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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Pick LE (2015.10.)

Melo2015.11.01 11:03추천수 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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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LE (2015.10.)


할로윈과 함께 10월이 끝났다. 10월의 앨범, 믹스테입, 트랙, 뉴스, 자막뮤비, 가사, 아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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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lbum of October | Raury - [All We Need]


라우리(Raury)는 자신이 표현한 그대로 인디고 차일드(Indigo Child)다. 랩과 노래를 하는 기술은 물론이요, 다양한 장르 이해도와 표현의 역량, 가볍고 얕게 취하는 것이 아님을 직접 증명하는 깊이 있는 가사는 아마 그를 옆에서 직접 두 눈으로 봐도 믿기 힘들 것이다. 물론 자세히 뜯어보면 이것이 세상에 최초로 등장하는 소리는 아니지만, 이는 라우리가 재발명한 분위기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 소울, 포크, 얼터너티브 알앤비 등 각각의 문법에서 자신이 취하고자 하는 부분만 가져와 조립하는 센스 덕분에 각 곡이 가진 매력도 크지만, 그 사이 여러 브레이크와 나레이션 등 전개상의 장치를 설치해놓은 점은 주도면밀함까지 보여준다. "Devil's Whisper" 같은 곡들 덕분에 "Trap Tears" 같은 곡이 되려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 에드 시런(Ed Sheeran)이 라이브러리에서 테마를 차용하는 방식의 음악에서 어느 정도 정점을 찍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지만, 라우리는 그러한 방식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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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ixtape of October | Big K.R.I.T. - [It's Better This Way]


연말만 되면 빅 크릿(Big K.R.I.T.)은 분주하다. 지난해 [See Me On Top IV]과 [Cadillactica]부터 이번에 [It's Better This Way]까지, ‘크릿 시즌’이라는 말이 그저 우스갯소리는 아닌가 보다. 빅 크릿은 이번에도 정규에 필적하는 높은 완성도의 믹스테입을 꾸려냈다. 돋보이는 점은 프로듀싱이다. 빅 크릿의 단점으로 꼽히던 세련되지 않은 투박함과 거친 매무새는 일정 부분 개선된 모양새다. 그가 선택한 방안은 건반 활용이다. 빅 크릿은 본 믹스테입에서 808드럼 못지않게 오르간과 신스 등의 리듬 악기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둔탁하게 터지는 베이스라인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전체적인 소리를 조화롭게 융화시킨다. 또한, 탁성에 기반을 둔 목소리를 톤 다운시키며 다소 과한 호소력을 중화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프로듀서 빅 크릿은 기존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조절로 더욱 넓어진 스펙트럼을 드러낸다. 워렌 지(Warren G)의 코러스로 시작하는 “No Static”에는 쥐훵크(G-Funk)를 가미하고, “Vanilla Sky”에서는 재즈 악기로 감성을 이어가며, “86”은 기타 리프의 고저를 통해 후반부를 극적으로 끌고 가는 등, 다양한 소리를 주무르는 장악력 역시 여전하다. 초등학생이 그린 듯한 아트워크가 옥에 티지만, ‘믿고 듣는 빅 크릿’이기에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할 듯하다. - Beasel







3. Track of October | Cee-Lo Green – Mother May I

씨로 그린(Cee-Lo Green)의 목소리는 소울풀하면서도 독창적이다. 같은 장르, 같은 노래를 불러도 더 깊은 울림을, 더 넓은 잔상을 남긴다. 그래서인지 대중적인 노래도 많이 부르는 편이지만, 씨로 그린은 소울을 부를 때 가장 빛난다. “Mother May I”는 제대로 된 소울을 부르는 씨로그린을 기다린 팬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곡이다. 옛 스타일의 음악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마크 론슨(Mark Ronson)이 빚은 비트에는 예스러운 소울과 가스펠의 분위기가 은은히 베어있고, 그 속에서 씨로 그린은 물 만난 고기처럼 흥을 맘껏 풀어낸다. “어머니, 제가 잠시 다녀와도 될까요. 허락해주세요.”라는 가사에서는 앨범을 오랜만에 발표하는 이의 포부가 느껴지기도, 결혼을 앞둔 '예랑이'의 설렘이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씨로 그린은 11월 6일 정규 앨범 [Heart Blanche]를 내고, 그전에는 오랜 약혼녀와 결혼식을 올린다. 앨범과 결혼, 겹경사를 앞둔 그가 엄마의 허락을 받는 건 왠지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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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News of October | Drake, "Hotline Bling" 으로 이슈 몰이


힙합 신의 뜨거운 감자 드레이크(Drake)는 뭘 해도 화제가 된다. 얼마 전 믹 밀(Meek Mill)과의 디스전을 통해 인기몰이를 했던 그가 이번에는 "Hotline Bling" 뮤직비디오에서 화려한(?) 춤 솜씨를 선보여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되자마자 고퀄의 패러디와 짤방을 무수히 양산해 내었으며, 뮤직비디오에서 그가 착용했던 재킷의 판매량은 급증했고, "Hotline Bling"에 영감을 받은 티셔츠까지 출시되었다고 한다. 한편, 버지니아(Virginia) 출신 뮤지션 D.R.A.M.이 자신의 곡 "Cha Cha"와 "Hotline Bling"이 비슷하다며 불만을 털어놔 표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직 한 번도 빌보드 1위를 해보지 못한 드레이크가 현재 2위를 지키고 있는 이 곡으로 1위를 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 Kulie







