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일까요?
안녕하세요 힙합LE 여러분 저는 평소에 음악을 즐겨듣고 사랑하는 리스너입니다. 저는 옛날부터 어떤 음악을 듣고자 할 때 평론가의 글을 꼭 참고했습니다. 왜냐면 평론가의 평가들을 참고하면 좋은 음악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평론가의 평가가 좋은 음악을 듣고 실망한 적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렇게 평론가의 글들을 많이 읽고 음악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나름의 견해가 생기더군요. 오늘은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인지 제 생각을 한번 펼쳐볼려고 합니다.
1. 음악 평론가란 어떤 직업이며 음악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할까?
어떤 음악이 좋은 음악인지 들어가기전에 일단 음악 평론가가 어떤 직업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음악 평론가란 권위를 쌓아가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어떤 음악이 있을때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평가하고, 훌륭한 음악이다 라고 평가되는 음악에 권위를 부여해주는게 평론가의 역할입니다. 평론가 한명이 결정하는것보다 여러명의 평론가가 모여서 합의했을 때 좀 더 객관성이 있는 평론이 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사람마다 주관이 다르니까 음악의 가치가 다를수 있지 않느냐하고 묻습니다. 음악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도 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게 마련이고 사람에 따라서 더 좋고 안좋은 음악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악을 평가하는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니고 모든 음악의 가치가 똑같은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평론가(전문가)가 평가하는 좋은 음악들이란 전문가들이 합의한 몇가지 기준에 따라서 평가되어 높은 점수를 받은 음악들이란 뜻입니다. 개개인의 주관적인 호불호하고는 전혀 다른 범주입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음악을 어떻게 평가할까요? 저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확신할순 없습니다만 음악의 세부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외적인 부분을 가지고 평가 했을 때 저는 음악성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봤을 때 곧 개성과 대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이런 범주들을 가지고 음악을 평가할것이라고 가정하고 글을 전개해보겠습니다.
2. 음악성이란 무엇일까?
음악성을 평가할 때 개성이라는 것은 곧 ‘다름’이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즉 다른 아티스트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지점이 있고 그것을 짜임새있게 구성해낼 때 그리고 자신만의 영역을 온전히 구축해낼 때 개성이 있다라고 하는것이죠.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션중 하나인 이승열씨는 앨범을 만들 때 가장 먼저하는 것을 다른 뮤지션들이 생각나지 않게 벽을 쌓는것이라고 하더군요. 이승열씨의 음악이 다른 누구의 음악과도 다르다라고 평가받는 이유를 이제는 아실것같습니다. 이승열씨의 음악이 한번도 표절시비에 휘말리지 않은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리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션, 아티스트에게 있어서 개성이란 곧 아이덴티티하고도 연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음악성에서 개성이 왜 중요한지 이제는 아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또다른 음악성의 평가기준 대중성이란 뭘까요? 저는 대중성이란 쉽게 말해서 곧 '듣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음악이 듣는 맛이 좋을까요? 여러가지가 있을것 같습니다. 귀를 사로잡는 멜로디의 유무, 보컬의 목소리 톤, 기타 톤의 질감, 랩으로 치자면 현란한 랩스킬이나 잘 들리는 발음도 듣는 맛에 한몫을 하겠죠. 대중성이 높은 음악들은 저희들을 쉽게 매혹시킵니다. 하지만 개성 없이 대중성만 있는 음악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원 순위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음악들 대부분은 제 생각에 대중성만 있는 음악들입니다. 복잡하지 않는 형식으로 되어있고, 쉽게 들리기 때문에 그만큼 쉽게 질리는 음악들입니다. 인스턴트 음악이라고도 하죠. 몇 번 휴대폰에서 재생시키다가 질리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음악들입니다. 개성과 대중성이 함께 있는 음악들, 소위 명반이라고 불리는 음악들은 사실 쉽게 꽂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번씩이나 주의깊게 들어봐야 본연의 가치를 알수가 있는 경우가 많죠. 개성이라는 것, 다르다는 것은 지금까지 들어본적이 없기 때문에 낯설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 낯섦을 극복하고 나면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제대로 보이기 때문에 감동도 쾌감도 배가 됩니다.
3. 좋은 앨범이란 어떤 앨범일까?
