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저스트 뮤직 (Just Music)
보통 인터뷰를 편집하다 보면, 인터뷰이가 자신 혹은 자신들을 칭할 때 '나', '우리'라고 할 때가 꽤 많다. 예외의 경우가 있으나, 그때마다 어쨌든 인터뷰를 읽는 이들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후작업 시에 '저', '저희'로 바꿀 때가 많았다. 그러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존중하냐, 아니냐의 영역을 떠나 '나' 혹은 '우리'라고 자신을 칭한다는 건 곧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의 무의식적인 표출은 아닐까. '저', '저희'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본 인터뷰에서는 그 부분에 관해 많이 터치하지 않았다. 이들이 새 컴필레이션 앨범 [우리효과 (We Effect)]를 통해 가지고 있는 강한 프라이드를 내비친 만큼 이번만큼은 그러지 않아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같은 트램펄린 위에서 뛰면서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점프하는, 그럼에도 다시 한데 뭉쳐 강한 에너지를 발산한 저스트 뮤직(Just Music)의 멤버들을 만나고 왔다.
*본 인터뷰는 지난 30일 발매된 [우리효과 (We Effect)]를 중심으로 한 인터뷰로, 앨범에 참여하지 않은 저스트 뮤직의 새 멤버 오션검(Osshun Gum)은 인터뷰에 동석하지 않았음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LE: 먼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멤버분들이 많으니 대표로 스윙스(Swings) 씨가 소개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스윙스(이하 스): 우리는 저스트 뮤직이고, 현재 9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되어 있어요.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는 집단이에요.
LE: 거두절미하고 두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우리효과 (We Effect)]가 나왔어요. 간단하게 앨범을 소개해주세요.
블랙넛(이하 블): [우리효과 (We Effect)]는 원래 2년 전쯤에 나왔어야 했던 앨범이에요. 그런데 각자의 스케줄로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요즘 다 같이 단합이 되어서 작업만 따지면 한 달 만에 뽑은 멋진 앨범입니다. (웃음)
스: 준비 같은 거를 포함하면 한 넉 달 걸린 것 같아요.
LE: [우리효과 (We Effect)]에 대해 사실 오래전부터 떡밥이 많았잖아요. 발표 자체에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가 있을까요?
노창(이하 노): 일단 [파급효과 (Ripple Effect)]가 나오고, 다음 컴필레이션 앨범을 준비하자는 말을 지금 여기 있는 몇몇 멤버들이 없던 시절부터 계속했어요. 그런데 누가 총괄을 담당할지, 시작을 어떻게 할 건지, 어떤 곡을 쓸 건지 등이 솔로 앨범이나 방송 같은 개인 활동 때문에 많이 밀리다 보니 전체적으로 작업 자체가 많이 지연된 것 같아요. 게다가 아시다시피 저스트 뮤직이 모두 제각기 음악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한데 모으기 힘든 집단이기도 하고요. 그러다 스윙스 형이 어느 정도 강제성을 띠고 ‘이건 우리가 꼭 내야 해.’라고 공표를 했죠. 그렇게 스윙스 형이 모두를 단합하게 만들어서, 이제야 앨범이 나오게 됐어요.
스: 늦어진 계기를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실 이유는 너무 많았어요. 먼저, 제가 군대에 간 게 가장 컸죠. 그리고 제가 돌아온 후에도 리더로서 제대로 역할을 못 했어요. 당시에는 멤버들보다 저를 돌보고 챙기기에 바빴죠. 또 하나는 프로듀싱에 있어 문제가 있었어요, 원래는 총괄 프로듀싱을 기리보이(Giriboy)가 맡기로 했었죠. 그런데 어느새 우리가 모두 음악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예전에 비해 너무 변해있었어요. [파급효과 (Ripple Effect)] 때는 정신 상태가 모두 하나였어요. 당시에는 우리 모두가 스스로 좆밥이란 거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죠. 그래서 애초에 우리가 다 모여서 무언가를 만든다는 자체가 너무 중요했어요. 예를 들면, 스타크래프트(Star-Craft)에서 모든 유닛을 한 곳에 모이게 하는 기능 같은 게 있잖아요. [파급효과 (Ripple Effect)]는 확실히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1, 2년이 지나면서 우리가 모두 점점 변하는 게 보였어요. 이제는 기리보이와 스윙스가 점차 음악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없고, 노창이랑 스윙스의 음악적인 스타일이 멀어지고 하는 것처럼요. 그렇게 되다 보니 한데 뭉치는 게 정신적으로도 힘들더라고요. 우리가 매일 얼굴을 보고, 술을 마시고, 같이 대화를 하고 작업을 하는데도 그런 현상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뭉쳐지지 않았어요. 확실히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했죠. 그리고 새로운 멤버들의 마음가짐도 필요했고요. 다들 자신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할 시기가 필요했는데, 그 당시에는 심적으로 준비가 안 됐던 것 같아요. 물론, 이제는 [우리효과 (We Effect)]를 함께 내면서 서로에 대해 더욱 많이 알게 됐죠.
LE: [파급효과 (Ripple Effect)]와 비교했을 때, 여러 가지로 많이 변했다고 하셨는데, 사실 기리보이 씨는 이제는 소위 ‘퓨처 사운드’라 불리는 전자 음악 요소가 많이 묻어나는 음악을 많이 선보이고 계시잖아요. 그렇다 보니 애초에 생각했던 컴필레이션 앨범의 구성이 개인의 성향과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기리보이(이하 기): 그런 것 같아요. 많이 달라졌죠.
스: 원래 처음에 네가 총괄을 하기로 했을 때, 우리한테 비트 몇십 개를 줬었잖아.
기: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에는 그 비트들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아요. 컴필레이션으로서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랄까.
LE: 그럼 이번 앨범에서 기리보이 씨는 단체를 위해 어느 정도 스스로를 맞춘 감이 없지 않아 있었겠네요.
기: 물론,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이 있었죠. 쪽수 채우기 느낌으로. (웃음) 저 혼자 빠지면 이상하니까 참여한 부분도 있어요. 근데 사실 별 생각 없이 했어요. [우리효과 (We Effect)]에 담긴 스타일을 제가 못하는 것도 아니고, 다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요 자연스럽게 같이 한 거죠.
LE: 기리보이 씨도 기리보이 씨지만,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보니 의견을 취합하거나 갈등이나 트러블이 있을 때, 미묘한 긴장이나 불편한 부분들이 있었을까요?
스: 많았죠.
고어텍스(이하 고): 저는 없었던 것 같아요. 워낙 다들 눈치가 빨라서… (웃음) 듣다가 구린 것 같으면, 그 구린 뭔가를 창조해낸 사람이 귀신같이 스텝백하고 약간 이런? 뭔지 알죠? 그래서 ‘아, 이거 별론데’라는 말이 나온 적이 없어요. 되게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느낌이죠. (웃음)
스: ‘야, 어때?’라고 하고 정적이 흐르면… ‘다음 거로 가자.’라고 k는 거죠. (전원 웃음)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어릴 때부터 양보를 잘했어요. 물론, 제 사람들에게만. 그런데 여기 있는 사람들은 좋은 의미에서 음악적 곤조가 존나 세요. 그래서 우리끼리 조용한 부딪힘이 있었죠. X발 무슨 투명 테니스를 치는 줄 알았어. (전원 웃음) 그리고 방금도 직접 얘기했지만, 기리보이가 고생을 엄청 했죠. 아시다시피 얘가 우리 중에서 가장 동떨어진 음악을 한다고 봐요. 다 개성이 강하지만 그중에서도 개성이 다른 친구죠. 그래서 고생했고, 전체적으로 양보를 엄청 많이 했죠. 야, 고생했다 기리(보이)야.
노: 투명 테니스라니, 좋은 표현이네요.
LE: 의견 취합 과정에서의 갈등도 있었겠지만, 스케줄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었을 거 같기도 해요. 얼마 전에 본 글 중에 매니저의 스케줄과 메이커의 스케줄이 다르다는 주제로 회사 생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글은 본 적이 있는데요. 매니저는 기한에 맞춰서 일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컷트를 많이 하는 편인데, 메이커는 기본적으로 본인 영감이 차야 하니까 매니저들이 정해놓은 규칙적인 스케줄에 맞춰 움직이는 걸 어려워한다고 하더라고요. 기본적으로 멤버들마다 창작 스타일도 다르니까 어떤 규칙적인 스케줄에 대해 느끼는 점도 다 다를 것 같은데요.
스: 저희는 신체에 비유하자면 그냥 심장이에요. 근데 애들 심장이 장난이 아니니까… (웃음) 그래서 다들 규칙적인 스케줄에 맞추는 게 잘 안돼요. 근데 제일 프로페셔널하게 기한 잘 지키는 건 놀랍게도 기리보이에요. 그냥 저렇게 앉아있고 멍 때리고 있잖아요. 근데 지 할 일은 제일 잘해요. 모두 작업은 열심히 하는데, 기한 맞춰서 딱딱 내는 건 (기리보이가) 제일 잘하죠.
제가 사람을 느낌적인 사람, 물건적인 사람, 여행적인 사람 등 여섯 분류로 나눈 책을 읽었는데요. 그걸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 멤버들은 엄청 영혼적인 친구들이에요. 그게 어떤 사람이냐면 모든 걸 감정으로 해석하고, 누군가 자기한테 말할 때 그 사람의 말을 듣는 게 아니고 그 사람한테서 나오는 에너지를 느끼는 유형이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거의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에요. 저하고 (한)요한이 정도만 빼고? 빌스택스 형은 제 시각에선 물건적인 사람이에요. 도끼(Dok2)도 그런 유형의 과장된 버전이라고 생각해요. 하여튼 나머지는 전부 제가 느끼기에는 (느낌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저는 약간 달라요. 지식충적인 사람. (웃음) 아는 거 막 남들한테 개 설명하고 지가 배운 걸 세상에 알려줘야만 하는 그런 사람이죠.
그런 부분들 때문에 이런 점이 있어요. 우리 가사에 나래가 엄청 많이 나오잖아요? 우리끼리의 파워 게임이 있는 동시에 애정이 있어서 계속 나오는 거거든요. 어떤 애들은 댓글로 나래 좀 그만 괴롭히라고 그러더라고요. 우리가 괴롭히는 게 느껴지나 봐. (전원 웃음) 근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얘는 어쩔 수 없이 너무 착하고 감수성 여린 여자고, 10년 전부터 언더그라운드 힙합 팬이다가 지금 자리에 왔잖아요. 본인이라고 안 심장적이고 싶겠어요? 우리 때문에 억지로 머리 써야 하고, 맨날 스케줄 정리 수학적으로 해야 하고, 엄청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있어요. 분명 갈등적인 측면이 존재하죠. 근데 빌스택스 형이 말한 것처럼 우리 회사 특유의 냄새가 있어요. 좀 더 친하고 가족적인. 그래서인지 서로 양보 많이 하면서 살아요. 아, 근데 다들 말 좀 해~ 독자들이 보면 스윙스만 말 존나 많다고 나한테 욕한다고. 스윙스 제발 좀 닥치라고 (그런다고.) (전원 웃음) 난 이제 10분 동안 아무 말 안 하고 있을게.
한요한(이하 한): 근데 알아서 다시 할 거 같네요. (전원 웃음)
LE: 이번 앨범도 노창 씨가 많은 비트를 담당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파급효과 (Ripple Effect)] 때의 “더”처럼 웅장하고 서사적인 분위기와는 핀트 자체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비트 초이스나 프로듀싱에 있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췄는지도 궁금해요.
노: 사실 처음에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의 버전과 지금 공식적으로 나온 버전은 거리가 너무 멀어요. 아무래도 [파급효과 (Ripple Effect)]를 먼저 냈다 보니까, 비슷한 분위기의 여러 곡을 만들었어요. 빌스택스 형 "Better"도 원래는 수록곡이었어요. 그리고 더 다양한 장르가 있었고, 녹음한 트랙도 20개가 넘었어요. 근데 다 깎아냈죠. 튄다고는 하지만 "실키보이즈" 같은 경우에는 10곡 안에 다 트랩만 있을 순 없으니 꼭 필요한 트랙이었어요. "필요이상"도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파급효과 (Ripple Effect)] 때와 스타일이 달라진 결정적인 이유는 이제는 멤버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웅장한 느낌이나 서사적인 트랙을 하면 할수록 각자가 할 얘기가 많아서 전체 구성이나 조율이 힘들더라고요. 그럴수록 곡 길이가 너무 길어지고, 공연에서도 힘든 부분이 분명 생기거든요.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단체로 무대에 섰을 때 기분 좋은 모습이 분명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공연에서 관객과 우리가 모두 신날 수 있는 곡과 분위기를 채우자.’ 였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제가 총괄이 아니었고, 서로가 알아서 곡을 만들기로 했어요. 그러다 단체로 여행을 가서 녹음을 하고 왔는데, 그때 저는 ‘이러다가 앨범이 난잡하기밖에 안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연히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송 캠프에 갔다 온 바로 다음 회의에서 얘기했어요. ‘우리가 10개 이상의 트랙을 녹음하고 왔는데, 여기서 반 이상은 잘라내야 할 거 같아.’라고. 안 그러면 너무 난잡해질 거 같다고. 그 이후에 곡을 줄이고 또 줄이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LE: 프로듀서진에 새로운 이름들도 많이 보여요. 문(Moon), 서울 메트로 부민(Seoul Metro Boomin), 캐쉬빌(Ca$hville) 등이 참여했는데, 다른 프로듀서들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고: 일단 문은 제 친구의 동생이에요. 그 친구의 비트를 듣다가 좋은 것들을 가져왔죠. 캐쉬빌은 스윙스 형 컴퓨터에서 음악을 듣다가 발견했는데, 처음에는 다들 짧게 듣고 별로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 당시에 짧은 20초만 들었는데도, 제 귀에는 훅 멜로디가 다 입력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블랙넛(Black Nut) 형이랑 그 훅을 녹음해버렸어요. 그때 녹음한 것들이 “실키보이즈”에 들어간 거죠. 확실히 문은 제가 땡깡 부리듯 추천했고, 캐쉬빌의 곡은 저랑 블랙넛 형이랑 잘 맞아서 한 거예요. 사실 제가 스윙스 형에게 이 두 개는 앨범에 꼭 넣어달라고 떼썼어요. 새 멤버에 대한 특혜가 있어야 한다고. (웃음)
LE: 서울 메트로 부민(Seoul Metro Boomin)을 두고서는 블랙넛 씨라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블: 저는 아니고요. 제가 아는 동생이 비트 찍은 지 1주일 만에 나온 거예요. 들었을 때 좋길래, '아, 이 새끼 야망 있네.' 싶어서 썼어요.
LE: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앨범에서 [파급효과 (Ripple Effect)]에 참여하지 못한 멤버들 위주로 푸시해주는 것 같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특히, 고어텍스(Goretexx) 씨나 블랙넛 씨는 거의 전곡에 참여하기도 했잖아요.
