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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EMINEM의 ‘그때 그 Stan'

title: [회원구입불가]Mr. TExt2012.08.05 21:19추천수 3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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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LE BLOG' 메뉴 개편으로 본 메뉴로 이동 되었습니다. 따라서 블로그의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EMINEM의 ‘그때 그 Stan'

 

※ 21세기 초반은 확실히 Eminem의 천하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기억합니다. Dre의 황태자(?)로서 히트 싱글을 연이어 내던 그는 2000년 12월 9일 하나의 싱글을 풀었고, 그리고 세상은 작가주의 래퍼로서 그를 더욱 찬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Stan"의 인스트루멘틀을 구하려고 전전긍긍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헤일리 애비...쿨럭...Marshall Bruce Mathers III의 ‘그때 그 Stan'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함께 하시죠.



1. 스탠리! (Stanley!)

 


들어가기 전에 이 곡을 세상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잠시 짚고 가자.


a) "Stan"은 영국과 호주에서 차트 1위를 했다.

b) 이 곡은 에미넴(Eminem) 최고의 곡이자 ‘signature songs’ 중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c) Rolling Stone magazine(권위 있는 음악 잡지)은 이 곡을 The 500 Greatest Songs of All Time (세기의 명곡 500) 중 296위에 올렸다.+

d) VH1(역시 권위 있는 음악 채널)은 the greatest hip hop songs of all-time(세기의 힙합 명곡) 목록의 15위에 이 곡을 올렸다.

e) the MuchMusic Video Awards에서 이 곡은 Best International Artist Video 부문을 수상했다.

f) 2011년 4월에, Complex magazine은 the 100 Greatest Eminem songs(에미넴의 명곡 100) 목록에서 이 곡을 2위로 꼽았다.


뭐 대충 이런 곡이고 여러분도 다 아는, 또 좋아하는 곡 - 너무 넘겨짚는 건가? 아 좋아하잖아요? - 이니 구구절절이 해설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굳이 에미넴의 내한 공연이 아니더라도 “Stan"의 음악과 뮤직 비디오는 한 번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마침 내한까지 와서 비유가 적절하지는 않지만, 우는 아이 뺨을 알맞게 때려 주셨다.


다들 알다시피 이 곡은 당시 떠오르던 영국의 가수 다이도(Dido)의 "Thank You"를 매우 쎄게 샘플링한 곡이다. 개인적으로 묵직한 베이스 라인과 드럼 킷을 좋아하기 때문에 ‘쿵쿵’하는 이 곡의 드럼과 베이스 사운드에 깊은 매력을 느꼈다. 우리나라처럼 음악에 뽕끼가 섞이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노래의 우중충함은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먹히지 않았나 추측한다. 비오는 날에는 더 캐스캐이즈(The Cascades)의 “Rhythm of the rain” 같은 발랄한 올드 팝도 좋지만 이 “Stan" 같은 대놓고 우천 사운드, 비오는 사운드를 삽입한 곡도 갑(甲)인 것이다.


이 곡의 가사 구성, 그야말로 영화 시나리오에 가까운 플롯에 관해서 내가 여기서 한 번 더 칭찬하고 설명할 필요는 없을 거라 느낀다. 조금 성급한 기분으로, Phillip Atwell과 Dre가 공동 작업으로 만든 이 비디오, 데스티네이션(Final Destination, 2000)의 주연을 맡았던 데본 사와(Devon Sawa)의 쥑이는 또라이 연기가 돋보이는 뮤비 얘기로 넘어간다. 스탠 역을 맡은 데본 사와의 곁에는, 이 곡을 좀 더 풍성한 멜로디의 곡으로 만들어준 다이도가 직접 여자 친구의 역할을 하며 있다. 아주 찰진 영국 발음으로 스탠에게 야속함을 토해내는 그녀, 뭐 영상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연기를 못하지도 않고, 사실 임산부의 역할을 참 잘했다. 역시 핵심은 데본 사와의 연기인데, 이 캐나다 출신의 배우는 정말 제대로 곡의 광기를 눈에 담고 있다. 가사를 립싱크하면서 눈을 굴리는 그는 정말 슬림 셰이디를 사랑했는데 버림 받은 영혼 그 자체이다. 꼭 8분이 넘는 Long Version을 보기를 권장하는데, 정말 이건 짧은 영화다. 화면 구성이 촘촘하고 플래쉬백의 삽입이 슬림과 스탠의 입장 차이를 잘 보여주며 곡을 더 돋보이게 한다. 두어 장면 정도가 나에게 명장면으로 다가왔다. 스탠의 어린 동생에게 보호자로 보이는 여자가 뭐라고 하다가, 그 어린애의 후드를 벗기는데 이 아이 스탠처럼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다. 이 아이가 스탠과 같이 잠재적인 ‘슬림 셰이디에 집착하는 존재’가 될 것을 암시하는 ‘헉’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또한 나도 자료를 찾다가 깨닫게 된 것인데, 마지막 셰이디가 뉴스를 보다가 사고의 주인공이 스탠인 것을 깨닫고 ‘Damn(젠장)’하는 장면에서 잘 보면 밖의 유리창, 번개가 번쩍이면서 스탠의 모습이 나타난다. 참 괜찮은 공포 영화와 같은 연출이다. 살짝 소름이 돋았다. 뭐 좋은 곡에서 좋은 뮤비가 나오는 것이 그렇게 신기한 일은 아니지. 여러분도 다시 보시면서 확인해 보시라.


