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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애플(THORNAPPLE) - 도롱뇽 (분석 + 리뷰 = 감상문)

title: CMIYGL코지보이2시간 전조회 수 44댓글 1

https://youtu.be/gcOYdHpg83Y?si=T1CVK4ZlUP5aqQs7

 

<들어가며>
 

도롱뇽.jpg

 

'왜 하필 도롱뇽일까?'

쏜애플에 앨범인 1집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집 『이상기후』, 3집 『계몽』,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EP인 『서울병』까지 수많은 명반들이 많으나 개인적으로 나는 1집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이 앨범 사운드적으로 타 앨범에 비해 유기적이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일관된 주제의식에 비해 앨범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꽤나 다양하며 그 다양성은 커다란 내용적 주제에 대한 변주다."라고 이야기한 한 평론가의 이야기처럼, 사실 쏜애플의 정규 앨범은 하나의 음악적 색깔만을 고수하기보단, 앨범에 전체적인 메시지를 유지하며 앨범 안 사운드에 차이를 두며, 사운드적으로 다채로우면서도 하나의 주제 의식을 이야기하는 앨범을 만든다. 이 부분에서, 2집 『이상기후』나 3집 『계몽』이 전체적인 앨범 사운드 면에서 훨씬 유기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곡 하나하나의 메시지와 사운드적인 느낌은 1집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이 우세한 지점이 많은데, 특히 「아가미」와 「도롱뇽」으로 이어지는 두 곡의 사운드 느낌이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든다. 어쩌면 전형적인 브리티시 팝 느낌이지만, 그러한 우울감을 윤성현 특유의 보컬과 쏜애플의 느낌으로 너무나 잘 소화한 「아가미」 이후, 이어지는 약간은 잔잔할 수 있는 「도롱뇽」의 사운드와 그러한 사운드 안에 담겨 있는 우울감에 연결되는 메시지가 1집에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쏜애플의 「아가미」 영상 댓글 중 '아가미가 물고기의 아가미가 아니라 도롱뇽의 아가미인 것 같다.'라는 댓글이 인상적이었는데, 자라나면서 사라져버리는 도롱뇽의 아가미처럼, 이전 곡 「아가미」에서 '그냥 여기에 있어줘 꺠어나지 말고/차라리 이대로 죽어줘'라고 처절하게 이야기하던 아이가 시간이 지나 얻게 된 변화와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우울감을 다음곡 「도롱뇽」에서 너무나 잘 표현했다고 생각 된다.

<노래 분석>

음악이 시작되기전, 1초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다가, 윤성현의 보컬이 들어오며, 기타 소리가 곡의 전체적인 리듬을 이룬다.

 

귀 뒤편.jpg

 

우린 서로의 귀 뒤편에

씨앗 하나를 묻고

오랫동안 기다렸지

'서로의 귀 뒤편'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귀 뒤편'은 신체 부위 중 가장 손이 안 가는 부분이다. 실제로, 귀 뒤편이 사람의 신체에서 가장 더러운 부분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자주 씻지 않는 부위이며, 그만큼 '귀 뒤편'은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귀 뒤편은 '씨앗'이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이다. 귀 뒤편은 항상 귀에 가려져 빛이 들지 않기에, 비유적 표현이지만 귀 뒤편은 '씨앗'이 자라나기 어려운 환경을 묘사하며, 씨앗이 어떠한 상징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나, '우리가 서로의 귀 뒤편'에 씨앗을 심었다는 표현을 보았을 때, 서로가 소망하는 '사랑'이라고 추측된다.

 

밤창가사람.jpg

 

한숨 눈도 붙이지 않고

창문도 열지 않고

오랫동안 말이 없지

위 상황은, '자라지 않는 희망의 싹'을 심은 사람이 눈을 뜬 채로 씨앗이 자라기를 허망하게 기다리는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도 해석되며, 혹은 위의 상황과 별개로, 밤 새 생각에 잠겨 창문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기타 소리 사이로, 신시사이저의 독특한 음이 멜로디를 이룬다.

 

손 베임.jpg

 

너는 자꾸만 손이 베여

새빨간 피 흘리며

어디론가 사라졌지

이전 서로 '오랫동안 말이 없던'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손이 베여 피가 흐른다.' '손을 베이는 행위'는 일상에서 주로 종이에 베이거나 칼로 무언가를 자르다가 실수로 베이는 경우가 많다. 즉, '당사자 본인 스스로' 행한 실수에 의해 손이 베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자신의 스스로의 행동이나 잘못에 의해 상처를 받은 '너'라는 대상이, 상처 받은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보다는 그 문제 상황 자체를 '회피'하려는 모습에 대한 묘사로 보인다.

