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에 구리다 좋다 등등을 쉽게 말해버릇하니까 잘 못느끼는데
이게 글자로 써넣고보면 생각보다 뉘앙스가 엄청 쎄더라구요
일단 '지디 이번거 구리네요' 라고 하면 뉘앙스가 생각보다 되게 단정적임
좋게 들은사람들한텐 저 말이 어떻게들릴수도 있냐면
'지디 이번에 오답을 냈네요.' '아예 잘못되고 틀려먹은 음악을 냈네요.' '이거 좋게 들으면 귀가 틀린거죠.'
이런 느낌임
반대로 '지디 이번거 좋네요'도 비슷함
지디 이번 곡을 나쁘게 들은사람한테는
'지디는 이번에도 역시 멋진걸 냈는데 바보들은 못알아듣고 억까하네요'
이렇게 들릴수도 있음
저는 이게 아무래도 한국어는 '나' 가 주어가 되는경우가 적다보니 그런것같음
말한사람은 정말 악의없이 개인적 감상을 말하는건데도
글자로 써놓고 보면 너무 뭔가를 단정해버리는 모양새로 읽힘
주어가 지디 혹은 지디의 곡 자체가 되어버리니까 개인감상으로 안읽히고 지디와 지디 곡에 대한 절대평가로 읽힘
그래서 의도와 다르게 뉘앙스가 강하게 전달되는것같음
차라리
'[나는] 이번 지디 선공개 구림'
'[나는] 이번 지디 선공개 좋음'
이렇게 주어가 '나'가 되면 뉘앙스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싸움 덜날듯
지금 게시판 봐도 자기의 개인적 감상이라고 분명히한 글들엔 댓들도 별로 없고 평화로움
본인 지금 미국살고 레딧 많이보는데
미국힙합커뮤들에서도 '나한테' 어떻게 들렸는지 말하면 싸움 안나는데
음악에 정답이 있는것처럼 '이번 얘가 낸건 오답인듯' '아니야 정답인데 너가 모르는거야' 이렇게 말하는사람 섞이면 개판남
근데 영어는 언어 특성때문에 I를 꼬박꼬박 넣는경우가 많아서 이런쪽에선 싸움 덜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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