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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ley Marl의 발자취 더듬어보기

divers2024.06.12 20:51조회 수 171추천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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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Kool G Rap이 듣보 소리를 듣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은 지금의 힙합이 있기 이전의 뿌리를 더듬어 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Marley Marl이라는 프로듀서가 있습니다.

그는 1980년대 중후반 Juice Crew라는 크루의 전속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수많은 걸작들을 쏟아낸 힙합 레전드입니다.

다만 이름을 우리말로 표기하면 '말리말'이 돼 버리니 우스운 어감 탓인지 한국에서는 거장 대접을 못 받고 있는 듯합니다.

이름의 어감과 무관하게 그는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올드스쿨 시기의 S급 힙합 프로듀서였습니다.

지금부터 말리말의 손길이 닿은 앨범들을 간단히 훑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탑스터 맨 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갑니다.

 

Marley Marl - In Control Vol. 1 (1988)

Marley Marl - In Control Vol. 2 (1991)

말리말과 쥬스 크루 엠씨들을 비롯한 참여진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앨범입니다. Masta Ace, Craig G, Big Daddy Kane, Kool G Rap, Biz Markie, Tragedy Khadafi, MC Shan, Roxanne Shante 등등 쥬스 크루 올스타가 총출동했습니다. 말리말 입문으로는 이 두 장의 앨범이 가장 좋습니다. 

 

MC Shan - Down by Law (1987)
MC Shan - Born to Be Wild (1988)

말리말이 작업한 가장 하드한 앨범들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87년작은 말리말 명작들 중 개인적으로 세 손가락 안에 꼽는 최고의 앨범입니다.  

 

Big Daddy Kane - Long Live the Kane (1988)

이 앨범이야말로 80년대 올드스쿨 시대의 일매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랩 도사 빅대디케인의 랩은 말할 필요도 없고, 스위스 시계의 부품들처럼 정교하게 맞아 들어가는 말리말 특유의 프로듀싱이 가장 빛을 발하는 앨범입니다. 말리말 디스코그래피 중 단연 으뜸입니다. 

 

Kool G Rap & DJ Polo - Road to the Riches (1989)

빅대디케인에 못지 않은 랩 괴물 쿨쥐랩의 미친 랩을 들을 수 있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에는 개인적으로 말리말 최고의 프로듀싱이라 꼽고 싶은 Poison이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Roxanne Shante - Bad Sister (1989)

쥬스 크루의 다른 멤버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엠씨지만 앨범의 퀄리티만큼은 매우 훌륭합니다. 마구 걸작들을 쏟아내던 말리말의 손맛은 이 앨범에서도 그대로 솜씨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앨범입니다.

 

Masta Ace - Take a Look Around (1990)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고 올해 앨범도 낸 큰형님입니다. 쫄깃한 랩에 디스코그래피가 상당히 알찬 형님이지만 그중에서도 말리말이 대부분의 곡을 프로듀스한 이 데뷔작 역시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올해 나온 앨범도 강추합니다.)

 

Biz Markie - Goin' Off (1988)

다소 코믹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앨범 자체는 매우 진지하고 또 준수합니다. 사실 88년 말리말은 의심하면 안 됩니다. 안타깝게도 비즈 마키는 2021년에 세상을 떠났고 이 목록의 유일한 고인입니다. RIP.

 

Craig G - The Kingpin (1989)
Craig G - Now, That's More Like It (1991)

크레익 쥐는 쥬스 크루 중에서 말리말이 통으로 프로듀싱한 앨범을 세 장이나 갖고 있는 유일한 엠씨입니다. 그리고 앨범들의 퀄리티 역시 빼어납니다. 

 

Tragedy Khadafi - Intelligent Hoodlum (1990)

트레제디 카다피가 인텔리전트 후드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낸 데뷔작입니다. 쥬스 크루 내에서 폴리티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엠씨입니다. 여기서는 데뷔작만 소개하지만 2집에도 말리말이 일부 참여했고 그 곡들도 매우 좋습니다. 