스: [파급효과 (Ripple Effect)]가 발표됐던 시기에 블랙넛은 공익 근무 중이라 참여하지 못했죠. 그래서 당시부터 ‘[우리효과 (We Effect)]를 작업할 때는 네가 전체적인 리드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얘기를 많이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진짜 그렇게 하더라고요. 확실히 이번 앨범에서는 고어텍스와 블랙넛이 굉장히 열정적이었어요. 그런 열정이 자연스럽게 결과물에도 묻어났죠. 정말 스스로 의지를 불태워서 한 건 이 둘인 것 같아요.
LE: 실제로 블랙넛 씨와 고어텍스 씨는 작업에 대한 에너지가 많았었나요?
블: 저는 다 같이 모여서 작업을 한 게 거의 처음이라, 그 무드 안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작업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고민도 많았는데, 다 같이 즐기면서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죠. 즐기면서 하다 보니 좋은 에너지가 스스로 계속 생겨서 좋은 곡이 많이 나왔어요.
스: 영감적인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블랙넛은 이번 작업을 통해서 어느 정도 마음을 놓고 대강 해도 멋있고 좋은 것들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해요. 얘가 한동안은 작업을 되게 재미없게 하고 있었어요. 마치 랩을 직업으로서만 하는 것처럼. 그런데 이번에 [우리효과 (We Effect)]를 만들면서 영감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거를 느꼈다고 해요.
LE: 이번 앨범에서 다른 멤버분들은 스타일적으로 칠하고 여유 있는 느낌이 많은데, 블랙넛 씨는 오히려 긴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파트 배분이나 스타일에서의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스: 요즘 힙합의 흐름이라는 게 있잖아요. 제 생각에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같은 래퍼의 등장으로 전 세계의 모든 래퍼들이 허탈감을 엄청 느꼈을 거예요. 그전에 나스(Nas), 제이지(JAY Z), 빅엘(Big L), 에미넴(Eminem)이 있었던 것처럼요. ‘어차피 내가 얘네보다 랩 못해.’라는 생각을 많이들 했을 거예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래퍼들도 이제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것 같아요. ‘X발 꼭 최고여야 해?’하는 거죠. 누가 우사인 볼트(Usain Bolt)랑 달리기 경쟁을 하고 싶겠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다들 일직선으로 달리는 걸 때려치우고, 빙글빙글 돌든지, 물구나무를 서서 달리든지 하는 느낌으로, 보다 창의적으로 변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생긴 것 같아요.
우리나라 래퍼들, 특히 저는 정통파였어요. 랩을 하려면 정말 제대로 해야 하고, 기술적으로도 엄청 뛰어나게 보여줘야 했고, 당연히 그게 맞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어느새 세상이 변했고, 제가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딱 느꼈어요. 그런데 보니까 많은 사람이 [우리효과 (We Effect)]를 평가할 때 자꾸 예전의 기억에 기준을 두고 평가하더라고요. ‘왜 예전처럼 빡세게 랩을 안 해?’, ‘저스트 뮤직 초심 잃었네.’ 이런 말들을 하고. 그런 의견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이제는 시간이 지났어요. 힙합은 무조건 뱀처럼 껍데기를 벗는 거예요. 그 껍데기가 안 맞으면 새로운 유행, 새로운 멋으로 옷을 갈아입는 거죠. 우리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블랙넛은 자기의 기술적인 빡셈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또 새로운 것들을 차용했죠. 제일 이상적이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거 같아요. 원래의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해요.
LE: 말씀하신 것처럼, [파급효과 (Ripple Effect)]보다 앨범이 별로라는 의견도 많은데, 그런 반응을 보고 어떤 느낌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스: 욕을 하든지 똥을 싸든지는 듣는 사람의 마음이에요. 제가 뭘 사자마자 부시든지 말든지는 온전히 제 마음이잖아요, 만든 사람의 의견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요. 그래서 받아들여요. 그거야 그들의 마음이니까. 하나 더 얘기하면, 그런 비판이나 사람들의 의견에 반응하는 것도 역시 아티스트의 마음이에요.
씨잼(이하 씨): 저는 사실 그런 의견을 잘 안 봐요.
스: 씨잼(C Jamm)은 원래도 그랬지만, 이제 더 ‘So Cool’이에요. 절대 누구를 싫어하거나 미워하지 않아요. 만약 누군가를 안 미워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무조건 씨잼이에요. 얘가 너무 착해서 그런 것도 있는데,, 그냥 ‘에이, 나는 몰라.’ 이런 느낌이랄까?
씨: 제가 교회에서 2주 전에 들은 말씀 때문에 더 그렇게 됐어요. 예수님이 그렇게 수많은 기적을 행하셨는데도 헤이터가 있었어요. (전원 웃음)
스: 그 당시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었지.
빌스택스(이하 빌): 저 같은 경우는 예전에는 피드백을 보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주는 안 보게 되더라고요. 물론, 아예 안 보는 건 아니에요. 저에 관한 부정적인 피드백이나 긍정적인 피드백이 다 있을 텐데, 부정적인 피드백은 안 보려고 해요. ‘좋은 말만 듣고 자뻑할 거야.’ 이런 게 아니라, 그런 걸 보는 게 오히려 창의력에 방해되더라고요. 그중에 맞는 것도 있겠죠. 그런데 그런 부분을 체크하고 업그레이드하려고 하면 제 것이 아닌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요즘은 긍정적인 의견을 보면서 ‘내가 이런 부분은 발전해야겠네.’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요. 좋은 이야기를 보고 느끼면서 에너지로 삼으려고 하는 거죠.
블: 저는 이번 앨범에서 다 좋은 얘기만 들어서 혼자 집에서 존나 웃으면서 보고 있어요. (전원 웃음) 사실 댓글 달기도 했거든요. ‘블랙넛이 정말 좋네요.’ 막 이런 거 쓰고. 물론, 저는 아이디가 16개는 아니고 하나였어요. (전원 웃음)
스: 확실히 블랙넛은 이번 앨범의 MVP인 것 같아요.
LE: 커뮤니티 얘기가 나왔으니 최근 논란이 됐던 일 하나를 더 얘기해볼게요. 저스트 뮤직 직원 채용 관련해서 커뮤니티에서 한동안 말이 많았어요. 빌스택스(Bill Stax) 씨는 SNS를 통해 의견을 표하기도 했는데, 오해를 풀거나 입장을 더 강력히 표명하고 싶다면 이 기회를 통해도 좋을 것 같아요.
스: 나만큼 떳떳한 대표는 지구 어디에도 없어요.
고: 저는 그 액수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단지 스윙스 형이 미움받는 도중에 이런 일이 터져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저스트 뮤직 말고 소속된 다른 모델 회사도 있잖아요. 제가 그쪽 직원 친구들에게도 물어봤는데, 그 친구들이 오히려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스트 뮤직은 모델 에이전시 쪽과 비교했을 때, 업무 강도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낮아요. 출장을 가든, 뭘 하든 확실히 관리하는 대상이 훨씬 적잖아요. 그럼 당연히 업무도 적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모델 매니지먼트쪽이 일이 훨씬 많은데도 액수는 큰 차이가 없어요. 저스트 뮤직이 많으면 더 많았지. 오히려 (그 친구가) 거기서 일하면 안 되냐고 얘기하더라고요. 현직에 있는 친구들이 문제가 아니라고 하고, 그 친구들이 괜찮다고 얘기하잖아요. 그게 제일 신빙성 있는 게 아니냐는 거죠. 적어도 키보드만 두들기는 사람들의 소위 말하는 ‘뇌피셜’보다는 훨씬 신빙성 있다고 생각해요. 그저 헤이팅이죠.
빌: 저 같은 경우는 직원을 거의 50명까지 뽑아봤어요. 사업체가 세 군데 있었고 하다 보니. 제가 계속 일을 하면서 느낀 부분은 직원은 그냥 직원이에요. 서로 필요한 관계고 그게 제일 공평한 거예요. 스윙스는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지만, 사실 저와 대부분 사람은 가족처럼 대하지 않아요. 그분들은 저와 친구 관계가 아니에요. 그래서 직원에게 의리를 바라지도 않아요. 이 사람이 저를 놔두고 나갈 수도 있어요. 그건 배신이 아니죠. 이 사람이 제 클럽에서 일하면서 노하우를 다 배우고 나가서 새로운 클럽을 차릴 수도 있죠. 그저 100만 원이든, 140만 원이든, 300만 원이든, 제가 이 사람이 필요하면 페이를 지급하는 거예요.
면접을 보고 이력서를 받아보면요. 어떤 사람은 서울대 나왔고, 그동안 어떤 일을 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제대로 된 일을 시키면 좆도 못 해요. 그런 사람들은 저에게 필요 없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믿고 처음부터 300만 원, 500만 원을 주냐고요. 지금도 저는 매달 5천만 원씩 직원들 월급을 지급해요. 그런데 그중에 누구는 500만 원을 벌고, 누구는 아직도 130만 원을 벌어요. 500만 원 버는 그 친구는 하루에 1,000만 원을 팔아요. 그러니까 그만큼 받아가는 거예요. 처음에는 돈이 조금 적더라도 일을 해보고, 그 이후는 자기가 만들어가는 거예요. 스스로 열심히 하면 월급은 무조건 늘릴 수 있어요.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그런 욕이나 비난들은 자신을 증명하지도 않은 친구들이 많은 것을 바라는 거로밖에 안 보여요. 만약에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뛰어난 능력이 있고, 자신감이 있으면 저스트 뮤직에서 140만 원 받을 필요 없어요. 삼성(Samsung) 가서 매일 야근하면서 한 달에 1,400만 원 받으면서 일 할 수 있어요. 월급은 애초에 문제가 없지만, 반면 스윙스가 경영을 어떻게 하는지를 배우고, ‘아, 나도 이런 식으로 하면 할 수 있겠구나.’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 동안 사회 경험을 많이 했는데, 아직도 다 도움이 되었다고 믿어요.
한 번 더 말하면, 저는 그런 무분별한 비난들이 다 사회 경험이 없는 친구들, 철부지들이 떼쓰는 거로밖에 안 보여요. 제가 SNS에 글을 올리고 난 뒤에, 저를 또다시 욕하는 내용을 보면서 ‘아, 이런 친구들에게는 진짜 이런 얘기를 해 줄 필요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웠어요. 이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으로 얘기하면, 혁명가가 되어서 사회 시스템을 바꾸든지, 아니면 사회 시스템에 맞춰 열심히 살든지 하세요. 그게 가장 현명한 것 같아요. 최저 시급을 주는 것도 아니지만, 문제는 최저 시급이 아니에요. 최저시급만을 생각하고 있는 게 문제에요.
스: 저는 이 말을 하고 싶어요. 그냥 내가 싫다고 해. (전원 웃음)
빌: 그러니까. 뭘 그렇게 돌려서 말하는 거야.
스: 그냥 스윙스가 존나 싫다고 하라고. 내가 이쁜 여자랑 키스하는 게 너무 싫다고 해. 내 인스타그램 와서 욕하라고. 편하게 욕하세요. 나는 지금 존나 잘 나가고, 너무 멋있게 살고, 너무 멋있는 사람들과 예술을 하고 있어요. 예전부터 제 싸이월드(Cyworld), 페이스북(Facebook), 인스타그램(Instagram)으로 팬들이 ‘너 때문에 내가 자살 안 했어.’라고 존나 많이 연락해요. 저에게 고맙다고 하는 사람 진짜 많아요.
나보다 세상 멋있게 안 살았으면서 욕하는 건 본인이 창피한 일이지. 나는 세상을 바꾸는 일에 기여하고 있어요. 떠들어대는 새끼들은 자기 자신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뭘 하고 있는지 날 잡고 돌아보길 권할게요. 난 나만이 아니라 내 사람들 모두 다 부자로 만드는 사람이니까 내 사람들 건들지 말고 나만 욕하라고 전해주세요. 내가 존나 돼지고, 내가 젖병 무는 거 존나 좋아한다고. (웃음) 내가 옥타곤(Octagon)에서 키스했다고 한두 명의 글이 올라왔는데, 사실은 500명이라고 전해주세요. 내 인생 최고의 날들을 거의 반년 가까이 보내서 존나 재밌었다고. 근데 이젠 보라 씨를 만나서 끊었을 뿐이에요. 지금 더 행복하지만 긴 클럽 수련회 다녀온 기분이었어요. 꼭 그렇게 적어주세요. (전원 웃음)
LE: 알겠습니다. (웃음) 다시 앨범 얘기로 돌아와 보도록 하죠. [우리효과 (We Effect)]의 의미에 관해 설명해주세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고 들었어요.
스: 처음에는 인터넷에 치면서 여러 의미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그냥 ‘우리가 효과를 일으키자’ 이런 말이에요. 그리고 ‘We Effect’가 아니라 ‘Our Effect’가 아니냐고 물어보는데, 이게 의미가 어떻게 바뀌냐면, 영어로 하면 ‘우리가 효과를 준다’라는 뜻이에요. 해외 팬들도 질문이 많이 오고,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이 의미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LE: 커버 아트워크도 흥미로웠어요. 숫자를 잇는 재미가 있었는데요.
스: 사운드도 마찬가지지만, 노창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엄청나게 창조하는 사람이에요. 결국, 이번 커버 아트워크도 노창이 하더라고요. 쟤는 그런 타입이에요. 우리끼리 회의를 하거나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쟤 마인드 안에서는 ‘X발 또 나한테 시키려고 하잖아.’하고 혼자 노예를 자처해요. (전원 웃음) 그러고는 혼자 일어나서 직접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우리의 시각적 이미지의 8할은 노창이 모두 만들어요. 거기에 맞는 직함이랑 월급을 줘야 할 거 같아. (전원 웃음) 이제는 ‘네가 우리의 시각적 이미지를 다 담당해라.’ 이런 느낌으로. 아, 그리고 그 숫자를 이어서 나오는 단어는 ‘우리’ 가 맞아요.
LE: “엄지검지”에서는 엄지와 검지라는 키워드로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참 기발했어요. 힙합에는 무엇을 얘기하느냐도 중요하지만, 한정된 주제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느냐도 중요하지 않나 싶은데, 이 역시 노창 씨의 아이디어였나요?
스: 일단 우리끼리 모이면 얘기를 엄청 많이 하는데, 기발한 건 늘 노창이에요. “엄지검지”는 시각적인 것과 동시에 사운드로도 입에 짝짝 붙죠. 안 그래도 제가 어제 언더그라운드에서 엄청 뜨고 있는 친구랑 밤새 얘기를 했는데, [우리효과 (We Effect)]를 들려주니까 ‘형, 이 훅은 한 번 들으면 정말 온종일 생각나겠는데요.’라고 하더라고요. 편견 없이 음악을 들은 친구들은 그렇게 말해요. 참고로 그 친구는 제가 누군지도 잘 몰라요. 게다가 우리 앨범이 언제 나왔는지도 몰랐더라고요. 저랑 만날 때도 ‘그거 언제 나와요?’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야, 아까 나왔거든.’ 막 그러고. (전원 웃음) 우리가 모여서 하니까 좋은 아이디어, 멋있는 것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들 각자의 음악적 창의력이 다르잖아요. 파워레인져(Power Rangers)가 각자 싸우다가 ‘야, 모여.’ 하면서 다 같이 뭉치는 느낌이랄까.
LE: 훅 메이킹의 경우는 노창 씨가 대다수를 담당하신 건가요? 특유의 노곤노곤한 느낌으로 통일성 있었던 게 노창 씨 특유의 스타일이 전반적으로 작용한 거 같다 싶더라고요.
