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쟈이즈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2024년 발매된 음반들을 통해 한 해의 국내 블랙뮤직 장르씬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어느덧 이 음반결산도 10년의 기점을 넘어 13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12월 31일을 놓치지 않고 이렇게 꾸준히 결산을 올리는 나에게 무한한 리스펙트를 보내고 싶네 갑자기... 여러모로 바빴던 한해를 보냈던지라 결산을 작성하는 시간이 너무도 빠듯해서 며칠 동안 몇시간 잠도 못자고 작성했습니다 흑흑..
다행히도 2024년이 깨꼬닥 넘어가기 직전에 이렇게 업로드가 가능했습니다. 올해도 무사히 넘겼다!!!
작년에는 약 200장 언저리의 음반 갯수를 통해 돌아봤지만, 올해는 약 130~135장 정도로 마무리가 된 듯 합니다. 다뤄보는 음반의 양이 줄어들었지만, 작년과 달리 USB나 카세트테이프를 제외한 CD만 산정하여 돌아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니 이 점 참고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당.
CD도 나오지 않은 수작들도 있고, CD로 발매됐음에도 제가 미처 구매하지 않은 작품들도 있기 때문에(주로 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안샀다.. 같은 지능 이슈) 모든 한국 블랙뮤직을 망라했다고 하기엔 살짝 무리가 있지만.. 그리고 이 글과 여러분들의 지식을 합쳐보면 얼추 완성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여러분들의 블랙뮤직을 향한 사랑을 믿습니다. 나믿너믿.
더불어 이 결산의 주요 포인트는 제가 소장하고 있는 음반에 대한 간략한 소감을 남김으로써 한 해를 아주 간단하게 돌아보는 것입니다. 만일 좀 더 깊은 감상, 혹은 리뷰를 원하신다면 매달 두번째 월요일에 발간되는 HAUS OF MATTERS 매거진을 한번씩 찾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ㅎㅎ
그럼 본격적으로 글 시작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분량이 미친 듯이 길기 때문에 스크롤 맨 아래로 내려서 추천 먼저 박아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면 짱감사드리겠습니다.
내가 보통 이렇게 드럽고 추잡하고 비굴하게 개추요청 댓글요청 안하는데 1년에 한번쯤은 이래도 되잖아!!!!
그럼 2025년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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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전설 (재판)> 2018.10.11
한국힙합 레프트필드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최성의 시작점에는 데뷔작 <전설>이 있었습니다. 초판 피지컬은 48장 한정으로 발매되었는데, 2023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재발매되었네요. 장르를 구분짓지 않는 모호한 사운드, 그속에서 펼쳐지는 필터링을 거치지 않는 적나라한 감정의 배설(!)의 파격성은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최성의 인기와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시작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큐엠(QM) <HANNAH> 2018.12.17
작년 <돈숨>의 재발매에 이어 큐엠의 두 번째 정규앨범인 <HANNAH>도 재발매되었습니다. 나즈카 레코즈 로고가 추가된 점이 특징입니다. 스포트라이트에서 빗겨나가있는 뮤지션, 나아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팍팍한 삶을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그려냅니다. 이윽고 모두의 공통된 경험이 양분되어 함께 나아갈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죠. 큐엠 특유의 서술과 탄탄한 랩을 통해 돈숨-개미로 이어지는 서사의 시작점을 연 작품입니다. 올해 발매된 <개미>의 히든 트랙을 들어본 분들에게는 더욱 각별한 작품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엘비(CHOILB) <오리엔테이션> 2019.1.25
최엘비의 <오리엔테이션>이 많은 팬들의 염원 끝에 재발매 되었습니다. 초판은 디지팩이었는데 이번에는 주얼케이스로 발매되었네요. 최엘비의 음악에는 가식이 없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감에 있어 과한 양념 없이 솔직담백한 태도로 모든 것들을 털어놓습니다. 청자들은 이런 모습에 매료되어, 혹은 공감하여 그의 음악을 찾아듣습니다. 2019년 발매된 첫 정규앨범, <오리엔테이션>은 대학 생활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대학 신입생이 겪는 해프닝들을 담아냅니다. 풋풋하면서도 찌질한, 그렇기에 순수한 최엘비의 정신세계를 다시 한 번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근데 최엘비!! 올해 앨범 낸다매!! 날 배신했어!!!!!
비프리(B-Free) <FREE THE BEAST> 2020.11.15
굴지의 명작 <FREE THE BEAST>가 새로운 사양으로 재판되었습니다. 그만큼 대단한 앨범이고 많이 찍어낼수록 비프리가 큰 돈을 벌 수 있으니 저는 재발매 적극 지지합니다. 지난 슬리브케이스, DVD 케이스 판본에 이어 이번에는 디지팩 사양으로 발매되었네요. 더욱이 이번에는 사정상 원작에서 수록되지 못한 “내 옷에 피 (REMIX)”까지 실려있는 완전판 사양입니다. 어디로 튀어나갈 지 모르는 공격성과 이를 거치게 포장해낸 멤피스 사운드는 수많은 ‘야마단’을 양성해냈고, 지금의 뉴웨이브 레코즈의 시류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언제 들어도 경파한 명작입니다.
멜로(MELOH) <MELOH> 2021.1.2
데이토나 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컬리스트 멜로의 <MELOH>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드디어 2024년에 피지컬로 발매되었습니다. 2019년 사인히어에서 첫등장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감미로운 보컬이 이번 데뷔앨범에서 더욱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멜로라는 아티스트가 어떠한 음악을 보여주는지를 잘 알려준 데뷔 앨범이 되었습니다.
화나(Fana) <FANATIC : 13th Anniversary Edition> 2022.3.13
화나의 FANATIC이 발매된지도 어언 십수년이 흘렀습니다. 2022년, 13년을 맞이하여 공개되었던 리마스터판이 올해 드디어 피지컬로 발매되었다는 점도 축하할 만할 일. 15주년 기념 리마스터반이라 생각하면 럭키비키쟌아???!
아무튼 2009년 발매되었던 <FANATIC>은 당시 소울컴퍼니 소속 뮤지션들의 전체 디스코그라피를 살펴보아도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앱스트랙 사운드 기반에 화나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굉장히 이질적이고 독특한 흥취를 발했습으니까요. 여기에 빼곡하게 채워지는 화나 특유의 라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어우러져 <FANATIC>은 아직까지도 많은 장르팬들이 인상적으로 꼽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지셀(Jiselle) <Therapy Session> 2022.9.4
보컬리스트 지셀의 데뷔 EP입니다. 동시기에 발매되었던 싱글이 함께 수록되어있습니다. 확실한 톤을 잡아 힘찬 싱잉을 선보이는 근래와는 달리 약간 힘을 뺀 채 공간감있는 노래를 선보이는 당시의 지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여담으로 이 앨범의 피지컬은 일본에서만 발매되었습니다만..,., 부클릿 보면 가사집은 순수 한국어로이뤄져 잇슴,,..
이거 대체 정체가 뭐야..,,.
푸에르(Puer) <Firefly> 2023.4.24
신인 뮤지션 푸에르의 데뷔앨범입니다. 트랙마다 각기 다른 사운드를 차용하여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스펙트럼을 전시하는 자기소개서와 같은 작품입니다. 랩-싱잉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그의 이야기는 반딧불이(Firefly)라는 타이틀처럼 밤과 어울리는 여러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오도마(O'Domar) <선전기술 X (일반반)> 2023.10.18
<선전기술 X>의 피지컬은 작년 펀딩을 통하여 한정반으로 발매되었는데, 올해 주얼케이스로 구성된 일반반이 재발매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도 이쁘네요. 작년 발매되었던 오도마의 <선전기술 X>는 한국힙합에서 굉장히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미디어 시대가 된 오늘날, 다른 매체의 선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나 역시 미디어를 활용한다는 발상으로부터 시작된 이 앨범에서는 작중 건네는 메시지는 물론, 음악 외적으로도 다양한 홍보방식을 곁들이며 주제의식을 확장시켜나갔습니다. 작년 결산때도 강조했지만 꼭 들어보는 것을 추천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바밍 타이거(Balming Tiger) <January Never Dies> 2023.10.19
드디어 발매된 바밍타이거의 첫 앨범! 믹스테입 <虎媄:304>가 있긴 하지만 이건 음원사이트에 정식으로 릴리즈된 적이 없으니 <January Never Dies>가 지금의 바밍타이거 체제에서 발매된 이들의 데뷔앨범(!)이 될 것입니다. 본디 이 그룹은 하나의 단어, 혹은 장르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어디로 튀어나갈 지 모르는 개성과 의외성으로 무장한 그룹입니다. 그렇다보니 <January Never Dies> 역시 다채로운 사운드를 버무린 혼돈속을 달려나가는 이들의 경쾌함을 한껏 즐기면 됩니다.
릴러말즈(Leellamarz) <인생은 한번이야> 2023.10.26
지금은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중인 릴러말즈의 여섯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사실 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그만의 유니크한 매력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도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만 꽤나 담백하게 마무리된 모양새입니다. 세션 사운드를 통해 만들어내는 편안하고 가벼운 프로듀싱 덕분에 듣기 편안한 이지리스닝 앨범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 앨범을 발표한 직후 그냥 군대로 가나 싶더니 입대전 세 장의 EP를 공개하고 입대했습니다. 작업량 진짜 개미쳐따 개미쳐써…ㅡ.,.,.
예스주니어(Yes Junior) <Junior Effects> 2023.10.27
국내 하이퍼팝 장르의 대표 뮤지션인 예스주니어가 군입대 전 발표한 앨범입니다. 피지컬은 88장 한정으로 발매되었습니다. 현란한 전자음 대신, 정돈된 사운드 속에서 이를 부분부분 차용하는 방식을 택하며 좀 더 차분한 결의 작품으로 완성된 느낌입니다. 물론 몇몇 트랙에서는 장르 특유의 뿌슝빠슝 와다다 하는 느낌 또한 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다? 정도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날짜를 세어보면 곧 제대 예정일 것 같은데.. 예주의 멋진 복귀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팍(Zior Park) <WHERE DOES SASQUATCH LIVE? PART 1> 2023.2.16
지올팍(Zior Park) <WHERE DOES SASQUATCH LIVE? PART 2> 2023.11.2
23년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 공개되었던 지올팍의 <WHERE DOES SASQUATCH LIVE?>가 합본 피지컬로 발매되었습니다. 남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는 미지의 생물 사스콰치를 찾아 떠나는 한 남자의 모험을 동화, 음악적으로는 뮤지컬의 형식을 빌려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삶의 여정’이라는 큰 주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지올팍 특유의 기괴하지만 극적인 설계가 잘 녹아있는 작품입니다. 당시 바이럴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 희석되었다면 <WHERE DOES SASQUATCH LIVE?>의 온전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느긋하게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근데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모든 서사가 영어로 이뤄진게 쫌 아쉽긴 하네 ㅇㅇ…
폴 블랑코(Paul Blanco) <Thanks For Nothing> 2023.11.14
앰비션 뮤직 소속 보컬리스트이자 프로듀서 폴 블랑코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지난 EP에서 보여주었던 기괴하면서도 유니크했던 면모 대신, 한 층 이지리스닝 계열에 가까운 팝-계열 트랙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원체 폴 블랑코의 보컬 중후한 톤은 어떤 비트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팝한 무드에도 역시 잘 녹아들고 있습니다. 저 역시 폴 블랑코에게 언제든 부담없이 찾아들을 수 있는 이런 앨범 하나 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오던 차라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는데 마지막 트랙 "Welcome"에서 갑자기 드리프트를 훅 꺾어버리네.
