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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스와 식케이, 그리고 한국 힙합

잡동사니8시간 전조회 수 1445추천수 18댓글 27

 스윙스와 식케이 논쟁에서 계속 보이는 구도가,

"한국 힙합의 부흥을 이끌었으나 현재는 쇠퇴한 예전의 거장" VS "음악성 논란이 있으나 외국 힙합의 첨단에서 소스를 공급하는 신세대"

느낌이 계속 드러나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올라온 글들 중에, 휘민의 발언을 토대로

"힙합 로컬라이징이 뭐지?"

"한국 힙합이 뭐지?"

"외국 힙합을 그대로 가져오면 한국 힙합이 아닌 건가?"

"한국에서 살아온 자기 얘기를 그대로 하면 한국 힙합인 거 아닌가?"

등의 논의가 조금씩 보이는데

 

제가 국게에 처음으로 썼던 글 중 하나가

"한국 힙합" 명반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라는 글이었거든요

저는 그때도 지금도 차붐의 오리지널, 화지의 잇, 김태균의 녹념 같은 앨범을 한국 힙합 명반으로 꼽는데

왜 이 앨범들에서 한국 냄새가 날까... 를 많이 생각했었어요

 

한국 냄새가 나는 앨범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특징이 뭘까... 를 생각해보면

 

1. 음악적 소스가 한국적이다(?)

 

 : 이 '한국적이다'라는 말이 되게 정량화가 안 되는데, 뭐 좀 극단적으로는 딥플로우의 작두처럼 아예 국악기나 굿의 한 부분을 샘플링한다든가, 이번 휘민의 시도처럼 한국 힙합의 비트를 샘플링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한국 사람들이 "어, 우리가 아는 그거!"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친숙한 음악적 소스를 사용하는 걸 들 수 있을 거 같아요

뭐 <No one likes us> 훌리건 샘플링을 영국 래퍼가 했으면 영국인들에게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ㅋㅋ

 

2. 가사의 표현 방법이나 내용이 한국인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

 

 :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크다고 느껴요. 오리지널의 곡들을 예시로 들어보면

'내가 좆만 했을 때'로 시작하는 안산 느와르의 벌스 내용 전체가 안산 양아치 감성을 진하게 담고 있고, '나도 LG나 삼풍, 아님 미도파 대빵만한 백화점 사장님이나 돼 볼까' 같이 정말 한국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가사들이 많이 있죠

 

그 바로 다음 곡인 양아치 어조에서도 처음 들어갈 때부터, '배춧잎 머리 위 휘날려, 쩐 쏟아지네, 세종대왕님, ya' 하면서

우리에게 너무 친숙하게 와닿을 수 있는 표현으로 곡이 시작하잖아요?

 

녹색이념에서도, 돈 걱정은 전 세계 만국 공통의 문제지만... 켄드릭 라마의 2, 3집에서처럼 '우리를 이 앰생갱스터후드동네 지옥에서 꺼내 줄 수단은 돈뿐이고, 그래서 돈이 필요해' 류의 성공 서사와는 다른

한국의 중산층 이상의 시민들도 느낄 '돈'과 더불어 '사회적 명예, 성공, 학벌'에 대한 한국 특유의 심리적 압박을 잘 묘사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이 씬의 중심에 도사리게 되면서 만들어지는 국힙 특유의 기형적인 구조에 대한 비판도 좋았구요

 

모도의 캐노피 같은 경우에도, 사실 아버지의 알콜 중독과 그 대물림에 대한 서사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지 않은 일을 그리고 있지만

모도의 학창 시절에 대한 해부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지옥탈출'이라는 키워드 등은 매우 한국적이라고 느꼈어요. 가사적인 부분은 대강 이런 느낌이죠

 

3. 한국어의 언어적 아름다움이나 특색을 잘 살렸다

 

 : 이건 그냥 딱 래퍼 네 분만 말해도 될 것 같아요. 피타입, 화나, 쿤디판다, 씨잼이요.

 

피타입은 한국어의 각진 소리를 이용한 라이밍 부분에서, 화나는 자모의 조화와 단어 반복을 이용한 라이밍 분야에서 각자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피타입의 앨범이 죄다 한국적이냐, 화나의 앨범이 죄다 한국적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라고 생각해요.

