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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아티스트 열전 - T-Pain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1.12.02 16:40추천수 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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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열전] 말 그대로 원앤온리, T-Pain


애초 보컬을 교정하는 도구인 오토튠을 대담하게 '무기화'한 사람, 훅만 불렀다 하면 빌보드 차트에 곡을 올리는 사람, 안무가 아닌 느낌대로 자유롭게 춤추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 바로 티페인(T-Pain, 본명: Tallahassee Pain)이다. 현재 음악 씬에서 전무후무한 위치와 캐릭터를 거머쥔 그는 더 이상 단순히 하나의 장르에만 국한된 싱어도 아닌, 핫한 스타도 아닌 독특한 뮤지션으로 분류하는 게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다. 랩도 하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프로듀싱에도 능한 이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마음을 먹은 순간, 사실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좋을까 싶어서 시간 순으로, 그가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조금씩 살펴보기로 하자.


그의 이름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그만큼 자신의 후드(hood)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있다는 것이다. 이 어린 소년이(데뷔할 때는 어렸다. 정말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그는 한국 나이로 아직(?) 27살이다)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에이컨(Akon)의 싱글 <Locked Up>을 커버한 <I'm Fucked Up>이 유명해지며 에이컨의 귀에 들어가면서부터다. 당시 불과 20살이었던 그는 그 사건을 계기로 에이컨의 레이블인 Konvict Muzik과 계약하게 되고, 이것이 기존에 랩을 해오던 티페인이 노래를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우연찮게 하게 된 노래들은 시작부터 대박이 난다. <I'm Sprung>과 <I'm N Luv (Wit a Stripper)>가 큰 히트를 치고, 단번에 유명세를 얻었다. 그의 음악 스타일 자체도 기존에 다른 싱어들이 부르던 것과는 다른 신선함이 있었고 그의 음악들이 힙합과 알앤비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좋게 말하면 거리에서 얻은, 나쁘게 말하면 근본없는 그의 춤 솜씨도 티페인 특유의 재미있는 요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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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ppa Ternt Sanga (2005) / Epiphany (2007) / Thr33 Ringz (2008) / rEVOLVEr (2011) >


티페인은 2007년, 두 번째 앨범 [Epiphany]를 발표한다. 기존의 1집이 지니고 있던 음악적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 앨범 역시 첫 번째 싱글 <Buy U a Drank(Shawty Snappin'>과 두 번째 싱글 <Bartender>가 모두 큰 성공을 거둔다. 앨범에서 그는 이름만 바꾼 자신이 자신의 앨범에 피쳐링하는 등의 깨알같은 면모도 보여줬지만, 결정적으로 소포모어 징크스 없이, 그리고 두 장의 앨범을 (물론 약간의 피쳐링진이 존재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일궈내면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증명하였다. 그의 프로듀서 능력과 곡을 해석하는 능력을 보면 탁월한 센스를 보여준다. 신기한 점이 있다면 그는 1집과 2집에서 각각 세 개의 싱글을 발표하였는데, 앞의 두 싱글은 모두 큰 흥행을 거두고 세 번째 싱글은 모두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흥행 아티스트로서의 한계라고도 지적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싱글로서의 곡을 선택하는 능력이 부족했다고 본다. 돌아보면 그렇게 흥할 만한 곡들은 아니었으니까.


이러한 능력들을 인정 받은 티페인은 이 즈음부터 미친듯이 피쳐링 활동을 시작한다. '피쳐링 머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많은 곡에 참여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곡만 꼽아보자면 베이비 배쉬(Baby Bash)에게 더 높은 인지도를 선물해 준 <Cyclone>,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과 함께한 <Kiss Kiss>, 그리고 플로 라이다(Flo Rida)를 완전히 끌어올려준 <Low>와 티페인에게 첫 번째 그래미를 손에 쥐어준 Kanye West <Good Life> 등이 있다. '티페인이 피쳐링을 했다' 하면 대부분 빌보드 차트에 랭크되는 진기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의 보스 에이컨과 함께 엄청난 양의 피쳐링을 소화하며 '알앤비 피쳐링은 에이컨, 힙합 피쳐링은 티페인'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였으니. 이처럼 그는 최고의 훅메이커라는 찬사도 받게 되었지만, 이런 활동들 때문에 자신이 만들어낸 스스로의 영역에 점차 갇히게 된다.