제이디-배닉(JD-VANIC) <奮鬪> 2023.11.17
제이디-배닉의 새로운 솔로 EP입니다. 사실 제이디-배닉하면 특유의 날카로운 톤으로 빠르게 때려박는 랩 스타일이 떠오르지만, 이번 <奮鬪(분투)>에서는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좀 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며 확장성을 꾀합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자신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겪어왔던 자신의 분투에 대한 이야기로 앨범을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변화를 시도했다고는 하지면 여전히 그만의 테이스트는 잘 살아있습니다.
김효은 , 던말릭(Kim Hyoeun, DON MALIK) <49> 2023.11.20
오랜만이다 효은아!!! 마지막 앨범 이후 통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효은과 던말릭이 함께한 합작입니다. 다른 양념 없이 ‘랩 그자체’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발매되었으며, 그 덕분에 김효은의 찐한 랩도 오랜만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오랜 공백, 그리고 복귀 소회를 밝히는 김효은의 가사가 인상깊었습니다. 던말릭의 현란한 랩 퍼포밍과 김효은의 담백한 스타일의 랩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로즈시아(ROSESIA), 복시(BOXY) <ROSETTE> 2023.11.23
보컬리스트 로즈시아와 프로듀서 복시의 합작 <ROSETTE>입니다. 폭 가라앉은 무드의 복시의 프로덕션 아래 고혹적으로 뻗어나가는 로즈시아의 중저음의 보컬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지난 로즈시아의 작품들은 대부분 본인의 셀프 프로듀싱을 통해 곡이 완성되었는데, 복시와의 합작으로 인해 좀더 뚜렷한 색의 작품이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말 그대로 장밋빛으로 물들어 있다는 느낌..이라고 하면 될라나??
키츠요지(kitsyojii) <돈이 다가 아니란 새끼들은 전부 사기꾼이야> 2020.1.24
키츠요지(kitsyojii) <#freekitsyojii> 2023.11.27
키츠요지의 첫 정규앨범인 <돈이 다가 아니란 새끼들은 전부 사기꾼이야>와 4주년 기념 리믹스 트랙, 그리고 두번째 정규앨범인 <#freekitsyojii>이 담겨있는 합본입니다. 쌈@뽕한 단어선택과 특유의 B급 감성을 잔뜩 퍼부어 자신의 캐릭터성을 공고히 만들었던 <돈이 다가 아니란 새끼들은 전부 사기꾼이야>. 나아가 이후 미친듯한 허슬의 끝에 다다른 허무감을 절절하게 표현해낸 <#freekitsyojii>. 두 작품 모두 지금의 키츠요지를 정의하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는 기점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묶여 발매된 것은 굉장히 상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이언티(Zion.T) <Zip> 2023.12.6
정말 오랜만에 발매되는 자이언티의 정규앨범입니다. 원체 톡톡 튀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라 조금만 포인트를 주어도 단번에 뾰족해지는 그의 음악이지만, <Zip>은 이것들을 최대한 뭉툭하게 다듬어낸 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앨범을 한번 슥- 돌려 들어보면 자이언티의 음악 치고는 다소 슴슴하다는 인상 역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안에는 그가 언제나 고집하고 있던 디테일적인 부분들이 알알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톡 쏘는 맛은 희석되었을지라도 지금까지 그가 쌓아온 음악성이 응축되어 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스꺼러갱 비즈니스(SKRRGANG BUSINESS) <Skreet Knowledge> 2023.12.9
랍온어비트가 설립한 레이블인 스꺼러갱 비즈니스의 첫 컴필레이션 앨범입니다. 굉장히 좋게 들었던 작품이었지만 피지컬로 발매되는 것은 거의 포기한 작품이었는데 연말에 나와줘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는 뱀발 한스푼 ㅋ_ㅋ 사실 랍온어비트와 빌스택스의 조합은 이전부터 접해왔기에 익숙할 법도 하지만 여기에 오이글리라는 묵직한 양념이 섞이니 세 명의 조합이 전혀 다른 맛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류의 음악들이 그렇듯, 플레이되는 순간의 감흥에 집중하기만 해도 딱 좋은 맛깔난 앨범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아크하입(ARCHYPE) <RAYSONTAPE> 2023.12.16
래퍼, 보컬리스트와 프로듀서, 비주얼 디렉터와 같이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로 구성된 신생 크루 아크하입의 첫 번째 정규 앨범입니다. 전체적으로 미니멈하고 산뜻한 질감의 사운드 위에 올라탄 멤버들의 보컬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사실 멤버 면면을 보면 여러 뮤지션들의 작품에 크레딧에 올라와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이들의 응집력이 빛을 발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기본 피지컬은 썡주얼 케이스에 CD만 들어있는 단출한 구성이지만 패브릭 재질의 케이스로 구성된 한정판도 발매되었습니다.
파운드(POUND) <숫자 보다 문장> 2023.12.18
파운드의 새로운 EP입니다. <숫자보다 문장>이라는 타이틀처럼 순위, 금액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 힙합이라는 언어를 선택한 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투박한 랩 퍼포먼스 속 펼쳐지는 파운드만의 뚝심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더불어 프로덕션이 인상적이었는데 대부분의 비트가 Raias Beats라는 비트 마켓 플랫폼의 것이더라고요. 꽤나 클래시컬한 비트가 많아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맞았는데, 이런 결의 사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찾아가봐도 좋을 듯?!
최성 <HUMHUM> 2023.12.21
<사이코시스:뮤>를 기점으로 최성의 음악색은 점차 미지의 영역을 답파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HUMHUM> 역시 이러한 그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죠. 우화의 콘셉트를 빌려 작품의 서사를 전개해나가지만 이것은 여전히 최성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고뇌와 순수함,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의외성이 한 편의 이야기로 탄생한 셈이죠. 그의 커리어 중에서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작품이지만 여전히 최성만의 테이스트는 여전한 작품입니다.
언텔(untell) <ANIMAL> 2023.12.23
<ANIMAL>은 원래부터 평범한(?) 힙합보다는 거리가 있었던 언텔의 유니크한 음악색을 좀 더 확장시켜나가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볼품없던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 한 명의 인간이 되는 과정을 여러 동물과 이들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에 빗대며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무수한 비유와 독특한 서술, 사운드 아래 이야기가 차례차례 전개되는데 이러한 특징점을 디테일하게 짚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입니다. 언제나 전위적인 방식을 통해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고민했던 언텔. 이번 앨범 역시 굉장히 다층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미닛(Minit) <memories> 2023.12.29
프로듀서 미닛의 새로운 EP입니다. 이번 앨범 역시 미닛 특유의 팝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함께합니다. 사실 여러 장의 앨범을 거듭하며 언제나 비슷한 결의 패턴과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만큼, 클리셰적인 느낌이 든다는 점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한 번 듣게 되면 그래도 부담없이 쭉 들을 수 있는 이지리스닝 계열의 작품이다보니 이것 역시 미닛만의 매력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보 더 슈퍼프릭, 허쉬, 포포모(JINBO the SuperFreak, Hersh, PoPoMo) <PoPoMo> 2024.1.7
진보 더 슈퍼프릭과 허쉬의 합작 프로젝트, 포포모의 첫 앨범입니다. ‘한국만의 소울을 구현하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우리 삶 속 여러가지의 이야기들을 진보와 허쉬 둘만의 바이브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 세션을 통해 구성해내는 포근한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언제나 믿고 듣는 진보의 빼어난 보컬과 담백한 허쉬의 톤이 어우러져 밸런스있는 조합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이긍휼 <녹> 2024.1.9
긍휼이라는 단어에는 해석에 따라 정말 다양한 뜻이 담겨있지만, 뮤지션 이긍휼이 사용하는 의미로 저는 merciful이 가장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첫 정규앨범이자 데뷔작인 <녹>에서 이긍휼이 보여주는 다소 건조한 톤으로 이어나가는 랩 속에는 자신 주변의 것들을 돌아보며 삶을 살아가며 생기게 되는 녹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인상적인 데뷔작이었습니다.
오왼(Owen) <P.O.E.M. Remastered> 2024.1.16
2016년 발매되었던 오왼의 <P.O.E.M.>이 8년의 시간을 지나 리마스터링반으로 재발매되었습니다. 색반전된 커버아트가 포인트. 데뷔작이자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이다보니 오왼에게도, 팬들에게도 굉장히 각별한 추억의 재현입니다. 지금은 다양한 퍼포밍으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지만, 당시 그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었던 붐-뱁 사운드 속 투박한 오왼의 랩을 다시 한 번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홍다빈 <Giggles> 2024.1.23
DPR 라이브가 DPR이라는 페르소나를 벗어던지고 인간 홍다빈으로서 발표한 첫 번째 앨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전위적 예술의 형태에 가까웠던 지난 음악과는 달리 좀 더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소상히 그려내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과거가 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나기에 그의 팬들이라면 인간 홍다빈에 대해 좀 더 알아갈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힘들었던 시간들을 뒤로하며 발표한 빼어난 작품이기에, 나아가 그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기에 더욱 빛나는 앨범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노윤하 <TOO YOUNG> 2024.1.27
노윤하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정규작이라고 해서 뭔가 거창한 것을 준비한 건 아니고.. 그냥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올렸던 음악적 상취를 한 장의 앨범에 담아내는 자리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밟아로면서 그에게 깃들어있던 실력이 제대로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은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보이콜드(BOYCOLD) <Sick of Love> 2024.1.31
타이틀답게 사랑의 열병에 대한 이야기들로 빠방하게 채워져있는 보이콜드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앳에어리어로 적을 옮긴 후 발표하는 첫 앨범이네요. 랩-싱잉을 선보이는 지스트와 릴러말즈를 포함, 팝 보컬리스트과 함께 포근하고 따스한 무드의 결을 띠는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사운드 소스를 풍성하게 활용했던 이전과 달리 담백하고 잔잔한 무드의 프로덕션을 통해 정적인 분위기를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작품의 주제와 어울리는 바이브라고 생각합니다.
