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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킁을 비롯한 국내 음악 담론에 대해 아쉬운점

tw0face1시간 전조회 수 310추천수 7댓글 4


파이가 좁다보니 극소수의 필자들이 모든 앨범을 정량적으로 점수매기게 됨. 그리고 그렇게 앨범의 예술적평가가 완료된 상태로 남아있게됨.  그리고 이때의 기준은 보통 앨범이 보여주는 미학이나 예술적 방향성에 대한 호오보다는 거의 대체로 음반의 구성과 완성도, 가사의 설득력, 즉각적인 만족감, 감점요소가 있는지 (작품외적 아티스트의 행보, 혐오표현의 사용, 리드머의 경우 한영혼용) 등으로 세워지는 경향이 있음. 리드머나 이즘이 대표적인 예시.


 이건 잘못이 아니라 어찌보면 당연한거. 음반에 대한 담론에서 더 관심이 끌리는건 내용보다는 점수이고 리뷰 내용도 자연스럽게 그 점수를 설명하기 위한 논리로 전개되니까.


 국내 가장 영향력있는 영화평론가인 이동진의 리뷰도 뜯어보면 본인 취향을 고집했던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누구나 할수있는 피상적인 감상을 남들보다 좀더 교양있고 정제된 언어로 풀어내는 경우가 다반사임. 사람들은 이런 이동진이나 리드머 이즘 등을 나이브한 인상비평이라고 욕하지만 (케이팝 팬들이 트위터에서 이즘 욕하는 수준이 우리가 리드머 욕하는 규모를 뛰어넘음) 사실 그건 걔네들의 잘못이 아니라 걔네한테 과할정도의 대표성을 부여하는 담론장의 한계라고 생각함. (리드머 필진들은 힙합씬 전체가 앨범이 명반인지 망반인지 심판내려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거 같음. 여기서 쾌감을 느낀다면 평론가 실격인거고ㅠㅠ)


이들보다 더 세부적이고 깊은 분석과 미학적인 방향으로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보여주는 매체들 (weiv, 온음) 이 있는데 여기 점수는 결국 필진 개인의 취향과 성향을 넘어서는 객관적인 척도가 될수 있을까? 절대 없음. 하지만 우리는 결국 한 두 명의 오피니언에 불과한 매체 점수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의견을 맡겨버리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음반을 올려치거나 싫어하는 음반을 후려칠때의 무기로 이 권위를 빌려오기만 함.

 평소에 노잼랩 근첩랩이나 빠는 영포티 안경잽이 평론가라고 비하하던 커뮤애들도 스윙스랑 테이크원 커리어를 깔아뭉개고 폄하하기 위해 이들의 권위를 빌려옴. 이건 앨범 하나가 망하면 그간의 커리어와 위상을 완전히 짓밟아버리는 국힙팬들 특유의 증오적인 문화도 한몫함. 


사실 힙합커뮤들에서 이러한문제제기는 늘상 많이 되어왔지만 결국 시즌이 되면 또 다들 리드머 점수를 기다리고 있음. 그만큼 리드머가 (이미 평가가 완료되었다고 판단되는 앨범을 리뷰하는 리콜리뷰때를 제외하면) 대체로 일정 선을 넘지 않는 안전한 인상비평과 앨범의 각 요소에 대한 일관된 기준으로 정량평가를 해옴으로써 꾸준히 해당 리뷰를 바라는 특정 층에게 신뢰도를 쌓아왔기 때문일것임. 


그래서 결국 우리는 이러한 리드머를 맹신할것도 욕할 것도 아니라 이들의 기여도와 의견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들의 견해를 필자 한명의 의견 이상으로 과대평가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함. 그리고 소비자들 혹은 비평가들이 더 활발하고 더 대담하고 더 각 뮤지션과 앨범에 대한 애정을 담아서 각자의 자리에서 비평과 담론을 쏟아 내는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물론 리스너 한명한명은 자기만 만족하면 된다고도 생각하지만, 어떤 작품을 열렬히 사랑할때 그 작품의 가치를 담론장으로 내밀고 싶은 욕구는 너무 당연한거니까 ㅇㅇ 


사실 이미 국힙은 희망적인 것 같음. 되려 다른 한국음악 시장에 비해 소수의 평론가들을 과의식하는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보임. 그래서 나는 양홍원 같은 경우가 너무너무 대단함. 오보에 슬로모를 똥반이라고 생각하는 리스너들은 코웃음치겠지만 모든 평단이 일제히 외면했는데도 이를 지지하는 이들이 결집하고, 컬트적인 그들만의 담론장과 소비시장을 동시에 확보해낸게 ㅇㅇ 비록 유튜버라는 또다른 한명의 오피니언을 권위로 빌려오긴 했지만 이러한 오피니언이 다양하면 다양해질수록 국힙의 예술적 성숙도는 점차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함. 솔직히 내가 저스디스를 오래동안 지지했고 릿의 방향성에 너무 만족한 나머지 이 글을 쓰게 될 동기를 얻은 건 맞지만, 사실 국힙을 소비하면서 늘 생각하던 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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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1 1시간 전

    "걔네한테 과할정도의 대표성을 부여하는 담론장의 한계라고 생각함" 눈물의 개추

  • 1시간 전
    @끄응끄응끄응

    진짜 ㅆㅇㅈ

  • 31분 전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걍 사람들이 리드머 이상의 무언가를 안 원하기 때문에 계속되는거임 파이도 딱 리드머 하나가 잡고 있을 크기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리드머 외워서 아는 척하고 계속됨

  • 27분 전

    너무나도 좋은 글이네요

    평론을 이건 공감하고 이건 별로 와닿지 않네? 이건 이렇게도 볼 수 있네?하고 하나의 의견으로 보면 되는데 뭔가 시험 문제에 대한 정답지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음. 애초에 그 사람들 의견이 주관적인거라 틀리고 옳은거 자체가 없는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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