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 Holiday - Guilty Conscience
01. Incerdible02. Thinkin About You03. Cloud 904. After We Fuck05. Guilty Conscience06. Ms. Get Around07. Wrong Turn08. Home Wrecker09. Dumb10. Come Back Home11. Where Are You Now12. Heaven
제이 홀리데이(J. Holiday)는 앨범 발매에 앞서 샘플러를 공개했었다. 앨범의 두 싱글 "After We Fuck"과 "Incredible", 그리고 첫 싱글의 클린 버전인 "After We", 여기에 이번 정규 앨범 [Guilty Conscience]의 수록곡 네 곡의 미리듣기(Snippet)까지 총 7곡이 수록되었다. 단순한 홍보의 의지보다는 자신감이 더 크게 비치는 이번 샘플러는 2007년에 데뷔 앨범으로 성공을 경험했던 그의 당당한 컴백 선포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알앤비 스타를 향한 반가움도 잠시, 기대에 못 미치는 싱글들의 수준에서 실망감이 엄습한다. 앨범의 도입을 담당하는 트랙으로는 꽤 설득력 있지만, 독립적인 싱글로서 "Incredible"은 별 특색 없는 평범한 어반 컨템포러리 넘버에 불과하며, 남부 트랩 비트를 사용한 "After We Fuck"에서의 과한 감정 표현은 억지스럽고 답답하게만 느껴질 정도로 호소력이 결여되어 있다. 단순한 반복을 통한 중독성을 노린 듯하지만 전혀 캐치하지 않은 훅 때문에 사실상 실패한 트랙인 "After We Fuck"을 싱글로 채택한 데는, 이런 유형의 음악으로 슈퍼스타의 반열에 오른 트레이 송즈(Trey Songz)를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뿐, 그 이상의 감상은 들지 않는다. 이번 싱글들의 '성적'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처참한 결과는, 과거에 싱글 차트와 알앤비 차트에서 각각 5위와 1위에 오른 싱글 "Bed"를 앞세워 골드를 기록하던 데뷔 시절의 모습에 대비시켜 보면 한층 더 비극적이다.
♪ J. Holiday - After We
이런 두 싱글이 이번 앨범 [Guilty Conscience]의 전반부를 책임지고 있다. 함께 전반부에 배치된 "Thinkin About You"는 요즘 국내외 음악계에서 지겹도록 접하고 있는 펑크/스윙 리듬을 차용했지만 역시 차별화되는 특색을 지니지 않으며, 곡의 제목을 반복하는 코러스도 별다른 감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큰 파괴력을 지니지 않고 무미건조한 듯하지만 상당한 중독성을 지닌 "Cloud 9"과 제이 홀리데이의 필살기라고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팔세토를 무기 삼은 "Guilty Conscience"는 힘과 그루브가 결여된 전반부의 트랙들 때문에 침체되려는 분위기를 그나마 지탱한다.
도입부의 트랙들에 실망하고 돌아서려 했다면 잠시 기다려 보기 바란다. 바로 이어지는 "Ms. Get Around"에 들어서 급격한 전세 역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바로 앞 트랙에서 자신의 주무기를 과용했다면 이번에는 적당한 수준에서 팔세토를 선보이고, 여기에 매력적인 멜로디, 캐치한 후렴구, 그리고 짝사랑하는 어장녀가 자신의 친구들과도 친분(?)이 있다는 재치 있는 가사까지 더하며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되살린다. 자신의 가정을 파탄내는 불륜 여성에 대한 얘기를 명량하게 풀어내는 "Home Wrecker"를 거쳐 "Dumb"에 들어서는 또 다시 흥분지수가 상승한다. 여기서 카타르시스가 최대치까지 분출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직이다. "Come Back Home"에서는 제이 홀리데이 특유의 알앤비 그루브와 드라이브감 넘치는 훅이 청자를 새로운 차원의 황홀경으로 인도한다. 디온 워윅(Dionne Warwick)의 명곡 "A House is Not a Home"의 가사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코러스도 "Come Back Home"의 핵심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슬로우 잼 넘버 "Where Are You Now"로 중반부에서 극도로 높아진 청자들의 흥분감을 이완시켜준 뒤, 상쾌한 느낌의 "Heaven"으로 복잡한 감상들을 씻어주며 앨범을 마무리한다.
이것을 전반부에 위치한 기대 이하의 트랙들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절하게 배치된 트랙들은 앨범의 기승전결 구조를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다. 좋게 풀어내자면 앨범을 하나의 작품으로 듣는 맛이 있다는 것이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트랙 간의 편차가 크다는 이야기다. 청자들이 심심한 트랙들로 채워진 전반부를 버텨내고 중반부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수준급 알앤비 트랙들의 향연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가 이번 앨범 성패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글│greenplaty
편집│soul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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