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ick LE (2015.3.)
스리슬슬 추위가 물러가고 있다. 낮밤으로 덥고 춥고 난리도 아닌 이 정신착란이 올 것 같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을 하며 잘 버텨나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동시에 새 학기가 시작하고, 장범준의 연금송인 "벚꽃엔딩"이 다시 차트 10위권에 들어서고 있는 만큼 뭐랄까 싱그러운 기운이 오고 있는 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오락가락 정신없는 사이에 체크하지 못한 게 있을까 봐 역시나 준비해봤다. 만우절 드립이 없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알찬 3월의 앨범, 믹스테입, 트랙, 뉴스, 자막뮤비, 가사, 아트워크다.

1. Album of March | 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얼 스웻셔츠(Earl Sweatshirt)도, 액션 브론슨(Action Bronson)도 좋은 앨범을 냈지만, 아무래도 절대 강자는 따로 있었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앨범 발표는 급작스러웠지만, 작품만큼은 철저했다. 모두가 해석하고 분석했듯이 이 앨범은 미국 내 흑인 문화와 역사가 가득 담겨있는 앨범이다. [good kid, m.A.A.d city]가 하나의 가시적인 맥락에 집중한 한 편의 영화라면 이 앨범은 사회적 맥락과 더 큰 세계를 다루는 한 편의 소설이다. 정말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앨범 내 수많은 지식적 맥락을 모르더라도, 정말 가사 한 줄을 못 알아듣더라도 청각적인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와 닿는 동시에 몸으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음악의 기술적인 부분도 대단하지만, 고민 그 자체와 그것을 구현하는 능력이 멋지다. 지금의 인기와 존경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 Bluc
2. Mixtape of Marchㅣ Father - Who's Gonna Get F***** First?
파더(Father)가 새롭게 공개한 [Who's Gonna Get F***** First?]에서 래퍼의 화려한 기술이나 뒤통수를 때리는 언어유희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고 비트가 엄청나게 신나냐면, 그것도 아니다. 믹스테입이 재생되는 약 30분 동안 비트도, 랩도 최소한의 요소를 제외하면 텅 비어있다. 물론 이는 의도된 부분인데, 화려함 대신 시쳇말로 '트리피(Trippy)하다.'란 느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파더의 가사는 약에 잔뜩 취한 파더가 보고 듣는 풍경이나 환각 등의 감각을 듣는 이에게도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여담이지만, 믹스테입을 듣다 보면 파더에게서 릴 비(Lil B)나, 진이 다 빠져 늘어진 대니 브라운(Danny Brown)을 상상하게 되는데, 둘 중 누구와 비슷하든지 간에 파더가 이상한 놈이란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 GDB/ANBD
3. Track of March | Dizzee Rascal (Feat. Giggs) - Nutcrackerz
그라임(Grime) 본연의 지저분한 전자음과 댄스홀 리듬은 배제되었다. "I Luv U", "Fix Up, Look Sharp", "Pussyole (Old Skool)"의 연장선은 분명 아니다. 대신 익숙한 선율이 귀를 사로잡는다. 도도한 첼레스타 음색만 듣고도 눈치를 챘을 것이다. 바로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Dance Of The Sugar Plum Fairy”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그 연주곡 말이다. 디지 라스칼(Dizzee Rascal)의 “Nutcrackerz”는 예상치 못한 장르의 조화가 돋보인다. 프로듀서 그룹 더 헤비트래커즈(The HeavyTrackerz)의 샘플링 작법은 곡의 핵심이다. 그들은 발레 곡의 현악 피치카토 주법을 드럼 베이스와 결합했다. 이를 단순 융합하기보다는 병렬적 구성으로 늘어뜨림으로써, 원곡의 클래식 멜로디를 온전히 살려냈다. 사운드는 그라임의 정석을 거스른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랩은 전형적인 공격성을 담고 있다. 디지 라스칼의 정갈한 라이밍과 긱스(Giggs)의 말하듯 뱉어내는 랩은 냉소적이다. 둘은 상반된 톤을 기반으로 거리의 언어를 풀어낸다. 철금 건반의 서늘함과 두 래퍼의 음성은 곡의 쌀쌀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1등 공신이다. 그라임의 본능적인 질감과 발레 곡의 우아함, 그 앙상블의 가능성을 “Nutcrackerz”가 나름 증명한 듯하다. - Beasel

