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지 말고
어디 가서 우리 집안 이야기는 잘 안 해
사실 나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걸 듣고 마치 불쌍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귀찮게 이것저것 캐묻지
어느 정도 가난했고 엄마는 날 버렸지
밖에선 큰소리 한번 못 내던 찐따였지
내가 유일하게 큰소리 낼 수 있는 곳
내 방의 마이크 앞, 그곳이 나의 안식처
난 잠시도 멈출 수 없어 갈 길이 멀어
모두가 떠나도 계속해서 난 그 앞에 서서
달이지고 해가 뜰 때까지 거듭된 연습
이제는 누가 나를 놀려대도 신경 안 써 꺼져
단 한 번도 굴복하지 않고 지켜낸 보물
전혀 개의치 않아 값진 진물과 고름
다시 글을 적고 멈추지 않던 외침
물 한 모금 없이 메마른 사막 위를 걷겠지
난 자주 멍청한 표정을 지어서
나를 보는 사람들은 내가 멍청한 줄 알고 있어
난 항상 생각할 뿐이야, 올바른 방향,
걱정 마 내 고민은 오직 내 여정의 기로일 뿐
신에게 기도는 안 해,
사실 몇 번이고 해봤지만 끝내 엄마는 날 버렸어
관두기로 했어
내가 믿는 건 내가 여태까지 걸어온 길
그 덕분에 똑바로 앞을 쳐다볼 수 있게 됐지
어차피 내 다짐을 건드리는 저 칼날 같은 바람은
내가 들이마시는 공기보다 더 익숙해
이미 겪어봤지 전혀 내 상대가 안돼
난 창보다는 방패
누구 탓, 누구 덕, 핑계거린 필요 없어
그런 건 비겁해, 내가 짊어진 짐들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챙긴 채로
거기서 보고 있어, 내 이야기의 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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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막새 신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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