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bel] Fool's Gold
풀즈 골드 레코즈(Fool's Gold Records)는 DJ A-트랙(DJ A-Trak)과 닉 캐치덥스(Nick Catchdubs)가 공동으로 창설한 인디 레이블이다. 자주 언급되는 레이블이 아닌 만큼 낯설게 느껴질 수 있고, 뭔가 있어 보이는 여타 레이블들과 비교한다면 이름 역시 이상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그 안의 아티스트들은 결코 낯설거나 이상하지 않다. 창립자인 A-트랙이 힙합과 전자 음악을 넘나드는 특이한 색을 갖춘 만큼, 장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아티스트들이 많으며, 모두 자신만의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 그중 몇 명만을 추려서 간략하게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아티스트 순서는 알파벳 순.
A-Trak
A-트랙은 레이블의 창립자이자, 힙합, EDM DJ이다. 아마 누군가에게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전속 DJ로 더 익숙한 모습일 수도 있다. 15살의 나이로 DMC 월드 DJ 챔피언십(DMC World DJ Championships)에서 우승하며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장르 구분을 두지 않은 활발한 활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아먼드 밴 헬든(Armand Van Helden)과 함께하는 덕 소스(Duck Sauce)나 렉스 루거(Lex Luger)와 함께하는 로 프로스(Low Pros) 같은 프로젝트 팀을 갖고 있으며, 이중 로 프로스는 얼마 전 믹스테입을 발표했다. 믹스 셋이나 라이브 등에서 선보이는 유머 감각 넘치는 스크래치가 일품이다.
Chad Hugo
힙합과 알앤비를 주로 만들던 넵튠즈(The Neptunes)와 록적인 요소가 강한 N.E.R.D, 그리고 DJ 발티모어(DJ Baltimore)와 함께하는 DJ 팀 미사일 커맨드(MSSL CMMND)까지, 채드 휴고(Chad Hugo)가 소화할 수 있는 음악의 스펙트럼은 그가 속해 있는 팀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넵튠즈의 성공 요소인 리듬감이나 전면의 배치된 퍼커션, 독특한 신스 사운드 등은 그의 공이 매우 크다. 최근에는 미사일 커맨드 소속으로 각종 리믹스나 컴필레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Chromeo
크로미오(Chromeo)는 데이브 원(Dave 1)과 P-떠그(P-Thugg)로 이루어진 듀오다. 이중 데이브 원과 A-트랙은 형제지간이다. 의도적인 복고 사운드로 이루어진 전자 악기와 펑크 리듬을 차용한 일렉트로펑크를 주로 선보인다. 첫 앨범 [She's In Control] 자체는 그리 큰 성공을 이루지 못했으나, 수록곡인 "Needy Girl"이 클럽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크로미오의 인터뷰 등을 보면 굉장히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런 모습이 반영된 듯이 그들의 앨범 역시 굉장히 장난스럽다. (음악이 가볍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추천 앨범은 두 번째 앨범인 [Fancy Footwork].
The Cool Kids
쿨 키즈(The Cool Kids)는 척 잉글리쉬(Chuck Inglish) 서 마이클 록스(Sir Michael Rocks)로 이루어진 힙합 그룹이다. 이들의 음악은 흔히 골든 에이지(Golden Age)라고 불리는 때의 힙합을 닮아있다. 이러한 스타일에 척 잉글리쉬의 미니멀한 프로듀싱 능력이 더해진 음악을 선보였고, 이에 관심을 가진 여러 아티스트와 콜라보를 하기도 했다. 이전에 초콜릿 인더스트리스(Chocolate Industries) 산하 레이블 소속으로 첫 앨범 [When Fish Ride Bicycles]를 발표한 뒤 계약상의 문제로 탈퇴했었고, 이후 풀즈 골드와 계약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물은 없는 상태다. 최근 척 잉글리쉬가 트위터로 올해 새 앨범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다.
Danny Brown
대니 브라운(Danny Brown)은 빠진 앞니와 독특한 머리 모양만큼이나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16살 때부터 마약 거래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가사에 굉장히 잘 표현한다. G-유닛(G-Unit)의 멤버가 될 뻔도 했으나, 스키니 진을 즐겨 입는 것이나 그의 머리 모양 등이 G-유닛의 콘셉트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산되었다. 그 덕분에 현재 소속사인 풀즈 골드와 계약하게 되었고, 독특한 사운드의 [XXX]를 발매하며 자신만의 색채를 만들어냈으니,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작년 발표한 [Old]가 전작과는 다른 스타일의 앨범이었음에도 굉장히 높은 완성도를 보였던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아티스트다.
