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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주: 어글리덕, 제리케이 등

title: [회원구입불가]greenplaty2015.11.02 11:22추천수 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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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10월 4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10월 4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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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덕 x 레디 × JJJ - "ASIA"


‘아시아’라는 타이틀 속에서 세 사람은 키워드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되, 철저하게 각자의 스타일로 이야기한다. 그만큼 이 곡은 세 래퍼 각각 자신의 색이 뚜렷하다는 증거다. 레디(Reddy)는 특유의 플로우로 코홀트(The Cohort)가 잘나간다는 걸 이야기하고, 어글리덕(Ugly Duck) 역시 아시아 곳곳을 누비는 간지를 자신만의 톤으로 담아냈다. 사실 트랙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제이제이제이(JJJ)다. 올해 초 자신의 솔로 앨범 [Yacht Club]으로 평단의 호평은 물론 일본 내 힙합 팬들에게 크게 인상을 남긴 제이제이제이는 자신의 앨범에서 선보였던 장기를 어김없이 발휘한다. BPM은 떨어트리고, 다양한 범주 내에서 샘플을 가져오며 거칠게 컷팅하여 쓰는 식이다. 긴장감 있는 트랙 위에 여유 있게 랩을 하는 것 역시 그의 색 중 하나다. 의외의 조합이고 한 번쯤은 보고 싶었던 조합인데,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어글리덕은 대단한 사람이다. - bluc







제리케이 – "Studio Gangstas"


제리케이(Jerry.k)가 가장 제리케이다운 순간은 역시 제리케이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때다. 이 곡에서 그는 자신의 방향과 가치관을 힙합 씬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두 곳 모두의 문제점과 그 사이 간극에서 오는 더 큰 문제점을 짚어낸다. 코스프레가 넘쳐난다는 이러한 내용을 할로윈에 맞춰 공개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곡은 단순히 의미만 좋은 것이 아니기에 더욱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험버트(Humbert)와 누히트(Nooheat)가 만든 곡은 무작정 거칠지 않고 다양한 소스와 편곡을 통해 버라이어티하게 흘러가며 여기에 제리케이는 타이트하고 정갈하게 랩을 쏘아댄다. 연설 같았던, 혹은 정말 통통 튀는 랩이었던 그의 랩은 이제 자신만의 색을 완전히 챙겼다. 보통은 음악가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날이 무뎌질까 걱정되기 마련인데, 제리케이는 오히려 다음 단계를 더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다.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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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메인 – [20]

스무 살은 애매한 나이다. 어른이라고 하기엔 아직 어린 티가 남아있고, 아직 청소년이라고 하기엔 또 어른스러움이 묻어난다. 그 어느 시기보다 모호하고, 그래서 더 고민이 많을 시기. 차메인(ChaMane)의 첫 정규 앨범 [20]은 이제 스무 살이 된, 그리고 이제 곧 스물한 살이 될 차메인의 고민이 가득 서려 있는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문제를 가득 풀어놓지만, 절대 피상적인 단어만 늘어놓지 않는다. 항상 중심에 서서 적극적이고 뚜렷하게 의견을 개진한다. 그리고 그 생각의 깊이는 절대 얕지 않으며, 주제도 넓은 편이다. 덕분에 더 콰이엇(The Quiett), 도끼(Dok2), 크루셜 스타(Crucial Star) 등 적잖은 참여진 사이에서도 그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힘 있게 앨범을 이끌어간다. 전곡을 프로듀싱한 프라임보이(Primeboi)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서정적이면서도 풍부한 감정을 담은 비트로 차메인의 뒤를 든든히 봐준다. 톤 자체가 고음보다는 저음에 가깝고, 지난해 “19”에서 이미 붐뱁을 깔끔하게 소화한 적이 있던 차메인이기에 둘의 빼어난 호흡은 다소 의외이고, 그렇기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TV 출연 이후 1년만에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들고 돌아온 차메인. [20]은 그가 깊은 생각만큼이나, 더 깊이 있는 뮤지션으로 성장할 재목임을 증명한 작품이다. -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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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비 (Feat. Black Nut) - "냉탕에 상어"


