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슴체 주의)
대중음악에서의 수준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데, 동시에 대중음악은 특정한 장르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평가 잣대가 다중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음.
대중음악 평론가라는 게 존재할 필요가 있나?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과도 같이 가는 거고.
대중음악은 기본적으로 대중에게 열려있는 음악이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장르로서 경험되는 한에서, 장르음악의 형식을 가짐. 이를테면, K-POP은 말 그대로 대중가요지만, 동시에 K-POP으로서 지녀야 할 장르적 규범들이 있는 것임. 이를테면, 안무를 잘 춘다던지, 비쥬얼이 수려하다던지, 무엇보다 K-POP이라는 장르적 전통 내에서 다뤄졌던 음악적 방법론을 계승해야 하는 것임. 그런데, 둘 다 대중음악으로 분류된다고 하더라도, K-POP이 염두에 두고 있는 대중과 힙합이 염두에 두고 있는 대중은 경우가 많이 다름.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다 대중음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이유는 장르에 대한 전문적인 고등교육을 받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함.
힙합의 경우는 시대가 바뀌면서 장르 자체도 세분화되었고, 비단 그 옛날 90년대 미국에도 힙합의 장르 자체는 여러 방식(이스트코스트, 웨스트코스트, 미드웨스트, 엑스페리멘탈, 컨셔스 랩, 서던)으로 세분화되어있던 걸 생각해보면, 이미 힙합이라는 장르 내에도 평가 잣대가 다중적일 수밖에 없는 것. 하다못해, 장르음악으로서의 힙합이라는 기준에서도 잣대가 여럿일 수밖에 없는데, 동시에 힙합은 기본적으로는 대중음악이기 때문에 대중들을 설득시킬 수밖에 없는 거라 생각함. 그런데, 그 대중들 안에 장르 팬들도 있고, 장르에 문외한인 청자들도 존재하는 것이고.
제목으로 돌아와서 말하자면, 힙합에서의 수준이라는 개념은 사실 굉장히 다의적인 낱말임. 음악을 잘 만드는 게 될 수 있고, 앨범을 잘 내는 게 될 수 있고, 랩을 잘 하는 게 될 수 있고(당연히 랩을 잘 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도 여러가지고), 브랜딩 마케팅 잘해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지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함. 저스디스가 말하는 수준 운운은 아마 저스디스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적 장르 규범(그게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음. 아마 엑스페리멘탈이랑 어느정도 트렌디한 사운드가 섞인 사운드에 뱉는 랩싯 같은 무언가일 것 같음)에 대한 이해도와 관련된 얘기일 거라 추측함.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