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의 메세지에는 정답이 없다.
성공에 관한 앨범, 사회에 비판을 가한 앨범, 가벼운 일상을 다룬 앨범 등 지금까지 한국에선 다양한 메세지를 담은 힙합 앨범들이 많이 나왔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흔히 ‘명반’이라고 불린 앨범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희망을 다루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희망은 힘겨운 현재를 추억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타인의 공감을 쉽게 살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하며, 삶을 개선할 여지를 준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가장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앨범이 비프리의 [Korean Dream]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Korean Dream]은 한국적인 스타일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비프리의 음악적 기반은 그가 성장한 하와이에 있다. 푸지스와 로린 힐을 듣고 난 후 처음 힙합에 빠진 그는 (힙합 플레이야 자유의 뮤직 인터뷰) 군대에서의 경험과 자신이 받은 웨스트 코스트 힙합의 영향으로 사회를 비판하는 가사를 쓰며 음악을 시작했다.
분노로부터 시작한 음악이었으나, 그의 음악의 원천은 정규 2집 [희망]에서부터 달라진다. 군대를 욕하기 위해서, 정치인들을 비판하기 위해서 곡을 만들었던 비프리는 어느날 자신의 공연장에 여자와 어린아이가 있자 ‘나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곡을 만든 적이 없었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2023년 8월 25일 비프리 인스타 라이브) [Korean Dream]은 이러한 그의 생각과 진심이 담긴 앨범이다.
“Mo Money Mo Problems 돈 있어도 문제 많아, 너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행복하기 바래“
- It Ain’t Easy -
자신이 영향받은 음악의 (The Notorious B.I.G. - Mo Money Mo Problems) 가사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인다. 우리의 성장 환경이 다를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른 것은 아니라고, 함께 희망을 잃지 말고 행복하자고 말하는 비프리. 피타입이 말했듯이 (힙합엘이 인터뷰) , 힙합은 직업이 아닌 삶의 방식이다. 나와 나의 가족들과 나의 친구들이 행복한 것, 이보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이 존재할 수 있을까?
[Korean Dream]에선 ‘나와 나의 가족들과 나의 친구들’을 끊임없이 샤라웃 하는 비프리의 가사를 들을 수 있다. ‘Hi-lite 내 삶을 밝혀준 전등‘ (Hot Summer) ‘천재 cokejazz 바로 울산’ (불타) ‘주변에 넘치는 좋은 사람들, 같이 있으면 항상 좋은 기운 받아 늘’ (Good Year) ‘오늘도 아들 걱정하며 기도하는 그녀 위해 너무나 부족한 이 아들이 짧은 노래 만들었네’ (Song For My Mama)
’주변에 넘치는 좋은 사람들‘ 이란 가사처럼 [Korean Dream]은 비프리뿐만 아니라 참여진들 또한 훌륭한 앨범이다. 어쩌면 좋은 사람 옆에 좋은 사람들이 있는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나스가 그레이의 ‘Hot Summer’ 비트를 탐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2번 트랙 Good Year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피셔맨 (Fisherman)의 비트를 사용한 것으로 리스너들에게 충격을 줬으며 , 콕재즈 또한 7곡에 참여하며 앨범이 펑크 부터 사이키델릭 락까지 다양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일조했다. 콕재즈는 그 해 힙합플레이야 어워즈 올해의 프로듀서 3위에 올랐다. (당시 1위 천재노창, 2위 그레이) 이외에도 6번 트랙 느껴에선 키스에이프 (당시 Kid Ash)와의 ‘주고 받기 랩’을 통해 Tribe Called Quest의 Check the Rhime이 연상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앨범에 담긴 비프리의 태도는 가사뿐만 아니라 음악에서도 조금씩 찾을 수 있다. [Korean Dream]을 만들 당시 Cokejazz 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앨범 전체의 트랙을 부탁하지는 않았다고 하며, 하이라이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코리안 드림 제작기를 보면 ‘레디가 피쳐링을 잘할 수 있도록 음악의 공간을 미리 비워달라’ 고 부탁하는 비프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아마도 비프리는 음악에 담긴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도 실천하려 노력했을 것이다.
‘It Ain’t Easy’를 만든 진보는 비프리에게 ‘너만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orean Dream]이 나온지 1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이만큼 희망이란 메세지를 진심으로 담았던 앨범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비프리의 음악의 원천은 다시 분노가 되었지만, 10년 전의 그가 추구했던 희망은 한 장의 앨범이 되어 여전히 뜨겁게 남아있다.
글이 좋네여.. 올만에 또 돌려야겠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목에 있는 숫자는 점순가요?
제가 좋아하는 만큼 한 번 매겨봤는데 점수를 쓰지 말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찬성이에요(정찬성아님)
사람마다 어떻게느끼는지 보는재미도 있거든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