릴재우 <몸통박치기> 2024.2.2
전작 <릴재우는 살아있다>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뮤지션, 릴재우의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전작이 릴재우가 누구인가,를 조명하는 작품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래퍼로서의 본인을 드러내는 앨범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전히 정직한 플로우와 발음으로 뻗어나가는 랩과 이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릴재우의 힙합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여담으로 피지컬 안에 띠부띠부씰을 넣어주었는데 저는 피츄랑 칠색조가 나왔습니다 굳.
DPR 아틱(DPR ARTIC) <KINEMA> 2024.2.2
DPR 라이브가 라이브로서의 활동 휴식을 선언하면서 형세에 지각변동이 찾아온 DPR. 이러한 상황 속에서 DPR 아틱이 새로운 멤버로 영입되었고, 그 실력을 증명하는 자리가 데뷔작 <KINEMA>입니다. 전체적으로는 힙합의 색채를 띠고 있지만, 일렉트로닉 장르의 화법을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전체적으로 팝한 무드의 전자음이 앨범을 채우고 있습니다. 다른 멤버들과 결이 다른 음악색을 보여주고 있기에 DPR 크루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지는 결과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토루(Toru) <Toru> 2024.2.5
토루의 두번째 정규작입니다. 특유의 랩 퍼포밍 때문에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벼운 톤을 띠는 듯 하지만, 막상 내용들을 뜯어보면 뮤지션으로서 느끼는 불안감과 고민,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양면적인 면모가 인상적입니다. 지금까지의 작품에서는 밝은 모습만 보여주었던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반가운 자리였습니다.
제이민(JMIN) <Sorry I’m Late> 2024.2.6
얼마전에 KC로의 입단소식이 전해졌죠? 하이어뮤직에 있던 시절 발표한 제이민의 앨범입니다. 원체 살짝 중후한 톤으로 이끌어나가는 싱잉이 매력적인 뮤지션이라 생각하고, 이것들이 앨범의 색깔과 잘 어우러져 그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팝한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피지컬에 사인 찐빠내서 미안하다고 적은거 짱기엽내진쟈...,
소버(Sober) <Romantic Refuge> 2024.2.12
신에 알앤비 보컬리스트 소버의 데뷔작입니다. 몽롱함을 자아내는 신스 사운드 속, 나긋나긋한 톤의 보컬로 우리가 겪어나가는 이별에 대한 이야기들을 펼쳐놓습니다. 사랑의 끝에 다다른 이별은 가장 낭만적인 도피처라는 아이러니가 인상적입니다. 인상적인 신인의 첫 데뷔작이었습니다.
뱃사공 <mrfuck> 2024.2.14
대부분의 장르팬들의 애증의 대상이 되었을 뱃사공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작품을 거듭하며 점차 ‘낭만’이라는 단어를 털어냈던 그지만, 일련의 사건을 거친 후에는 완전히 이로부터 벗어난 듯 보입니다. 스스로를 “개씨ㅂ새123끼”로 지칭하며 풀어나가는 <mrfuck>은 무엇보다 간소한 화법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타일의 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자신에 대한 조소와 혐오, 동시에 이런 자기 본질을 인정하며 idgaf 정신을 되새기는 이야기들이 들어있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메세지는 더욱 정제된 상태로 연말에 발매된 정규 <파랑>으로 이어집니다.
디튠(DETUNE) <DETUNE> 2024.2.15
김환기와 적색밴드, KYUMAN으로 구성된 3인조 프로젝트 그룹, 디튠의 앨범입니다. 경쾌한 아날로그 사운드 아래 세 명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고민들을 풀어내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인디-락의 매무새를 띤 작품이지만 군데군데 힙합의 어법을 섞어내며 소박하지만 독특한 맛을 지닌 작품이 되었습니다.
아크하입(ARCHYPE) <NOMATAPE> 2024.2.17
크루 아크하입의 두 번째 정규 앨범입니다. 전작과의 텀이 약 두 달 남짓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꽤나 허슬하는 크루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전작과 같은 궤의 사운드풀 안에서 이들의 청량한 음악이 다시 한 번 울려퍼집니다. 전작의 패브릭 케이스 한정반에 이어 이번에는 도자기 소품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한정판을 발매했는데, 가격이 너무 세서 이쪽은 패스했습니다 ㅎ….
유령(YURYEONG) <ARCHITECT> 2024.2.17
유령의 첫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자신이 본격적으로 프로듀싱까지 도맡은 첫 앨범이 되었는데, 기존 그에게 가지고 있던 ‘붐-뱁 래퍼’라는 이미지가 단번에 벗겨지는 순간입니다. 하나의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얼터너티브한 사운드가 앨범을 채우고 있고, 유령의 랩 역시 한층 힘을 뺀 듯 유유히 이 위를 나아가갑니다. 작품 내내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처음부터 한 단계씩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유령을 알고 있던 기존 팬들이라면 그의 새로운 음악적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작품이 되겠습니다.
도화(DOHVVA) <All Is Love !> 2024.2.19
싱어송라이터 도화의 데뷔앨범입니다. 과거 실연 이후 겪었던 이야기와 감정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밴드사운드 풍으로 주조해낸 잔잔한 프로덕션 아래 도화의 때묻지 않은 담백한 톤의 보컬이 잔잔하지만 경쾌하게 나아갑니다. 여러모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인의 앨범이었습니다.
유겸(YUGYEOM) <TRUST ME> 2024.2.21
갓세븐의 멤버이자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유겸의 첫 번째 정규 앨범입니다. 전작이자 솔로 데뷔앨범인 <Point of View:U>가 유겸이 솔로 뮤지션으로서 첫 발걸음을 떼었던 작품이었다면, <TRUST ME>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가 어떠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지를 전시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러 장르의 사운드가 담겨있으며 이 위에서 퍼포밍을 펼치는 유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탐쓴(TOMSSON) <말투> 2024.2.22
4곡으로 구성된 탐쓴의 새 EP입니다. 본디 정박에 맞춰 직선적인 랩 퍼포밍을 선보였던 탐쓴이지만, 이번에는 <말투>라는 타이틀처럼 자신의 출신인 대구의 사투리를 적극 녹여내 독특한 어투의 랩을 구사한다는 점이 재밌는 포인트입니다. 여기에 루시드 비츠와의 조합이 지난 앨범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마브(Marv) <Souly. (deluxe)> 2024.2.24
이클립스 엠파이어 소속 보컬리스트 마브의 앨범. 작년에 발매된 <Souly.>에 추가곡을 더하고 트랙 구성을 일신한, 실질적인 완전판입니다. 아프로 뮤직의 영향을 짙게 받아 특유의 리듬감이 넘실대는 작품입니다. 여기에 자신만의 생각과 고민을 담아내며 복합적인 인상을 띠는 작품으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브라운티거(Brown Tigger) <이립> 2024.2.26
사기꾼과 맨몸으로 배틀을 벌여왔던 비트 위의 싸움꾼 브라운티거의 세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이립, 30대를 맞이하는 시점과 맞물려서 자신의 지난 성공과 과오를 돌아보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팝한 멜로디 속에서 브라운티거만의 유니크한 톤이 잘 묻어나는 퍼포먼스가 담겨있습니다.
던밀스(Don Mills) <인생을 바꿀 앨범> 2024.2.27
VMC의 해산 이후, 레이블의 중심 멤버 중 한명이었던 던밀스는 AP 알케미의 마인필드에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발매된 새로운 정규 앨범 <인생을 바꿀 앨범>은 그에게 있어 여러모로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강직하고 직선적인 면모는 여전하지만 이 힘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사용하며 짙은 감정을 남기고 있습니다. 작중 서사를 다루며 보인 뛰어난 완급조절, 나아가 직접 주조한 프로듀싱까지 말미암아 <인생을 바꿀 앨범>은 삶의 역경을 딛고 완성형 뮤지션으로 한발짝 나아간 던밀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주혜린 <COOL> 2024.2.27
보컬리스트 주혜린의 데뷔 EP입니다. 주혜린의 가장 큰 매력은 기교가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톤의 보컬. 그리고 이를 통해 그려내는 산뜻하면서도 발랄한 이야기입니다. 통통 튀는 프로덕션 아래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COOL>은 듣기 편하면서도 즐거운 감상을 유도할 수 있는 작품으로 거듭났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하는 뮤지션!
진리(JINRI) <Jazz Got You> 2024.3.6
래퍼 겸 프로듀서인 뮤지션 진리의 데뷔작입니다. 타이틀부터 재즈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웠듯, 힙합의 프로덕션에 재즈의 맛을 가미한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트에 참여한 세션들이 자아내는 사운드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고스트클럽(ghvstclub) <Enfant terrible> 2024.3.7
작년 두 번째 앨범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하입을 받기 시작한 고스트클럽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Enfant terrible>, 무서운 아이들이라는 제목같이 과거 자신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전시하며 특유의 정제없는 이야기들을 펼쳐나갑니다. Y2K라는 키워드가 작품의 중심에 선 만큼, 작품에 깃들어있는 사운드의 결 역시 당시를 재현하는 듯한 무드로 채워져 있습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고스트클럽만의 야성적이고 돌발적인 음악성이 또다시 빛을 발한 작품입니다.
스윙스(Swings) <Upgrade V> 2024.3.8
작년 한국힙합씬 핫이슈의 중심에는 AP 알케미라는 거대 집단을 만들어낸 수장 스윙스가 있었습니다. 이 기세에 흐름을 타 발표되는 <Upgrade V>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을 겁니다. 더욱이 그의 시그니처 시리즈인 UPGRADE 시리즈니까!!! ….하지만 이번 앨범은은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여러모로 ‘스윙스이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있는, 꽤나 복합적인 인상을 자아내는 결과물로 완성되었습니다. 과연 그는 다음 앨범에서 이 오명을 씻어낼 수 있을까요?
제이슨 리(Jason Lee) <need that> 2024.2.13
제이슨 리(Jason Lee) <love supreme> 2024.3.13
에잇볼타운 소속 색소포니스트 겸 프로듀서 제이슨 리의 앨범 두 장이 합본 피지컬로 발매되었습니다. 발렌타인 데이를 겨냥한 <need that>과 화이트 데이에 맞춰 발매된 <love supreme>, 대략적인 설명만 들어도 어떤 작품인지 감이 오시죠? 이가 썩을 정도로 달달한 사랑이야기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여타 사랑앨범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역시 제이슨 리의 색소폰 연주겠죠? 고급진 색소폰 사운드 한사발 딱 들이부어주니 앨범의 결이 단숨에 고급지게 마감되었습니다.