 

동세대인 버벌진트는 개인적으로 저 위 두 분을 뛰어넘는 플로우 메이킹 실력을 가졌다고 보지만, 그 플로우를 만들 때 영어를 상당히 많이 섞으셔서(...) 한국어의 언어적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같이 언급하긴 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화나는 몰라도, 피타입도 영어 많이 쓰지 않냐? 고 물으신다면... 써놓고보니 그렇네요...)

 

쿤디판다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로사옥만 들어 보셔도 한국어를 이용한 라이밍과 가사 메이킹 분야에서 현 세대 래퍼들 중 이미 탑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점에 동의하시리라 생각하구요.

씨잼은 좀 독특한 케이스라고 봅니다. 분명 영어를 진짜 많이 쓰긴 하는데, 한국어를 굽히고 휘고 깎아내어서 영어처럼 발성, 발음되게 만드는 데에 너무 뛰어나서... 아직은 그런 식으로 가사 쓰는 사람이 거의 씨잼뿐이긴 했지만, 언젠가 씨잼의 라이밍을 더 연구해서 한국어 가사 전반에 적용할 천재가 나타나지 않을까요...?

 

사실 이 '한국어의 특색' 부분에는 비동의하시거나 비판하실 분도 많으리라고 보입니다. 왜냐면... 저도 한국어 음운론을 잘 몰라서, 제 개인적인 견해가 많이 포함될 수밖에 없었거든요. 비판 의견이나 한국어로 가사 잘 쓰는 래퍼 더 있으면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지금 생각해봐도 비와이나 던말릭, QM 같은 분들도 많네요...)

 

* * *

 

여튼 힙합의 한국스러움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렇다면 식케이가 왜 그렇게 욕을 먹는가? 식케이가 안 한국스러워서 그렇다는 거냐?

 

그건 아닙니다. 안 한국스러운 래퍼, 외국 것들 베껴 오는 래퍼는 식케이 외에도 많다고 생각해요. 뭐 드릴ㅈ목단이라고 불리는 분들도 그렇고, 루피 같은 경우는 아예 힙합의 본질은 미국 힙합의 태도에 있다는 식으로 인터뷰한 부분도 있었죠.

그래서 사대주의자라고 디스당한 이들도 많구요. (그리웠읍니다 테이크원...)

 

문제는 한국적인 오리지널리티라기보다도, 식케이는 아직 자기만 할 수 있는 얘기를 진하게 보여준 적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식케이랑 계속 싸움이 붙고 있는 스윙스부터도 외국 힙합 거 가지고 오기 장인이었어요. 특유의 플로우 메이킹이나, 경쟁적이고 자기과시적인 태도를 수입한다든가... 외국 힙합에서 유래한 태도를 가지고 와서 먼저 자기 걸로 만들고, 래퍼들이 따라하도록 한 거죠.

 

하지만 스윙스는 계속해서 '스윙스'라는 스스로의 캐릭터를 부각했습니다. 쇼미에 나올 때부터 그랬죠. RAW 무대에서의 무반주 랩이나, 뭐 가사적인 측면에서도 '아 이건 스윙스가 쓴 가사겠군' 하는 특유의 유치하면서도 가끔 신박하고, 재미있는 부분들이 톡톡 튀는 스윙스 고유의 캐릭터성을 유지했죠.

 

이런 캐릭터성은 스윙스가 커리어 전반에 걸쳐 항상 가지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업그레이드 5 근처에서는 그 캐릭터성을 기존의 모습에 비해 다소 왜곡된 형태로 잡기도 했고, 더욱이 그 표현 방식이 심히 괴랄하고 뜨악한 수준이었던지라 욕을 더럽게 얻어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랩 실력이라도 여전한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Ballin'이 아니더라도 근 2년간 스윙스가 여러 벌스들에서 보여 준 모습은 Levitate 시리즈에서 보여 준 쫀득함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봅니다. 업그레이드 5는 말할 필요도 없고, 그나마 괜찮았던 크루셜스타 앨범에서도 과거의 폼에 육박한다고는 보이지 않았던지라, 이게 AP Alchemy side A에서 기존 스타일과 다르지만 여전히 건재한 래핑을 보여 준 스윙스와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였죠.

