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리드머를 엄청 리스펙하고 사실상 국힙에서 리드머가 그 어떤 뮤지션보다 더 해내온 게 맞다 생각하는 편입니다.
근데 내용 자체는 결국 저스디스 가사 내용에만 많이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음악 자체는 평이 좋네요.
너무 파편적이다.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 테면
'공감은 물론이고 설득력을 찾기도 어려운 은유로 가득해 의도 전달과 표현력 모두 실패한 곡으로 느껴진다.'
'분노의 대상이 점차 수렴되던 첫 작품과는 다르게, 신보는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는 모양새가 강하다.'
'주제와 어우러지지 않는 비유와 일화가 많은 점도 아쉽다. '
또는 폭력적이다.
'상대방을 깎아내리기 위해 사용한 혐오 표현이 수준 낮은 일차원적인 가사로 구현돼, 일말의 가사적인 성취는 잃고 역설적인 감흥 대신 폭력적인 내용만 남았다. '
'단순히 남성성과 성공한 래퍼로서의 위치를 드러내는 것에 그칠 뿐, 마땅한 당위성을 찾을 수 없다.'
음악/ 프로덕션에서는 오히려 호평이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프로덕션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점은 안타깝다'
'신보가 내용상으론 큰 만족감을 찾긴 어렵지만, 랩 스킬 자체로는 여전히 인상적인 것이 사실이다.'
근데 당장 외힙 리뷰만 봐도 리드머가 이런 가사 내용으로 까는 걸 볼 수가 없습니다.
그냥 리드머는 국힙 한정으로는 명확하게 남성성에서 발현되는 듯해 보이는 혐오 단어가 의도가 있지 않는 한 이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정의를 내린 듯 하네요. 비단 저스디스의 경우만 그런 건 아닙니다.
외힙에서는 그런 평가를 본 적이 크게 없네요. 가끔 가사만 보면 뜨악하는 여러 앨범들에 후한 평가를 주면서 가사의 내용에 지적하는 경우는 없으며 해석까지 해줍니다. 전 꽤나 힙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리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번 그런 경우를 반복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국 매체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계속 말하지만 그게 잘못된 스탠스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가사가 너무 파편적으고 이해하기 어렵다. 라는 감상도 많이 이해가 되지만,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제가 저스디스 lit을 흥미롭게 들었던 것은 사실 프로덕션과 랩스킬이 아니라 가사가 먼저였습니다.
국힙에서 이런 앨범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말하는 내용의 스케일이 명확하지 않은 앨범이라고 해야 될까요? 엄청 거시적인, 우주적인 이야기로 확장아 되기도 하고, 자기의 인생에서 느꼈던 미시적인 이야기로 좁혀지기도 하는 내용이 사실 외힙에서만 들었던 무언가로 느껴서 저는 아주 훌륭하게 느꼈습니다.
힙합의 문법을 많이 따르지만 동시에 미술 전시에서 느꼈던 감상을 동시에 느꼈던 생각.
그리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서 못만든 것인가? - 이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보고 이해하지 못하고 어렵다면 못만들었다고 할 수 있나?
그 지점이 곧 누군가한테 국힙 음악을 듣는 데 이질적으로 느껴졌을 수 있고 그렇기에 별로라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시도가 저한테는 완벽하게 들어맞았고, 필요했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저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도 크게 동의하기 힘들기도 했고요.
동시에 그 지점이 폭력적인 가사의 당위성이 해결되는 부분이기도 했어요. 파편적이고 스케일이 불명확한 지점을 건드는 것이 특정 대상의 폭력을 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거대한 전쟁, 스캔들 그 속에 속해있는 청자들을 느끼게 하고 그 폭력에 공감해 주는 듯한 감상. 주관적인 감상.
해석할 거리가 많다는 것이 듣기에 더 좋을 수 있고. 사실 켄드릭 라마 앨범도 그런 점에서 더더욱 평이 좋았고, 루페 피아스코도 그렇고.
당장 리드머도 직전 빌리우즈 앨범에서는 낱낱이 가사 분석을 해가면서 해체쇼를 진행하는데 국힙은 안될 게 뭐야? 라는 생각..
가사가 진지하지 않아서? 한국적이지 않아서? 너무 폭력적이어서? 모르겠네요.. 흠.. 그 정도 깊이가 안돼서 그런가? 저는 모르겠네요. 깊이는 꽤나 있어보이던데요.
그냥 화자가 한국인이어서 정서적 공감이 안된 게 크지 않을까.
글을 두서없이 작성해서 죄송하지만, 매번 동어 반복처럼 느껴졌던 국힙에서 오랜만에 아주 따봉을 누를 만한 앨범이었습니다.
음악이 구리다는 것은 저도 인정할 수 없고 리드머에서도 딱히 없는 내용이라 반박할 얘기는 없네요.
프로덕션/랩 퍼포먼스에서는 항상 만족스러웠습니다.




저는 리드머랑 점수 자체는 비슷하게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그 이유가 정반대더군요
저는 랩이 별로였고 오히려 가사 텍스트만 놓고 보면 흥미로운 콘텐츠라고 생각했는데 정반대의 리뷰가 나외서
여튼 그냥 그런가보다 합니다
리드머에게 이 앨범을 좀 더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있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점도 이해는 갑니다만 저는 프로덕션/랩만으로 충분히 즐길만한 앨범이라 생각도 들긴 했네요.
내용이 이렇게 꼬였던 게 차라리 음악이라도 더 팝적으로 가는 게 어떨까 싶기도 했지만요.
전체적으로 불안과 긴장감이 드러나는 비트가 큰 주제로서 각 곡을 통일성 있게 묶는다고 생각해서,
LIT이 유기성이 떨어지거나 이해 못할 작품처럼 평가받는 게 어이가 없음.
심지어 사운드적인 유기성은 완벽하고, 전반적인 퀄리티도 높아서 더욱 어이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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