밀레나(Milena) <Foggy> 2024.3.14
웨이비 소속 아티스트 밀레나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타이틀처럼 전체적으로 우중충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우울과 공허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무드는 무작정 가라앉아 있지 않습니다. 여러 세션 사운드를 동원하여 주조해낸 프로덕션 위 몽환적으로 울려퍼지는 밀레나의 보컬이 은은하게 퍼져나가며 전체적인 작품의 매무새가 고급스럽게 마감되었습니다. 프로듀서, 보컬리스트로서의 밀레나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영파씨(YOUNG POSSE) <XXL EP> 2024.3.20
지금껏 힙합 장르를 표방하며 등장한 아이돌은 수없이 많았지만, 대부분은 장르의 겉면만을 얄팍하게 훑어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파씨는 무언가 달랐습니다. 키겐의 진두지휘 아래 힙합 장르에 대하여 치열하게 연구한 결과, 점차 본격적인 힙합의 색채를 드러내기 시작하며 두 번째 미니앨범인 <XXL EP>를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오마주에 그치지 않고 폭넓은 힙합사운드를 차용하며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들의 행보에 신선한 자극을 받았습니다. 과연 영파씨의 행보는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합니다.
지스트(Gist) <완벽한 건 없어> 2024.3.21
사실 지스트의 음악은 언제나 비슷한 맛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찾아 듣는 이유는 ‘맛있으니까’. 그러니까 랩-싱잉, 알앤비 보컬에 있어서 지스트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 제육볶음같은 친구인 셈입니다. <완벽한 건 없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커리어를 거듭할수록 보컬의 운용과 멜로디 라인의 활용 역시 한 층 노련해지며 듣는 재미는 점차 배가되고 있습니다. 언제나의 지스트의 음악처럼, 가볍게 듣기 좋은 작품입니다.
범키(Bumkey) <The Obedient> 2024.3.21
무려 8년 만에 발매된 보컬리스트 범키의 새로운 정규 앨범입니다. 앨범 단위의 결과물로는 오랜만에 만나는 범키의 보컬인지라 기대했는데.. 이게웬걸!!! <The Obedient>는 CCM 앨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곡들이 하나님에 대한 찬양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종교적 색채를 띠는 앨범이기 때문에 해당 종교를 갖지 않은 이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단번에 팍 높아져 버렸지만, 이 속에서도 범키의 보컬은 선명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손심바, 댓츠 라잇(Son Simba, DET S'RIGHT) <DOUBLECROSS MUSASHI: S’RIGHTEOUS GONE WILD> 2024.3.21
올해 한국힙합 씬에서 여러가지 의미로 가장 핫했던 뮤지션이라면 단연코 손심바가 아니었을까요ㅎ.. <DOUBLECROSS MUSASHI: S’RIGHTEOUS GONE WILD>는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DOUBLECROSS MUSASHI>를 호모 드러미언스의 프로듀서 댓츠라잇이 리믹스하여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실질적 주인공은 댓츠라잇입니다. 그가 원작인 덥크무를 어떻게 재조립했는지가 감상포인트가 되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호모 드러미언스 특유의 사운드가 더해지니 원체 뭉툭한 맛을 선사한 원작보다 더더욱 텁텁해지며 굉장히 독특한 풍미를 선보이는 리믹스 앨범으로 거듭났습니다.
이케이(EK) <ESCAPE> 2024.3.24
이케이가 제대로 큰 거 한 방 터뜨렸습니다. 첫 정규앨범 <ESCAPE>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그의 음악 스타일이 폭발하는 순간입니다. 물론 그동안 쌓아올렸던 울분도 단번에 폭발시키고 있습니다. 앨범의 시작부터 끝까지 쉼없이 몰아치는 랩과 이를 뒷받침하는 이케이의 감정선, 이윽고 이러한 것들을 자신의 성장의 양분으로 삼아나가는 서사는 <ESCAPE>를 더욱 빛내고 있습니다.
래원(Layone) <래원> 2024.3.27
래원은 꽤나 진중한 아티스트입니다. 전작 <원래>를 거쳐 이번 <래원>으로 돌아오는 과정에는 뮤지션과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이로부터 뻗어나가는 다양한 상념들을 자신의 음악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난해한 서술과 단어선택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가지만 그 흐름의 선은 뚜렷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래>에서 <래원>으로, 고민끝에 자신은 래원으로 살아가기로 했다는 글귀를 통해 그가 다시 한 번 한걸음을 나아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시월(cwar) <Balisong> 2024.3.27
나비99 크루의 멤버인 시월의 (일단은) 첫 정규앨범입니다. 어릴떄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MPT를 만나고 나비99라는 집단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낸 셈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명확한 서사와 달리 그의 랩은 이러한 상황들을 극한으로 압축하고, 왜곡해내며 전혀 다른 워딜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서사를 위한 랩’이라기보다는 ‘랩을 위한 서사’라고 표현하는게 가까울 것 같습니다. 물론 장르의 틀을 충실히 따라간다면 이를 그려내는 방식은 주인공 시월의 마음이기 때문에 이것이 단점은 아닙니다. 여러모로 나비99, 그리고 시월이라는 뮤지션의 독특한 개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2 Kids On The Block> 2024.3.28
다이나믹 듀오도 드디어 먼 길을 돌고 돌아 열 번째 정규앨범이라는 대업을 이룩했습니다. <2 Kids On The Block>은 이러한 자리를 기념하여 최자와 개코, 두 뮤지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돌아보는 작품입니다. 지금까지 자신들의 이야기를 부분부분 담아내긴 했지만 이렇게 한 장의 앨범을 할애하여 본격적으로 담아낸 적은 처음입니다. 그만큼 기념비적인 자리라는 의미죠. 앞으로도 이 두 뮤지션의 행보가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하온(HAON) <HAONOAH> 2024.3.29
사실 하온이라는 뮤지션은 미디어에서 보인 모습, 그리고 이를 통해 얻어낸 네임밸류와는 다르게 디스코그라피의 풀이 굉장히 좁았습니다. 그런데 이친구가 갑자기 식케이와 KC를 설립한 이후에 합작도 빵빵 내고, 첫 정규앨범까지 발매해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앨범은 그야말로 뒤죽박죽으로 하온이 하고싶은 것들을 다 때려박은 인상입니다. 이 뒤죽박죽이라는 점은 자신의 강한 면과 약한 면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듯한 의도로 배치한 것 같네요. 사실 뮤지션적 면모로 따지라면 그의 첫 정규앨범으로서 <HAONOAH>는 나름 괜찮은 퀄리티를 지니고 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두 장의 KC TAPE 시리즈가 피지컬로 발매되지 않아 본 결산에서 소개하지 못했지만, 여러모로 2024년은 하온에게 있어 또 다른 터닝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민준기 <LAND> 2024.4.6
모델이면서 알앤비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민준기의 데뷔 정규 앨범입니다. 뮤지션으로서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자신의 땅(LAND) 위에서 피어나는 여러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어반한 감성을 돋우는 폭 가라앉은 프로덕션 아래 여리하면서도 풍성한 울림을 주는 민준기의 싱잉이 앨범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숨겨진 알앤비 수작앨범이니 들어보시는 것을 것을 추천드립니다.
피셔맨(Fisherman) <DLC> 2024.3.21
피셔맨(Fisherman) <Vanilla> 2024.4.8
피셔맨의 두 장의 EP인 <Vanila>와 <DLC>의 합본입니다. 아무리 봐도 후속작일 것 같은 <DLC>가 <Vanila>보다 먼저 나온 작품이라는 점이 함정이긴 한데.. 사실 앨범 소개를 보면 피셔맨 본인도 이를 의식하고 발매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Vanila>는 그동안 보여주었던 피셔맨 특유의 잔잔하고 로파이한 감성과 함께하지만 여기에 보컬리스트들이 함께하며 이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들어줍니다. <DLC>는 이러한 감성을 약간 다른 방향으로 틀어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추가요소와 같은 색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습니다. 피셔맨 만의 프로듀싱을 느긋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노 바스키아(NO.VASQUIAT) <2집 : The Radiant Child> 2024.4.9
뮤지션 노 바스키아의 두 번째 정규 앨범입니다. 본인이 직접 주조한 프로덕션에서는 재즈 특유의 자유로움이 한껏 묻어나며 노바스키아의 랩과 싱잉 역시 이에 호응하듯 일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이 뻗어나갑니다. 나긋나긋한 그의 퍼포먼스가 사운드를 유유히 헤어나가는 작품으로 마감되었습니다.
루피(Loopy) <MARNI> 2024.4.11
자꾸 미란이(MIRANI)라고 읽게 되는 루피의 새로운 앨범 <MARNI>입니다. 같잖은 드립으로 글의 포문을 열었으니 사죄(?)의 차원으로 타이틀의 의미를 풀어보라면 Music, Art, Rage, Neo, Impressionism, 이렇게 6단어의 앞글자를 따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루피는 이번 앨범을 청각적 요소에 국한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방면으로 이를 즐길 수 있게끔 설계한 모습이 보입니다. 여전히 힘 쫙 빼고 느물느물한 퍼포밍을 보여줄 것 같다가도 최후반부 “BEAT THE CASE"에서 힘 빡 준 모습이 개인적으로 반가웠습니다.
허클베리피(Huckleberry P) <READMISSION> 2024.4.17
사고 친 후 치열한 자숙 끝에 돌아온 허클베리피의 한국힙합씬 재입학 신청서 <READMISSION>입니다. 앨범의 발매 예고 때부터 본디 그가 잘하는 음악으로 그득그득 채워올 것이라 예상했지만,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제대로 올드스쿨 사운드를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때려박는 랩들이 빼곡하게, 쉼없이 들이차 있습니다. 허클베리피의 여러 음악적 특성이 최고조로 극대화된 인상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사오일(xaoil(451)) <인간목장> 2024.4.19
프로듀서 카일러비트와 래퍼 이도 더 나블라로 구성된 xaoil(451)(이하 사오일)의 음악은 기괴함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이도 더 나블라의 과거를 기반으로 한 서사는 비틀린 사운드와 알 수 없는 그로울링, 이 안에 담겨있는 과격한 묘사의 가사로 점철되어 있지만 그만큼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전위적인 면모가 전면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에서 발매된 힙합 앨범 중 가장 독특한 색을 띠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입에 있어 약간(?)의 문턱이 있겠지만, 국내 장르음악 사운드풀의 다양성에 관심있는 분들은 꼭 들어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오드95(Odd95) <nevertheless> 2024.4.19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뮤지션 오드05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이전부터 자주 선보였던 이모-락 계열의 농토가 더욱 짙어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후반으로 나아갈수록 점차 다양한 사운드를 섞어내며 오드95 특유의 버라이어티한 음악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운드릐 변화를 통해 작중 서사를 구현해냈다는 점 역시 재밌습니다.