5. Subtitle Video of OctoberㅣDrake - Hotline Bling

최근 들어 SNS 상에서 이토록 자주 울려 퍼졌던 노래가 또 있었나 싶다. 현재 인터넷에서 가장 핫하게 패러디를 쏟아내고 있는 곡 "Hotline Bling". 이렇게 우리의 사랑꾼 드레이크 형이 또 한 번 빌보드 차트를 뒤흔들고 있다. 뮤직비디오 자체는 참으로 단순하다. 파스텔톤으로 형형색색 변하는 배경 앞에서 드레이크가 곡 전체에 걸쳐 오묘한 차차 댄스를 출 뿐이다. 근데 어쩜 이렇게 보는 나도 함께 덩실거리게 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가사의 내용을 보자면 마냥 즐거워만 할 수도 없다. 나쁜 여자로 변해버린 연인의 옛 순수했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깐만? 옛 연인을 슬퍼하며 동시에 춤을 추고 있다고? 솔로가 되어서 신이 나서 추는 춤인가? 아니다. 그는 정확히 자신의 연인이 변질된 것에 따른 슬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아이러니를 뮤직비디오를 통해 독특한 미학으로 승화시켰다. 어쩌면 그녀에 대한 슬픈 감정을 춤을 춤으로써 숨기려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슬플 땐 힙합을 추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후반부에선 새롭게 나타난 여성과 곧바로 관능적인 커플 댄스를 추며 자연스럽게 갈아타는(?) 드레이크를 목격할 수 있다. - Nate Do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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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yrics of October | Mac Miller - Brand Name


The bro left home, but he came back

집을 떠났지만, 이제 돌아왔어


This what raised me, made me rap

이 곳이 나를 키웠고, 랩을 하게 해줬지


PA's baby, I ain't been to PA lately

Pittsburgh의 자식, 한동안 떠났었지


See, I left, they call me shady

내가 떠난 뒤, 내가 수상하다고 그러더라


I'm a white rapper, they always call me shady

내가 백인 래퍼라서, 자꾸만 에미넴이라 부르네


Got no idea what I'm contemplatin', I guess...

내가 무엇에 대해 고심하는지도 잘 모르겠어, 아마 그냥…


미국의 흑인 문화에서 비롯된 음악이 우리에게 많이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장르 내 다른 인종의 뮤지션을 접할 때는 알 수 없는 미묘한 짜릿함이 전해져 올 때가 있다. 로빈 시크(Robin Thicke)와 메이어 호손(Mayer Hawthorne)에게서 느껴지는 그 기분이 힙합으로 넘어갈 때는 배가 된다. 데뷔 이후 백인 대학생 스타일의 랩(Frat Rap)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은 맥 밀러(Mac Miller)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품성 중 피부색이 빠질 수는 없을 거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전작들에서 자주 보이던 우울증과 섹스, 마약이란 다소 어두운 주제에서 약간 방향을 바꾼 이번 앨범은 확실히 기대 이상이다.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바라보면서, 맥 밀러는 다소 투박하고 상투적이지만 '잠시 떠났지만 돌아왔다고' 다시 한 번 힘을 주어 강조한다. 어릴 적 거울 앞에서 에미넴(Eminem)의 가사를 다 외워서 랩을 해대던 백인 꼬맹이는 어느새 사람들이 백인 래퍼라서 자꾸만 에미넴과 비교하는 레벨까지 올라섰고, 이제는 백인 래퍼라는 브랜드 파워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며 그 영역을 정공법으로 벗어나려 한다. 어쩌면 맥 밀러를 들으며 느꼈던 그 미묘한 짜릿함이 훗날에는 미적지근함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날을 한번 기대해 본다. - seolu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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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Artwork of October | Mickey Factz - [Y-3]


마이키 팩츠(Mickey Factz)의 믹스테입 [Y-3]은 [#Y], [#Ynot]에 이은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소개되었는데, 적어도 아트워크에서는 앞선 두 작품과의 연관성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Y]의 커버는 다소 조악한 편이며, [#Ynot]의 커버는 전작과 거의 똑같지만 'not'이라는 글씨를 더하여 한층 더 조악한 모습으로 세상에 태어났다는 점이다. 그에 비해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Y-3]의 아트워크는 신예 디자인 레이블 아트풀 아처 디자인즈(Artful Archer Designs)의 작품이다. 마치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초현실적 미술 작품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와 그를 둘러싼 흰 여백의 활용이 인상적인데, 특히 이 커버에서의 여백은 그냥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이미지의 일부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시선을 강하게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이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음악 역시 한 번쯤 들어볼 것을 권한다. ATO



글│힙합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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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SGA
    11.1 11:51
    핫란블링!ㅋㅋ
    씨로 그린 좋네요
  • 11.1 13:51
    ㅋㅋㅋ 핫라인블링 4분 38초 귀엽ㅋㅋㅋ
  • 11.2 03:27
    이번달응 드레이크가 핫이슈네 ㅎㅎ
  • 11.2 13:45
    All We Need 진짜 좋음
  • 11.5 09:27
    와이쓰리 커버이쁘다
  • 11.6 11:31
    우리가 슬플 때 힙합을 추는 것처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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