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론가 이동진 아시죠?
'빨간 책방'이라는 책 관련 팟캐스트도 진행하고 있는.
이 분이 '비밀독서단'이라는 프로에 나와서 한 말입니다.
Q)
한국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
A)
저는 한국문학뿐만 아니라
책도 맞지 않는다면 안 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근데 이런 이야기도 드리고 싶은데,
제가 한국문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오래전부터 짝사랑 같은 걸 갖고 있는데
한국문학은 한국어를 다루잖아요
근데 언어라는 것이 단순한 도구는 아니거든요.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요.
말이라는 것은 많이 쓰면 말에 먼지가 묻거든요.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말은 너무 아름답고 좋은 말이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노래부터 시작해서
일상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말을 쓰니
정작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도
그 말 자체가 울림이 없잖아요.
그런 말이 오랜 세월이 지나면 거기에 먼지가 묻는데
좋은 문학은 그 먼지를 털어내서
그 말의 의미를 들여다보는 문학.
저는 그게 좋은 문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한국문학은 제 입장에서 포기할 수 없는 굉장히 큰 오락이면서 즐거움인거죠.
정말 좋은 글이라고 여겨서 한번 가져와 봤습니다.
언어에 켜켜이 내려앉은 먼지를 털어내고 그 본질을 들여다보는 문학.
정말 엄청난 펀치라인 아닙니까.
국힙이 외힙에 비하면 분명 역사도 짧고 부족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죠.
그러나 한 시대의 언어를 가장 재기발랄하고 감각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이
래퍼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외힙보단 한국히팝에 더 많은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CD를 사더라도 외힙보단 국힙 위주로 사게 되구요.
음울한 감성을 품은 노래를 좋아하던 제가 인생이 우울해지자
요즘은 더콰, 빈지노, 리짓군즈 등의 음악을 주로 듣고
저스디스가 마잌 스웨거에서 들려준 랩에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을 보면
분명 언어가 만들어내는 파동은 크네요.
한국히팝의 오래된 벗으로서, 앞으로도 그 손을 놓지 않을 사람으로서,
국힙의 번영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자기 곤조 지키면서 허슬하는 모든 플레이어에게도 축복을 빌구요.
다시 돌아보면 좋은 구절들이 있는것은 모든언어에있을거기때문에 ㅎㅎ..
아 그야 물론이죠.
제가 만약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영어를 상당히 잘한다면
그 방대한 늪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느라
이런 글은 쓰지도 않았겠죠 ㅎㅎ
하지만 전 한국인이라..
솔직히 사운드나 랩으로 들을거면 본토것만들어도 워후
와 언어의 마술사시네.. 언어 전사는 울고 갑니다
거기다 본문이 무슨 이동진 찬양글도 아니고 그냥 인터뷰 인용한게 다인데 뜬금없이 xxx(김심야아님ㅎ) 뒤져라가 뭡니까
이거 그냥 전형적인 하이데거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명제를
재탕한 것에 지나지 않아요. 이런 '잡담'들 때문에 언어의
'본래적' 가능성이 파묻혀있는데, 문학은 이런 언어의
'본래적 가능성'을 '개현'할 필요가 있고, 그러한 '격발하는 말'들을
적음으로써 그 '도구적 사용'을 중지하고 '본래적 실존'을 탈은폐,
현시하는 것이 문학이다. 딱 표준적인 하이데거 예술론인데
이게 딱 언어를 신비화하고 있는 거거든요.
평소 하버마스를 좋아하진 않는데, 하버마스한테 동의하는
몇 안되는 지점이 바로 하이데거 비판이에여.
하이데거야 물론 도대체 부정할 수 없는 존재지만...
(그를 부정하는 것도 어떻게든 그를 인정하는 거니까)
하여튼 문제 덩어리라는 것은 많은 학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지점이져. 전 맘에 안 들어여. 그걸 여기서
팡팡 풀어봐야 그냥 혼자 헛소리하는 것 같구...
'언어를 신비화하고 있다'는 지점까지만 짚고.
구체적인 비판의 내용은 스킵할게여.
하여튼 이동진이 싫은 건 하이데거가 싫어서 그런 것.
이런 문학관을 아직도 써먹는 이동진 넘나 싫은 것
혹시 스킵하신 구체적인 비판의 내용을 찾을 수 있는 책이나 링크없을까요?
후... 또 비판이 이어지려면 이어지죠. 모두가 하이데거를 극복하려고 했으니까요. 아도르노, 레비나스, 부르디외까지 말이죠. 사실 이들의 비판은 한편으론 어떤 '사건'과 관계가 있거나 하여튼 정치적으로 전유된 하이데거니까요. 이건 정말 생략하겠습니다. 정치적 컨텍스트 속에서 하이데거를 읽는 것은 별로 재미가 없으니까요.
하버마스는 반대의 방향에서라면 반대의 방향에서 하이데거를 깝니다.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을 참고할 수 있는데 너무 전략적인 의도를 갖고선 쓴 책이라 개인적으로는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입문서가 있을 텐데 잘 모르겠군요. 한편으로 하버마스의 하이데거 비판은 철학계 내부의 담론적(말하자면, 철학 내부의 정치?ㅋㅋ) 싸움을 염두에 두고 수행되는 부분이 있어서 하버마스도 좀 찝찝한 구석이 있군요. 모든 것이 담론적 장과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결론은 데리다 정도가 아니고서야 하이데거의 언어론/예술론 자체에 대한 비판만을 보기는 좀 힘들단 이야기죠 ㅋㅋㅋ 개론서를 잡으시는 것이 아닌 이상에야.ㅋㅋㅋ 물론 이런 비판들을 정리한 논문 같은 것이 있을 것도 같은데 전 잘 모르겠네요.
수능치고 배부르고 등따신 그야말로 노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게 없었던 시기에 들었던 철학적 의문들이 이젠 과제니 토익이니 여러 일들에 치여 제 안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네요ㅜㅜ
추천해주신 책은 지금 보는거 다 읽으면 바로 읽어보려구요ㅋㅋ 감사합니다
표현력과 풀어내는 방식이 감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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