 

반면 식케이는 위 스윙스의 행보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감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식케이의 앨범에서 '와 이건 진짜 식케이 그 자체다' 하는 뚜렷한 캐릭터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식케이는 계속 스타일을 변화시키며 외국 힙합의 최선단에서 가져온 스타일과 자신의 행보들을 잘 버무려 나쁘지 않은 퀄리티의 앨범을 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퀄리티 자체는 스윙스만큼 업다운이 심하다고 보이지도 않았고, 특히 국내에 레이지를 수입해 들고 온 그의 최근 앨범들은 레이지라는 장르에 편견이 있었던 저의 귀를 열게 해 주었죠.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식케이의 앨범들에서는 스윙스만큼 강한 캐릭터성이 돋보이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래퍼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말한 문장을 식케이는 별다른 개량 없이 답습하며, 대신 그의 장점인 독보적인 사운드와 '수입 능력'으로 비교적 낮은 자기고찰의 깊이를 커버했죠.

 

여러 사람들이 식케이를 '외국으로부터 강한 영감을 받아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카피캣'이라 비판하는 이유는, 어쩌면 이렇게 '돋보이지 않는 캐릭터성을 외힙으로부터 끌어온 훌륭한 사운드로 돌려막기하는 행태'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반면 스윙스는 정반대의 이유로 욕먹죠. '자신의 캐릭터는 강하지만 정작 이를 보여주고 증명할 폼이 안 나오는 퇴물'이라는 이유로...)

 

그런데 글의 서두에서 말한 '한국 힙합의 특징'과 '스윙스 대 식케이 구도'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냐? 하시면... 이 두 래퍼의 주요한 싸움의 주제가 되는 '캐릭터성'이라는 키워드가 한국 힙합의 필연적인 한계점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고 답하겠습니다.

 

한국 힙합의 사운드나 폼은 기본적으로 미국 힙합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칸예가 굴지의 걸작들을 낸 년도와 견주어, 그에게 영향을 받은 비와이나 창모가 칸예 향이 물씬 첨가된 무비스타나 UGRS를 언제 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물론 비와이나 창모를 칸예에 비교하며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닙니다. 단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어 한국힙합은 미국힙합을 '뒤따라가는' 형태인 경우가 잦다고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관계는 한국어와 영어의 라임과 플로우 구성에서의 유불리성, 음악 씬의 크기와 자본의 규모 차이, 여러 장르의 음악인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 조성 가능성의 여부, 단순하게는 그냥 주어진 시간의 길이 등 다양한 이유에 의해 발생한 것입니다. 사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힙합뿐 아니라, 외국에 뿌리를 둔 수많은 음악 장르의 특성이라고 봅니다.

 

거두절미하고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은, 그래서 한국 힙합 아티스트들이 국내 시장에서 외국 아티스트들과 비교해 승부를 볼 수 있는 지점은 한국인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공감의 범주와 가사의 시선, 그리고 '캐릭터성'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식케이 음악 들을 바에 카티 음악 듣고 말지.'라는 의견에 대한 대답으로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카티 음악이 더 빨리 나왔고, 사운드 퀄리티가 더 뛰어나다는 여러 장점을 알고도 굳이 식케이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는, 식케이, 나아가 한국 힙합 아티스트들의 캐릭터성에 한국인 청자들이 더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야. 라고 대답하기 위해 이렇게 기나긴 글을 쓴 것입니다.

 

물론 저는 아직 카티 음악을 제쳐 두고 식케이 음악을 들을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가사가 한국어로 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 점은 '카티'라는 외국인 아티스트를 들을 부담에 비교해 식케이를 선택할 하나의 장점이 되어 주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한국적인 아티스트들, 특히 화지, 차붐, 김태균, 009 등에 비해 식케이는 자신만의 캐릭터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므로, 식케이가 앞으로의 커리어에서 '나만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보여주면 좋겠다~ 정도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물론 캐릭터성 하나만 믿고 낮은 퀄리티의 음악을 내다가는 스윙스처럼 씬에서 외면당하기 십상이므로, 두 조건의 밸런스를 모두 잘 맞추는 아티스트들이 이 씬에 더 유입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번 글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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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7
  • title: YeezuswonjusexkingBest베스트
    6 7시간 전

    글을 한번 천천히 다시 읽어보심이 어떨까요?

  • 7시간 전

    양질의 글 잘읽고 갑니다 관점 재밋네요

  • 7시간 전

    건강한 글 잘읽고갑니다

  • 7시간 전

    제 관점이랑 닿아있는 부분이 많아서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7시간 전

    한글가사쓰고 한국감성 호소하면 청각적이나 시각적으로 퀄낮아도 괜찮나요? 식케이 캐릭터성은 차고 넘쳐요 한국적이고 공감가는 음악 아니더라도 좋은 음악은 좋은 음악입니다 국내시장에서 글쓴이님이 생각하시는 캐릭터성 쫓겠다고 음악성 포기하는건 수치스러운 일 아닐까요 음악 자체만 봐도 식케이는 앞서있어요 비주얼은 말할 필요도 없구요

  • 6 7시간 전
    @유시

    글을 한번 천천히 다시 읽어보심이 어떨까요?