큐엠(QM) <개미> 2024.4.24
<HANNAH>와 <돈숨>을 잇는 큐엠의 정규앨범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원체 큐엠의 솔로 앨범은 우중충하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개미>는 진짜 어우.. 와.. 그렇기에 단발적인 임팩트는 가장 강하기도 합니다. 그의 내면에 깃든 욕망이 가감없이 전시되며 듣는 이들을 끊임없는 구렁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여기에는 큐엠의 뺴어난 랩과 작중 서사가 있기에 몰입도를 배가하고 있죠. 여러 장의 앨범을 거쳐 당도한, 큐엠 서사의 하이라이트와 같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CD에 수록된 보너스 트랙 “HANNAH 2”까지 같이 들어야 비로소 <개미>의 서사가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꼭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비오(BE'O) <Affection> 2024.4.24
비오는 방송 출연을 거쳐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한 이후, 쭉 메인스트림 지향의 음악을 발표해왔습니다. 이번 <Affection> 역시 이러한 궤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맑은 톤의 랩-싱잉을 통해 선보이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은 편안한 무드를 조성하는 악기 사운드와 함께 잔잔하지만 힘있게 뻗어나갑니다.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팝-랩 앨범입니다.
..하지만 저는 음반에 동봉되어 있는 비오의 ‘입술도장’을 보고 아 이건 날 위한 앨범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코도모(sokodomo) <SWEET HE♡RT> 2024.4.29
소코도모는 사실 힙합이라는 장르에 가두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간(?) 뮤지션입니다. 힙합이 분명 베이스에 깔려있지만, 이 위에서 뛰노는 그의 움직임은 정말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통통 튀고 있거든요. 첫 정규앨범인 <SWEET HE♡RT>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타이틀처럼 심장으로 뻗어나가는 ‘사랑’이라는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소코도모만의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작품입니다. 인간의 본능을 표현하는 전반부를 지나 “Savage, Like That”을 기점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려내며 서윗하게 변화하는 앨범의 흐름 속에서 그만의 자유분방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티스 림(Otis Lim) <Playground> 2024.4.30
오티스 림의 첫 정규앨범입니다. 발랄하고 유쾌한 그의 성격이 앨범에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에 뺴어난 가창이 어우러져 통통 튀는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포인트는 역시나 커버아트에 떡하니 자리잡은 댕댕이 시엘. “우리집 강아지 귀여워”를 필두로 그만의 매력포인트가 살살이 깃들어있는 정규앨범이 되었습니다.
DPR 크림(DPR CREAM) <psyche: red> 2024.5.3
DPR 크림이 드디어 개인 앨범을 공개하면서 비로소 DPR 크루의 모든 멤버들이 각자의 개인 디스코그라피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가장 나중에 들어오 아틱보다 개인앨범을 늦게 냈다고?!??!)사실 라이브나 이안이 있다보니 크림은 프로덕션 외 부분에서 전면으로 나서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는데, 드디어 개인 앨범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목소리를 꺼내들었습니다. 그의 이전 작업물과는 달린 좀 더 심플하게 사운드를 활용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명료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선택한 듯 합니다. 다른 DPR이라는 이름에서 느꼈던 감정의 결과는 여러모로 다른 접근법을 통해 마무리 되었습니다.
하이잭키드(Hijvc Kid) <Switch> 2024.5.8
대한민국 힙합씬에서는 한때 드릴이 전면으로 나섰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각자 자신의 개성을 찾아 다른 사운드를 시도해보는 추세지만, 하이잭키드만은 여전히 이 드릴 장르 위에 자신의 두 발을 굳건히 세우고 있습니다. 그의 새로운 앨범인 <Switch> 역시 마찬가지. 특유의 공격적이고 빠른 랩과 함께 자신의 실력을 가감없이 뽐내는 작품으로 거듭났습니다.
매드칙스(Mad chicks) <Made by MZ> 2024.5.15
오비와 마로로 구성된 듀오 매드칙스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드디어 이 둘에게 맞는 옷을 찾은 느낌입니다. 묵직한 사운드에서 저돌맹진으로 치고 나가는 랩 퍼포밍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두 뮤지션의 기본기는 원체 탄탄했으니만큼 이들이 어울리는 판 위에서 노니는 모습은 청자 입장에서 충분히 즐긴 느낌입니다. 사실 타이틀처럼 이 앨범이 MZ한가??? 에는 살짝 갈고리가 걸리지만… 아무튼 재밌게 들었으니 좋았쓰!
블라세(BLASE) <Debugging> 2024.5.21
블라세는 커리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뮤지션입니다. 잠시 쉬어가는 인상으로 받아들여지는 EP <Debugging>에서도 이전에 시도하지 않은 신선한 면모가 돋보입니다. 블라세의 랩이 주었던 특유의 타격감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 대신 그만큼의 여유로움이 가미되었습니다. 위로 나아가기보다는 옆을 확장하며 자신의 다음 도약을 대비하는 쉼표와 같은 작품이었지만, 이 안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근데 저 반갈죽 피지컬은 진짜 용서 못하겠다 씨익씨익
안병웅 <siTtin in A sauCer> 2024.5.22
붐-뱁과 재즈힙합을 근간으로 두는 뮤지션 안병웅. 그가 새로이 공개한 앨범 <siTtin in A sauCer> 역시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의 요소가 적절하게 섞여들어간 매무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여러 분위기가 혼합된 작품이지만 “Beef”같이 펑키한 무드로 작품을 이끌어나갈 때가 앨범이 가장 빛났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처음 담당해본 작품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안병웅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음악적 스타일이 정제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릿 베이비(Street Baby) <Leaked> 2024.5.22
스트릿 베이비의 세 번째 정규앨범이면서 동시에 그의 성장기가 담겨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기믹과 현실 사이를 아슬하게 넘나들었던 그의 이야기는 이번 앨범을 통해 그 실체가 완전히 ‘Leaked’되었다고도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 속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전작들과 크게 궤를 벗어나지는 않다는 점이 포인트. 여전히 그의 독특한 톤과 이야기들이 풀어나가는 재미는 유효하며,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은 이번 앨범 역시 무리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홍원 <SLOWMO> 2024.5.24
(하도 앨범을 안내서) 빠와 까를 미치게 만들었던 마성의 남자 양홍원이 드디어 <SLOWMO>를 발표했습니다. 아프로비츠 기반의 사운드 패턴 위 랩-싱잉과 은유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품입니다. 많은 팬들이 오랜 기간동안 기다려온 작품이기에 슬로모는 대작(?)으로 나올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은근 많았지만 이 작품의 정체성은 본디 믹스테입이었습니다. 때문에 살짝 단출한 구성으로 다가오는 느낌도 없잖아 있지만 과한 기대를 덜어내고 들어본다면 그만의 테이스트가 물씬 담겨있는 작품이기에 나름 괜찮다고도 생각합니다.
알엠(RM) <Right Place, Wrong Person> 2024.5.24
2년 전 공개한 자신의 솔로 정규 <Indigo>를 뒤로하고 다시 한 번 커리어 하이를 맞았습니다. 알엠의 두 번째 솔로 정규앨범인 <Right Place, Wrong Person>는 힙합의 궤를 벗어나 여러 장르를 다층적으로 융합한 얼터너티브 사운드를 훌륭히 구현해냅니다. 이러한 그의 성과는 월드와이드로 뻗어나가지만 이 사운드의 대부분은 국내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주조되었다는 점 또한 의의가 있겠네요. 나아가 알엠은 이 속에서 개인 내부적으로 겪었던 고민과 생각들을 차례차례 풀어냅니다. <Right Place, Wrong Person>은 앨범을 듣는 청자 뿐 아니라 그의 음악적 자아 또한 훌륭하게 만족시킨 작품이 되었습니다.
도넛맨(Donutman) <Untitled, the Album> 2024.5.26
도넛맨이 개인 유튜브에서 진행된 번개송 콘텐츠 “제목없음”의 결과물이 앨범 단위로 묶여 발매되었습니다. 사실 앨범의 제작 배경이 이렇다보니 작품 단위로의 감상포인트를 찾기보다는 ‘아, 이런 재밌는 걸 했고 이것이 앨범으로 나왔구나~’로 편하게 받아들이면 되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의외의 게스트들과 빚어내는 케미에 집중하며 재미를 느끼는 작품입니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UNEDUCATED WORLD> 2018.7.30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UNEDUCATED WORLD 2> 2024.5.27
에그머니나! 이거 CD잖아!!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전설의 시작을 알리고, 한국힙합 트렌드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앨범 <UNEDUCATED WORLD>가 올해 발매된 <UNEDUCATED WORLD 2>와 함께 합본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이 두장의 앨범으로 체감하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보여주었던 언에듀케이티드 키드의 모습은 사실 큰 변화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기믹을 앞세워 펼쳐나가는 엉뚱한 스웨깅을 아직까지 이어나가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그의 이러한 재치가 유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를 계속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이 UNEDUCATED WORLD 합본 CD는 데이토나 레코즈가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데이토나 레코즈를 통해 유통된 음반이기도 합니다. 아 갑자기 슬퍼졌어 흑흑
박쥐단지(Bat Apt.) <Bat Apt.> 2024.6.2
수많은 박쥐들이 음악이라는 키워드 아래 한 아파트 단지로 모였습니다. <Bat Apt.>는 장르와 스타일에 연연하지 않고 모인 뮤지션들이 각자의 트랙 안에서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꾸리고 앉아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앨범이 선사하는 사운드의 결 역시 독립적이고 개성이 넘칩니다. 하지만 뮤지션들의 음악적 역량이 모두 뺴어나기 때문에 조각조각마다 맛있습니다. 이 따로 또 같이 개념의 박쥐단지가 가꿔나가는 환경은 어떻게 흘러갈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웨이체드(Way Ched) <BLEND> 2024.6.11
프로듀서 웨이체드의 새로운 정규 앨범입니다. 지난 그의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방대한 수의 뮤지션을 피처링으로 기용하여 라인업만 봐도 배부른 작품입니다. 이들을 한데 묶어주는 것은 웨이체드의 프로덕션. 직접 연주한 악기 사운드로 잔잔한 무드를 조성했고 참여진들 역시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소프트한 주제로 이야기들을 풀어나갑니다. 라인업 중에서는 앨범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뮤지션도 여럿 있지만 충분히 앨범에 녹아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펼쳤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앨범을 이끄는 뮤지션의 조율능력에 달려있구나.. 라는 사실릉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장용준(NO:EL) <AREA : 4> 2024.6.12
장용준, 노엘의 네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이모-힙합으로 노선을 본격적으로 틀었던 모습이 두드러지게 보인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그가 과거 선보였던 스타일과 현재 추구하는 스타일이 융합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타이트한 랩의 비중을 높이면서, 그가 근래 계속해서 시도해왔던 멜로딕한 싱잉 역시 충실히 가미되며 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잘못과 현재의 고민 사이에 계속해서 방황하며 나아가는 노엘. 이 안에서 음악적으로는 꾸준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다듬어나가고 있습니다.
