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bs의 一番はじめの出来事 (Ichiban hajime no dekigoto)
역시 미드웨스트 이모-매스 록은 뇌를 녹이기 좋은 장르인 것 같습니다. 자극적인 소리와 정신없는 리듬 사이에서 서정적인 선율을 캐치하다 보면 어느새 음반이 끝나있어요. 물론 이 음반이 무지하게 짧은 것도 있죠. 16분이라니. 짧은 게 유일한 단점인 음반이었습니다.
Post Nebbia의 Pista nera
네오 사이키델리아를 표방하는 앨범이지만 몽롱하거나 환각적인 분위기는 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뉴 웨이브가 연상될 정도로 흥겹고 리드미컬해요. 적당히 산만한 멜로디를 적당히 정신없는 사운드로 들려주는데 그 와중에 리듬감은 생생한, 그런 앨범입니다. 가볍게, 흥겹게 듣기 좋았어요.
Nuclear Daisies의 Nuclear Daisies
슈게이즈 장르의 앨범입니다. 흔히들 전통적인 슈게이즈의 특징으로 가라앉는 듯한 무기력한 분위기를 이야기하는데, fake eyes의 Saccharine Scream도 그렇고 이 앨범도 그렇고, 이제 슈게이즈는 분위기보단 소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장르라 봐야 할 것 같네요. 슈게이즈답지 않게 댄스 뮤직, 펑크스러운 분위기가 특징적입니다. 괜찮게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슈게이즈라는 장르의 한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앨범이기도 했습니다. 마블발과 슬로우다이브가 제시한 지평을 넘기가 참 어려운 것 같네요.
Horse Jumper of Love의 Horse Jumper of Love
앨범 커버에 적혀있는 글귀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안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슬로코어, 슬래커 록 장르의 앨범입니다. 근래 들은 그 어떤 슈게이즈 음반보다도 침울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거친 소리가 제자리를 찾은 듯한 차분한 멜로디와 마이크로폰즈를 연상케 하는 무기력한 듯, 따뜻한 듯 시적인 가사가 좋았습니다. 우울한 거 듣고 싶을 때마다 찾을 것 같은 앨범이에요.
blue smiley의 return
슈게이즈, 쟁글 팝 장르의 앨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근래 들은 슈게이즈 음반들 중 가장 좋았습니다. 쟁글 팝답게 청량하지만서도 어딘가 뭉개진 기타 소리와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멜로디, 그 사이를 흐르는 가녀린 보컬이 굉장히 조화롭게 어우러져요. 노이즈로 승부를 보려는 음반들과는 확실히 다른, 개성있는 슈게이즈 앨범입니다. 보컬의 비음이 너무 과하다는 느낌도 있지만 어차피 슈게이즈라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어요.
Bobbing의 Mixtape
인디트로니카 장르의 음반입니다. 펑키한 분위기와 썬더캣을 연상케 하는, 유기적이면서도 제멋대로인 곡들의 진행이 특징적입니다. 듣기에 편안하고, 흥겹고, 흥미로웠습니다. 썬더캣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무조건 좋아할 음반인 것 같네요.
LudoWic의 LudoWic Jams (2019)
카타나제로의 사운드트랙을 찢어버렸던 전자음악 아티스트 LudoWic의 라이브? 앨범입니다. 매우 자극적인 사운드로 꽉꽉 차있어서 이거 듣고 다른 음반 들으면 참 심심하더라구요. 듣기에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title fight의 shed
파워풀하게 몰아치는 이모 음악은 언제나 매력적이죠. 치트키입니다. 뻔하지만 이만한 게 또 없어요.
요즘에는 슬래커 록 장르의 클래식한 앨범들을 특히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음악 취향도 좀 자극적인 방향으로 변해버렸네요. 도파민 디톡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차분한 음악 추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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