노: 앞서 말했지만, 제가 또 뭔가 총괄 같은 느낌이 되어서 압박감을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까지 이 곡들을 전부 안 만들면 앨범이 또 전체적으로 밀리거나 망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막 던졌죠. 평소처럼 술을 사서 마시면서 작업을 하다가 멤버들에게 ‘이런 느낌은 어때요?’라고 연신 물어보면서 의견을 냈죠. 그중에 구린 거는 뺐는데, 그래도 꼭 넣어야겠다고 싶은 것들은 ‘여러분, 이거는 한 번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재차 얘기하기도 했어요. 그러면 또 멤버들이 각자 개성대로 스타일을 뽐내면서 제가 원하는 그림에 어우러지는 무언가를 만들어 주고 했죠. 저는 확실히 날짜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이 시기에 내야 하는 게 확실히 정해져 있었죠. 그래서 곡 수를 어떻게 채우고, “실키보이즈”나 “ROLEX” 같은 곡은 어떤 타이밍에 들어가야 한다 등을 많이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 제가 아이디어를 많이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LE: 저스트 뮤직의 스타일이나 스토리가 첫 트랙 “Too Real”에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이만큼 우리가 리얼하고 그 무엇도 숨기지 않는다.’ 이런 느낌으로요. 첫 트랙에 관해서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스: 그냥 막 나가는 간지로 가사를 쓰자고 했고, 다들 그걸 눈치채고 바로 쓴 것 같아요. 노창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합법인 건 술이라 난 아가리에 컵 있어 / 가끔 어떤 새끼들은 내 옛날을 따라서 되고 싶단 애도 있어 노예” 이렇게 말하잖아요. 전 그 가사에 되게 빵 터졌었거든요. 그래서 나머지 멤버들도 가사를 자기 삶에 관해서 쓴 것 같아요. (씨잼은) 멜론 1위 구리다고 하지, 기리보이도 막 경찰이 신나 잡는다고 하고. 다들 기존에 갖고 있던 유머감각과 똘끼, 그걸 드러낸 것 같아요. 참고로 많은 사람이 노창한테 왜 컨셉잡냐고 말하더라고요. 아니에요. 얘는 진짜 이래요. 사람들이 진짜 너무 몰라. 얘 작업실가면 술병 한 500개 있어요. 다 치워서 다행이지. 제가 500만 원짜리 소파 사줬었거든요. 이거 꼭 적어주세요. 오.백.만.원.짜리 소파! 근데 거기에 옷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웃음) 미친놈인 게 분명해요.
그건 그렇고, 춘천 합숙 일화는 얘기해야겠네요. [우리효과 (We Effect)]를 작업하려고 맨 처음 올해 1월에 4박 5일 계획으로 춘천에 가서 작업을 했었어요. 분위기가 장난 아니었어요. 다들 너~무 가기 싫어했어요. 누굴 비난하는 건 아닌데, 예전에 제가 컴필하자고 했을 때는 ‘몇 시까지 와!’ 이러면 ‘OK!’하는 이런 느낌이었어요. 바퀴벌레 기어 나오고 문도 끝까지 안 닫히는 남영동의 진짜 안 좋은 집에서요. 거기서 기리보이랑 같이 살았었는데, 그때는 뭐만 하면 모였고 뭐만 하면 녹음하고 그랬어요. 아무튼, 다들 존나 하기 싫어하는 게 제 눈에 보이더라고요. 근데 그전에 떠벌려놓은 게 있고 제가 책임자니까 욕을 존나 처먹잖아요. (웃음) 그 와중에 제가 군대 가기 전 발표하기로 했던 새 멤버가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인해 우리 회사에 못 들어오게 되면서 부담이 더 심해졌었죠. 그때 심지어 이런 말도 있었잖아요. ‘[우리효과 (We Effect)] 없지 이 X발놈아.’ (전원 웃음) 그렇게 존나 쌍욕 먹고 살고 있어서 괴로웠는데, 사람들이 예전처럼 따라주지 않는 게 엄청 힘들었어요. 한 번은 제가 [우리효과 (We Effect)] 작업하면서 회의할 때 화를 냈어요. 나, 이러고 싶지 않다고. 좀 따라줬으면 좋겠다고요. 그렇게 단계별로 여러 방법을 통해 뭉치게 해서 앨범을 만들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안됐고 그래서 마음을 먹은 거예요. ‘춘천 가자 X발!’
왜 춘천이냐? 닭갈비 먹으면 더 잘되고 그런 게 아니에요. 춘천에 상상마당에서 만든 유명한 스튜디오가 있어요. 도망가서 오지에서 작업하고픈 음악인들이 거길 많이 간대요. 그래서 전화번호를 받아냈죠. 그때 (한)요한이가 전화번호랑 다 알아냈는데, ‘형, 내가 알아냈다고 하지마~ 난 몰라 형! 내 책임 아니야~’ 이래서 ‘알았어. 내가 했다고 그럴게.’ 이러고 제가 멤버들한테 통보했어요. ‘여자친구, 가족, 강아지? X발 다 필요 없어! 행사 Fxxk that shit! 너희 개인 스케줄 Fxxk That! 우리 춘천 가서 이거 할 거야! 그러니까 하자!’ 이랬어요. 첫날이 또렷이 기억나요. 노창은 소주병을 젖병처럼 물고 있고, 빌스택스 형도 가운 두른 채로 있고, 고어텍스는 자다 깨서 ‘밥 안 먹으러 가요?’ 이러고 있고, 씨잼은 특유의 선글라스 끼고 꼭 <매트릭스>에 나오는 꼬마 애 지키는 동양인 남자처럼 있고. (웃음) 첫 끼로 닭갈비 먹고 바로 작업 들어가려 했었는데, 먹으면서 제가 ‘하루에 열 Fxxking 두 시간이야. 핑계 없다. 핸드폰 다 내놔! 매니저 다 모여! 핸드폰 다 걷어!’라고 했어요. 다들 씨부렁대면서 먹고 있는데, 그 와중에 더 약 올리고 싶은 거예요. 저도 미움이 쌓였던 거죠. ‘막걸리 시켜, 동동주! 아~ 맛있다.’ 이랬는데 아무도 안 먹고, (한)요한이는 40킬로 빼느라 ‘난 닭가슴살이나 존나 먹고 있어 X신같이.‘ 이랬죠.
그러고 작업을 들어갔는데 진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처음에는 다들 강제로 하는 느낌이었는데 분위기가 점점 좋아졌어요. 3일째에는 존나 웃긴 일이 있었어요. 그날 그 스튜디오가 예약돼 있는 거예요. 우리가 녹음을 못 하는 상황이 된 거죠. 다들 속으로 ‘이제 집에 가는 건가?’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Fxxk That Shit!’ 저 매니저들이랑 술 먹으면서 ‘야, 강남에 있는 모든 스튜디오 다 알아내! 홍대로는 안 돌아간다!’라고 했어요. 안 그러면 다 죄수복 입고 <쇼생크탈출>처럼 도망갈 거 같아서. 그래서 강남 스튜디오 스무 군데에 전화했는데 다 예약이 돼 있는 거예요. ‘아, 좆됐다.’ 이러고 있는데, 옆에서 본부장 성영이가 ‘형, 우리 스튜디오에서도 할 수 있단 걸 우리 멤버들이 알게 해야 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따르기로 했죠. 그때 눈이 많이 와서 위험하기도 하고, 춘천에서 서울로 올 때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멤버들 모두 짜증 나고 피곤해 있고 그랬어요. 제대로 씻지도 못했었어요. 그래서 재래식 엄청 오래된 목욕탕 가서 씻는데, 빌스택스 형, 씨잼 타투했으니까 할아버님들 목욕탕에서 나가시고, 애기들은 막 쳐다보고. (웃음) 아무튼 그렇게 돌아와서 ‘집에 절대 못 가! 여기! Fxxkin 여기!’라 하고 작업을 했는데, 또다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어요. 그날 “Rolex”라는 곡이 탄생한 거죠.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특히 고어텍스, 블랙넛, 빌스택스 형 세 명이. ‘X발 우리 좆되는 곡 만들었어!’ 이러더라고요. 그러더니 멤버들한테서 센 것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좋은 의미의 팝콘이 튀겨지고 있었죠. 에너지가 불려져서, 존나 Fxxkin 말 그대로 파급효과, 말 그대로 깨끗한 물에 피 한 방울 떨어져서 모든 게 존나 간지 나게 붉어지고 있었어요. 그 후로도 열 시간 정도를 또 작업했어요. 포토그래퍼 분들이 와서 사진도 찍고, 다큐멘터리 찍는 분들 오셔서 영상 또 찍고. 눈 존나 오고 날씨가 미치도록 추운 데다가 다들 진짜 피곤해했죠. 나중에는 (한)요한이가 그랬어요. ‘난 이때쯤이면 스윙스 형이 이제 수고했다면서 집에 가자고 할줄 알았어. 하루 남았는데…’라고요. 근데 아니에요. 저 밤늦게 끝나자마자, 집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모두 타. 다시 춘천 간다!’ 하고 바로 다시 춘천 갔어요. 그때 사람들 표정이 ‘나는 없다~ 나는 이제 없고 컴필 뿐이다.’ 이런 느낌이었어요. 결국에는 다들 너무 멋있게 끝내줬어요.
박재범(Jay Park) 씨가 진행하는 <더컷(The Cut)>이라는 인터뷰,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그쪽 분들이랑 인터뷰하다가 방금 이 얘기를 똑같이 했었는데요. 그 인터뷰어 분들이 ‘그래도 스윙스 씨, 얼마나 당신을 좋아하면 그 이고 큰 래퍼들이 따르겠냐고. 그만큼 당신을 좋아한다는 거예요.’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때 딱 느꼈죠. ‘아, 이런 거구나.’ 지금은 되게 자랑스럽고 좋아요. 모든 게 훨씬 더 행복해졌어요.
LE: 스윙스 씨는 이렇게 이야기해주셨지만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또 다를 것 같기도 해요. (웃음) 그 당시의 감정이 일단 궁금하고, 왜 처음에 모이기 싫었는지도 궁금하네요.
고: 저는 안 싫었어요. 오히려 그런 합숙이 필요했어요. 저는 16마디나 8마디 벌스 하나 쓰는 데 몇 달이 걸렸으니까요. 그 합숙이 하루에 한 벌스 이상 쓸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됐거든요. ‘하니까 된다.’를 느낀 게 춘천 합숙이었죠. 머리털 나고 처음 만든 훅이 “The Cartel” 훅이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저를 찾을 수 있던 기회였기 때문에, 또 제가 필요로 했기 때문에, 별로 안 싫었어요.
빌: 그게 컴필레이션 앨범 작업 처음이니까 그렇고… 저도 [파급효과 (Ripple Effect)]때는 저랬어요. (전원 웃음) 제가 저스트 뮤직 입단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그때가 남영동에서 벗어났을 때였어요. 용산에 있는, 그래도 좀 좋은 곳으로 이사 가서, 그나마 바퀴벌레랑 작업 안 하던 때였죠. TV도 지금처럼 큰 거 있을 때였고요. 그때 저는 바로 <쇼미더머니> 준비를 했어요. 스윙스가 ‘형 무조건 돼. 무조건 해야 해!’ 이랬죠. 근데 저는 그때도 저 자신을 의심하고 있었고, ‘나 떨어지면 어떡하지? 나 가사 존나 못 외우는데 떨어지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을 했었죠. 광장같이 넓은 곳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면 불안해하는 그런 정신병도 있었는데… 근데 그 와중에 스윙스는 할 수 있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그래도 저는 정신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를 했고, 어느 정도 깨끗해진 상태에서 [파급효과 (Ripple Effect)] 작업도하고, <쇼미더머니>도 출연해서 결과적으로는 잘됐죠.
근데 그 이후가 문제였어요.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저스트 뮤직의 문제였을 수도 있어요. 그때가 멤버들 모두 어느 정도 쭉 올라가고 있을 때였거든요. 근데 스윙스가 군대에 가서 리더가 없는 상황이 된 거죠. 그 와중에 다 바빴어요. 씨잼은 나름대로 하루 두세 개 (행사) 돌고, 저도 그랬어요. 겹칠 때도 있었는데, 다 같이 공연할 때가 없었어요. 개인 공연이 더 많았죠. 공연 끝나고 지방에서 서울로 오면, 못해도 밤 11, 12시 이렇게 돼요. 개인 작업하다 보면 새벽은 그냥 지나가고. 그리고 환경이 바뀐 것도 좀 컸어요. 이제는 개인 방도 다 있고, 집에서 하는 친구들도 있고 하니까 예전처럼 모여서 하는 그림이 더는 나오지 않게 됐죠. 카카오톡으로 노래 보내고 피드백 주고받는 그런 시스템으로 바뀌었거든요. 문제는 다른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제 것 하느라 너무 바빠서 다른 친구들 피드백해줄 정신이 없었단 거예요. 애도 봐야지, 음악도 해야지, 사업도 해야 하지. 저는 나름 제 분야에서 커리어를 키워가고 있었죠. 그러다 보니 솔직히 단체 생활에 소홀해졌었어요. 리더도 없고, 리더를 하려는 사람도 없었으니까. 블랙넛한테 하라고 했지만, 당연히 안 하죠.
스: 하랬더니 사면발니처럼 카드만 계속 긁더라고요. (전원 웃음)
빌: 그때 단체생활이 많이 힘들어진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다들 바쁘니까 지금도 쉽진 않아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그때 스윙스가 춘천 가자고 했던 게 너무 싫었어요. 왜냐하면, 빌스택스 앨범을 작업 중이었거든요. 모든 창의력과 영감을 제 앨범에 쏟아붓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걸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하니까 너무 힘들어진 거죠. 내 것 하기도 힘든데, 이것까지 해야 한다고 하니까 멘붕이 와서 많이 참여를 못 했어요. 그래도 배운 건 확실히 있어요. 지난 2년 동안 혼자서 열심히 했던 시간 나름 행복했거든요? 근데 단체 생활도 나름 행복하고 되게 든든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전에 혼자 음악 하던 거랑은 다르게, 스윙스랑 같이하면서 식구가 생긴 거잖아요. 이건 아까 직원 이야기랑은 달라요. 단순히 돈 주고 일을 맡기는 직원들한테는 의리나 다른 감정을 바라지 않지만, 멤버들한테는 그런 감정을 많이 느꼈어요. 제일 형이라 항상 어려워하는 걸 알지만, 그러면서도 항상 저를 느끼고 저한테 피드백을 줘서 고마웠죠. 춘천간 거 자체는 정말 싫었지만, 그 이후로 제가 저스트 뮤직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LE: 춘천 갈 당시에도 노창 씨는 ‘아, 이거 또 내가 다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나요?
노: 그런 걱정은 크게 없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가는 게 싫었을 뿐이었죠. 근데 저 그때 표정 진짜 개 썩어 있었어요. (웃음) (스윙스) 형은 앞에서 ‘와, 닭갈비다!’ 막 이러고 있었는데, 저는 막 입 모양만 움직이는 욕 있죠? ‘아, X발…’
빌: 나도 그랬어. (웃음) ‘아, 여기 존나 맛없어 X발!’