카키(Khakii) <Home> 2024.6.14
오랜만에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들고 온 카키. 특유의 허스키한 톤이 가져다주는 매력은 여전하지만, 전작과 달리 한 층 잔잔한 무드 속에서 펼치는 싱잉 퍼포먼스가 인상적입니다. 랩과 싱잉을 자유로이 변환하며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이 속에서 보여주는 카키의 보컬이 프로듀싱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져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펼치는 카키의 음악적 매력이 빛나는 작품입니다.
이후에는 안병웅과 같이 <Snow Bros>라는 합작을 발표했고, CD도 나왔지만 제가 올해 이걸 배송받지 못하는 바람에 내년에 소개하기로 ㅎ…
제로후(ZEROWHO) <It happens> 2024.6.18
드러머 제로후의 솔로 앨범입니다. 물론 드러머의 솔로 앨범이라고 해서 혼자 처연하게 드럼을 두둥탁거리는 앨범이 아닙니다. <It happens>의 중심이 되는 것은 제로후의 드럼 사운드를 중심으로 다른 세션들과 어우러지는 ‘하모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으로부터 뻗어나오는 ‘It happens’라는 메시지. 시대를 뛰어넘는 음악이 가진 힘을 앨범을 듣는 이들에게도 전달하고픈 제로후의 마음이 잘 녹아든 편안한 앨범입니다.
에픽하이(EPIK HIGH) <PUMP> 2024.6.20
10장의 정규작이라는 고지를 넘어 이제 한층 더 즐겜모드로 음악을 즐기는 그룹 에픽하이. 이들의 다음 목적지 <PUMP>는 무려 첫(!) 믹스태입입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들의 기존 멜랑콜리한 맛을 살리면서도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게끔 만드는 장치들을 여럿 넣으며 좀 더 지난 에픽하이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진 작품이 되었습니다. 오랜 에픽하이의 팬으로서 여러모로 반가운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이영지(Lee Young Ji) <16 Fantasy> 2024.6.21
타고난 매력과 끼로 엔터테인먼트 전방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이영지지만 그 시작은 래퍼로서의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이제와서 그에게서 래퍼로서의 포지션을 강요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자신의 이름이 걸린 앨범 단위 결과물이 없었다는 점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렇기에 데뷔작 <16 Fantasy>가 반갑습니다. 사실 저를 포함해서 이영지가 빡센 힙합 앨범을 낼 것이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은 지금의 이영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팬들이 두루 즐길 수 있는 팝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프롬올투휴먼(from all to human) <Legacy> 2024.6.22
블랙뮤직 밴드 프롬올투휴먼은 언제나 자신들의 음악에서 긍정적인 바이브를 잃지 않는 밴드입니다. 동시에 이를 통해 이들의 첫 정규 앨범인 <Legacy>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하며 이것들이 유산, 레거시로서 빛을 발하는 순간을 음악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들이 음악으로써 빚어낸 찬란한 유산이 한 장의 앨범 속에서 유난히 번득이는 2024년이었습니다.
로스(Los) <SKANDALOUZ 2> 2024.6.23
로스의 첫 정규 앨범인 <SKANDALOUZ>는 한국에서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가장 잘 구현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현지인 바이브(?)가 넘실댔으니까요. 뒤이어 올해 발매된 <SKANDALOUZ 2>는 여전히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표방하는 작품이지만 이를 그려내는 방식이 약간 다릅니다. LA의 로스가 아닌, 대한민국의 래퍼 로스의 모습이 더욱 부각되는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와 메시지의 결은 전작과 비교해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로스만의 음악을 보여주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비프리, 허키 시바세키(B-Free, Hukky Shibaseki) <Free Hukky Shibaseki & the God Sun Symphony Group : Odyssey.1> 2024.6.28
이 앨범을 이야기할 때 어떻게 운을 뗴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아무튼 데박인 앨범입니다. 어디로 튀어나갈지 모르는 비프리의 돌발적인 퍼포밍, 그리고 이 엇나감을 ‘자유로움’으로 멀끔히 포장해낸 허키 시바세키의 프로덕션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비프리의 랩, 이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근래 그가 펼쳐왔던 감성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이 안에서 그려내는 개인의 일상으로부터 뻗어나오는 소소한 이야기와 유머러스함이 듣는 재미를 배가합니다. 힙합이 전달하는 경파한 재미를 가장 잘 전달한 올해의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더콰이엇(The Quiett) <Luxury Flow> 2024.6.29
이제 한국힙한씬의 대부로 자리매김한 더 콰이엇도 정규 10집의 대업을 달성하였습니다. 아무런예고도 없이 갑자기 툭 던져서 아니이게머야시123발 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대수롭지 않다는 듯 툭 던지는 것도 더콰 답다고 해야되나.. 트랙수는 많지만 곡 길이를 짧게 툭툭 쳐나가는 빠른 템포, 그리고 참여한 많은 뮤지션과 프로듀서 덕분에 가성비(?) 높은 만족감이 자리합니다. 더욱이 샘플링을 적극 활용한 프로덕션으로 인해 과거 시절의 그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마치 지금의 더콰이엇이 쌓아올린 역사를 한 장의 앨범에 압축해낸 듯한 느낌입니다.
제이씨 유카, 슬로(Jayci yucca, SLO) <17 Diary> 2024.7.2
몇 년 전, 단발성 싱글(이번 앨범에도 수록되었습니당)로 합을 맞췄던 제이씨 유카와 슬로가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17살 적 경험한 미숙하지만 풋풋했던 사랑의 추억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슬로의 프로덕션은 그의 이전 작업물보다 약간 힘을 뺀 듯한, 감성적이면서 약간 들떠있는 듯한 무드를 띠고 있는데 제이씨 유카의 팝한 보컬과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하는 조합이 되었습니다. 작품의 컨셉처럼 따뜻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추억담입니다.
미노이(meenoi) <This is my life> 2024.7.3
일련의 홍역을 치르고 새로운 정규 앨범과 함께 돌아온 미노이. <This is my life>는 대중들이 알고있던 그의 이미지를 일신하여 돌아온 느낌이 강합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에잇볼타운 시절 보여주었던 힙한 감성을 다시 한 번 재현하는 느낌? 그렇기 때문인지 전작들에서 보여준 분위기에서 벗어나 멈블 랩이나 랩-싱잉 퍼포밍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특유의 엉뚱한 발상으로부터 비롯된 소재들은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펼쳤다는 점에서 즐겁게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유토(JUTO) <THE SUNRISE> 24.07.12
뮤지션 유토의 새로운 정규앨범입니다. 계속해서 꾸준히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보여주었던 유토지만, 이번에는 프로덕션 측면의 부분에서 좀 더 신경을 쓴 매무새입니다. 본디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뮤지션이었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주조한 연주를 가미하여 인디-락 스타일 사운드를 선보입니다. 여기에 멜로디라인을 통해 극적인 연출을 가미하여 자신이 전달하고팠던 메시지들을 효과적으로 들려주는 듯합니다. 유토의 디스코그라피 중 가장 인상적인 앨범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오코예(O'KOYE) <Whether The Weather Changes Or Not> 2024.7.15
올해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저는 당당히 이 작품을 꼽겠습니다. 래퍼 이쿄와 프로듀서 오투로 구성된 그룹, 오코예의 <Whether The Weather Changes Or Not>. 재즈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운드가 힙합이라는 바운더리 안에서 함께 버무려져 있는 얼터너티브 앨범입니다. 어디로 튀어나갈 지 모르는 사운드 전개와 이를 구현해내는 둘의 퍼포밍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두 뮤지션의 치열한 연구 끝에 탄생한 수작입니다.
맞다! 저 한정판 넘버링 1번임 굳ㅋ
수민, 슬롬(SUMIN, Slom) <MINISERIES 2> 2024.7.18
믿고 듣는 수민과 슬롬이 다시 한 번 뭉쳐 <MINISERIES>의 후속작을 만들었습니다. 사랑을 둘러싼 애틋한 감정을 담아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이별’이라는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수민의 선명한 보컬과 슬롬의 담백한 프로덕션이 어우러져 멋진 시너지를 일궈냈습니다. ‘미니시리즈’라는 타이틀답게 작품의 내용은 우리들의 사랑을 담아낸 소박한 작품이지만 음악의 면면은 뺴어난 퀄리티로 마감된 올해의 앨범 중 하나입니다.
던말릭(DON MALIK) <THURSDAYCLUB MIXTAPE> 2024.7.30
갑작스럽게 드랍해서 놀랐고 엄청난 분량에 놀랐던 던말릭의 깜짝 믹스테입입니다. 풍성한 분량만큼이나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던말릭의 다양한 스타일이 여기에 녹아있습니다. 이러한 스타일적 다양성 속에서도 그가 지니고 있는 출중한 랩 스킬 만큼은 빛이 바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던말릭의 팬이라면 듣다 배터져 죽을 수 있는 믹스테입이 되었습니다.
지바노프(jeebanoff) <We Will Meet Again> 2024.8.6
지바노프가 3년 만에 발표한 새로운 앨범입니다. 타이틀처럼 ‘재회’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람 사이의 이별과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여전히 지바노프만의 감미로운 보컬 톤은 유효한 감성을 제공하며, 여기에 택과 랙조의 프로덕션을 통해 한 층 감미로운 결의 무드를 띤 앨범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쏠(SOLE) <Time Machine> 2024.08.09
전작 <Love Supreme>도 그렇고 쏠은 자신에 앨범에서 꾸준하게 ‘복고’를 지향해왔습니다. 전작이 과거 명곡을 자신만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이었다면, 이번 <Time Machine>은 과거의 감성을 현재로 끌어와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가미한 작품이 되겠습니다. 시대의 재해석인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알앤비/소울의 화법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이 속에서 쏠만의 청량한 매력이 알알이 살아있는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도이(Doyi Lee) <eeliyod> 2024.8.11
여러 싱글을 발표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2021년 이후 3년 만에 데뷔앨범 <eeliyod>로 돌아온 이도이의 변화는 대반전 그자체였습니다. 여러모로 평이한 인상만을 남겼던 과거의 모습과는 달리, 랩이나 싱잉 전반적으로 자신만의 고혹적인 이미지를 갖추며 유니크한 매력을 갖춘 모습입니다. 앨범 속 사운드 역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폭 가라앉은 무드 속에서 합힙, 알앤비를 메인으로 여러 장르의 다양한 사운드를 섞어내며 버라이어티한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괄목상대라는 사자성어가 어울리는 2024년의 이도이였습니다.
