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로 쏟아내는 감정과 서사, 정체성을 잃지 않는 Effie의 자부심 어린 자기 선언이자 새 시대의 시작점 - 8.5 / 10
[New Music Review]
‘E’는 하이퍼팝, 디지코어, EDM 등 현재 글로벌 음악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사운드 언어를, 서울이라는 문화적 토양 위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수작이다. KimJ의 뛰어난 프로덕션 위에 Effie의 직관적인 멜로디 구성, 언어의 유연한 전환, 그리고 정체성이 짙게 깃든 감성적 표현이 더해지며,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독자적인 질감을 완성한다. 특히 각 트랙은 그 자체로 충분한 완성도를 지니는 동시에,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정체성과 서사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글로벌 트렌드의 사운드를 한국적 관점에서 풀어낼 수 있는 힘을 지닌 앨범으로 자리잡는다.
오프닝 트랙 ‘forever’는 3개 국어를 넘나드는 가사와 감각적인 멜로디를 통해 앨범의 방향성을 암시한다. 후반부의 보컬 찹과 리듬 전환은 이어지는 ‘down’에서의 통통튀는 사운드와 디스토션이 강한 킥 등과 연결되어, 하이퍼팝으로의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만든다. 이어지는 ‘down’과 ‘코카콜라’는 각각 비트와 멜로디, 가사적 측면에서 하이퍼팝 장르에 대한 Effie의 높은 이해도를 보여주는 동시에, 단순하고도 중독성 있는 훅을 통해 직관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EP의 정중앙에서 등장하는 ‘Kancho’는 이 앨범의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전환점이다. 친숙한 초코 과자인 ‘칸초’를 제목으로 삼은 이 곡은, 단순한 상징의 차원을 넘어 “태극기 한국인” 같은 직접적인 가사로 Effie가 자신의 정체성과 국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순간이다. 이러한 메시지가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비트의 멈춤, 각 사운드 간의 간격을 이용한 전개 방식 등은 KimJ의 감각적인 프로덕션 덕분이다.
이어지는 ‘maybe baby’는 이 앨범의 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작부터 강렬하게 터지는 피아노 리프와 함께, 디스토션을 활용한 사운드 설계가 디지코어에 가까운 질감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Effie의 보컬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며, 오토튠, 보컬 찹, 왜곡된 샘플들이 겹겹이 얹힌다. 특히 드롭 파트는 음악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앨범의 명확한 클라이맥스를 형성하며, 후속 트랙들에서 보여질 EDM적 사운드의 서사를 본격화하는 장면으로 기능한다.
다음 ‘put my hoodie on’은 Effie의 자전적 서사를 가장 직설적으로 담아낸 곡이다. EDM에 가까운 트랙 구조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내면을 정제되지 않은 감정으로 토로한다. “절대로 후회 안 해, 적응이 안 돼 어지러. 기댈 곳 하나 없네, 웃고있지만 전쟁통” 같은 가사는 Effie가 음악을 하며 겪었던 혼란과 외로움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다만,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더 자랑스럽게 만들게, Korea”와 같은 라인은 ‘Kancho’에서의 혼란속에서도, ‘그래도 재미로’ 음악을 하는 그녀의 서사와 앨범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모두 집약되며, 오히려 그녀의 당당한 포부가 납득가능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바로 이어지는 마지막 트랙 'open ur eyes'는 전 트랙에서 시작된 자전적 서사와 EDM 기반의 사운드 구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Effie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감정의 흐름을 그려낸다. 마치 여정의 끝자락에서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듯, ‘open ur eyes’는 조용하지만 강하게, Effie의 음악적 가능성과 방향성을 여운 있게 남긴다.
Effie의 'E'는 단순한 유행 추종이 아닌, 한국적 감수성과 글로벌 트렌드가 얼마나 정밀하게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KimJ의 디테일한 감각, 전반적인 믹싱의 정제도, 그리고 그 위에 얹힌 Effie의 서사와 정체성은 이 앨범을 단단하면서도 감각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냈다. 하이퍼팝 혹은 EDM이라는 과잉된 사운드 속에서도, 이 앨범은 명확한 메시지와 방향성을 유지하며, Effie라는 이름이 이제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닌 중심으로 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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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MM 입니당
개인적인 생각을 가볍게 확인하는 마인드로 봐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
본문에는 일부로 적지 않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2hollis 느낌이 많이 안나더군요!! 뭔가 여자 보컬이라 그런지 장르만 같고 깔이 달라보이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엄청 좋게 들었네요!! KimJ와 Effie에게 무한한 감사를...
선추후감
상당히 잘 쓰셨네요... 앞으로도 많이 써주십시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kimj의 야망과 effie의 프레쉬함이 만들어낸 미친 초초초초수작입니다 진짜 개좋음 2025 상반기 무조건 들어야 할 국내 음반
동의하는 바입니다 :) ㅎㅎ
이번이피 진짜 잘들었는데 이런 퀄리티 있는 감상이 공유돼서 참 기쁘네요! 하이엔드 사운드 정말 잘뽑았습니다 이번 앨범
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하이퍼팝 너무 잘함
EDM깔롱도 잘 살려
KimJ 그는 신이야
코카콜라 들으면서 뉴진스 생각남
가사랑 제목 보니까 노린것 같기도
애초에 각종 케이팝 오마주 넣은거부터 뭔가 이게 에피의 케이팝인듯
가사를 자세히 보신다면 정말 많은 케이팝 오마주가 들어가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실겁니다 :)
앨범 너무 좋았음 글 잘 읽었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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