. 이 앨범은 그런 재즈들을 관통하면서도 모든 이를 설득할 수 있을 겁니다. 한없이 채워지는 편안한 재즈의 깊은 고풍에, 깊은 보컬까지 필요없는 곳이 없는 앨범이거든요.
5. a tribe called quest - the low end theory
개인적인 이 앨범의 매력은 미니멀리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힙합, 최소한의 재즈를 갖고와 최소한으로 가공했는데 그게 정말 맛있거든요. 제가 처음 이 앨범을 접했을 땐 이런 요소가 좀 후져보인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런 미니멀리즘과 로우함이 이 앨범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프로덕션부터가 쩌는 데, 큐팁과 파이프 독은 그런 미니멀리즘에 지지 않는 유려한 플로우로 우리의 감상을 꽉 채워줍니다. 예, 명반이예요.
6. 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솔직히 이 앨범은 너무 흔하기도 하고, 제가 여기 감상평을 자세히 적는다고 그 글자만큼의 값어치를 못 할 것 같아, 과거에 제가 썼던 한줄평 남기고 끝내겠습니다.
"컴튼에서 미국으로, 컴튼 주민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영화에서 거대한 문화의 나침반으로, 아득히 우리를 뛰어넘었으며, 그렇기에 명반이다."
힙합 앨범도 절반이나 있어서 외게에 올릴 수도 있었겠지만,
외게는 인구가 많아서 부담스러운 지라 한적한 종게에 올립니다
이렇게 감상평 쓰는 거 은근 재밌네요
2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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