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최상급의 랩과 음악인데도
앨범의 인상은 흐릿함
Lost, 돌고 돌고 돌고, Curse, 내 얘기, 등등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음악력을 선보여줬음
왜 '음악 애호가들은 이 앨범을 음악적으로 깔 수 없다'라고 했는지 알겠는듯
앨범의 인상이 흐린 것도
일단은... 미로의 이미지를 앞세운만큼
일부러 구성을 직관적이지 않게 했기 때문인 것까지는 확실함
(다름아닌 2mh41k를 만든 래퍼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근데 결국 그 직관성을 희생시켜서 얻은 암호성이, 뚜렷한 앨범을 가지는 것을 뛰어넘는 가치를 창출해낼 것인가?
이거는 애매한 것 같음
음악사적으로 그런 종류의 구성적 해석을 통해 갑자기 평가가 훌쩍 뛴 앨범이 (내가 알기로는) 없을 뿐더러
어떤 해석이 풀려야 이 흐릿함이 정당화될 정도로 앨범의 평가가 뛰어나질지
본인은 상상도 안감
물론 음악적으로 뛰어나고, 충격적인 얘기도 몇 내놨고,
정말 자신감에 걸맞는
긴 시간 공들인 게 느껴진
또 청취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을 주셨는데
그래서 이 앨범의 아이덴티티가 매력적인가? 하면
이 미로의 장치를 시각화하는 비주얼도 부족하고 (뮤직비디오나 이런 걸로 음악을 잘 시각화하는 것도 능력)
잘 모르겠음
복잡한 암호와 잘 만든 예술은 다른 거고
그 암호를 풀었을 때 굉장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같은 작품이 있는 반면
LIT은 향후 몇달, 몇년간 리스너들이
아, 이건 이런 메타포였구나
이 4번 곡이 8번 곡이랑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이렇게 연결점들을 찾아서 LIT이라는 미로에 대한 지도를 세밀하게 그렸을 때
수작 이상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게 내 예상임
그거랑 별개로
저스디스가 LIT으로 한국힙합에 주입시킨 감성이나 음악적 실험들은
확실히 음악적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앨범으로서 재미는 있는데, 그거랑 별개로 이게 파급력이 대단한 명반일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가치 있고 매력적인 앨범이다 하지만 명반인지는 모르겠다 가 중론인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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