 


2. 그런 의미가 있지

 

 

이 곡이 히트를 할 즈음, 에미넴은 Gay and Lesbian Alliance Against Defamation (동성애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를 비롯한 동성애자 공동체의 격한 비난에 직면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야말로 슬림 셰이디는 그의 랩을 통해 같은 성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입에 담으면 사회적 지위와 체면에 심각하게 해가 갈 비유와 펀치라인이 도배된 EM신...쿨럭, 에미넴의 가사. 그 악독한 총명함이 특히 동성애자를 그야말로 ‘발라버리는데’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실현된 2001 Grammy Awards에서의 엘튼 존(Elton John)과의 조인트 공연이었다. 엘튼 존은 기사 칭호(Sir.)를 받을 정도로 영국 내에서 전설적인 뮤지션으로 세계적인 커리어를 쌓아온 싱어송라이터이다. 이 공연이 왜 의미가 있냐면, 엘튼 존은 공개적으로 동성 결혼을 했으며 동성애자의 권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바 있기 때문에다. 다이도의 노래 부분을 극적으로 부르며 등장한 엘튼 존을 보며 당시 관람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런 것이 ‘극적인 화해’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이 공연과 더 루츠(The Roots) 밴드와 함께 했던 “Lose Yourself"를 정말 좋아한다. 정말 그래미 어워드가 사랑하는 마셜 매더스 씨다. 무대의 장치적인 전환, 깔끔하게 전개되는 구성 등 많이 신경 쓴 것이 보이는 공연이었다. 또한 공연 자체로서의 의미 뿐 아니라 에미넴이 포용력을 가지고 미친 컨셉 가운데에서도 분별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었다. 래퍼를 뛰어넘어 가사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작가로서의 역량을 자랑하는 이 곡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일이었을 것이다. 감히 짐작해 본다.


 


3. ‘내 차는 차가워졌고, 침대에서 왜 일어났는지 모를 때’ 가끔 듣자



원곡인 다이도의 “Thank You"는 참 감성적인 곡으로서, 이 곡에서 묵직하고 음습한 ”Stan"이 나온 것은 역시 창작하는 것, 음악은 그 방향을 알 수 없는 ‘즐거운 놀라움’인 것을 보여준다. 나는 이 곡의 인스트루멘틀을 간절히 찾았던 기억이 있다.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다이도의 보컬 부분만 반복시킨 짝퉁 인스트루멘틀이 돌아 짜증이 났던 기억 또한 난다. 결국 인스트루멘틀이 떴고 정말 스탠과 슬림이 편지를 주고 받듯 삽입된 ‘글 쓰는 소리’ 샘플에서 다시 한 번 즐거웠었다. 참 명곡이다. 물론 에미넴이 ‘명곡’이라고 불리는 곡을 한 두 개만 가지고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가 정말 ‘가사를 잘 쓴다’라는 평가를 제대로 받은 것이 이 곡이 기점이 아니었나 감히 추측해 본다. 정말 명곡이다. 나도 모르게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된다. 여러분 정말 그렇지 않은가? 이 곡의, 다이도의 보컬 부분처럼 정말 ‘it reminds me that it's not so bad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걸 생각나게 해), it's not so bad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걸)’이다. 뭔가 이 가사를 읊조리면 삶에서 오는 답답함이 아주 약간 해소되는 느낌이다. 음 굳이 필요 이상의 의미를 찾는 것은 참 할 일 없는 일이지만, 이 곡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결국은 아무리 엄청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라도 필요 이상의 신격화는 ‘제일 소중한 가치’인 ‘가정의 화목’을 해친다 정도? 참 쓸데없는 의미 부여다. 껄껄껄. 음악은 음악인 것이지. 감상하는 시간 동안의 만족감이면 됐다. 에미넴의 ‘그때 그 Stan'. 그때만 좋았던 곡이 아니라 세기를 뛰어넘는 곡이다. 여러분도 다시 한 번 즐겨 보시길.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글 | Mr.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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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8.10 06:05
    난 스탠 그닥
  • 8.10 10:36
    스탠을 처음 들었던게 몇년전 새벽이었는데 듣고 너무 소름끼쳤던 기억이 나네요.. 미넴찡..ㅠ
  • 8.10 10:47
    아직도 듣고 있습니다 가사도 쩔지만 엠형이 벌스마다 감정전달을 정말 잘하지요ㅋㅋ톤 조절도 발군이였음
  • 8.10 14:59
    최고
  • 8.10 15:29
    진짜 좋아하는 노래.
  • 8.10 15:55
    에미넴 커리어에서 손꼽히는 명곡이죠
    에미넴식 스토리텔링의 정점을 찍은곡
  • title: Kanye West - The Life of PabloEm
    11.5 21:47
    이 아이가 스탠과 같이 잠재적인 ‘슬림 셰이디에 집착하는 존재’가 될 것을 암시하는 ‘헉’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Bad Guy가 나온 이시점에 재조명ㅋ
  • 5.4 18:54
    Bad 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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