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i xcx, <Brat and it's completely different but also still brat> 리뷰

7.2 / 10

2024.10.11

Bubblegum Bass, Electro Dance Music

이젠 모두가 알고 있겠지만, 올여름의 주인공은 당연히도 찰리 xcx(Charli xcx)였다. <BRAT>의 성공은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으며, 올해 여름은 이른바 BRAT Summer라고 불리며 <BRAT>은 2024년의 상징하는 이벤트로 당당히 남게 되었다. 10월 13일, 이젠 가을이 되었고, 찰리는 BRAT Summer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서 마지막 파티 준비한다. 바로 <BRAT>의 전곡을 새롭게 리믹스 한 음반, <Brat and it's completely different but also still brat>를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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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앨범을 넘어 하나의 현상과 또 혹자에게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게 된 <BRAT>. 우선 이 음반을 찬찬히 되짚어보도록 하자. <BRAT>은 클럽 음악을 표방한다. 찰리는 <CRASH>에서 보여주었던 팝스타로서의 어색한 노선 변경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금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클럽 음악의 정수를 담아냈다. 또한 <BRAT>은 쾌락주의를 헌신적으로 찬미하던 작품이었다. 그녀는 하룻밤을 홀딱 새워 춤을 추기도 하고, 술에 취한 채 머리가 깨질듯하다며 아파하기도 하며, 남은 돈 몇 푼을 약과 담배에 털어 넣기도 한다. 동시에 그녀는 "I might say something stupid", "So I"와 같은 트랙들에서는 자신의 불안과 슬픔을 담아내며 인간 Charlotte Emma Aitchison의 삶을 엿볼 수 있게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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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에 참여한 게스트들 역시 그녀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Ariana Grande는 "Sympathy is a knife"에서 팬 문화와 미디어의 압박 속에서 느끼는 상처를 털어놓았고, Addison Rae는 "Von dutch"에서 셀럽과 팬들 사이의 유독한 관계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가장 두드러지는 "Everything is romantic"의 Caroline Polachek은 성공을 이루었음에도 여전히 업무와 압박에 시달리는 현실에 몸부림친다. <BRAT>이 단순 쾌락주의만을 찬미하는 작품이 아니었듯이, 게스트들 역시 자신의 개인적인 사건사고들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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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작의 가장 큰 특징점은 바로 여타 다른 리믹스 앨범들과는 달리, 한 트랙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새로운 트랙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리믹스 트랙이랍시고 벌스 몇 마디만 어색하게 끼워 넣는 대부분의 아티스트들과는 달리 — 원곡들을 세심하게 가위질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해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Club classics"에서 Bb trickz는 원곡을 제단하고 절단하며 완전히 추상적으로 재구성시켜내었으며, "Mean girls"의 Julian Casablancas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과 분위기로 곡을 변화시켜놓았다. 이는 현대 리믹스 앨범에서 굉장히 드문 시도인데, 보통의 리믹스 앨범들의 주 단점인 — 단순한 반복과 변형 — 을 넘어서 곡에 새로운 해석과 심지어는 정체성까지를 부여하며 전반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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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전히 아쉬운 조합들 역시 존재한다. "I might say something stupid"의 어색한 앰비언트와 Jon Hopkins 기워 넣기는 어색하기 끝이 없으며, 곡을 완전히 지루하게 만들어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I think about it all the time"에서의 Bon Iver는 다소 찰리와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트랙을 탄생시켜내었다. 또한 "Mean girls"에서 Julian Casablancas는 어색한 춤을 추며 곡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는데…, 딱히 재미도 없고 그렇다고 특출남도 전무해 전 트랙들이 주었던 웃음을 쫙 빼놓는 역할을 한다. 아저씨, 낄끼빠빠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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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Brat and it's completely different but also still brat>는 이러한 오명들을 생각하고 보아도 썩 괜찮은 작품이다.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BRAT>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으며, 찰리와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춤출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BRAT Summer에 이어, 어쩌면 BRAT Fall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물론 안될 걸 알지만) 한 편의 블록버스터와도 같은 본작은 여전히 예측불허하고, 혼란스러우며, 또 지저분하지만 재미는 확실히 보장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바라건대, <BRAT> 유행의 종착점은 본작이 적절해 보인다. 여기서 또 뭘 더 하면 뇌절 소리 들을 것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