Robin Thicke & Pharrell, "Blurred Lines" 소송에서 패소하다
발매 당시부터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로빈 시크(Robin Thicke)의 “Blurred Lines”가 표절이 맞다는 최종 판결을 받았다. 2013년, 마빈 게이(Marvin Gaye)의 유족들은 “Blurred Lines”가 마빈 게이의 “Got To Give Up”을 표절한 곡이라며, 곡의 작곡가인 로빈 시크와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를 고소했다. 이에 로빈 시크와 퍼렐은 "영감을 얻었을 뿐 표절은 아니다."라며 맞고소로 강력히 대응했는데, 결국 법원은 마빈 게이의 유족들 편을 들어주게 되었다. 이번 소송으로 인해 마빈 게이의 유족들은 730만 달러(한화 약 82억 원)라는 거액을 손에 쥐게 되었으며, 이는 “Blurred Lines”가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인 셈이다. 또한, 소송 과정에서는 로빈 시크가 작곡에 참여했다는 거짓말이 들통 나기도 했으며, 혼자 곡을 작곡한 퍼렐은 표절 판결 이후에도 "나는 절대 저작권 침해를 하지 않았다."라는 말과 동시에 "이번 판결이 예술 창작 행위를 저해할 것"이라고 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몇 년째 시끄러웠던 이번 사건은 어쨌든 일단락되었지만, 대형 히트송의 표절 판결로 인한 영향은 두고 볼 일이다. - kulie
5. Subtitle Video of March | Action Bronson - Easy Rider
전쟁 후유증으로 마약 중독자가 된 뚱뚱한 백인, 사막을 가로지르는 하이웨이와 그 길을 달리는 할리 데이비슨, 바에서 바이커들과 벌이는 패싸움, 경찰차와의 추격전, 갑자기 등장하여 도움을 주는 인디언 추장, 결국 들어가게 된 교회 안에서 발견하게 되는 체리 선버스트 깁슨 레스폴과 기타 솔로 마무리까지… 이보다 더 미국적인 미장센을 담은 뮤직비디오가 있었을까? 옛 서부영화의 OST를 샘플링한 듯한 "Easy Rider"의 샘플 원곡은 사실 터키 출신의 싸이키-포크 밴드 마자르 베 푸아트(Mazhar Ve Fuat)의 곡이라고 한다. - Twangsta

6. Lyrics of March | Action Bronson (Feat. Chance The Rapper) - Baby Blue
I hope you get a paper cut, on your tongue
너에게 상처가 났으면 좋겠어, 혓바닥에
From a razor in a paper cup
종이컵에 담겨있던 면도칼에
I hope every soda you drink already shaken up
네가 마시는 탄산음료는 다 흔들어져 있길
I hope your dreams dry like raisins in the baking sun
네 꿈은 햇볕 아래 건포도처럼 말라버리길
I hope your titties all saggy in your early 20s
가슴은 20대 초반에 쭈글해지길
I hope there's always snow in your driveway
항상 네가 주차한 자리엔 눈이 쌓여있길
켄드릭 라마가 투팍(2Pac)의 후손이라면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는 안드레 3000(Andre 3000)의 후손이 아닐까 싶다. 힙합을 새로운 곳으로 데려가려는 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다재다능함은 물론이고, 피처링으로 들어와 주인공이 되는 버릇까지 안드레 3000을 닮았다. 특히 사랑이라는 주제를 풀어가는 방법과 단어 선택에서 안드레 3000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이는 힙합에서 흔히 통용되는 화법을 구사하는 액션 브론슨과 병치 되며 확연히 드러난다. 상처를 준 옛 애인에게 출세와 재력을 들먹이는 액션 브론슨과는 달리, 챈스 더 래퍼는 옛사랑을 향한 유치하거나 무시무시한 복수심과 애틋함 사이의 불협화음을 부드럽게 조화시키며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솔한 면모를 보인다. 이미 “No Better Blues”, “Lady Friend”, “Lift Up” 등에서 리스트 형식의 가사를 선보였던 챈스 더 래퍼지만, 한 벌스 안에서 랭스턴 휴즈(Langston Hughes)의 시와 70년대 공포 영화와 성경적 인유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래퍼는 많지 않을 것이다. - David

7. Artwork of March | 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킹 켄드릭
드 : 드리지도 보고싶다
릭 : 릭 로스도 보고싶다
라 : 라면 먹고싶다
마 : 마이클 잭슨 보고싶다
전 좋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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