Just Blaze
저스트 블레이즈(Just Blaze)를 모르더라도, 그가 프로듀싱한 곡의 이름을 듣는다면 '아!'하고 손뼉을 칠 만큼 그의 손을 거친 명곡은 무수히 많다. 로킹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굵직한 아티스트들과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낸 그는 애프터매스(Aftermath)와의 계약이 만료된 후, 풀즈 골드 레코즈로 거취를 옮겼다. 올해 초에는 바우어(Baauer)와 함께한 싱글 "Higher"를 발매하며 그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후 레이블 식구들과 투어를 돌며 프로듀서보다는 DJ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작년 6월에 이태원 케익샵(Cakeshop)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재밌는 이야기라면, 저스트 블레이즈가 지금껏 프로듀싱으로 번 돈보다 디제잉을 하면서 번 돈이 더욱 많다고…
DJ Hoodboi
최근 유행의 추세를 본다면 저지 클럽(Jersey Club) 혹은 발티모어 클럽(Baltimore Club)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DJ 슬링크(DJ Sliink)나 DJ 트레이(DJ Tray) 같은 프로듀서들이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DJ 후드보이(DJ Hoodboi) 역시 이런 흐름에 올라탄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이미 예전부터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있었으며, 크로미오의 "Jealous"를 리믹스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어 풀즈 골드와 계약하게 되었다. 그동안 자신이 리믹스한 곡들에서 보여줬던 피치를 높인 보컬 샘플을 사용하는 등의 방식을 활용한 "Bug-A-Boo"라는 곡을 무료로 공개했으니 궁금하다면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Kid Cudi
랩과 노래를, 힙합과 전자음악을 넘나드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 키드 커디(Kid Cudi. 쿠디라 부르지 말라고 본인이 직접 인터뷰했으니 조심하자.), 그의 시작에는 풀즈 골드가 있었다. 풀즈 골드에서 발매한 데뷔 싱글 "Day 'N' Nite"은 그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커다란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풀즈 골드 소속의 DJ 듀오 크루커스(Crookers)가 리믹스한 버전이 수많은 클럽에서 퍼지며 그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에는 대부분 알고 있듯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눈에 띄어 레이블 굿 뮤직(G.O.O.D. Music)에 영입되었고,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2013년에 굿 뮤직과 결별한 이후 최근 키드 커디가 선보이는 음악은 꽤나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하지만 예전부터 추구했던 방향이 인디펜던트적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지금의 모습이 그가 원하던 방향과 더 가까운 것도 같다. 현재는 자신의 레이블 위키드 어썸 레코즈(Wicked Awesome Records)를 이끌며 활동 중이다. 그리고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다.
Run The Jewels
킬러 마이크(Killer Mike)와 엘피(El-P)로 이루어진 이 팀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전혀 상반된 두 래퍼가 모이더니, 최근 보기 드문 듀오 형식으로 콘셉트마저도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앨범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인디펜던트 정신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 아티스트가 팀으로서 보여준 음악은 이러한 걱정을 다 떨쳐버릴 정도로 매력적이다. 그 어떤 앨범보다도 폭력적이고 약물 의존적인 내용을 적나라하게 다루면서도 그 사이사이에 자신들의 커리어에 대한 '불안감'을 담아내는 포인트들, 힙합 팬이라면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부분이다.(물론 아니라면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뮤직비디오만 해도 그렇다.)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질 만큼 앨범 자체가 본인들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놓은 듯하다. 이렇게 짧게 적기에는 각자의 개성이 너무나도 뚜렷한 두 아티스트기에 이들이 좀 더 궁금하다면 힙합엘이에 올라와 있는 앨범 리뷰(링크)와 전곡 가사해석(링크)을 체크해 보자.
100s / Lil B
둘 사이에는 큰 교집합이 없지만 풀즈 골드의 버클리(Berkeley) 출신 래퍼라는 점에서 하나로 묶었다. 우선 허닛즈(100s)는 [Ice Cold Perm]이라는 믹스테입을 발매하며 처음 등장했다. 스눕 독(Snoop Dogg)의 [The Doggfather]가 연상되는 커버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역시 핌프(Pimp) 랩을 했으며, 이후 발표한 결과물에서는 여러 가지 스타일이 더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발매될 앨범에서는 좀 더 웨스트 코스트의 사운드를 담아내겠다고 인터뷰했으며, 실제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그가 웨스트 코스트의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 낄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봐도 좋겠다. 다음으로 릴 비(Lil B)는 데뷔 이후로 가장 많은 결과물을 발표한 아티스트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많은 양의 결과물을 발표했다. 다작의 영향일지는 몰라도 곡의 기복이 엄청난 편이다. 많은 작업량만큼 수많은 사람을 디스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릴 비 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부정적인 경우가 더 많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가 절대 랩을 못하는 래퍼가 아니라는 점이다. 클램 카지노(Clam Casino) 같은 프로듀서와 함께할 때는 놀랄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점을 생각하며 릴 비의 새로운 곡은 복권을 긁는 기분으로 재생해 보자.
글│GDB/ANBD
편집│soulitude, EDAWA
굿뮤직 나가고서 Wicked Awesome 이라고 자기 레이블만든걸로 아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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