정진우 <ATOM> 2024.8.19
여러 곳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중인 아티스트 정진우의 새로운 정규앨범입니다. 갈등이 만연하는세상 속 이러한 원인을 탐구해나가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나가고자 하는 그의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공간감 있는 보컬과 몽환적인 무드를 자아내는 프로덕션을 통해 신비감을 가미하여 이러한 메시지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진우는 착실하게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있는 뮤지션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라드뮤지엄(Rad Museum), 키드밀리(Kid Milli) <RAD MILLI> 2024.8.20
모두가 기대했던 작품이 아니었을까요. 각자의 개인앨범에서 엄청난 두각을 보였던 라드 뮤지엄과 키드밀리의 합작입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 앨범은 둘의 케미가 적절하게 어우러졌다기보다는 라드 뮤지엄이 만들어낸 전체적인 바이브에 키드밀리가 함께했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포인트를 어디에 맞췄느냐에 따라 작품의 인상이 크게 갈릴 법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매무새는 탑 플레이어들의 손으로부터 빚어진 만큼 꽤나 맛있는 작품으로 다가옵니다.
영파씨(YOUNG POSSE) <ATE THAT EP> 2024.8.21
지난 <XXL EP>에 이어 얼마 되지 않은 시간후에 발매된 영파씨의 세 번째 EP입니다. 힙합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메인은 변하지 않되 전작과는 또 다른 사운드와 스타일을 차용하며 바리에이션을 넓히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XXL 때만큼의 임팩트는 닿지 않았다는 점이 못내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영파씨의 힙합 수행(?)의 과정이라고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쁘게만은 다가오지 않네요 헤헿
페노메코(PENOMECO) <Organic2> 2024.8.22
타이틀처럼 2021년 발매되었던 더블 싱글 “Organic”의 후속작 성격을 띠는 페노메코의 신보입니다. 지난 싱글에 아프로비츠 사운드를 차용한 것처럼 이번 앨범 역시 비슷한 궤의 사운드로 채워져 있습니다. 페노메코 특유의 팝한 바이브와 어우러져 독특하고도 듣기 편한 작품으로 거듭났습니다. 이외에 특이한 건 피지컬 패키징인데.. 블라스터에 담겨 나오는 건 쫌 신선했다.
콰이(KWAII) <DISTORTED> 2024.8.22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과 음악으로 아는 사람은 모두 인정하는 뮤지션 콰이의 첫 정규<DISTORTED>입니다. 자신의 어릴적 경험과 지금의 뮤지션으로서 느끼는 경험을 중첩시키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걸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콰이만의 니힐한 애티튜드와 이를 그래도 구현해내는 날카로운 랩이 앨범을 수놓고 있습니다. 한번쯤은 반드시 체크해봐야 할 작품입니다.
윤석철트리오(Yoon Seok Cheol Trio) <나의 여름은 아직 안 끝났어> 2024.8.28
피아니스트 윤석철, 베이시스트 정상이, 드러머 김영진으로 구성된 윤석철 트리오의 신작입니다. 여름의 끝물에 발매된 작품에 어울리는 타이틀..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됐습니다. 일상으로부터 영감을 얻어내 다양한 사운드와 소재를 담아냈지만, 역시 가장 인상적인 구간은 역시 장장 10여분에 걸쳐 떠나가는 여름에 대한 아쉬움을 담아낸 마지막 타이틀 곡 “나의 여름은 아직 안 끝났어”. 세 명의 베테랑이 선사하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재즈 입문서와 같은 작품입니다.
아이온(ION) <COURAGE> 2024.8.31
휘민에게 릴 모쉬핏이 있다면 규정에게는 아이온이 있다. 그루비품의 규정의 또 다른 음악적 페르소나인 아이온의 솔로 데뷔 앨범입니다. 아이온의 정체성은 일렉트로닉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COURAGE> 역시 전자음악 계열의 트랙들로 앨범을 가득 채웠습니다.
최성 <PAGAN> 2024.9.2
올해도 최성은 열심히 일한다! 연초 발매한 <cs2831: The Codex>에 이어 다시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전작이 앰비언트 계열로의 일탈을 시도했다면, 이번 <PAGAN>은 다시 한 번 우리가 알고 있던 최성의 감성을 듬뿍 담아냅니다. 다시 말해 그의 일탈은 계속됩니다. 여전히 다양한 층위의 사운드를 활용하며 예측을 벗어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어오는 최성의 새로운 시도의 일환이 되는 작품입니다.
밀레니엄(MILLENNIUM) <zi존> 2024.9.5
YG 출신 프로듀서 밀레니엄의 정식 솔로 데뷔작입니다. 앨범명이 <zi존>인 이유는 밀레니엄이 사운드클라우드 등지에서 활동했을 당시 사용했던 예명 중 하나였기 때문. 메인스트림의 프로듀서로 활동했던 구력이 있는 만큼, 전자음을 활용하여 다채로은 무드를 연출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인디펜던트로 전향한 이후 올해 이 앨범 뿐 아닌 여러 믹스테입을 공개하면서 활발한 솔로 활동을 이어나가는 중이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지쓴, 제이디-배닉(Gson, JD-VANIC) <범죄도시> 2024.9.7
지쓴과 제이디-배닉의 합작 <범죄도시>입니다. 커버아트와 타이틀, 그리고 두 뮤지션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스타일로 말미암아 상당히 빡센 앨범이 나올 줄 알았지만, 의외로 좀 더 다양한 사운드풀 아래서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 흔적이 돋보입니다. 특히 상반된 톤을 가진 두 뮤지션의 티키타카가 의외로 맛있더라고요. 여러모로 이들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합작이 되었습니다.
기리보이(GIRIBOY) <GRB01> 2024.5.25
기리보이(GIRIBOY) <GRB02> 2024.9.10
힙합퍼에서 발라더로, 배우로, 이제는 EDM에까지 손을 대는 기리보이입니다. 본격 EDM 삐딱선 작품인 두 장의 GRB 시리즈가 한 장의 CD에 합본으로 담겨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작품은 일렉트로닉 프로듀서로서의 기리보이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전자음악 계열에 손을 여러 번 댔지만 이정도로 본격적인 건 처음이죠? 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순간입니다.
미란이(MIRANI) <ME TIME> 2024.9.11
미란이의 지난 첫 정규 <The Drift>는 타이틀 그대로 진짜로 드리프트 조지게 꺾으며 충격적인 변화를 선보이는 좋은 의미로 충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이후 공개된 이번 <ME TIME>은 다시 한 번 우리가 알고 있는 평소의 미란이로 돌아와 자신의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들을 편하게 내뱉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특유의 순수함과 담백함이 작품 곳곳에 배어들어 있습니다.
팔로알토(Paloalto) <Lovers turn to Haters> 2024.9.12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팔로알토. <Lovers turn to Haters>는 이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지만 그 면면은 꽤나 소박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음악을 하면서 겪은 여러가지 일과 감정의 부침을 한 장의 앨범에서 토해내고 이를 비움으로써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단단한 퀄리티를 선보였던 팔로알토의 작품이니만큼, 이번 <Lovers turn to Haters> 역시 준수한 매무새로 마감되었습니다.
OGS(OGS) <The Origin> 2024.9.20
2024년에 이 조합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가리온의 메타, 사이드비, 그리고 주석이 뭉쳐 탄생한 팀 OGS. 이들의 데뷔(!) 앨범인 <The Origin>은 이름 그대로 과거 클럽 마스터플랜을 주름잡았던 베테랑 뮤지션들의 구력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렌드를 급히 좇지 않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들이 잘해왔던 것을 보여주는 데 충실한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음악을 이전부터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반가움을, 처음 접한 이들에게는 옛 것(?)이 가져다주는 신선함이 가득합니다.
아이엠머니(IAMMONEY) <Money Makes More Problem> 2024.9.25
나는돈, 아이엠머니의 두 번째 솔로 정규앨범입니다. 동시에 2024년의 숨겨진 보물 같은 앨범이라 감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금은 뉴웨이브 레코즈를 나왔지만) 흔히 ‘뉴웨이브 감성’으로 통칭되는 특유의 하드코어함과 날것의 무드 뿐 아니라, 다양한 무드와 사운드풀의 트랙으로 꽉꽉 채워져 있는 작품입니다. 우리가 그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단선적인 이미지를 단번에 박살내주는 입체적인 면모가 플레이타임 내내 돋보입니다. 그렇기에 경파한 감성을 살린 채 신선함을 가미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아직 안 들어봤다고? 꼭 들어봐라 ㅇㅇㅇ
제미나이(GEMINI) <In too deep> 2024.9.25
매년 제미나이의 앨범을 소개할 때마다 누누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제미나이의 보컬은 언제나 맛있습니다. 이번 <In too deep> 역시 마찬가지. 더욱이 전작부터 작품마다 다른 사운드 컨셉을 차용하여 매 앨범마다 특색을 보여주고 있는데, 전작 <Love Sick>이 아프로비츠 기반이었다면 이번 <In too deep>은 락풍의 밴드사운드가 중심에 있습니다. 이번 앨범의 제미나이도 역시 성공적이었다…
YLN 포린(YLN Foreign) <#BIGYMOVEMENT> 2024.9.26
YLN 포린의 새로운 EP. 지난 정규 앨범 <Born Broke Die Rich>의 무드와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퍼포밍 측면에서는 그동안 보여줬던 타이트한 퍼포밍보다, 랩-싱잉을 통한 감정의 표현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YLN 포린은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이겨내고 큰 한걸음으로 재도약하리라는 야망을 비치고 있습니다.
시마호이(Simahoy) <To The Moon> 2024.9.27
모든 Nword를 초월한 Real Namja, 시마호이의 새로운 앨범입니다. 데뷔작 <Pop Talk>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공개된 앨범이라 내심 반갑습니다. 여전히 곳곳에서 특유의 Raw한 감성을 찾아볼 수 있지만, 예전의 제대로 약 빠는 듯한(?) 강렬한 기세는 한층 누그러져 있습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좀 더 많은 이들이 그의 음악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과거 그만의 감성으로 여겨진 무드가 약간 희석되었어도, 여전히 그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은 변합없습니다.