노: 근데 첫날에 생각이 확 달라졌던 거 같아요. 스윙스 형이 ‘무조건 내가 제일 앞장서서 할 거니까 그냥 다 따라와!’ 이렇게 말하니까, ‘아휴, 또 저 형 스타일로 가겠구나’ 싶었는데, 그때 느낀 에너지가 되게 신기했어요. 엄청 생생하고 바로 움직일 수 있겠다 싶은 뜨거운 열정 같은 거 있잖아요. 멤버들도 다 잘하려고 재녹음하고 또 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때부터 이 앨범에 대한 애정이 커졌죠. ‘이거 조금만 하면 더 잘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책임감이 그때부터 생기기 시작했죠.
LE: 춘천 합숙 때 많은 곡을 작업했다고 하셨는데, 반면에 “Indigo Child”는 작년 1월에 일찍이 발표됐었잖아요. [우리효과 (We Effect)]의 수록곡이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이번 앨범에서 빠졌더라고요. 그 당시 곡을 두고 여러 논란도 있었는데, 그 논란이 수록곡에서 제외되는 데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스: 그 곡이 존재하는 걸 다 까먹었었어요. 아무도 ‘트랙리스트에 이거 안 넣어?’라는 말을 안 했어요. (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넣고 싶어요. 그거까지 들어갔으면 진짜 간지 났을 텐데… 까먹었으니 어쩔 수 없죠. 우리 자주 그래요. (웃음)
빌: 그거 작업할 때 컴필레이션 앨범 곡인지도 몰랐는데. (전원 웃음)
노: 앨범 소개에 ‘수록곡입니다.’라고 쓰여 있는데…
빌: 아, 진짜? 그런 의미로 만든 곡이었어? (전원 웃음)
스: 사실 밖에서 봤을 때는 맨날 우리가 뭉쳐서 똑똑한 이야기만 할 거 같은데 전혀 안 그래요. (웃음)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보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랑 그 무리가 몇천억을 만져요. 그 영화에 회의실 장면이 있어요. 밖에서 아무 소리 안 들리고, 막 지네끼리 열정적으로 얘기하는데, 한다는 말이 막 ‘다음 주에 어떤 여자들을 만나서 어떻게 시발 더럽게 놀까!’ 이런 거예요. 미친놈들. (전원 웃음) 영화처럼 마약하고 매춘하고 그러는 건 아니지만, 비슷해요. (전원 웃음) 그냥 만나서 하는 게 헛소리들이에요. 철두철미 계산은 Sxxt… 그런 건 나래가 다해줘요. (웃음)
LE: 확실히 저스트 뮤직은 즉흥적으로 작업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있어요. 뭔가 본능적이랄까요? 빌스택스 씨 가사 중 “내 가사 놓고 분석하고 앉았네” 같은 부분은 그에 연장선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빌스택스 씨가 메이킹 필름에서는 빌스택스 개인으로서의 작업물에서의 표현과 [우리효과 (We Effect)] 안에서의 표현이 다르다고 말씀하셨어요.
빌: 큰 방향성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 다름을 느껴서 이번에 참여를 좀 덜 하기도 했어요. 아티스트로서 생각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 이제는 누군가를 깎아내리거나 섀도복싱을 하는 걸 줄이려고 해요. 그런 부분을 제외한 이야기로 뭘 할지를 고민하는 중이에요. 그렇지만 [우리효과 (We Effect)]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내 거 분석하고 있어 바보들아.’ 이런 걸 안 하려고 했는데, 그 찰나에 [우리효과 (We Effect)]를 만들게 됐고, 나머지 멤버들은 그런 얘기를 꽤 하잖아요. 그 속에서 나만 다른 얘기를 하면 너무 단체 같지 않을 것 같았어요. 어떻게 보면 여기서는 조금 타협한 거죠. 거기까지 고집을 부리고 싶진 않았어요.
LE: 그래도 랩 스타일만 보면 빌스택스의 스타일로 봐야 할까요?
빌: 네, 그렇죠. 랩 스타일은 제 스타일인 거죠.
스: 요즘에 읽는 책이 있어요. 독자분들이나 스태프분들도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 월리스 디 워틀스(Wallace D Wattles)라는 사람이 쓴 책이고, 나온 지 100년도 넘은 책이에요. 그 사람이 하는 말이 뭐냐면 ‘경쟁 마인드로 부자가 될 순 있지만, 다수는 그렇지 못할 거다.’거든요.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보다 농구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있겠어요? 경쟁 마인드로 가지 말고 창의적인 마인드로 가야 한다는 거죠. 어차피 소수만 이길 수 있는 게 경쟁이니까. 사실 전 경쟁적인 마인드가 좀 세요. 한국 스타일 교육이랑 미국 스타일 교육을 모두 받았잖아요. 한국이나 미국이나 경쟁적인 마인드가 지배적이잖아요. 저는 두 개가 완전히 섞여버린 사람인데, 회의를 가질 때나 우리 사람들한테 영감을 주려고 노력할 때 제가 항상 ‘우린 다 이겨야 한다. 조져야 한다!’라고 얘기해요. 근데 하루는 빌스택스 형이 오더니 ‘너 그 책 한 7번 읽지 않았냐? 거기 나오잖아. 이제 경쟁보다 다른 길 찾아보는 건 어때?’라고 하더라고요. 빌스택스 형의 방금 답변은 이런 부분을 전제로 깔고 말한 거 같아요. 굳이 ‘Fxxk You, 너네 X신’ 이런 거 안 하고도 기체처럼 퍼지면서 올라가려고 하는 거죠.
LE: 랩 스타일이나 가사 쓰는 방식에서는 씨잼 씨한테도 여쭤봐야 할 것 같은데요. 옛날이랑 스타일이 정말 많이 바뀌었잖아요. 예전에는 딱 정해진 플로우 디자인에 맞춰 되게 빡세게 랩을 하려고 했다면, 지금은 여유를 잔뜩 부리는 편이잖아요. 트렌드와도 연관이 있을 거 같은데요.
씨: 제 좌우명 중 하나가 손등에 타투로 새긴 ‘낭만’이거든요. 죽을 때까지 어기지 않으려고 정한 좌우명인데, 저는 이 중력(좌우명들)을 위주로 움직여요. 스타일 같은 경우는 일단 제 태도가 바뀌면서 변하기 시작했는데, 제일 최근 갖게 된 태도는 ‘예술가로서 나는 계속 변하는 사람이고, 그 점 하나만 안 변하는 놈이다.’ 이거거든요. 그리고 이제 저는 제가 원할 때 사람들이 저에게 어느 정도는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그런 사람이 됐어요. 이제는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은데 제가 선택한 힙합을 통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랑 같이 멋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요. 그랬을 때, ‘봐봐, 나는 이렇게 특별하게 태어났고, 랩을 해서 존나 잘 살고 있어.’ 이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특히 제 또래나 저보다 어린 사람들이, ‘저 새끼처럼 살고 싶다.’ 라는 느낌이 들게 하고 싶어요. 그 느낌을 계속 가져가려고 해요.
그리고 제일 하나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있는데, 이게 어떤 느낌인지 좀 풀어볼게요. 흔히들 어렸을 때 봤던 잘나가는 형 있잖아요? 저는 그 모습을 갖고 싶어요. 근데 그 형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딱 한 가지 최근에 알게 된 점이 자기가 왜 이렇게 멋있게 됐는지 다는 말해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냥 보고 따라가다가 나중에 알게 되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렇게 살려고 해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문제야. 우리 사회는 이게 문제야.’라는 말만 하는 래퍼들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요. ‘이게 문제야, 이게 문제고 우린 좆됐어.’ 이러면 그 사람의 팬들이, 만약 5만 명의 팬이 있다고 치면, 그 5만 명의 팬이 그 사람의 영향을 받아서 하는 말이 똑같아요. 그런 말만 하는 사람들한테 MC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게… 약간 종교적으로 치면 이단 같은 느낌 같아요. 그 점도 계속 고민 중이에요. ‘이런 사람들을 아니라고 해야 하나? 나만 가야 하나?’
LE: 최근에 스컬(Skull) 씨와 함께한 “Killa Dreads”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하셨던 것 같아요.
씨: 맞는 거 같아요.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서 팬이 DM을 보내서 이야기한 건데… 굉장히 많은 분이 ‘초심’에 대해서 말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근데 제 초심은 구려서 버렸다는 거예요. 저는 더 나은 태도와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려고 해요. 그래서 제 말을 들을 사람들만 도와주려고 하고 있어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스: 저는 씨잼을 완전히 이해하는 게요. 블랙넛 같은 경우도 저는 블랙넛이 되게 멋지다고 생각해요. 얘는 어렸을 때 왕따 출신이었어요. 노창도 나름 아싸 출신이고, 빌스택스 형은 잘 모르겠지만 약간 무서운 형이었을 것 같아요. (웃음) 기리보이는 약간 특이한 거 같은데, 양쪽 사이드에 발 한쪽씩 걸친 그런 특이한 친구였던 것 같아요. 그중에 씨잼은 제가 봤을 때 항상 뭐가 멋있는지를 생각하고, 항상 멋있게 하려고 했던 친구였을 것 같아요. 남자다운 걸 추구하고요. 씨잼은 워낙 논란 일으키는 거 좋아하지도 않고, 하고픈 말 딱! 하는 걸 좋아하고요. 그런 소나이 같은 느낌이에요. 참고로 소나이는 사나이의 제주도 사투리에요.
씨: 그래서인지 제가 방송에서 편집 당한 적도 되게 많았어요. 너무 리얼하기도 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잘 모르기도 하니까…
스: 제가 이 친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엄청 헷갈렸을 것 같아요. 방송이든, 음악이든 자기 관점에서는 자기식대로 했는데 지랄하는 사람도 있었고, 노잼이라는 별명도 막 붙고, 그러다가 존나 패기 있는 노래 발표하면 또 사람들은 거기에 대한 반응이 너무 다양하게 내놨으니까요. 이제는 씨잼이 랩 스타일을 아예 바꿨잖아요? 그래서인지 더 이상은 안 헷갈리는 것 같아요. ’네가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해, 나는 계속할래’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자꾸 <매트릭스>에서 선글라스 쓴 그 동양인 남자가 생각나요. ‘뭐 해야 하는데?’, ‘왜?’, ‘이것 때문에…’ 퍽! 이러고 존나 때리는데, (웃음) 하여튼 간에 본인 스스로 떳떳하고 멋있게 살았다는 걸 아는 사람으로서 사람들도 씨잼을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인생은… 거울 현상이거든요. 제가 세상에 욕하면 그 욕이 다시 돌아와요. 투팍(2pac) 형님 안타깝지만, 그 사람이 그랬잖아요. 카메라에 침 뱉으면 언론은 당연히 좋아해서 더 찍잖아요? 투팍 형님은 그걸 모르고 살았던 것 같기도 하고… 잘은 모르겠네요. 아무튼 씨잼 같은 경우는 ‘X발 난 멋있게 살았는데 왜?’라고 생각하면서 방황 좀 하다가 지금의 상태가 됐는데, 지금처럼 정신 딱 잡고 가는 게 너무 멋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이걸 좀 알았으면 좋겠어요. 얘가 뭘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 씨잼 랩 들어보면 알 거예요. 우리 멤버들끼리도 맨날 이야기하는 건데, 진짜 랩 좀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 씨잼 진짜 랩 잘한다고 할 거라고. ‘씨잼이 더 크면 어떨까?’ 같은 이야기도 해요. 한 번은 예전 여자친구한테 씨잼에 대해 말한 적이 있어요. ‘얘, 내가 스물두 살 때 데리고 왔는데, 언젠가는 분명 나보다 랩 훨씬 잘할 거야.’라고요.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그럼 겁 안 나냐고 묻더라고요. 바로 답했죠. 얘는 그런 운명이라고. 저는 씨잼을 소개할 때도 항상 말했어요. 언젠가 이 친구가 힙합 구세주가 될 거라고. 실제로 얘는 그 길을 가고 있어요. 그러니 제가 보는 관점으로 사람들이 씨잼을 봐줬으면 좋겠어요.
LE: 씨잼 씨도 그렇고 빌스택스 씨도 그렇고 예전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요. 은근히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께 간단하게 이야기해주실 게 있을까요?
빌: 예전 거 들으면 되죠. 저희도 옛날 거 꺼내서 듣잖아요. 옛날 거 좋아하면 옛날 거 꺼내서 들으면 돼요.
스: 전 세계적으로 힙합 팬들이 요구하는 게 뭐냐면, 일관성이에요. 그래서인지 저도 일관성에 대한 강박이 있었어요. 현재 내 생각이 이런데, 이전에 내가 했던 말이 있기 때문에 지금 생각을 얘기 못 하는 상황이 있는 거죠. 일관성의 수갑을 차고 사는 거예요.
빌: 내가 말했던 멋있는 말이 나한테 돌아올 때도 있어.
스: 사실 블랙넛이랑 이런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때 블랙넛이 되게 많이 도와줬어요. ‘형 사람은 변해~ 나 인터뷰 래퍼들 다 보는데, 다 존나 변해.’라고 했죠. ‘형, 왜 그러냐고, 그냥 다 사람이라고.’라고도 말하고요.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저도 마음이 존나 편해졌죠. 지금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예를 들어, 제가 군대에서 처음 나왔을 때, 저는 절 더는 남자로 보지 않았어요. 그냥 ‘좆같다.’ 이랬어요. 근데 지금은? 할 수 있는 만큼 했고 이게 나라고 말해요. 그 기준으로 나를 정할 수 없다고 말해요. 칸예 웨스트(Kanye West) 가사가 그래서 존나 멋있는 거예요. “Haters saying you changed, now you doing your thang(헤이터들은 너가 변했대, 그런 소리 들으면 너가 진짜 잘하는 거야.)”라고 하잖아요. 아, 진짜 존나 멋있네. 뭘 좀 아는 형이네. 아무튼, 그건 그 당시의 빌스택스고, 그 당시의 한요한이고, 그 당시의 씨잼이고, 지금은 또 다른 사람이 된 거죠.
씨: 사람들이 짜릿해하던 구석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그걸 설명할 정확한 한국말을 몰라서 저한테 옛날처럼 해달라고 한다고 생각해요. 그 짜릿한 구석을 찾으면서도 안 촌스럽게 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저는 그냥 사람들이 옛날처럼 해달라고 할 때마다 제가 본 스타들이 걷던 길을 가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아요.
LE: 근데 일각에서는 씨잼이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나 릴 야티(Lil Yacthy)와 같은 래퍼들을 레퍼런스하는 것 같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씨: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저는 걔네랑 친구 될 거예요.
LE: 영향을 받은 게 있다고 생각하세요?
씨: 영향을 받긴 받았는데… 마냥 릴 우지 버트 같다고 말하는 건 이것 역시도 사람들이 한국말로 정확히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러는 거 같아요. 만약에 릴 우지 버트한테 (제 랩을) 들려줬을 때 릴 우지 버트가 그렇게 말하면 그냥 친구 안 할게요. (전원 웃음)
노: 존나 멋있네.