 

Monie Love - In a Word or 2 (1993)

모니 러브는 영국 출신의 배우 겸 랩퍼입니다. 휘트니 휴스턴의 리믹스 곡에 참여하는 등 이름을 알리다가 2집인 이 앨범에서 말리말과 작업했습니다. 90년대 말리말의 흔적이 남아 있는 귀중한 앨범입니다.

 

LL Cool J - Mama Said Knock You Out (1990)
LL Cool J - 14 Shots to the Dome (1993)

90년작은 엘엘쿨제이의 최대 히트작이자 명반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말리말이 작심하고 대중적으로 뽑아낸 힙합 비트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에미넴이 이 앨범의 팬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근데 말리말이 일부 참여한 93년작은 사람들이 존재 자체도 몰라서 좀 아쉽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으니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후 말리말은 Lords of the Underground라는 랩유닛의 1집과 2집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쥬스 크루가 아니기도 해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골든에라 수작들이니 한번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Marley Marl - Hip Hop Dictionary (2000)

여기서부터는 2000년대입니다. 말리말의 시대는 갔고 힙합은 새로운 유행을 타게 되지만 말리말의 프로듀싱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 앨범입니다. EP라 수록곡은 적지만 대신 곡들의 밀도가 높습니다. 

 

Marley Marl - Re-Entry (2001)

힙합 올드팬이라면 BBE 레코드사에서 기획한 비트 제너레이션 시리즈를 기억할 겁니다. Pete Rock의 Petestrumentals 앨범과 J Dilla의 Welcome 2 Detroit 앨범이 포함되었던 그 깔쌈한 디지팩 시리즈ㅎㅎㅎ 그중 하나가 바로 말리말의 21세기 명반인 이 앨범입니다. 전성기에 비해 스타일은 많이 달라졌지만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끝내주는 비트를 들려줍니다. 

 

KRS-One & Marley Marl - Hip Hop Lives (2007)

거장과 거장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정작 퀄리티는 무난했던 앨범입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케이알에스 원과 말리말은 앨범만 내줘도 감사한 레전드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런 존재였습니다.

 

Craig G & Marley Marl - Operation Take Hip Hop Back (2008)

케이알에스 원과의 작업 이후 일년 뒤에 나온 이 앨범에서 말리말은 난 아직 죽지 않았다고 포효합니다. 이미 두 장의 앨범을 작업한 바 있는 크레익 쥐와 17년만에 뭉쳐 만든 이 앨범은 의외로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쥬스 크루 멤버답게 랩은 여전히 좋고 말리말의 드럼 비트는 전성기만큼이나 정교하게 트랙을 누빕니다. 

 

Marley Marl – The Queensbridge Sessions (1996)

이 앨범은 1985~87년 사이에 말리말이 작업한 미공개 트랙들의 컴필레이션입니다. 말리말의 초기 스타일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귀한 앨범입니다. 

 

랩신 Nas가 말리말과 쥬스크루의 팬이라는 사실은 유명합니다. 실제로 나스는 2000년에 자신이 기획한 프로젝트 앨범 QB Finest - Nas & Ill Will Records Presents Queensbridge The Album에서 MC Shan의 명곡 The Bridge를 말리말과 MC Shan을 비롯한 많은 엠씨들과 함께 리메이크합니다. 프로듀서들의 프로듀서, 랩퍼들의 랩퍼가 바로 말리말과 쥬스 크루입니다.

 

안 들어보면 안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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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6.12 22:23

    엘이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우리 쿨지랩 빅대디케인 형님들...

    쿨지랩&dj polo저 앨범은 진짜 접신한것처럼 랩함. 처음 들었을 때 진짜 충격적이었는데ㅜ

  • 6.12 23:16
  • 6.13 11:29

    그들이 있기에 지금의 힙합이 있습니다 Respect to 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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