  • 잡동사니글쓴이
    1 7시간 전
    @유시

    앗 그쵸...! 저도 캐릭터성 쫓겠다고 음악성을 포기하는 일은 음악가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식케이의 비주얼, 비트 퀄리티, 소위 말하는 뮤비와 음악 자체에서 느껴지는 '때깔'만 보아도 식케이의 아티스트로서의 시, 청각적 퀄리티는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글에서 말한 '드릴ㅈ목단'과 같은 이들보다도 훨씬 앞서가는 부분이 있죠.

    다만 식케이의 앨범을 들으며, '아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부분이 충분히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그의 앨범 모두를 들은 것은 아니라서 편협히 판단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글쓴이님께서 식케이의 캐릭터성이나, 래퍼로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하신 앨범이 있으시면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와 별개로, 댓글 내용 중에서 '한국적이고 공감가는 음악 아니더라도 좋은 음악은 좋은 음악입니다'라는 부분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제가 만약 외힙을 자유자재로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음악 끈이 긴 사람이라면, 저는 식케이냐, 카티냐 하는 양자택일에서는 카티를 선택할 것 같아요. 카티뿐 아니라, 그간 식케이가 걸어온 길을 이미 걸었던 다른 외국 래퍼들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요컨대 힙합 장르는, 다른 장르에 비해 아티스트 본인의 특색이 강조되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음악성이 떨어지는 래퍼들은 어떤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대도 성공하기 힘들지만, 음악성과 더불어 캐릭터성까지 가지고 있는 래퍼들은 다른 래퍼들에 비해 시장에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본 글의 취지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외국 힙합을 듣는 이들이 많은 현재, 외힙과 경쟁하여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국힙 내 래퍼들은 음악성과 캐릭터성을 고루 갖춘 이들이겠구나~ 하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식케이는 음악성 하나는 충분하니, 캐릭터성까지 잡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7시간 전

    양질의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티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레이지음악과 식케이가 24년부터 지금까지 보여준 레이지음악이 카티와 비슷하다거나 사운드가 꿇린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 7시간 전

    너무 공감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 7시간 전

    사실 한국적인거든 뭐든 캐릭터성이 있든말든

    단 1도 상관없음 걍 음악만 좋으면됨

    설령 그게 외힙 레퍼런스를 표방했더라도 (카피는 X)

    그냥 음악이 좋으면 됨 ㅇㅇ

    식케이랑 카티 둘 다 들을때 저는 완전 다른 느낌으로

    듣고 있는데 고작 사운드의 유사성때문에

    ’ 외힙의 훌륭한 사운드를 가져와 돌려먹기 ‘

    하는 아티스트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2 7시간 전

    사실 현재 식케이의 행보를 보고

    무조건의 긍정이 아니더라도

    일말의 노력의가치도 알아봐주지 않는것은

    리스너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실험적인 아티스트 중 한명

    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저 레이지 카피캣 취급받는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 잡동사니글쓴이
    6시간 전
    @어차피사는건

    앗 저는 돌려막기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다만 글에서 좀 자극적인 부분이 있어, 그렇게 느끼셨다면 유감입니다 ㅠㅠ

    사실 저 돌려막기 발언은... 저번에 유튜브 댓글에서 본 표현을 가지고 온 것인데, 자극적으로 느껴지셨다면 죄송합니다.

     

    식케이의 노력은 저도 크게 응원하고픈 부분입니다. '힙합 문익점'이라는 표현을 쓰던데, 문익점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에서 위인으로 다루어지는 마당에 식케이라는 한 명의 MC가 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결코 없다고 봅니다. 뭐 문익점이라는 표현도 좀 너무 '외힙 사운드 가져오기'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 같고, 아티스트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부터가 이센스, 빈지노, 김태균처럼 자기 색채가 뚜렷한 래퍼를 좋아하는지라... 글에서 식케이의 '그렇지 못한' 부분을 비판하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건 걍 이 사람 취향이로군' 정도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7시간 전