LE: “Too Real”부터 시작해서 이야기가 많이 돌아왔네요. (웃음) “음음”을 들었을 때는 전반적으로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훅 메이킹 방식이 떠올랐어요. 훅 메이킹에서 영향을 받는 부분도 있는지 싶은데요. 아니면 워낙 훅 메이킹을 이야기할 때, 외국 아티스트 이름이 거론돼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노이로제 같은 게 있으신지 싶기도 하고요.
노: 오히려 없을 수가 없는 게, 예전에 “Rain Showers Remix” 같은 경우는 제가 대놓고 퓨처(Future)를 따라 했거든요. 그때는 컴퓨터에 인터넷이 연결돼 있었어요. 집에 TV도 있었고요. 매체를 접할 경우가 많았죠. 근데 서울에 나와 살면서 인터넷 연결은 해놨지만 잘 안 하고… 그냥 제가 필요한 거 찾을 때만 쓰고 있어요.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었죠. 갑자기 정치적인 이야기하는 건 아닌데,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다는 것도 잘 몰랐어요. 요새 누구 음악이 뜨는지 블랙넛 형한테 물어볼 정도로 인터넷을 멀리하고 산 지 꽤 오래됐어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어쨌든 이제는 영향받았다고 생각할 수가 없는 게, 당연히 제 머릿속에서 나왔고, 전 아직 그 사람들 음악을 제대로 못 들어봤거든요. 물론, 스쳐 가면서 한 두 번은 들었겠죠? 별로 신경도 안 쓰고, 그분들이 뭘 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어요. 제 음악이랑 비슷한지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해요.
스: 참고로 노창이 아마 우리 단체에서 외부 일에 대해 제일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일 거예요. 몰라요 아예~ (웃음) 저 맨날 네이버(Naver)에서 1위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얘는 ‘진짜 그랬어?’ 이래요.
노: 맞아요. 형이 전화로 ‘요새 이런 일이 있고, 우리 회사가 140만 원으로 문제가 됐어.’ 이러면, 제가 ‘형, 뭔지 한 번 찾아볼게요.’ 이러거든요? 그럼 또 형은 ‘아, 찾아보지 마, 찾아보지 마~’ 이래요. 그리고 그냥 그 정도로 알고 있겠다고 하죠. 그 정도에요.
LE: [파급효과 (Ripple Effect)]에서는 블랙넛 씨의 우동 먹는 소리라든지, 스윙스 씨의 격한 웃음소리와 같은 재미있는 장치들이 눈에 띄었었는데요. 혹은 “Clique”나 “Dirt Off Your Shoulder” 같은 곡을 샘플링, 오마쥬하시기도 했고요. 사실 이번 앨범에서는 그 정도의 뚜렷한 장치가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숨겨 놓은 장치라든가 이런 게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노: 숨겨 놓은 건 아예 없고요. 그때는 치밀할 수밖에 없었던 게, 저는 알려지지도 않았고, 일이 없었고, 그냥 집에서 작업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저를 이 단체에 끼워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모든 게 벅차 있던 상태였어요. 진짜 최선을 다해서 장치를 만들고, 매번 곡을 피아노로 끝내고, 그러면서 염두에 두던 게 있었어요. 이번 앨범은 제가 거듭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신나기 위해서 만든 앨범이거든요. 베토벤(Beethoven)의 피아노 소나타랑 요새 나오는 댄스 음악, 이 정도의 차이라고 봐도 무방할 거 같아요. 그때는 베토벤의 음악을 만들려는 마인드가 저에게 있었고, 지금은 신나고 싶어서, 다 같이 무대에 올라가 있는 모습만을 상상하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장치도 없고, 곡 배치 살짝 신경 쓰고 그 정도밖에 없는 거 같아요.
LE: 노창 씨를 제외한 [파급효과 (Ripple Effect)]에 주로 참여하신 멤버로는 이중에 네 분이 계신데요. [파급효과 (Ripple Effect)]에는 일종의 변주도 많고, 비트와 랩이 유기적으로 맞아야 하는 부분이 꽤 있었던 거 같아요. 반면에 [우리효과 (We Effect)]에는 비교적 틀이 잡혀 있는 느낌이 있는 거 같아요. 래퍼 분들 입장에서 비트를 소화하실 때, 두 앨범 간의 차이에 관해서 얘기를 들어보면 좋을 거 같아요. 또, [우리효과 (We Effect)]에만 참여하신 블랙넛, 고어텍스 두 분에게는 이번 앨범에서 랩하는 데에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가 궁금한데요.
노: 작업 방식이 아예 달랐어요. [파급효과 (Ripple Effect)] 같은 경우에는 멤버들이 아카펠라를 녹음해서 보내주면 제가 다 다른 곡으로 만들었어요. 그래서 원래 있던 비트는 하나도 없어요. 근데 이번 앨범은 모든 곡을 정해놓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달랐던 거 같아요.
스: 맞아요. 무서웠던 게, [파급효과 (Ripple Effect)] 때는 비트에 맞춰서 우리 아카펠라를 넘기면 아예 다른 곡이 되어서 돌아왔어요. 아예 원래 것이 없었어요. 우리는 렉서스(Lexus)를 줬는데, 얘는 레인지 로버(Range Rover)를 끌고 나오는 거예요.
빌: 있어도 한 여덟 마디?
스: ‘어디 갔어? 렉사스 내놔. X발 뭐하는 거야.’ (전원 웃음)
노: 빌스택스 형이 그때 “소문”에 참여했었는데, 다 짤랐어요. 그리고 한 마디 넣었어요. 그 정도로 제가 마음대로 했었어요.
빌: 얘가 하는 걸 다 믿었어요. ‘내 거 짤랐어? OK.’하면서 기분 안 나빠하고 다들 믿고 따라갔죠.
스: “더” 가사로 사람들이 뭐라 하잖아요. “급식 아줌마가 내 식판에 밥을 퍼 / 그때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변함없어 더” X발 나 그거 할 말 있어요. (전원 웃음) 그때 원래 노창이 줬던 비트가 적당히 장난 칠 수 있는 비트였어요. 막 장난을 쳤는데, 이 새끼가 렉서스를 레인지 로버로 바꿔온 거예요. ‘큰일 났다.’ 했죠.’ 딩딩딩딩딩~ 하고, 노창 막 머리 넘기고, 뮤직비디오 출연하신 정하은 씨 섹시한 포즈 취하고 있고 그러는데, 저 혼자 막 급식 아줌마라고 하고 있으니까 웃길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근데 제가 또 원래 이런 X신 같은 걸 존나 좋아해서요. 저스트 뮤직은 그게 특징인 거 같아요. X신미가 있어서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얘기를 좀 더 하면, (이번 앨범을 두고)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이 있잖아요. 근데 적지 않은 일부는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왜 이래 너네?’ 근데 왜인지 알 거 같아요. 우리가 이번에 X신미를 싹 빼고 음악을 만들었거든요. 블랙넛만 엄청 그걸 지켰던 거 같아요. 나머지는 다 멋있게 가자는 느낌으로 했기 때문에 많은 의견이 있었던 거 같고요. 비트에 대한 이야기를 또 하자면, [파급효과 (Ripple Effect)]는 뭔가 노창의 자식, 새끼 같은 앨범이었어요. 그래서 얘는 거기에 별별 짓을 다 했어요. 피아노치고 클래식 하는 누나한테 노창 피아노 들려주면서 이거 어떠냐니까 이런 거 처음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찍었냐고 물어봐서 컴퓨터로 했다니까 그 누나 마인드가 존나 Fxxk Up되는 거죠. ‘난 이렇게 쳐왔는데, 그렇게 안 하고 다르게 하네.’
LE: 그렇게 해본 적도 없었을 테고요.
스: 네. 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거죠. 근데 [우리효과 (We Effect)] 같은 경우에는 우리는 딱 그거였어요. ‘X발, 우리 힙합 아니냐?’ 언제까지 딩딩딩딩딩~ 하면서 노래하고… 좋긴 좋은데, 그것만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 그냥 Turn Up Motherfxxkin Shit. 술 먹고 꼬장 피는 Shit, 술병 던지는 Shit, 가수한테 맥주 캔 던지는 Shit. 이런 걸 원해서 만든 앨범이에요. 사람들이 그걸 좀 알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제가 시원하게 얘기하고 싶어요. 우리 음악, 이번 앨범은 진지하게 듣는 게 아니라 그냥 그 ‘나 잘났다.’ 감성에 취해야 해요. 안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스스로 존나 잘났다고 느끼고 들어야 해요. 그래야 재미있고, 공연장에서 존나 터지는 거지, 어어엄청 예술적이고 새로운 건 아니에요. 리스크를 없앴다는 말은 아니지만, 리스크에 중점을 두고 만든 게 아니라 원초적으로 Fxxk Up, Turn Up, 파티하기 위해 만든 음악이에요.
고: [파급효과 (Ripple Effect)]가 제가 들어오기 한참 전에 나온 앨범이잖아요. 그래서 한참 뒤에나 들어봤는데, 대서사시 이런 느낌이 났었던 거 같아요. 근데 그걸 TV 프로그램에 비유하자면, 방송국에서 맨날 역사극만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대서사시도 있다가 예능도 나오고, 멋있는 프로그램도 하고, 그러다 또 대서사시가 나와야 좋아하죠. 그때그때 맞는 게 있는데, 대서사시 같은 건 저희가 좀 더 나이가 들거나 시간이 지나면 하겠죠. 길게 봤을 때, 그 중간에 다른 걸 하면서 적절히 컨셉이나 스타일을 배분할 테고요. 근데 그걸 가지고 [파급효과 (Ripple Effect)]랑 비교해가면서 그 앨범이 마치 우리가 해야 하는 정답인 거처럼 얘기하는 게 전혀 이해가 안 됐어요. 되게 갇혀 있는 생각 같아요.
LE: 블랙넛 씨는 어떠셨나요? 지난 앨범에 참여를 못 하시고, 레이블 컴필레이션 앨범으로 치면 이번 앨범이 첫 참여인데요.
블: 앞에서도 다 말했지만, 저는 만들면서 계속 느낀 게, 이 앨범이 [파급효과 (Ripple Effect)]랑 전혀 다른 앨범이라고 생각했어요. 애초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만들었거든요. 진짜 제가 들어도 신나는. [파급효과 (Ripple Effect)]는 좋은 앨범인데, 솔직히 잘 못 들어요. 존나 진지 빨고 들어야 하는. 까는 게 아니라 진짜 진지한 덩어리 같은 느낌이라서… 저는 항마력이 딸려서 오글거리고 그런 걸 잘 못 참아서요.
스: 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이 진지하게 설교하고 있는데, 일부러 방귀 껴서 분위기 깨는 스타일이에요.
블: 아예 ‘좆까, X발.’하고서 노는 걸 더 좋아해요.
노: 이번에도 제가 믹스를 다 했는데요. 하면서 지금도 멤버들 가사를 다 더블링 칠 수 있을 만큼 들었거든요. 다들 곡 분위기에 맞춰서 해요. 근데 블랙넛 형만은 이 형만으로 남아 있어요. 그래서 편곡하면서 너무 고마웠어요. 다 바이브에 맞춰서 가주는데, 아까 말했던 것처럼 그것만 있으면 대서사시가 되니까 재미가 없잖아요. 블랙넛 형이 그렇게 되지 않게 너무 잘해줬어요. 원래 두세 곡 정도에는 블랙넛 형의 벌스가 없었어요. 제가 곡 나와야 하는데 몇 마디 모자란다고 하면 블랙넛 형이 제일 먼저 녹음해서 보내줬었어요. 되게 열정이 가득 차 있었고, 스퍼트를 내서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에 도움을 많이 줬어요.
LE: 스윙스 씨의 곡 제목을 빌려서 얘기하자면, 이번 앨범의 ‘튀어나온 못’은 블랙넛 씨였던 거네요.
스: 맞아요. 이 자유로운 사람들 틈에서마저도 튀어나왔죠. 진짜 튀어나온 못.
LE: 블랙넛 씨는 [우리효과 (We Effect)]에서 “100” 때의 바운스가 다시 살아난 거 같다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블: 에너지의 차이였던 거 같아요. “100” 때는 다 <쇼미더머니> 나가서 잘되고, 저는 X발 공익하고 있으니까 존나 부러운 거예요. 그러면서도 저스트 뮤직이라는 단체에서 도움도 안 된 채로 뭐 하고 있는 건지 싶은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어요. 그런 생각에 너무 갇혀 있어서 (“100”이) 약간 족쇄 풀 듯이 낸 거였거든요. 그 안에 에너지들이 활기찼던 거 같아요. 그걸 내고서 저도 방송에 나가고, 공연도 하고 그러면서 약간 스스로 음악에 재미를 못 느꼈어요. 제가 재미있으려고 하는 음악이었는데, 남 눈치 보기 시작하고, 조금만 이상한 소리 들으면 화나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사이에 나왔던 음악들은 저도 안 들어요. 제가 원래 내뿜던 에너지들이 아니어서요. 근데 [우리효과 (We Effect)]를 다 같이 춘천 가서 작업하면서 그 에너지들이 많이 돌아왔어요. 제가 원래 음악 하면서 느꼈던 재미를 다시 느끼게 되어서 진짜 자연스럽게 (지금의 랩이) 나왔던 거 같아요. ‘“100” 때처럼 기술적으로 잘해야겠다.’라고 생각했던 게 아니라 그냥 음악 만드는 게 재미있었어요.
LE: 앞서 스윙스 씨가 가사, 태도에서 일관성 있는 건 블랙넛이 최고인 거 같다고 얘기해주셨는데요. 그런데 예전 인터뷰에서는 스윙스 씨가 솔직히 나는 “100” 때의 감성을 좋아하고, 그 이상을 넘어가는 수위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얘기하셨잖아요. 이번 앨범에도 누군가 듣기에는 불편할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는 가사들이 종종 있는 거 같아요. 본인도 그렇고, 다른 멤버분들도 그런 가사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씨: 저는 딱 그렇게 생각해요. ‘어, 내가 못하는 말 할 수 있다.’
블: 전 처음 음악을 할 때부터 음악을 어떻게 생각했냐면, 제 인생에서 스트레스받고 억눌려서 생긴 똥을 싸 재껴 버리는 변기 같은 느낌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좆같음을 너네도 느껴봐라.’ 약간 이렇게 생각해요. (전원 웃음) 제가 계속 가사를 세게 쓰는 것도 듣는 사람 엿 먹으라고, 기분 나쁘라고 그러는 거예요. 그때 당시에는 제가 화날 때 스트레스 풀려고 가사 쓰고 랩 하고 그랬었거든요. 그게 지금도 남아 있는데, 이제는 조금 변해가고 있어요. 제가 기분 좋을 때도 가사를 써보고 싶어요. 물론, 본질은 안 변해서 아직도 가사에 조금 불편한 부분이 많다고 느낄 수도 있겠는데,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거 같아요.
LE: 블랙넛 씨가 <쇼미더머니>에 나가기 전까지 유지하고 계셨던 어떤 노선이 있었잖아요. 그게 소위 ‘루저’, ‘찌질이’ 이런 워딩으로 불리는 일종의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근데 지금은 어쨌든 아니라고 할 수 있잖아요. 사회의 기준에서 봤을 때, 그 타이틀을 뗄 수 있을 만큼의 부와 명예를 예전과는 다르게 가지고 계시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가사를 쓸 때 달라진 부분 같은 게 있을 거 같기도 한데요.