T-Pain (Feat. Lil Wayne) - Can't Believe It

 

이어서 발매한 세 번째 앨범, [Thr33 Ringz]에서 티페인은 굉장히 영리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는 많은 피쳐링진을 대동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앨범 전체의 내용이다. 우선 많은 피쳐링진을 대동한 것은 어떻게 보면 모험이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안전한 선택이었다. 그동안 훅메이커, 피쳐링 플레이어로서의 인식을 지우고자 충분히 노력할 법도 한데, 그는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커리어를 전면에 내세우려고 애쓰기보다는 앨범의 완성도를 선택하였으며 스스로의 몸값을 인증하듯 빵빵한 피쳐링진을 통해 스스로의 클래스도 증명하며 곡의 색 또한 다양하게 만드는 훌륭한 프로듀싱을 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앨범의 내용이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랩을, 정확하게 말하면 그의 힙합적인 면모를 감추고 싱어로서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웠다. 훅과 같은 단순한 멜로디 구조가 기존에 지닌 장기이자 한계였다면, 더 성숙해진 보컬라인 메이킹과 다양한 멜로디 메이킹, 발전한 애드립 능력은 그를 싱어로서 인정하게 만든다.


그러나 티페인은 힙합의 끈을 완전 놓지는 않았다. 특히 디제이 칼릿(DJ Khaled)과 작업한 곡들을 통해 자신에게 아직 힙합의 소울이 남아있음을 증명하고,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다양한 피쳐링 활동을 계속 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제 어느 한 쪽만 피쳐링하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이때에도 엄청난 양의 피쳐링 활동을 겸하기는 했지만, 대표적인 증거가 바로 그의 두 번째 그래미 트로피를 선사한 곡, 제이미 폭스(Jamie Foxx)의 <Blame It>이다. 싱어로서의 티페인 역시 인정받고 힙합 훅메이커로서의 티페인 역시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한 와중에 당시 랩 피쳐링 대마왕이었던(지금은 그냥 대마왕인) 릴웨인(Lil Wayne)과 티웨인(T-Wayne)이라는 프로젝트팀을 만들었으며 앨범도 내려고 했지만 무산되었다.

 


T-Pain (Feat. Lily Allen, Wiz Khalifa) -  5 O'Clock


티페인이 음악 외에 열중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자신의 오토튠을 활용한 비즈니스였다. "I Am T-Pain"이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은 대박이 났고, 그는 스스로 자신의 오토튠 프로그램 개발에 협조하기도 하여 본인의 이름이 걸린 어플도 만들어냈다. 물론 오토튠으로 인해 비난도 받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토튠을 쓰는 바람에 한 때는 오토튠 유저로서의 메리트를 잃어버렸고 그러한 오토튠 유저 양산 현상을 비난할 때 덩달아 괜히 같이 욕도 먹었지만, 이미 그의 오토튠은 단순히 이펙트나 보컬 교정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이고 방어기제가 아닌 무기이다. 그걸 능숙하게 다루는 것도 능력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티페인에게는 오리지널리티가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그는 다시 자신의 뿌리였던 힙합을 보여줬다.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하기 전에 발표했던 믹스테입 [Pr33 Ringz]을 비롯한 여러 영상, 프리스타일에서 랩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고 이런 애정이 [rEVOLVEr]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선사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다져온 수많은 자신의 음악적 부분들 중에서 하나의 느낌을 추려서 낼 듯 하다. 게다가 티페인의 정규앨범으로는 처음으로 혼자만의 프로듀싱이 아닌 티-마이너스(T-Minus), 다 비즈니스(Tha Bizness), 리코 러브(Rico Love) 등이 참여하였으며 피쳐링으로도 싱어들이 더 많은 상태이다. 과연 이번 앨범에서는 정말 전작과 전혀 반대 방향의 느낌을 보여줄 것인지, 혹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들로 나타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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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12.3 13:11

    T-Pain 정말 매력있죠. 저도 I Am T-Pain 결제했는데 정말 신기했었음 ㅋㅋ

     

    아무튼 요번 앨범 기대합니다. 저번 앨범 상당히 좋았는데

  • title: Kendrick LamarIly
    1 12.3 13:46

    티페인만큼 오토튠이 잘어울리는 가수는 없겠죠ㅋㅋ원조라서 그런가ㅎㅎ

    티페인 춤추는거 진짜 멋있다고 해야되나 웃기다고 해야되나

    하여튼 키스키스에 나오는거 따라해봤는데 개어려움 ㅋㅋㅋㅋ티페인 춤 진짜 잘추는듯

  • Mad
    12.3 23:36

    thr33 kingz의 change는 원래 MJ의 곡이였는데 티페인한테 간것도 신기신기

    무슨이유였나 기억이안나ㅏㅁ

  • 1 12.4 07:58

    예전만큼은 못하다고는 하나 글에 있는 것처럼 

    전무후무한 캐릭터이자 독특한 아티스트.

    다른거 다 떠나서 이것 자체만 해도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도 기대해봅니다

  • 1 12.4 09:21

    티페인만의 오리지널리티!!!


    보통 특별히 대단하지 않아도 거장들을 리스펙하는 풍토가 있는데


    그게 나쁘다는 거는 아니고 티페인도 충분히 낄수있다고 봅니다


    가사나 춤이나 재밌고 재치ㄴ있는 모습때문에 더 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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