    식케이는 이제 진짜 (특히 가사적인 부분에서) 어느 딱 한 지점만 넘으면 확실하게 언터처블한 위치로 자리매김 가능해 보입니다

    진짜 거의 코앞까지 왔음

  • 6시간 전

    한국적이란 말은 건축이나 인테리어에 비유해보면

     

    요즘 흔하디 흔한 한옥카페보면

    직관적으로 한국의 냄새(조선시대 사대부)가 나서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긴 하지만 그 고풍스러움을 벗어 나기가

    어려운 것이 식혜나 한과 안내놓으면 무드가 안맞기 때문에 2025년의 건축물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움. 거기서 케이팝이 나온다? 살짝 짜치는 것이

     

    결국 현대에 짓는 건 동시대의 환경에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임.

     

    한국에서 나는 자재, 공간구성이나 조명의 위치, 소품등이

    한국에서 추구해온 여백과 절제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겉으로 봤을 때 분명히 모던한 느낌 혹은 미래적 현대적인 건축물인데

    거꾸로 국악을 틀어놔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면 성공적인 것임.

     

    아마도 이런 건축물은 유명 건축가나 디자이너,

    물주 모두가 남다른 감각이 있어야 현실적으로 가능할 듯 ㅋㅋ

     

    아무튼 서양의 문물이 지배하는 문명에서

    한국적인 양식이 동시대에 생명력을 발휘하는 거는

    절대 불가능하지 않지만, 그만큼 매우 어려운 길이고

    돈과 기술력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함.

     

    외식, 패션 그밖에 다른 것들도 위와 마찬가지임

     

    결론은 국악비트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

  • 잡동사니글쓴이
    4시간 전
    @칸예2080

    정말 공감 가는 댓글입니다. 저도 무작정 국악비트 넣는 사람들은 잘 안 듣게 되더라구요.

    작두는 특유의 곡 분위기와 플레이어들의 탄탄한 실력 덕분에 좋게 들렸는데, 유튜브 타입 비트 중에서도 소위 '국악 비트' 찍으신다는 분들은 댓글의 표현대로 '국악비트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럴 바에야 음악력이 뛰어난 식케이의 음악을 소비하는 편이 낫다고 보이더군요.

  • 3시간 전
    @잡동사니

    동감합니다.

    애매하게 한국냄새 풍겨서 차별화시도하려는 것이

    그게 오히려 대중, 평론가의 눈치를 보는거 같아 오바스럽고

    힙합에는 그런 행보가 많이 없어 오히려 다행인데

    음악 외에 그냥 조선시대 문화 양식이나 김치, 불고기 좀 바른거를 한국적 시도로 포장하는 한국사회가 너무 짜증나서

     

    저도 웬만하면 빠다냄새나는 게 좋습니다.

  • 잡동사니글쓴이
    3시간 전
    @칸예2080

    제가 본문에서 말한 한국적 시도는, 말 그대로 안산 특유의 양아치 감성을 톡 쏘는 가사로 쌈마이하게 표현한 차붐, 한국 힙합 씬과 사회를 미국 힙합의 게토와 대응시켜 가장 '본토적' 색채로 한국 사회의 이면을 노래한 피타입, 염세적인 시각으로 국내 래퍼들과 시민들을 관조하는 가사를 쓰는 화지와 같이 우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노래하는 래퍼들의 모습이었습니다.

     

    현 세대의 수많은 래퍼들 중에서도, '어떻게 하면 힙합의 문법과 우리 모습을 조화롭게 버무려 한국 특유의 공감대를 자극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래퍼가 많이 보여지구요.

    저는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한국적 시도' 말고, 이런 느낌의 '한국적 시도'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ㅎㅎ

  • 6시간 전

    결국 한국사람들이 공감하고 아 이거구나! 하고 탁 건드리는, 그런 게 필요함 지금 생각나는 거 말해보면

    차붐의 소주가 달아 에서 '여기 살다 죽으면 죽는 게 아니라 뒤지는 거라던 동네 형 말이 떠올라 서럽게 울었지 뭐' 라는 라인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안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미지 + '죽는다'와 '뒤진다'의 어감과 뉘앙스 차이 같이 한국에서 태어난 배경을 가지고 있어야만 알 수 있는 존나 빨리는 라인이 줄 수 있는 쾌감이 한국힙합의 핵심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트래퍼들이 좆되는 아웃핏으로 시핑린 내 형제 아이스 어쩌고 해봐야 빨뚜에 각그랜저 오공본드 이야기 하는 게 심정적으로 공감은 더 감.

