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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이벤트] "Across the Ceiling... A1-9"

title: A Love Supremejiniㅣsiri2026.06.23 17:26조회 수 1059추천수 26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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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st blurim - "Across the Ceiling... A1-9"

 


 

  천장을 걸어다닌다. 그 천장은 바닥의 위에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바닥의 아래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 천장을 걸어다닐 때, 그는 바닥을 내려다봤을까, 아니면 올려다봤을까. 그는 2층에 있던 것일까, 천장에 매달려있던 것일까. 하지만 알 수 없다. 자살을 원하지만 자살을 하진 않았고, 바닥에서 아버지의 술병을 피하던 시절 속에 살지도 않는다. 그는 어디 있는걸까. 아니면, 이미 그의 모든 것이 하나의 천장이 되었을까. 누군가가 밟기 위한 일부이자, 방을 이루기 위한 일부. 이미 그는 그렇게 내려다봄과 올려다봄을 잊고는 그 천장으로서의 시간을 무참히 깎아내리고 있다. 그것에 이야기는 있는걸까. 누군가가 밟고, 올려다본 것이 천장의 이야기일 수 있을까. 아마, 모르겠지. 모를 것이다. 그리고 그게 단지 천장에 울리는 뭔가 이상한 소리다. 누가 걸어다니고 있나? 싶은. 

 

   그 울리는 소리는 결국 누군가들의 이야기들이다. 과거의 음악들이 한데 모여 기괴한 형상으로 지금 앉아있는 꼴은 마치 이때까지 쌓여왔던 트라우마처럼 부르짖는다. 꽤나 강박적인 이야기들. 그의 천장은 그 이야기들이 놀고 있다. 정돈된 형상은 아니며, 웃는 소리가 즐비하지만, 그 웃는 소리는 천장에 울리며 층간소음이 된다. 그는 그 바닥,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강박적으로 떠올린다. 그에게 결국 그것이 제일 편안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었는지, 그저 적응을 한 것인지 모른다. 단지 그는 그런 기준이 되어버렸다. 그런 기준이면 자살을 해야할텐데. 자살은 언제 해야될까. 하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고, 자살은 도달하지 못한 2층처럼 멀어져간다. 구원은 없구나.

 

  소리들이 끝날 일은 없구나. 계속해서 울리기만 한 채, 그는 또다시 바닥을 상상하게 된다. 그 바닥에 아버지는 그를 사랑했다. 상처들이 사랑의 증표이고, 아버지의 칼이 노리는 곳은 큐피드 화살이었다. 사랑들은 그로 하여금 죽는 것이 제일로 사랑하는 것이라 가르쳤고, 그녀들이 제멋대로 그에게 섞는 타액은 그를 포기하는 게 사랑하는 것이라 가르쳤다. 사랑이 필요한 그 천장은 또 과거의 이야기를 가져온다. 그것은 사랑을 외치지만, 사랑은 아니고. 가르침 받은 그 사랑은 바닥에 나돈다. 결국 바닥을 외치는 게 사랑을 간증하는 방식. 그보다 사랑으로 2층에 데려가주는 것을 원한다. 매달릴 수 있도록. 하지만 그의 천장은 이미 바닥을 덮어주고 있다.

 

  그의 생각은 천장으로 덮여있다. 여전히 그는 아버지의 소리를 듣는다. 그 울리는 바닥은 곧 그의 모든 것이 흔들린다는 의미다. 그에 대해 그는 또 아버지로 대답해야 한다. 거기에 과연 그는 그 자신을 볼 수 있었을까. 결국에 그는 단지 다른 곳에 있는 바닥을 삶이라 부른다. 바닥에 울린 체벌의 소리가 그의 선택을 놓치게 했다. 그리고 그게 그의 선택이 됐다. 그런 그의 선택이 곧 그의 길이 됐다. 천장으로 향하게 된 것은 결국 그의 삶이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꾸만 그는 습관적으로 그 선택을 뱉는다. 분명히 자신이 왜 천장이 되었고, 어디를 보고 있는 건지 모르는 눈치인데, 선택한 것을 답으로 막는다. 2층 위로 가지 못한 건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모르고 있다.

 

  울리는 그 모든 것들. 층간소음과 아버지의 말, 그 모든 것들. 그것들이 전부 천장을 물렁하게 한다. 그것이 그 선택의 일환이었을까. 이미 결단을 내린 상태에, 그는 선택으로 흐르기만을 기다린다. 그렇게 흐르다보면, 결국에 괜찮아질 것이다. 그 선택이 나를 2층으로 도달시켜줄 것이다. 결국에 인간은 끝나니까. 그 말이 어디서 왔든 간에, 그는 그 끝에 도달하기만 하면 됐다. 그 끝이 어디인지, 사랑이, 자살이, 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딘가에는 가겠지. 그는 천장인 채, 바닥을 올려다보고, 내려다본 채, 잠깐 침착해졌다. 바깥을 창문 넘어로 본다. 그러고는 천장을 걸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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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title: Long SeasonFishmansBest베스트
    4 6.23 20:36

    잘 읽었습니다

    이건 처음 보는 앨범인데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 4 6.23 20:36

    잘 읽었습니다

    이건 처음 보는 앨범인데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 6.24 09:32
    @Fishmans

    Nest Blurim이 한국의 cities aviv라고 인마

  • 1 6.25 01:01
    @카녜는신이다

    야 이거 ㅈㄴ 물건이네 ㅋㅋㅋ

  • 6.24 13:32

    국내힙합 존나높다

  • 1 6.24 19:18

    2만 5천포 축하드립니다. 우승하셨어요

  • 7.13 03:01

    무슨말인지 아예 모르겠네 ㅋㅋ

  • title: A Love Supremejiniㅣsiri글쓴이
    7.13 03:34
    @willburn

    난해하게 쓰긴 했죠

    저게 나름 앨범이 가진 특성을 글에 한껏 반영한 결과물이긴 합니다. 물론 제가 감상과 해석을 엮으려다보니 과하게 난해해진 부분도 많지만요ㅋㅋㅋ

    앨범을 한번 들어보시면 이해가 훨 잘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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