첫 번째 벌스에서 슈퍼비(Superbee)는 자신이 실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기 전에 어릴 적 일화를 통해 전제를 깐다. 두 번째 벌스로 이동하고 나서부터는 본 의도를 드러내며 앞의 전제에서의 주요 키워드인 냉탕과 상어를 활용한다. 이에 곧바로 이어나오는 블랙넛(Black Nut)은 평소 본인이 유지하고 있는 캐릭터의 성격과 합치되는 보다 솔직한 가사를 내뱉는다. 이렇듯 "냉탕에 상어"는 슈퍼비 자신이 이야기를 점진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곡이다. 물론, 냉탕과 상어와 같은 기표가 이미지적으로 단번에 와 닿지는 않는다는 점, 두 번째 벌스의 "또 내 요즘 소원 한 가진 / 투명 스킬 쓰고 여탕 들어가기 / 대걸레 머리, 전자담배랑 마일드 세븐을 / 동시에 피는 멍청이"와 같은 구간은 어떤 당위가 있는지 헷갈린다는 점은 곡 자체만으로도 메타포가 되게끔 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다소 해치기도 한다. 그로 인해 곡의 다른 요소는 평가의 기준에서 배제되고 슈퍼비와 블랙넛이 직접적인 디스를 가하는 부분만이 크게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 [새우깡] 때부터 보여온 슈퍼비 특유의 도발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듯하면서도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정식 데뷔곡이었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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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 x 디어 x 브라더수 x 주영 - "너를 그리다"


리얼콜라보(Realcollabo)라는 레이블은 지난 역사 동안 소속 아티스트가 소위 '라디(Ra.D) 화'되는 경향이 있어 왔다. 바이브레이션을 많이 넣기보다는 깨끗함이 강조되는 가창, 어쿠스틱 기타 연주나 피아노를 지긋이 눌러가며 형성되는 어반 사운드와 같은 라디 특유의 요소가 레이블 전반에 적용되는 편이었다. 이는 시각에 따라 더 독창적여질 수 있는 여지를 제한한다고 볼 수도 있고, 각자의 역량을 평균치 정도로는 맞춘다고 볼 수도 있다. "너를 그리다"의 경우에는 그중 후자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곡이며, 그에서 오는 일체성이 돋보인다. 라디, 디어(d.ear), 계약이 끝난 후 스타쉽 엔터테인먼트(Starship Entertainment)로 적을 옮긴 브라더수(BrotherSu), 주영은 트랙 안에서 마치 한 명이 부르는 듯이 자연스러운 콤비네이션을 보임과 동시에 미세한 차이를 드러내기까지 한다. 이를테면, 브라더수가 좀 더 미성의 목소리를 뽐내는 식이다. 이제는 타겟이 너무나 명확하고, 또 그 타겟들이 매번 알고도 당하는 웰메이드를 만들어내기에 청자가 그 범주에 포함되기만 한다면 이만큼 확실한 카드가 없는 듯하다. - Melo







크러쉬 - “City Lights”


그간 크러쉬(Crush)는 그의 목소리로 청자에게 여러 이미지를 전달해왔다. 물론, 그는 직접 자신의 곡을 작곡하기도 했지만, 그의 곡에서 주목을 받았던 것은 역시 보컬이었다. 그런 크러쉬가 이번에 인스트루멘탈 트랙인 “City Lights”를 통해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한다. 크러쉬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진 않지만, 온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저 수단이 바뀌었을 뿐이다. 신곡에서 그는 베이스를 중심으로 곡의 근간을 이루고, 신디사이저, 피아노와 같은 악기로 멜로우함을 첨가한다. 그리고 보컬 샘플을 적절히 활용해 트랙의 무게감을 더한다. “City Lights”는 단순히 노래를 얹기 전의 비트라기보다는 보컬 없이 완성된 하나의 완곡에 가깝다. 일정한 흐름이 있고, 그 속에 기승전결이 있기 때문이다. 크러쉬가 재능있는 프로듀서로서 완전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HRBL







V$oul x 레이보이 x LOCIE$ - "Goo2Day!"


광주 출신의 사람들이 아시아에 다같이 눈을 돌리는 건지는 몰라도, 레이보이(Layboy) 역시 아시아의 래퍼, 프로듀서와 함께 곡을 만들었다. 베트남의 크루 디씨 갱(DC Gang) 소속 두 사람과 만든 이 곡은 사실 단순한 트랩 곡 정도에 불과할 수도 있다. 다만 베트남과 한국이 만났다는 점, 그리고 두 나라의 래퍼가 모여 만든 곡이 트랩이라는 점 등 정체성 그 자체는 결코 식상하지 않다. 해시태그도 ‘Worldwide’라고 되어 있는데, 베트남 역시 트랩 음악이 대세라는 점에서 음악이나 문화의 동시성이 얼마나 많이 자리했는지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bluc



글 | blucMelo, HRBL, Pepnorth

이미지 |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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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11.2 17:26
    차메인 앨범 나왔다는거 멜론에서 봤지만 듣지 않았었는데 윅엘이 보고 들어 봤습니다. 프라임보이의 피아노 위주의 서정적인 비트와 차메인이 너무 잘 어울리네요. 차메인, 프라임보이 다음 작품도 기대됩니다.
  • 11.2 19:34
    차메인 앨범 진짜 좋게 들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용~
  • 11.2 22:02
    제리케이!
  • 11.9 19:13
    @ReVal

    ㅋㅋㅋㅋ

  • 11.3 01:40
    차메인 기대 많이 하는 랩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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