나는 또 다시 너를 찾아

이곳에 데려와선

니 눈물만 핥고 있지

이러한 회피의 상황에 '나'는 '너'를 자신 앞으로 데려온다. 이 상황에서, '손이 베이는 행위'를 연인의 상황으로 보자면, 두 사람 간에 다툼과 갈등이 있을 때, 그 문제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자신이 혼자 상처를 받은 채 그 상처를 이야기하지 않고, 문제를 회피하려는 인물의 모 습이 그려지며, 그 상황에서 '억지로' 그 대상을 찾아 문제를 이야기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니 눈물만 핥고 있지'라는 대사에서, 결국 두 연인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달하지는 못한 채, 상처 받아 아파하는 '너'를 '나'가 위로해주는 것으로 보이며, 두 사람 간에 문제는 나아지지 않는다.​

겨울 꽃.jpg

 

아, 미움의 꽃이 피네

아, 겨울은 끝나지 않네

'꽃'은 주로 희망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상징으로 많이 쓰이는데, 여기서는 '미움의 꽃'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노래 첫 부분에 '서로의 귀 뒤편에 심은 씨앗'과 연결된다. '귀 뒤편'이라는 무신경한 부분에 심은 씨앗은 '겨울'에 '미움의 꽃'이라는 부정적인 상징으로 피어났다. 이는 두 연인이 서로를 바라보며 다짐하는 '희망의 씨앗'이 완전히 잘못된 결과물로 '피어났음'을 상징한다.

 

난 너무 추워

식은 너를 끌어안고

넌 그런 내가 아파서

이내 밀쳐낼 수밖에 없네

추위에 떠는 '나'는 이미 식은 '너'를 끌어안는다. 이미 몸이 차게 식어 추워하는 '너'를 위해 끌어안는 포옹이 아닌, 내가 추워서 너를 끌어안는 포옹은, 서로를 생각하는 연인의 모습이 아니다. 결국 '나'는 나의 이기적인 욕심에 의해 '너'를 찾은 것이고, 이러한 왜곡된 사랑의 구걸에 '너'는 '아파하며' 나를 밀쳐낸다. 엇갈려 버린 연인의 사랑의 모습에 대한 훌륭한 묘사이다.

이후 기타, 신시사이저 소리 위에 베이스가 더해지며, 간주 부분에 사운드적으로 점점 더 풍성해진다.

난 몸이 달아

마른 니 입술을 먹고

넌 그게 너무 아파서

또다시 날 밀쳐내고

이번에는 추위가 아닌 '몸이 달은' '나'가 너에게 이기적인 사랑을 갈구한다. 추워와 '달아'라는 감각의 대비가 상당히 인상적이며, 이를 짧게 축약한 점 역시 가사적으로 매우 감각적이다. 이러한 '나'와 상반된 '너'의 상태를 '마른 니 입술'이라고 표현한 점 역시 인상적이다. 이미 엇갈려버린 두 사람의 상황과 사랑은, 이전 가사의 상황 처럼 '아파'하고 밀쳐내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널 많이 좋아하지

그만큼 더 미워하지

난 이제 어쩔 수 없이

이곳의 불을 끄네

'널 많이 좋아했고, 그래서 네가 너무 미워'라는 해당 대목에서, 두 연인의 관계가 종결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해당 노래에 흐름이 이별의 상황에서 '나'가 '너'와의 관계와 사랑을 되돌아보는 것임이 다시 확인된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이곳의 불을 끄네'라는 표현은 처절하게 이별의 상황을 거부하며 발버둥치던 「아가미」에서의 화자와 대비되며, 이별의 상황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 체념하는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나 이제 잘게

나 이제 잘게

내일 아침에 만나

베이스의 사운드가 매우 조화로운 해당 부분에서, '나'는 이전 메시지에 이어, 지금 잠을 잘테니 '내일 만나자'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별의 상황에서 슬픔과 비탄에 빠진 것이 아니라, 내일 아침에 다시 만나자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이별의 상황을 '나'가 마음 정리를 다 마친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동안 쌓아왔던 사운드가 전환되며, 신시사이저가 곡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후 윤성현에서 나지막한 가성이 등장한다.

날 깨우지 말아줘

신시사이저의 고조된 분위기에서 '날 깨우지 말아줘'라는 애처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전에 이별을 인정하며 담담하게 '내일 아침에 만나'라고 이야기한 '나'는 이별을 맞이한 내일로 향하기 무서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날 깨우지 말아줘'라는 상황에서는, 애써 담담한 척 슬픔을 견디려하지만, 이를 실패하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나'의 모습을 너무나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총평>

「도롱뇽」은 이전 곡인 「아가미」와 연결되는 곡이다. 이별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심지어 '차라리 이대로 죽어줘'라고 처절하게 저항하던 '나'가 시간이 지나 점차 이별을 받아들이며, 「도롱뇽」에서 이별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도롱뇽'은 성체가 되며 올챙이 시절 달던 아가미를 떼어낸다. 이별을 격렬하게 부정하며 '너'를 탓하던 「아가미」에 '나'가 점차 이별을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후회와 괴로움에 몸부리치며 '아가미'를 떼어내는 과정이 「도롱뇽」에 담겨 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일 아침에 만나'라며 슬픔을 이겨내는 척을 하지만, '날 깨우지 말아줘'라며 이별의 상황에 대한 후회와 괴로움에 몸부림 쳐간다. 이별의 상황에서의 고통과 후회, 반성으로 도롱뇽은 '아가미'를 떼며 진정한 성체로 거듭난다. 이별의 상황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나'의 과정을 너무나 잘 묘사한 노래가 「도롱뇽」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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