블: 피드백을 많이 보는 편인데, 사람들이 제가 그때 뿜었던 에너지랑 지금 뿜는 에너지랑 다르다는 걸 다 알고 있더라고요. 화가 많이 나 있는 거 같고, 뭔가에 쫓기는 거 같고. 근데 그게 맞아요. 그때는 잃을 게 없었으니까. 제가 똑같은 말을 해도 다르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근데 이제는 제가…
빌: 잃을 게 생겨서.
블: 찐따는 아니잖아요. (전원 웃음) 그때보다는 패기가 아닌 부담감 같은 게 제 안에 많이 자리 잡고 있는 거 같아요. 어쨌든 저는 화가 나면 가사를 쓰고, 그걸 뱉는 편인데, 그래서 이제는 그런 게 느껴지게 나오는 거 같아요. ‘저 새끼 재미있네.’ 이런 게 아니라 ‘쟤 어디 불안한가?’ 이런 느낌?
LE: 불안하게 들린다는 거군요.
스: 본인이 알아서 얘기해줬지만, 얘 노래 중에 그런 노래가 있었잖아요. “펀치라인 애비 2”. 그거랑 그전에 냈던 “Higher Than E-Sens”나 “100”, 그리고 지금 거를 비교해서 들어보면, 가사는 크게 변한 게 없는데 사람의 기분 상태가 너무 잘 보여요. 그게 음악의 무서움인 거 같아요. 사람들이 얼굴을 보지 않고도 듣고 알잖아요. 블랙넛은 영리해서 그걸 잘 숨기고 포장하려는 스타일이지만, 진짜 고스란히 나타나더라고요. 인간미가 있고 재미있는 거 같아요.
LE: 사실 최근에 사회적으로 젠더적인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생긴 거 같은데요. 그래서 블랙넛 씨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있는 거 같고요. 그런 걸 통틀어서 바라보면, 윤리적인 문제와 예술적 표현이 어떤 경계에서 부딪히는 거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근데 스윙스 씨도 얼마 전에 다시 “불편한 진실”이라는 곡의 가사에서의 표현으로 다시 논란이 재점화됐었잖아요. 그걸 비롯해서 저스트 뮤직 멤버들이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싶은데요.
스: 아무래도 이게 저를 항상 둘러싼 이슈니까 저부터 얘기할게요. 제가 7년 전에 그런 가사를 써서 사건을 겪었죠. 누구를 비웃는 나쁜 마음으로 쓴 게 아니었고, 그때는 그냥 필터라는 게 없이 가사를 썼었어요. 그게 제 작업 방식이었는데, 하필이면 아무 생각 없이 쓴 가사 중에 하나가 고인 분이나 그분의 자식 분들에게 상처가 된 거죠. 그런 일이 일어나고 나니 제 세상이 무너졌었어요. 그때부터 제 가사 작법이 아예 달라졌었어요. 항상 저를 검토하게 됐어요. 제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에 대해서죠. 존재는 하지만 불분명한 그 어떤 선이 저를 너무 헷갈리게 해서 몇 년 전에는 그 선을 확실하게 정했어요. 자기를 지킬 수 없는 사람, 제가 이런 말을 했을 때 반발할 수 없는 사람, 혹은 자기를 변호하고 보호하기 위해 저한테 공격하거나 방어할 수 없는 사람은 아예 조크로 쓰지 않기로 했어요. 어떤 상황이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들이 상처를 받지 않는 한에서 비유로는 써도 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간에 들었을 때 기분 나쁘지 않은 선. 그건 제가 딱 지키기로 한 틀이고, 대신 남한테 이걸 강요하진 않아요. 어떻게 하든 그 사람 마음인데, 그 말에 대해서는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걸 모든 예술가가 알아야 할 것 같아요.
LE: 나머지 분들은 어떠신가요?
씨: 저도 이건 스윙스 형이 말한 그 문장 그대로 (마음속에) 새겼어요. 그걸 경험하기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신기루”를 냈을 때 자기를 지킬 능력이 있는 사람도 좆되는 걸 봐서요. (전원 웃음) ‘아니야. 이건 힘을 가진 사람이 할 건 아닌 거 같아.’라고 생각했는데, 블랙넛 형 거를 그 기준에 대보지는 않았어요. 제 예술관이나 제가 생각하는 기준으로 판단하는 거 자체가 블랙넛 형 우주에서는 제가 너무 틀린 사람, NPC 같은 인물처럼 여겨지는 행동일 수도 있잖아요. (제가 블랙넛 형의 가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냥 ‘오랜만에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영화 보고 싶은데?’, ‘피 존나 많이 나오는 영화 보고 싶은데?’ 이런 느낌 정도로 생각해요. 이게 제 애정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이건 깡이라고 생각하는 게요. 인터뷰하면서 계속 웃었던 이유가 저는 보지라는 단어를 가사에 안 쓰는 게 쓸 깡이 없어서 안 쓰는 거거든요. ‘나도 욕을 쓰려면 쓸 수 있어.’라고 생각한 적도 있긴 한데, 진짜로 못 써요. 보지라는 단어는, 지금도 두 번 말했는데 너무 쑥스러워요. (전원 웃음) 여자친구랑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말이란 말이에요.
빌: 여자친구한테 보지라는 말을 써? 난 여자친구한테도 못 쓰겠는데.
씨: 완전 흥분됐을 때 쓰는 말이라서 그냥 하면 되게 쑥스럽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건 깡이다.’라고 생각했었어요.
LE: 블랙넛 씨 본인은 어떠세요? 본인의 말을 빌려 의견을 듣고 싶은데요.
블: 그런 단어를 쓰는 거에 대해서는, 저는 이해가 안 가는 게요. 요즘 확실히 젠더적인 문제가 커졌잖아요. 근데 저는 항상 단순하게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욕을 할 때, ‘좆같다’ 이런 말은 되게 많이 쓰잖아요. 근데 유난히 보지에 관한 단어에 대해서는 소중하게 다루려는 거 같아요. 저는 진짜 일차원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왜 좆은 되는데, 봊은 안돼?’ 별 뜻이 없는 거예요. 그걸 보지라고 부르지, 꽃잎 뭐 이렇게 부르나요? (전원 웃음) 보지니까 보지라고 부르는 거지. 그 차이에요. 저는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는 건데, 사람들은 그 단어에 대해서 ‘안돼.’라고 하면서 집착하는 거죠. 제가 분명히 나쁜 의도로 쓴 게 아닌데, 그걸 나쁘게 보는 거 같아요.
씨: 이게 블랙넛 형의 우주 같아요.
스: 정확히 다시 생각해보니까 저는 블랙넛의 음악 중에 몇몇 극단적인 건 정말 안 좋아하지만, 전체적으로 얘 앨범의 모든 가사에 괄호 열고 괄호 닫고 ‘Calm the Fxxk Down’이라고 써야 해요. ‘Everybody Just Calm the Fxxk Down’. 모두 진짜 제발 긴장 좀 풀어. 요즘 세상 보면, 모두가 원하는 대로 되려면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맞아요. 이제는 그냥 친구끼리 ‘어휴, X신.’ 이렇게만 말해도 논란이 되는 세상이잖아요. 세상이 변하려면 어떨 때는 극단적이어야 하지만, 또 어떨 때는 순서가 필요한 거거든요? 평소에 모두가 직장 생활할 때 빼고는 다 가볍게 사용하는 단어를 갑자기 어느 날 쓰면 미개하다는 식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서 강요하잖아요. 누구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여배우, 배우에 관해서 얘기하는데, 배우를 남자로 두고, 여자 배우이기 때문에 그냥 배우가 아니라 여배우라고 하면서 여자를 비하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 논리 자체는 이해돼요.
LE: Actor, Actress에 관한 이야기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스: 네. Actor, Actress처럼. 남자 배우도 여자 배우도 그냥 배우라고 부르자, 왜 남자 배우는 배우고 여자 배우는 여배우라고 칭하냐. 그건 성차별이다. 이 말이잖아요. 아주 좋아요. 근데 이걸 가지고 얘기하면서 싸우는 사람들 보면요. 대부분 사람이 여배우라는 단어를 나쁜 마음을 갖고 쓰지 않는단 말이에요. 99.99%는. 그냥 무의식중에 자연스럽게 여배우. ‘여배우랑 데이트해?’라고 할 수 있죠. 근데 미국 TV 좀 보더니 너무 갑자기 존나 깨어 있는 척. ‘여배우라는 말을 써?’라고 하면서 갑자기 전혀 없었던 정의감을 인위적으로 꺼내서 아무 나쁜 의도가 없었던 사람들을,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반강제로 바꾸라고 폭력을 행사하면서 지랄하는 게 개 Fxxkin 밥맛 떨어지는 거예요.
Anti-war, Anti- 뭐뭐, 안티 뭐뭐. 이런 개념들이 있잖아요. 그런 말들을 어설프게 빌려와서는 이상한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이런 친구들의 사상 뿌리에는 anti-everything이에요. 해결책은 없고, 오로지 문제만 있어요. '난 세상의 모든 게 다 마음에 안 들어'라는 아이디어를 구멍 많은 체계로 만들어서 깨어있는 척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냥 ‘얘들아, 생각해보니까 배우라는 단어를 남자한테만 쓰고, 여자 배우에게는 '여'라는 말을 붙이는 게 여자들에게 비하적으로 느껴지지 않냐? 우리 이제부터 여자든, 남자든 배우라고 부르는 거 어때?’ 이렇게 얘기하면 다 OK할 거예요. 근데 갑자기 X발 아무 생각 없는 사람한테 가서 ‘너 여배우라는 말 썼어? 너 X발 2017년 속에 사는 사람 맞아? 야, 다 와. 이 새끼 그 동안 인터넷에 쓴 거 다 검색하고, 얘 했던 거 다 찾아. 바보라는 말도 썼네? 야, X발 그거 장애인 비하야.’라고 하는 거죠. 그러니 여기서 Calm the Fxxk Down이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어요. 너무 이상한 쪽으로 가고 있어요.
제 생각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윤리적 기준, 도덕적 기준, 예의의 기준이나 주관이나 사상이 너무 없는 상태로 지내다 갑자기 들려오는 모든 아이디어를 수용하려다 보니까 미쳐버린 거예요. 과부하 걸린 거예요.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만약에 그런 논리로 가면, 인도인들은 소를 성스럽게 생각하니까 소도 안 먹어야 하고, 생선 아프니까 명절 때 굴비 안 먹어야 하고, 아무것도 안 먹어야 해요. 멍청이 중 더 극단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소리까지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구의 모든 병폐의 원인은 인간이니, 자연을 위해서 우리가 없어져야 할 것 같아. 그러니 이제부터 우리끼리 잡아먹자!' 라는 식으로. 모르겠어요. 조지 칼린(George Carlin)이 말 잘한 거 같아요. 너의 사상이나 종교는 그냥 너가 갖고 있고, 남한테 강요하지 말라고. 모두가 좀 Calm the Fxxk Down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고칠 건 고치되,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에요.
LE: 문제 제기는 할 수 있으나, 그 방식이 문제가 된다는 말씀인 거겠죠?
스: 그것도 그렇고, 항상 너무 격앙되어 있다는 거예요. 싸울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빌: 그러니까 계속 분석하고 있는 거예요. 얘는 무슨 얘기 했고, 여태까지 어떻게 했고.
스: 과다 분석을 존나 하고 있어요.
씨: 사람들이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포화라고 해야 하나? 여튼 세상이 어떻게 변한 것 같냐면, 다들 너무 작고 투명한 튜브 속을 스스로 선택해서 사는 거 같아요. 또, 그 튜브의 크기를 거식증 환자같이 일부러 더 작게 만드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점점 숨 막힌 채로 사는데, 본인들이 다 같이 합세해서 ‘우리 좀만 풀자. 유도리 있게 가자.’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보다 유도리 좋은 민족이 없거든요. 경찰들도 존나 유도리 좋아요. 웬만한 잘못에는 ‘아, 저기 아가씨 혹은 총각 술 적당히 좀 먹고 사고 치지 말고 집에 얼른 들어가요.’ 이러잖아요. 예를 들어, 어떤 아버지뻘 아저씨가 술 먹고 저를 때려요. 딱 보자마자 열 받아도 아버지뻘에 취하셨어. 그럼 ‘에이씨, 그냥 가세요.’라고 하잖아요. 미국이나 영국 같은 나라는 안 그래요. 때리면 그날은 그냥 죽는 거예요. 미국에서 벤치에 술 취한 채로 자고 안 좋은 일 겪으면, ‘왜 니가 X신 같이 거기서 잤어.’라고 해요. 무슨 말인지 알죠? 그렇지 않고 유도리 좋은 민족이 왜 갑자기 막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본인들을 위해서 서로 풀어줘야 할 때가 온 거 같아요. 어느새 유도리는 없어지고 비현실적인 원칙만 엄청 많아져서 숨 막힐 때가 너무 많아요. 이걸 아예 못 느낀다고 하면 정말 안타까울 것 같아요.
고: 물론, 스윙스 형이 아까 말한 '약자 보호' 원칙은 지켜야 할 필요가 있죠. 근데 힙합엘이 커뮤니티만 봐도 블랙 코미디 수준을 넘어선 언어폭력이 존나 많단 말이에요. 페이스북이나 그런 걸 봐도요. 그 사람들은 익명성? 아니면 뭐 때문에 허용되는지 모르겠어요. 거기서는 블랙 코미디도 되고, 언어폭력도 되고, 다 되는데, 왜 우리는 안되냐는 거죠.
빌: 공인이니까. (웃음)
고: 그러니까. 공인이기 전에 저희도 똑같은 사람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평등이랑 직결되는 부분이죠.
씨: 저는 최근에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인터넷에 욕을 쓰는 사람은 자기가 욕을 쓰면 얼굴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그 사람 얼굴을 모르고 그 욕을 보잖아요. 저는 제가 얘기를 하면, 제 얘기를 듣고 자기네들이 알아서 생각하잖아요. 근데 되게 많은 사람이 그걸 하면서 동시에 저한테 돈을 가져다주잖아요. 그래서 제가 존나 멋있는 삶을 사는 예술가고, 반짝이는 사람이면 먼저 움직여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이 반짝이는 사람들의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야 제가 반짝인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제가 인스타그램에서 팬들이랑 DM하면서 느끼는 게, 팬들이 자기가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서 많이 얘기해요. 저랑 잘 통한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은근히 오타쿠들이더라고요. 아, 그냥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이걸 너무 열심히 설명하면 폼이 안 나서 못 말하고 있는데, 학창시절 친구를 만나면 씨잼아, 성민아, 너가 부럽다고 말하는데요. 그 부러운 이유를 그 사람도 알고, 저도 알죠. 그 말을 같이 학교 다닐 때는 들은 적이 없어요. 아무튼, 출발점이 똑같다는 걸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를 모르겠는 그런 상태에요. 제가 뭐라고 말하는데, 상대방은 ‘너는 씨잼이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저도 그런 거로 상대방을 놀릴 때도 있어요. 저는 그냥 다 같이 행복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예술가들의 역할이 맡는 거 같아요.