큐엠(QM), 프레디 카소(Fredi Casso) <Nazca Records> 2024.9.27
작년 VMC의 해산 이후, 남몰래(?) 나즈카 레코즈라는 레이블을 차렸던 큐엠. 이 이름을 걸고 발매된 작품은 많았지만 정작 레이블 단위의 큰 움직임은 올해까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레이블의 멤버 각자가 탄탄한 디스코그라피를 구축한 이후, 이렇게 레이블 단위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Nazca Records>는 큐엠과 프레디 카소의 앨범으로 되어있지만, 여기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레이블의 멤버인 앰비드 잭과 모도 또한 앨범의 주인공입니다. 이렇게 세 명의 래퍼와 한 명의 프로듀서가 모든 것 다 집어치우고 출중한 랩 퍼포먼스를 드러내는데 집중했습니다. VMC의 후계를 자처하는 레이블이니 만큼, 힙합 본연의 재미가 가져다주는 요소를 충실하게 구현해낸 컴필레이션 앨범을 만들어냈습니다.
비프리(B-Free) <FREE THE MANE 2 "FREE THE MANE VS 최승로"> 2024.10.3
대한민국에 유교사상을 뿌리내리게 한 주범 최승로를 없애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프리더메인!! 비짝대기프리의 감동실화 대서사시! 이 시리즈는 비프리의 프로듀서적 에고인 프리더메인이 전면에 나서는 작품입니다. 특유의 바운스감 돋보이는 프로덕션 속에서 펼쳐내는 헐거운 구조의 랩은 FREE THE BEAST 시리즈와는 다른, 한 층 차분하고 정돈된 무드를 띠고 있습니다. 반쯤 프리스타일로 써낸 듯한 랩에 있어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지만 비프리가 지니고 있는 음악적 센스는 여전히 번득이는 작품입니다.
박재범(Jay Park) <THE ONE YOU WANTED> 2024.10.8
재봄오빠 새로운 정규앨범입니다. 타이틀에서 보이는 것처럼 <EVERYTHING YOU WANTED>의 정신적 후속작이기도 합니다. 그의 수많은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도 가장 케이-팝 성향에 가깝고, 그렇기 때문에 케이팝 뮤지션, 해외의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하여 폭넓은 사운드 스펙트럼을 선사하면서도 듣기 편한 곡들을 채워냈습니다.
빅나티, 키드밀리(BIG Naughty, Kid Milli) <+> 2024.10.10
올해 키드밀리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지난 라드 뮤지엄과의 합작을 뒤로 하고 발매한 새 앨범은 빅나티, 서동현과 함께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서로의 시너지가 잘 발현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빅나티가 평소 보여주었던 랩-싱잉 보다 랩 퍼포밍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실 <+>만 있다면 좀 심심할 뻔 했지만, 피지컬에는 뒤이어 발매된 <++>까지 포함되어 완전한 하나의 작품을 이뤘으니 꽤나 맛있는 코스가 된 느낌입니다. 비로소 이븐하게 마무리 되었네요.
쿤디판다(KHUNDI PANDA) <MODM 2 : The Bento Knight> 2024.10.11
게임 속 가상 세계관 MODM의 세계관이 확장된다! 쿤디판다의 새로운 정규앨범 <MODM 2 : The Bento Knight>는 다시 한 번 전작의 주인공 소모즈를 중심인물로 내세우며 그의 고난과 성장을 담아냅니다. 작중 이러한 소모즈의 모습이 근래 쿤디판다의 모습과 여러 부분에서 겹쳐보이는 것은 기분탓이 아닐겁니다. 벤토 나이트로 각성한 작중의 소모즈처럼 이번 <MODM 2 : The Bento Knight>는 일신된 프로덕션, 스타일의 변화를 거친 쿤디판다의 랩을 통해 눈 앞의 고난을 훌륭하게 이겨내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랩이 가져다주는 재미를 독특한 컨셉에 녹여낸 수작입니다.
유령(YURYEONG) <Kyushu Tape> 2024.10.12
연초 발매된 <ARCHITECT>로부터 시작된 유령의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Kyushu Tape>라는 또 다른 결과를 빚어냈습니다. 한 층 가벼운 무드의 분위기 속에서 유령의 랩 뿐 아닌 싱잉과 같은 다양한 시도가 작품에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올해 들어 부쩍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유령의 모습이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기대가 큽니다. 참고로 피지컬은 20장 한정으로 판매되었습니다.
크루셜스타(CRUCiAL STAR) <HERON> 2024.10.16
근래 테이크원과 뜨거운(?) 디스전을 벌이고 있는 크루셜스타의 네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HERON>이라는 타이틀처럼, 왜가리라는 동물에 깃들어있는 모티프를 중심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는 작품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과거 소울컴퍼니의 찬란한 시절을 다시 한 번 재현한 "368-11"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진정한 힙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크루셜스타 개인의 해답을 들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감마(gamma) <ARIA: days before Sunday> 2021.6.8
감마(gamma) <ARIA II : Vendetta> 2022.5.30
감마(gamma) <ARIA3> 2024.10.19
감마의 정규 앨범 시리즈인 ARIA 시리즈 세 작품이 피지컬 합본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세 작품 모두 이모 계열의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지만, 이 안에서 펼쳐내는 감마의 퍼포먼스는 각기 다른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유니크한 스타일 속 다양한 스펙트럼을 즐길수 있는 합본으로 탄생했습니다.
혜민송, 젬마(hyeminsong, GEMma) <시나리오> 2024.10.22
프로듀서 혜민송과 보컬리스트 젬마의 합작 앨범입니다. 타이틀에 걸맞게 한 편의 시나라오, 뮤지컬을 감상하는 듯한 구성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두 뮤지션의 개성이 원체 뚜렸했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작업도 함께 진행했던지라 앨범 단위의 조합에서 과연 어떠한 작품이 나올지 궁금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성의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혜민송이 주조해내는 멜로디컬한 비트가 <시나리오>의 신비감을 더해주며 전체적인 이미지를 결정짓는 주요한 포인트입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민광(MINKWANG) <세 번째 바퀴> 2024.10.30
자신의 본명인 민광으로 뮤지션 네임을 변경한 이센스윙스. 이름이 바뀌었어도 이센스윙ㅅ.. 아니민광만의 우직함은 여전합니다. <세 번째 바퀴>는 여전히 그만의 빠꾸없고 저돌적인 모습을 가감없이 담아낸 작품입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퍼로서의 애티튜드를 굳건히 다지며 시류와 타협하지 않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견고해지는 그의 음악성이 돋보이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헤이즈(Heize) <FALLIN’> 2024.11.6
헤이즈는 올해도 뚠뚠 앨범을 내네 뚠뚠. 1년에 꼭 한번은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들고 오는 헤이즈의 신보입니다. 여전히 장르적인 색채에서 한 발짝 멀어져 있는 팝 앨범의 형태로 마감되었지만, 특유의 청량한 톤으로 펼쳐나가는 곡들은 몽글몽글한 프로덕션 아래서 은은하게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팝 뮤지션으로서의 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피지컬에 쓰레기봉투 넣어주는 앨범은 진짜 너무 신선하네 진쟈..,.,..
오르내림(OLNL) <soft side> 2024.11.21
레이블 코즙(Cosm)에 입단한 이후 발표한 오르내림의 다섯 번쨰 정규앨범입나다. 매 앨범마다 각각의 유니크한 매력을 만들어나갔던 오르내림이었고, 이번 <soft side> 역시 가구의 뾰족한 모서리에 붙이는 쿠션 같은 느낌의 음악을 선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의 면면은 오르내림 특유의 선굵은 보컬을 통해 뭉툭뭉툭하게 다듬어진 결로 다가옵니다. 말랑말랑한 느낌으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가리온 <가리온3> 2024.11.27
드 디 어 돌 아 왔 다!!! 14년 만에 세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한 가리온입니다. 딥플로우의 총괄 아래 다시 한 번 이들의 찬란했던 과거를 2024년에 재현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좀 더 직접적이고 진솔한 이들의 심경과 과거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가리온이기에, 가리온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는 반가운 작품입니다.
뱃사공 <파랑> 2024.12.17
올해 초 발매된 <mrfuck> 이후 연말에 발표된 새로운 정규 앨범입니다. 칠리의 프로듀싱이 만들어내는 폭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자신의 상황과 여기서 겪는 심경들을 간접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파랑이라는 의미는 파랑색, 파도에 이는 잔물결, 혹은 우울감이라는 복합적 의미가 깃들어있겠습니다. 기존의 퍼포먼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전작과 달리 뱃사공 특유의 느긋하면서도 침참한 무드가 융합된 작품으로 마감되었습니다.
블라세(BLASÉ) <AnotherVerse> 2024.12.17
앞선 숨고르기 <Debugging>에 이은 블라세의 새로운 정규앨범입니다. 전작 <MultrillVerse>가 UK장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운드 바리에이션을 선보인 작품이었다면, 이번 <AnotherVerse>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음악적 면모를 보여줍니다. 브라질리언 펑크를 위시한 남미 사운드 중심으로 재편된 사운드, 나아가 일신된 스타일로 퍼포밍을 펼치는 모습은 타이틀처럼 평행세계에 존재하는 또다른 블라세의 음악을 감상하는 느낌입니다. 그는 이제 다른 차원의 음악세계까지 손을 뻗어나가며 새로운 영역을 일궈내고 있습니다.
라드뮤지엄(Rad Museum) <HOME SICK> 2024.12.19
올해 키드밀리와의 합작을 발표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라드 뮤지엄의 신보가 이번 결산의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여전히 라드 뮤지엄이 주조해내는 특유의 공간감 가득한 프로덕션과 보컬, 그리고 여기에 레트로트한 질감을 첨가해 향수라는 소재를 청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작품이 발매되는 겨울이라는 시기와, 이 추위를 이겨낼 수 있었던 사랑의 아련함으로까지 연결되며 더욱 아련한 감정을 구축해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의 소재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라드 뮤지엄 만의 무드를 담아내는 EP가 되었습니다.
매년 항상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쟈이즈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시길 ㅎㅎ
감사합니당! 매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큰 힘이 댑니다!!!
Timelapse님도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loding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5년에는 많이 벌고 많이 듣고 많이 쓰는 한 해가 댑시당!
와 진쨔 길다 일단 개추 박고 봅니당
감사합니당! 빠진 앨범 몇 장이 있어서 지금 쪼끔 더 추가할 예정이에요 ㅋㅋㅋㅋㅋ
공ZA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경이롭네요 ㄷㄷ
1년의 성과를 정리하는 자리라 뿌뜻하내요 헤헤..,., 수저님도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콜렉션 ㄹㅇ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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