    결국 이해와 공감도의 문제라고 봄

  • 6시간 전

    별개로 식케이 스윙스 두 명 있으면 나는 식케이 음악 들음.

    개인적으로 스윙스의 행보와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져버렸음

  • title: Dropout Beartls
    6시간 전
  • 6시간 전

    공감합니다

    제가 한국힙합을 찾는 이유는 본토에서 느낄 수 없는 한국힙합만의 감성이 있기 때문임(공공구, 젓딧, 리짓군즈 등등)

    그리고 제가 식케이를 잘 안 듣는 이유는 굳이 식케이를 들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

     

    지금 당장 본토에도 오사마손 넷스펜드같은 애들이 있는데 굳이 싶음

    이번에는 그 로컬라이징을 위해 한국 노래를 샘플링 하는 시도를 했다만 한국노래를 샘플링했다고 그게 로컬라이징인건 아니죠

     

    로컬라이징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앨범은 사실 실패한게 맞다고 생각함

    굳이 로컬라이징의 잣대를 들이대야하냐? 라고 물으면

    이 앨범 자체가 로컬라이징이 뭘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앨범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컬라이징의 잣대를 들이대야함

     

  • 6시간 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만 저는 아티스트에 있어서 캐릭터성이라는 게 그렇게 좁게 한정되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FL1P, 헤드라이너 이후로의 식케이의 음악에는 레퍼런스를 차치하더라도 자신만의 문법이 분명히 어느 정도 담겨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설령 자전적인 이야기나 독특한 캐릭터성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요.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도 힘든 멈블랩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가사에 다소 알맹이가 없다고 느끼더라도 아웃핏, 탑라인과 반복되는 단어들만으로도 스스로의 음악을 표현하는데에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현재의 식케이 역시 본인의 이야기보다는 이 쪽에 좀 더 포커싱을 맞추고 있다고 느껴지구요.

     

    사실 저도 식케이의 외적인 행보를 크게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이번에 K FL1P을 너무 좋게 들어서 좀 더 맘이 가네요.

    고퀄리티의 작업물이면 아티스트의 행보에 강한 설득력이 부여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심정적으로 공감가는 음악과 머리 흔드는 끝내주는 뱅어 있으면 후자를 훨씬 많이 돌릴 것 같거든요.

  • 잡동사니글쓴이
    4시간 전
    @Kimay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사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캐릭터성을 '가사'라는 키워드에서 생각하였는데, 아티스트의 캐릭터성을 음악적 표현을 통해 느끼는 방법 또한 좋은 감상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오케이션의 음악을 들을 때 그의 일관적인 태도와 특유의 조소적인 가사를 바탕으로 그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것처럼, 식케이의 음악도 다시 찬찬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이런 양질의 글 때문에 커뮤 다 끊었는데 엘이만 못 끊습니다. 감사합니다.

  • 5시간 전

    좋은글 감사합니다

    식케이를 굳이 찾아듣진 않았었는데

    이번 떠그클럽 디스곡 들어봤을 때 레이지에 흥미로운 한글가사가 입혀지니

    이게 또 본토와는 다른 재미가 부여되더라구요

    그렇게 앨범 전체를 돌려보게 되구요

     

    확실히 한국만의 가사적인 메리트가 있어야 본토와의 경쟁에서 우위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 잡동사니글쓴이
    4시간 전
    @mhomiesteal

    아하 그렇군요...! 그런 관점에서도 한 번 더 들어봐야겠습니다.

    식케이라는 아티스트가 기본적으로 퀄리티 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지라, 가사적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찾아보고 싶네요.

    추천의 의도가 있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합니다:)

  • 3시간 전

    글 되게 잘쓰시네요 내용도 다 동의합니다

    식케이의 노래를 들을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만드는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식케이에게 오리지널리티가 없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구요.. 다만

    굳이 식케이 노래 들을 바에 카티 노래 듣지라는 사람들의 말은 이해가 되면서도

    또 반대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식케이 노래를 결국 찾아듣게 되는건 왜인지 잘 설명할 수가 없네요. 그냥 사운드가 좋아서 혹은 취향이라서 라는 말은 근거가 빈약한 것 같으면서도 또 그것만한 이유가 어디에 있나 싶기도 하고.. 최근 의 논쟁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 2시간 전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정말 조리 있게 멋있게 해주신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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