노: 저는 멤버들이랑 그냥 아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는데요. 만약에 피카소(Picasso)가 자기 그림을 자기 고추에다가 페인트를 묻혀서 그렸더라도 제 기준에서는 먼저 보이는 게 그림일 거란 말이에요. 그리고 나중에 피카소가 고추로 그림 그렸다고 해도 달라질 게 없을 거 같아요. 저는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표현을 쓰고, 어떤 이슈가 될만한 말을 썼느냐보다 그 모든 걸 큰 그림으로 받아들이거든요. 그래서 항상 블랙넛 형 거 가사 들어보면, 대담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와, 어떻게 표현력이 저렇게 좋지?’라는 생각부터 해요. 그리고 각자 자기만의 표현 방식이 따로 있고. 누구는 새끼손가락으로 그리고, 누구는 엄지손가락으로 그리고, 누구는 귀로 그리고 이런 느낌인 거죠. 근데 요즘 사람들은 ‘고추로 그림을 그렸어? 존나 더러워. 피카소 좆까.’라고 하거나 ‘남자가 새끼손가락으로 그렸어? 저 새끼 게이 아니야?’ 이런 정도로까지 이상하게 해석해버리는 거 같아요. 게이가 잘못됐다는 말은 물론 아니에요. 저는 솔직히 이해도 안 가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요. 전 제가 받아들이는 대로 할 거고, 우리 멤버들도 그렇게 할 거라고 믿고 있어요.
LE: 블랙넛 씨 등을 둘러싼 최근의 사회적인 논란에 관한 이야기를 길게 해봤는데요. 블랙넛 씨의 또 다른 테마라고 하면 디스가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이번 앨범에도 디스 아닌 디스가 있어요. “Rolex”에서 불한당이라는 집단이 가사에 나오는데요. 생각해보면, [파급효과 (Ripple Effect)]에는 “인수인계”라는 트랙이 있잖아요. 그전 세대는 가고, 우리가 새로운 제네레이션이다, 세대를 교체한다는 뜻이 좀 있잖아요. 그리고 불한당에 어쨌든 비교적 연배가 있는 베테랑 분들이 계시는데, 특별히 불한당을 언급한 이유가 있을까요?
블: 제가 가사에 불한당이라는 단어를 쓴 건, 불한당을 딱히 조져야겠다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어요. 그쪽 분들이 언더그라운드를 지키려는 이미지를 심어놓았고, 그게 홍대 안에서 뿌리를 잃지 않고 우리의 움직임을 이어가야 한다는 식이었던 거 같아요. 저는 그런 사상에서 벗어나서 더 넓게 뻗어 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불한당처럼 영원히 홍대에서 음악하고 그러고 싶지 않다고 한 거예요. 외국도 가고 싶고, 더 크게 가고 싶다는 의미에서 쓴 거예요.
스: 블랙넛이 이렇게 얘기하긴 하는데요. 얘가 예전에 썼던 가사 때문에 그 멤버 중의 한 명이 얘를 때리려고 했었어요. 그 사람이야말로 자기를 지킬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너 다구리 친다.’ 같은 말을 지껄인 거예요.
LE: 불한당의 멤버분이라는 거죠?
스: 네. 저는 그걸 딱 듣고 ‘너네가 그렇게 했으니까 OK. 블랙넛 너 마음대로 해라.’ 이렇게 생각했었어요. 음악적인 영역을 넘어서 나이 드신 분들이 개X꼰대, 중학생 일진 마인드로 그렇게 하는 건 Fxxk No죠. 그 가사를 들은 사람은 뼈저리게 느껴야 해요. 하여튼 제가 볼 때는 그 사건으로 인해 블랙넛 자기도 모르게 그런 가사가 무의식중에 나온 거 같아요.
한: 근데 그분이 제 딴에는 야비하다고 느껴진 게요. 어떤 술집에 저랑 블랙넛 형이랑 몇 명이 갔어요. 갔는데, 그중에 한 명이 불한당 쪽 분들이랑 아는 사이였어요. 만약에 (그 멤버가) 블랙넛 형이 싫었으면 와서 ‘나, 너가 마음에 안 든다.’라고 하면 그래도 좀 남자답다고도 볼 수 있었을 거 같아요. 근데 그 아는 사이인 그 사람에게 ‘야, 블랙넛 데리고 와.’라고 하고, 자기는 자기 자리에 앉아 있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랑 같이 온 그 사람도 애매해진 거죠. 조금 한 다리 걸쳐 있는 거 때문에 ‘미안한데, 잠깐 와줘야 할 거 같아.’ 이렇게 되어서 그런 일이 좀 있었죠.
빌: 제가 안 좋은 소문이 많았거든요. ‘무서운 형이다’ 이런 거. 그게 왜 그랬냐면 저 어릴 때도 이런 일이 많았어요. 저는 그럴 때마다 형들하고 싸우고 개겼어요. 한 살 형, 두 살 형 이런 거 신경 안 쓰고 저한테 욕하고 다가오면 저도 욕하고 싸웠거든요. 그게 반복되다 보니까 오히려 제가 개새끼가 되고 무서운 사람이 되더라고요. 그 사람들이 그런 행동하는 건 자기 살 깎아 먹기인 거 같아요. 신경 안 써도 되고 전진하면 돼요.
노: 까놓고 말해서, 불한당 멤버 중에 지금의 빌스택스가 있다고 쳐봐요. 그러면 음악으로 디스했겠죠. 자존심이 있으니까요. 근데 아니잖아요.
빌: 음악으로 디스할 거리가 아닌 걸 자기들도 알면서 그냥….
LE: 저스트 뮤직의 가사에 정치 안 하고 음악만 한다는 식의 가사가 자주 등장하잖아요.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어떤가요? 힙합 씬 내부의 사람들을 넘어서서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저스트 뮤직을 어떻게 바라보는 거 같나요?
스: 정치는 누구나 하는 거예요. 저는 아이와 엄마 사이에도 정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저스트 뮤직은 일부로 그러는 게 아니에요. 다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해하는 느낌이 항상 들어요. 기리보이 봐요. 자기 증명하기 바쁜 사람 아니에요. 다들 똑같은 생각이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약간 동떨어진 사람이 된 거지, 일부러 쳐내고 쇄국정책 펼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저나 빌스택스 형, (한)요한이 정도는 밖으로 나가는 걸 좋아해요. 특히 빌스택스 형은 막 대만인, 캐나다인, 미국인 다 만나요. 완전 외교적인 스타일이에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 자연스럽게 동네 동생 만나는 스타일인데, 멤버 몇몇은 안 그래요. 예를 들면 블랙넛한테 좋아하는 사람한테 먼저 연락해보라고 하면, "아…." 이런 스타일이에요. 대놓고 누굴 밀어낸다는 분위기는 아니에요. 사람들이 저희를 그렇게 보는 건 알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어요. 우리끼리 모여서 '우리끼리 해야 해!' 이런 건 없어요.
LE: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저스트 뮤직을 밖에서 어떻게 보는 거 같나요? 짜증 날 수도 있고요.
빌: 솔직히 짜증 나죠. 저는 웬만하면 적을 안 두려고 하는데, 만약에 스윙스랑 적이면 저랑도 편한 사이가 되진 못해요. 블랙넛의 가사 때문에 좀 그렇다면 저와 쉽게 가까워질 수도 없어요. 친구로 만나는 건 좀… 여기는 맨날 같이 있으니까 아이디어, 사상을 공유하고 같이 공부하고 음악 하니까 다 아는데, 다른 곳은 어떨까 싶어서 가면 진입이 어렵긴 하더라고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긴 해요. '쟤는 저스트 뮤직이고, 스윙스도 같이 있고, 노창도 있고, 블랙넛도 있고, 누구도 있고.' 하면서 자기네들의 그 무언가를 안 들키려고 하기도 하고…. 친해지기가 어렵긴 해요. 우리가 한 뭉치인 게 세게 보이긴 하나 봐요.
LE: 새 멤버 두 분에게도 여쭤보고 싶어요. 저스트 뮤직에 들어오신 지가 비교적 얼마 안 되셨으니까요. 들어오기 전부터 멤버분들과 친했을 거 같긴 한데, 들어오기 전후가 어떻게 달랐나요?
고: 저는 솔직히 다른 멤버랑 접촉 없이 스윙스 형 줄 타고 들어온 경우라서요. 그전에 막 친하게 지내고 이런 건 없었어요. 노창 정도? 노창도 친한 건 아니었어요. 아무튼, 저도 인간관계가 너무 칼 같고, 빌스택스 형처럼 제 친구를 적대하는 사람은 저도 안 보고, 저랑 적인 사람을 제 친구들이 같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싫어요. 그래서 제 주위에 저스트 뮤직에 대해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저를 믿고, 저도 그들을 다 믿거든요. 제가 하는 일에 다 뜻이 있다고 믿어주는 사람밖에 없어요. 그래서 딱히 대단한 건 없었어요. 그냥 제가 좋아서 들어온 거고, 알고 보니까 다 비슷한 사람들이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어떤 힘이 작용해서 여기로 들어온 거겠죠. 비슷한 사람만 있는 곳에 엮인달까요? 들어오고 난 후에 본 커뮤니티나 인터넷에서 저스트 뮤직을 향한 시선은 거의 다른 레이블의 팬들이 욕하는 거 같고. 다른 레이블을 욕하는 팬들도 저희 팬이겠죠. 스윙스 형이 파워 게임이라고 했잖아요. 팬들 사이에도 그런 게 있으니까요. 진짜 팬들 말고 캐쥬얼한 팬들은 그런 것도 신경 안 쓰고 저희 노래 좋게 듣는 거 같고요.
한: 저는 좀 다른 게, 들어오기 전부터 두루두루 친했고, 친구인 사람도 있고, 빌스택스 형이랑은 <쇼미더머니>도 같이 했었어요. 들어오고 나서도 예전과 똑같았어요. 다만, 외부 아티스트가 저를 아니꼽게 보는 걸 가끔 느껴요. 제가 클럽 헨즈(Henz)가 집에서 가까워서 자주 놀러 가는 편인데, 거기서 저스트 뮤직을 싫어하는 듯한 몇몇 아티스트를 만났었어요. 괜히 시비를 거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저는 먼저 가서 센 척한다거나 전혀 안 하고 강아지처럼 비비는 스타일인데, 제가 저스트 뮤직이니까 일단은 별로라고 취급하는 사람이 있어요. 옛날엔 좀 더 잘해서 그래도 친해지려고 했는데, 이제는 '좆까라. 나 저스트 뮤직이다.'로 바뀌어버렸어요. 그리고 종종 다른 사람을 우연히 만나잖아요. 꼭 저스트 뮤직만 그런 거 같은데, "노창 왜 그러냐?", "스윙스 왜 그러냐?"라고 묻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이렇게 말하면 좀 웃기는데, 제 가족 험담을 하는 거 같아서 그게 싫어요.
스: 그렇게 접근하는 거 자체가 X신인 거 같아요. 제가 걔네한테 "너희 엄마 왜 그래?" 이거랑 뭐가 달라요. 일단 알아보자는 게 아니라 나쁘게 보고 시작하는 거죠. 그래서 멤버들한테 좀 미안해요. 저는 힙합 씬에 들어온 날부터 그랬거든요.
빌: 저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람들이 그러지 않은 적이 없고, 여태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아예 (마음) 고쳐먹은 게, 다른 회사도 회사거든. 음악 하는 회사를 떠나서 우리도 빵을 만들고, 다른 회사도 빵을 만드는 회사야. 다른 회사가 우리보고 뭐라 해서 더 잘 팔리는 것도 아니고, 쟤네가 뭐라 그래서 우리가 망하는 것도 아니에요. 다른 회사가 그렇게 말하는 거 자체가 오지랖이지. 그렇게 하는 얘기에 신경꺼도 되고, 우리도 다른 빵집에 관해 얘기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단 생각이 들어요. 이 회사가 크는 데 있어서 저 회사를 이겨야 하면 이 회사는 얼마나 조그맣고, 좆밥이고 야망이 없는 회사에요. 그래서 전 외부에서 뭐라 그래도, 바뀔 게 전혀 없어요. 저는 여전히 사업해서 돈 벌고, 음악 내서 별점 많이 받고, 잘살고 있어요. 거기서 아무리 절 싫어하고 배척해도, 걔네가 이 씬을 만든 게 아니고 우리가 만든 거예요. 그중에 제가 속해있는 거고요. 서로 욕해도 바뀌는 건 없고 제가 잘하면 돼요.
스: 아, 그리고 우리 팬들은 다른 팬들 신경 안 썼으면 좋겠어요. 우리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팬이 가수를 닮는다는 말이 있는데, 모순적이지만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점만 배우라고 해요. 제가 좋은 사람, 멋있는 사람이 되면 되는 거겠죠. 아무튼, 팬분들은 제가 누군가랑 문제가 생겼어도 그건 저와 그 사람의 문제니까 제 편들어줄 필요 없어요. 인터넷에서 까일 때도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남들 되게 좋아해요. 저는 씨잼, 빌스택스 형이랑 갈등 있는 사람 중에서 좋아하는 사람 많아요. 나플라(Nafla)는 저를 디스했지만, 우리 회사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은근슬쩍 얘기했어요. 어떤 일도 생각보다 심각한 고 그런 거 아니니까 특히 팬들은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쉽게 얘기해서 똑같은 짓 하지 말라는 거예요.
LE: 한요한 씨가 지금 말을 좀 보태주셨으니 (한)요한 씨 관련된 이야기를 더 해보죠. (웃음) 티저 영상에서 저스트 뮤직에서 어떻게 스텝을 밟아가야 할지에 관한 고민이 있었다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나요?
한: 재미있는 게, 저희가 여행을 갔다고 했잖아요. 그때 저도 가사 열심히 써보고, 랩을 해야 하나, 훅에 노래를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거든요. 근데 랩은 씨잼이나 빌스택스 형이 너무 잘하잖아요. 어나더레벨이에요. 아예 달라요. 그래서 훅을 해야 하나 싶었는데, 노창이나 기리보이가 너무 유하게 잘하는 거예요. 이것도 아니다 싶더라고요.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을 빠져야 하나 싶었는데, 그러다 제가 기타리스트 출신이다 보니, 연주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줘야겠다 싶었어요. 제 옆방에 블랙넛 형 방이 있는데, 한 번은 "실키보이즈" 만들 때 아웃트로 만드는 소리가 들리는데 되게 웃긴 거예요. 마지막에 기타 연주가 멋있게 나오면 딱 좋으니까 잼으로 해서 보냈는데, 블랙넛 형도 좋다고 해서 들어갔어요. "필요이상"도 노창 작업하는 게 제 방에서 들리거든요. 듣다가 제가 들어가면 좋겠다 싶은 곳에 들어가게 됐어요. 이건 결과고, 정신적으로는 컴필레이션 앨범에서도 저만 보여줄 수 있는 색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심했어요. 잠도 잘 못 자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어요. 멋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튀어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죠. 불편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하나의 앨범인데 멋있게 서포트해줘야겠다는 생각, 멋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편해졌어요.
