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추천] 보컬로이드와 슈게이즈

보컬로이드를 활용한 음악이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하나의 예술적 장르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당신이 슈게이즈를 좋아하고 RYM에서 한번이라도 슈게이즈 올타임 차트를 검색해봤다면 한번쯤은 봤을 <mikgazer vol.1>은 그 전위에 서 있습니다. 이 앨범은 보컬로이드 특유의 인공적인 목소리를 일렉트로니카와 슈게이즈 사운드 속에 절묘하게 녹여내며, 인간성과 비인간성의 경계를 탐구합니다. 보컬로이드가 만들어내는 신비하고 비현실적인 음색은 슈게이즈 특유의 몽환적인 기타 리프와 겹쳐지며 차갑고 기계적이지만 묘하게 따뜻한 인간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mikgazer vol.1>을 들으며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음향적 충격을 넘어, 보컬로이드가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감정 세계를 보여줍니다.

https://youtu.be/oKwa_Yp9dK8?si=QL2YQdb9UShATA9I

만약 mikgazer에서 보컬로이드의 독특한 감성과 몽환적인 사운드에 매료되었다면, re;mo의 <nanairo>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mikgazer vol.2' 라고도 부를 수도 있을 <nanairo> 역시 보컬로이드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사운드 아트를 펼쳐 보이며, 이 앨범은 단순히 감각적 즐거움을 넘어,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감정의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보컬로이드 특유의 인공적인 목소리가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동시에, 그 목소리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사운드스케이프가 일곱 가지 색채로 감정을 그려냅니다. 

<mikgazer vol.1>은 보다 추상적이고 실험적인 감각의 사운드를 보여주며, 청자의 내면 깊은 곳에서 불안정한 감정을 자극하는 작품인 반면, <nanairo>는 감정적이고 서정적인 면을 강조하여, 더 다채롭고 따뜻한 감정의 흐름을 경험하게 해주는 앨범입니다. 두 앨범 모두 보컬로이드를 중심으로 한 슈게이즈이지만, 그 감정적 색채와 사운드적 접근 방식에서 분명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https://youtu.be/qM6hfyNvKSg?si=dzewXs_GkZQNTS-r

보컬로이드의 목소리는 기계적이면서도 동시에 감성적입니다. 이 두 앨범은 그 모순적인 특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해,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음성으로 어떻게 더 깊은 감정의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mikgazer vol.1>이 그 서늘한 사운드로 청자의 감정을 자극했다면, <nanairo>는 그 감정을 더욱 섬세하고 풍부하게 확장합니다. 두 앨범 모두 보컬로이드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인공적임에도 불구하고 더욱 인간적인 감정의 깊은 곳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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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개인적으로 보컬로이드 음악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여러 보컬로이드 음악을 들어봤지만, 대개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정신없다는 느낌을 받았고,

특히 미쿠의 음색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한 두 앨범은 그러한 제 불호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 앨범들은 단순히 보컬로이드를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섬세한 감정 표현과 뛰어난 연주를 통해

보컬로이드가 지닌 한계와 가능성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찾아냅니다.

보컬로이드의 기계적 특성과 인간적 감정이 어우러져,

단점마저도 새로운 음악적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순간을

이 두 작품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보컬로이드에 거부감이 있더라도

이 두 앨범은 한번 쯤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