저는 좋은 앨범, 좋은 노래는 이 개성과 대중성 사이에 교집합을 정확하게 겨냥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다른 아티스트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면서도 그걸 성숙하게 표현해내고 그러면서도 듣는맛이 있는 음악. 이게 소위 명반이라고 칭송받는 음악들의 자격요건이 아닐까요. 물론 이 두가지가 명반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휼륭한 예술은 현실을 잘 담아낸 거울이기도 하기 때문에 사회성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자면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라는 앨범은 미국 히피들의 반물질 운동이나 자식에 대한 부모의 과보호에 대한 비판 등 60년대의 시대상을 그대로 잘담아냈다고 평가받고, Rage Against The Machine의 1집은 앨범 표지에서도 볼수 있듯이 미국 보수주의, 기득권, 미디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으로 유명하죠. 그리고 그나마 최근에 나온 비욘세의 Lemonade 앨범은 제이지가 바람피운것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를 드러냄과 동시에 흑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체성 그리고 페미니즘에 대한 지지를 드러냄으로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죠. 이처럼 사회적인 메시지 또한 좋은 앨범으로서의 중요한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4. 음악성 있는 음악들을 주목하지 않는 미디어에 대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음악들이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음원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음악들은 대게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음악들입니다. 우리나라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음악들은 대개 거대 기획사 밑에 소속된 가수들의 음악이거나 한정된 장르의 음악을 하는 가수들의 음악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미디어는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음악의 스펙트럼은 장르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고 그 색도 깊이도 아주 다양한데 우리나라 미디어는 한정된 색깔 몇몇가지만 스포트라이트로 비추고 다른 색깔은 아예 없는것처럼 조명을 비추지 않습니다. 돈을 버는것도 몇몇 가지 장르를 하는 가수들이고 다른 장르의 가수들이나 인디가수들은 돈을 벌려고 해도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게 됩니다. 힙합팬들이 쇼미더머니를 싫어하는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좋아하던 랩퍼가 쇼미더머니를 나가고 대중에 맞춰진 행보를 하기 시작하면서 음악도 대중의 입맞에 맞춰진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게 되고, 그러면서 좋아하던 랩퍼의 개성이 사라지게 되는 것. 그래서 쇼미더머니를 힙합팬들이 싫어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우리나라의 음악이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디어에서 더 다양한 음악들을 조명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만 줄이면서 여러분께 음악 하나 추천드리겠습니다. TAME IMPALA 라는 밴드의
Feels Like We Only Go Backwards라는 노래입니다. 실망은 안하실겁니다 ㅋㅋ.
P.S : RATM ‘The Battle Of Los Angeles’ 앨범 가사 해석해주실분 안계신가요... ㅠㅠ




좋은 음악이란건 결국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서
누군 릴야티 음악보고 구리다고 해도 내가 좋아하고 흥얼거리면서 기분 좋으면 그건 좋은 음악인거고
누군 나스나 캔드릭 가사가 좋다고 해도 내가 별로 내키지 않고 '음악 안다는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싶어서 억지로 듣고 하면 좋은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
저는 몇가지 기준이 있긴 한데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전부 이 기준에 맞아 떨어지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저는 일단 음악은 메세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청각적이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의도가 분명한 것. 그리고 그 의도가 실질적으로 드러나도록 설계돼 있는 가를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뭘 말하고 싶은가가 아니라 뭘 들려주고 싶은가가 분명해야 된다는 거죠. 그리고 그것이 실질적으로 드러나야 되고요. 그리고 또 부가적인 기준으로는 듣는 재미가 있는가. 소리와 음악의 차이를 생각했을 때 소리는 그저 소리일 뿐이라면, 음악은 소리의 인위적이고 시간적인 배열이겠죠. 그럼 음악은 단순히 듣기 좋은 소리에서 더 나아가서 그 소리들이 시간적으로 재미있게 배치 (멜로디나 코드진행보다 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가 되어 있는가가 또 중요한 평가기준 중 하나가 되겠죠.
테임 임팔라 저도 좋아합니다. 처음 들었을 때 보컬 듣고 존레논 미공개곡인줄 알았죠ㅋㅋ 곡도 약간 비틀즈 중기의 사이키델릭 느낌도 나고ㅋㅋ
그리고 글쓴이분의 "복잡하지 않는 형식으로 되어있고, 쉽게 들리기 때문에 그만큼 쉽게 질리는 음악들입니다." 라는 말에 공감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형식, 쉽게 들린다는 것이 그렇게 곧바로 쉽게 질리는 이유가 될 수 있는지 일단 의문입니다. 굳이 예시를 들 것도 없이 쉽게 들리는 것과 쉽게 질리는 것은 일단 논리적으로도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복잡하고 화려하고 전위적으로 들리지만 쉽게 질리는 음악 역시 난무합니다. 저는 오히려 그런 부분에 더 자극을 쉽게 받고 쉽게 질리는 스타일이고, 오히려 기본적인 개념에 충실하면서도 내재적인 에너지가 있는 음악을 나중에 더 찾게 되더군요. 그렇다고 무조건 정석적인 음악이 더 좋냐 그것도 아니지만요. 사람마다 다르고 경우도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저는 차트 상위권에 있는 아이돌 대중음악 조차도 그렇게 단순한 곡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자극적이고 복잡한 요소들이 있고, 음악 전개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꽤 있더군요. 오히려 단순한 포크송들이 차트 뒤로 밀려나면 밀려났죠. 멜로디가 쉽네 코드진행이 쉽네는 사실 별 상관 없습니다. 음악은 멜로디랑 코드가 다가 아니잖아요. 베토벤 운명, 합창 이런거 사실 멜로디 얼마나 쉽습니까ㅋㅋ 솔솔솔미b~ 이런거나 미미파솔솔파미레도도레미미레레~ 거의 동요수준으로 쉬운 멜로디인데 응용과 배치를 기가 막히게 했기 때문에 200년동안 살아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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