노: 참고로, (한)요한이가 아이디어 같은 것도 잘 던져 줬어요. "카니발갱"도 (한)요한이 아이디어였어요. “Illionaire Gang”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는 카니발 타고 다니니까 카니발 갱 하자고. 다들 헤헤거리다가 ‘어?’ 하고 바로 가사를 썼어요.
LE: "실키보이즈"는 고어텍스 씨나 한요한 씨의 색이 잘 묻은 듯해요. 고어텍스 씨가 샤데이(Sade), 디안젤로(D' Angelo)를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그래서인지 90년대 알앤비스러운 게 있는 듯하고요.
한: 그 노래는 99.9%가 둘이 다 만든 거고요. 그 이후에 제가 소스를 뿌린 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들었을 때 가사도 웃기고, 힙합의 범주를 벗어나서 재미있잖아요.
고: 근데 제가 다른 곳에서 샤데이, SWV, 디안젤로 좋아한다고 했던 거랑 "실키보이즈"랑은 아예 달라요. 어느 부분에서 옛날 것이 나오냐고 했을 때 딱 짚어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걸요. 멜로디가 들어갔다고 해서 그게 옛날 게 될 순 없거든요. 벌스도 랩 하듯이 멜로디를 얹었는데, 그건 최근의 거고요. 아마 브릿지에서 존나 뻔하게 가성이 터지는 그런 부분에서 향수를 느끼는 거겠죠. 그게 저랑 블랙넛 형이 노렸던 거거든요. 옛날 거라고 얘기할 순 없는데 향수를 느껴지는 거, 그게 저희가 생각하는 "실키보이즈"에요. 곡 이름이 존나 이상해서 웃기긴 하는데….
블: 저랑 고어텍스랑 이야기하는데, 서로 좋아하는 취향이 알앤비에서 맞물리는 거예요. 그렇다고 말 그대로 옛날 걸 재현하는 게 아니라 정신만 좋아했던 그 마음 자체로 가서 음악에 녹여낸 거예요. 근데 진짜 잘 만들어요. "실키보이즈"도 저는 벌스만 붙인 거고, 다 고어텍스가 짠 거거든요.
고: 왜, 회사에 걸어두는 사훈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 곡이에요. '바보들이라고, 사랑 못 합니까?' 이런 거죠. 너무 뻔한 러브송인데, 안 식상한 거요. 블랙넛 형이 제가 다 짰다고 했지만, 개발해가는 단계에서는 블랙넛 형의 의견이 영향을 많이 끼쳤어요.
LE: 사실 "실키보이즈"는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랑은 결이 좀 다른 거 같아요.
고: 왜냐하면, 제가 떼를 존나 썼어요.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고. ‘제발’이라고까지 했어요. 저희 둘 다 "실키보이즈"밖에 안 들었거든요. 다른 가수들 노래 안 듣고, 하나만 들었어요. 결과가 보이는 거예요. 원래는 컴필레이션 앨범 나온 후에 싱글로 뮤직비디오도 같이 나올 계획이었는데, 그때까지 못 참겠더라고요. 그래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다른 거겠죠.
스: 전 그냥 너무 하고 싶어 하는 게 아름다웠어요. 어떤 작품이든지 간에 그게 어쩔 수 없이 노래에 드러나요. 예를 들면, 우리가 네이버에서 온종일 1위에서 4위까지 찍었다고 다 기분 좋았었거든요. 하민이 들어오고, 고어텍스 들어오고. 기분 좋은데 노창이 노래를 즉흥적으로 만든 거예요. 스포일러니까 말은 안 하는데, 오랜만에 노창한테 에너지를 느꼈어요. “밖에 비 온다 주룩주룩” 이상의 에너지였어요. 제가 노창한테도 역대급이라고 했어요. 뮤지션이든, 리스너든, 우린 그런 에너지를 받고 싶은 거잖아요. 그래서 둘이 "실키보이즈"를 만든다고 했을 때, 본인은 떼썼다고 하지만 저는 정말 좋았어요.
LE: 고어텍스 씨는 이번 앨범이 첫 등장이다 보니 그렇게 주장을 강하게 하셨던 거 같네요. 그만큼 앨범이 나오고 나서 피드백도 신경 많이 쓰셨을 거 같아요.
고: 제가 이번 앨범 피드백을 다 봤거든요. 근데 호불호가 엄청 갈리더라고요. 존나 좋다 혹은 존나 싫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는데, 그런 피드백 중에서도 '이 새끼는 한 게 뭐 있다고 카니발 타는 내용 쓰냐?' 이런 것도 봤어요. 근데 저 카니발 개 오래 탔단 말이에요. 제가 이전에 어떤 사람인지 모르거나, 패션 쪽에 관심이 없어서 모를 수도 있겠죠. 물론, 제가 쓴 가사들이 다 비슷비슷한 거 저도 알아요. 근데 다 진심이고 거짓말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이 새끼 척하네' 같은 피드백 보면서 좀 웃겼어요.
스: 그냥 신참한테는 모두가 원래 그렇게 하는 듯해요. ‘어, 들어왔어? 개새끼야. 이리 와 봐. 한 대 맞자.’ 이런 느낌이죠. 어딜 가도 그래요. 군대도 그렇고, 강아지들도 강아지 카페 가면 존나 뛰어와요. 'X발 뭐야, 이 새끼.' 하면서 똥꼬 냄새 존나 맡고. '좆밥 아니네? 우리편 하자.' 이런 거. 신삥이라는 게 한 번밖에 없는 거잖아요.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너가 겪는 시기는 너를 존나게 강하게 만들 거란 걸 난 알기 때문에 기뻐.
고: 평소에 SNS로 욕을 많이 먹어서 어떻게 컨트롤 하는지 알긴 해요. 근데 이런 쪽으로는 처음이라서 스윙스 형한테 전화해서 다 죽여버리고 싶다고 그랬는데…. 적응의 문제인 듯해요. 사람들이 제 목소리에 적응되면 없어질 거로 생각해요.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은 욕도 못 먹잖아요.
스: 욕 존나 비싼 음식이네. 아무튼, 인간이라면 초반에는 특히 안 그럴 수 없지. 너같이 하는 게 완전히 정상이야.
고: 사람들이 항상 저한테 안 된다고 했어요. 고향에서도 안 된다, 부모님부터 시작해서 선생님, 친구, 모델 매니지먼트 사장님까지 안 된다고 했어요. 외국 나가도 안 되니까 3개월 관광 갔다고 치고 있다 오라고 했는데, 제가 잠수 타고 미국 가서 된 거거든요. 저는 제가 생각한 게 한 번도 실현되지 않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하나도 걱정 없고, 컴필레이션 앨범에서 제가 한 것도 안 부끄럽고 좋아요.
LE: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고어텍스 씨는 저스트 뮤직이 가진 프라이드에 굉장히 잘 맞는 거 같아요.
스: 초반이라 당연하지만, 사람들이 아직 고어텍스의 스타일이 낯선 거 같아요. 시크하고, 세련되고, 재수 없는 거 세 개가 섞여 있는데, 저는 그게 좋거든요. 워낙 블랙넛, 노창, 저, 빌스택스 형처럼 앞으로 튀어나가는 캐릭터가 아니다 보니까, 차분하게 지켜봐야 맛이 느껴지는 스타일이에요. 제가 요즘 와인을 존나 먹는데, 솔직히 한 40번 먹었는데요. 그래도 하나도 구분이 안 가요. 근데 와인 아는 사람은 먹어보면 딱 알잖아요. 와인 같은 친구예요. 시간이 지나보면 다 알 거예요.
LE: 인터뷰 막바지입니다. [우리효과 (We Effect)] 콘서트가 됐든, 멤버 개개인의 공연이든,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기대하고 있는 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요.
스: 단체 공연은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두고 볼 일이죠. 보통 앨범 맞춰서 뮤직비디오 나오는데, 우리는 좀 늦게 나올 거예요. 한두 개 정도 나올 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기대해주시고요.
LE: 마지막 질문입니다. [우리효과 (We Effect)]는 어떤 앨범인지 한 문장 혹은 한 단어로 말씀해주세요.
노: 와, 이거 클래식이다.
한: 이거 진지하게 말해도 웃기고, 이상하게 말해도 웃긴 거잖아.
노: 제가 먼저 할게요. 우리가 3년 동안 똑같은 곡으로 공연했잖아요. 그게 우리를 사랑하는 팬에게 실례고, 디스리스펙트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효과 (We Effect)]는 우리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팬서비스’ 같은 앨범이에요.
스: [파급효과 (Ripple Effect)]랑 비교될 수밖에 없어요. 이해가 가요. 제목도 비슷하고, 전작의 기억이 컸기 때문에 이것도 그러길 바랐겠죠. 근데 이건 말해야겠어요. 우리 이제 1년에 한 번 컴필레이션 낼 거예요. 이건 약속이에요. 무조건 컴필레이션 앨범 낼 거예요. 더 큰 관점에서 봤을 때, 모든 앨범이 똑같이 멋있을 거라고 장담해요. 결국 이건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빌: 저에게는 다시 뭉치게 해준 ‘계기’였어요. 최고의 앨범이냐고 하면 아니에요. 절대 아닌데, 춘천에 간 계기로 저스트 뮤직은 다시 뭉쳤고, 스윙스라는 리더가 살아났어요. 그 전에는 우울해하고, 힘들어하는 거 모두가 알았어요. 근데 다시 돌아왔어요. 리더가 돌아온 이상 집단은 뭉칠 수밖에 없어요. 다시 뭉쳤을 때의 힘은 앞으로가 더 기대될 거예요. [우리효과 (We Effect)]는 시작이에요. 스파크 같은 앨범이죠.
LE: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긴 시간 고생하셨습니다.
인터뷰|Melo, Loner, GDB(심은보)
사진 ㅣ ATO
멋지다는 말이 나오다니
그냥 재밌네요 별감흥은 없고
스윙스가 영리한거같네요
멍청한 학생들한테 충정심을
잘심어놓은듯
다양한 생각이 드네요 참 ... 그리고 다수의 리스너가 같은 의견을 꼬집어서 비난하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왜 논란이 되었는지는 생각해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니 채용공고 위법여부는 개나주고 일부 젖뮤충 수준으로 피드백 해버리네 ;
빌스택스는 바스코랑 싸우는 글에다가 LE 색기덜 ㅉㅉ 거리는 욕이나 지껄이더니 여기선 또 쿨한척 지리구요
다양한 생각이 드네요 참 ... 그리고 다수의 리스너가 같은 의견을 꼬집어서 비난하면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왜 논란이 되었는지는 생각해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행보 더 기대합니다 ㅎㅎ!
중간에 보X 부분 진짜 웃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인터뷰보다가 이렇게 웃긴 또 처음ㅋㅋㅋ
별 민망스런 얘기를 난다긴다하는 래퍼들이 진지하게 하고 있으니까 진짜 웃기네요 ㅋㅋㅋㅋ
전반적으로 인터뷰가 진짜 웃기네요 그러면서도 다들 쿨하고 ..멋진 집단인듯
아무쪼록 지금처럼 좋은 사이 유지해서 매년 앨범 내주길 ㅎㅎ 잘 읽었습니다
스윙스 존나멋있다 형 소주한잔 하고싶어요 보고있는거 알아요 쪽지주세요
모두 멋져요ㅎ특히 씨잼 점점 고유의 멋이 보이는 듯해서 좋네요ㅋㄷ
응원합니다 항상! 스윙스 빠이팅
멋지다는 말이 나오다니
그냥 재밌네요 별감흥은 없고
스윙스가 영리한거같네요
멍청한 학생들한테 충정심을
잘심어놓은듯
분명 스윙스나 블랙넛 여튼 저스트뮤직에 대한 행보에 대해서 비난이 아닌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데,
본인들에게 안좋은 이야기하는건 '다 꺼지라는 식' 이고, '우리땜에 희망과 화이팅을 얻는 팬들도 많다, 그들의 목소리만 듣겠다'
라는 느낌이 좀 느껴져서 마냥 유쾌하기만 한 인터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저스트뮤직을 정말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아티스트로서 'i don't give a fuck'의 자세는 중요하지만,
듣는 귀는 열려있어야된다고 생각하고, 저스트뮤직이 여러 사람들의 피드백에 대해서 듣는 귀를 많이 닫아두는 것 같아서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예를 들면, 이번 블랙넛 가사때문에 일어났던 논란에 대해서도, 굳이 그런 가사를 사용했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스트뮤직과 친분이 있거나, 본인의 측근이 그런 가사의 대상이 됐다면, 저스트뮤직은 본인들도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저는 그 가사가 진짜 리스펙트 없는 가사라고 느껴졌거든요.
그냥 키디비를 아티스트로가 아니라 한 여성, 아니 여성을 떠나서도 한 사람으로서요.
블랙넛의 목소리를 항상 '다른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말을 거침없이 할 수 있는' 으로 생각하고, 또 포장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해서 저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고, 그냥 음악적으로 존나 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랩스킬적인면은 그렇다쳐도, 가사의 내용면에서 항상 한계성이 많이 보인다고나 할까요.
어느 순간부터 블랙넛이 뭔가 찌질한 남자캐릭터들의 억눌린 울분을 대신 표출해주는 매개체같은 역할로 이미지화 되었었는데,
뭐 처음에 어느정도의 신선함은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손이 안가네요. 물론 제 이런 의견도 헤이터라고 생각하겠죠.
저는 힙합에 대해서 잘은 모릅니다. 근데 애정만큼은 아티스트들 이상으로 크네요. 힙합은 단순히 음악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의
한 축이라고 생각해서, '합합'을 제 라이프스타일에 어떻게든 녹여내고 그로 인해 기쁨을 느끼고 있는 저로서
저스트뮤직이 좀 더 멋진 행보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비난이 아닌 비판은 좀 받아들여서 그에 대한 피드백은 좀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고,
거침없는 것이 꼭 멋져보이기만 한 것이 아니란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더 병신같아 보일 수도 있고, 실망을 야기시킬
수도 있죠. 특히 아티스트면 당연히 자신감은 중요하지만, 본인들이 '우리는 진짜 존나 짱' 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저는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아티스트로서의 발전 동력이 더뎌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디어가 문화를 흔들고 이끌어버리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생각이 더 위험하기도 하고요.
물론 아티스트들도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 없고, 아무리 유익한 말이라고 직언은 누구나 좋아하진 않으니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좀 더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이번 인터뷰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드는 생각. 두서 없이 주절주절 해봤네요.
예수도 헤이터가 있었다는 식으로 눙쳐버리는 논리는 무슨 논리인가요?
다들 너무 무식해보여요 정말로..... 뭐 자기들도 인정하겠지만...
그리고 고어택스는 진정 자신의 랩 실력이 별로라는 걸 모를까요?
멤버들도? 속으로는 당연히 알 거 같은데..;
스윙스는 뭐 예전 자기 LP에 빅트레이 랩 실어놓은 거 보면 원래 자기쪽 사람되면 객관적으로 판단이 잘 안되나봐요...
이번앨범은 블랙넛 빼고 다들 갈피 못 잡고 자맥질이나 하고 있던데
다음번에는 더 분발하시길...
피드백도 좀 받고...;
힙합이란 무엇일까요?
근데 자신이 똑똑한 줄 알고 자신의 팬들도 똑똑하다고 생각함,,,,,,,,
팬들수준도 딱 중2병 그자체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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