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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말릭 믹스테이프-THURSDAYCLUB MIXTAPE

title: Kanye West (Vultures)Alonso20001시간 전조회 수 241추천수 6댓글 4

https://blog.naver.com/alonso2000/223579040853

 

 

 

 

대부분의 리스너들이 던말릭에 대해 떠올리는 키워드는 '붐뱁'일 것이다. 한국 붐뱁의 아이콘 격인 마일드 비츠와의 협업이었던 <탯줄>을 통해 씬에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이후 신예 프로듀서들과 한국 힙합 최고참인 J-U까지 동원된, 지금의 던말릭의 입지를 굳힌 <선인장화: MALIK THE CACTUS FLOWER> 역시 전형적인 이스트 코스트의 방법론을 취하고 있었다. 그랬던 던말릭의 음악이 다른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한 기점은 역시 앰비션 뮤직 합류, 그리고 <PAID IN SEOUL> 앨범일 것이다. 기존의 붐뱁 프로덕션은 물론 트랩 등 트렌디한 사운드에서도 자신의 랩이 성공적으로 섞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자 던말릭의 시도도 한층 더 과감해졌다. 토일, 파테코 등 팝 지향적인 프로듀서들과도 협업하는 한편, 시도의 성패 여부를 떠나 케이팝 프로듀서인 알티(R.Tee)와 쇼미더머니에서 교류한 것 또한 대표적이다. 던말릭의 상술된 행보를 지속적으로 따라갔던 리스너들이라면, <THURSDAYCLUB MIXTAPE>의 방대한 분량과 거기에 내포된 다양성이 십분 이해가 되리라 생각한다.

<PAID IN SEOUL>, <MADE IN SEOUL>, <49> 등 던말릭의 커리어를 같이 걸어왔던 프로듀서들이 <THURSDAYCLUB MIXTAPE>에서도 사운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앨범 크레딧 곳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LIXX는 과거에 키마(Kima)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던말릭과 합작 앨범 <Tribeast>를 낸 바 있었고, bababa 역시 <선인장화: MALIK THE CACTUS FLOWER>의 사운드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한 프로듀서다. 이에 따라 본작의 프로덕션도 자연스레 전작들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물론 던말릭의 주 무대라 할 수 있는 재지한 프로덕션이 앨범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사이로 완전히 결이 다른 트랙들이 끼어들며 작품의 다양성과 쾌감을 증폭시킨다. 예컨대, 라우디(RAUDI)가 주조해낸 "AIKIDO"는 던말릭의 커리어에서 가장 격렬한 트랩 뱅어일 것이고, "789", "Confession", "사랑타령" 같은 멜로딕한 넘버들이 앨범에 독특한 질감을 더해준다. 기존의 재즈 랩 넘버들의 경우도 "kasino"의 라틴적 접근이나, "도둑은 어둠 속에" 후반의 드럼 앤 베이스로의 변주, "광과민 증후군"에서의 J-U의 감각적인 베이스 운용 등 톡톡 튀는 부분이 돋보인다. 던말릭은 이리도 다채로이 수놓인 21트랙을 자유자재로 누빈다. 예의 촘촘한 라임 배치와 날카로운 톤, 이 두 가지가 합쳐진 절품의 기교를 발휘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면 이전 보다 갑절은 자연스러워진 멜로디 메이킹 또한 선보인다. "성산로 42.m4a" 아웃트로에서 말하는 던말릭의 회고는 상술된 자신의 아티스트리와 그동안의 디스코그래피가 어떻게 완성되었는지에 대한 최고의 증언이라 할 수 있다. 믹스테이프에 수놓인 다양성이 결국 던말릭의 바이오그래피로 수렴하는 셈이다.

 

 

 

 

앨범의 프로덕션이 던말릭의 지금과 과거를 두루 아우른다면, 앨범의 게스트 라인업은 던말릭의 '현재'에 충실하다. 앰비션 뮤직과 데이토나 엔터테인먼트, 소위 '오피셜 콰이엇 키즈'에서 차출된 인선 가운데는 스키니 브라운, 스트릿 베이비로 대표되는, '붐뱁 래퍼'로서는 의외의 인선도 있겠고, 어느덧 레이블의 고참이 다 된 해쉬 스완과 김효은도 있을 것이다. 스키니 브라운의 멜로딕한 퍼포먼스라거나 해쉬 스완의 톡톡 튀는 재치, 스트릿 베이비 특유의 기괴한 톤 활용과 같은 익숙한 부분들은 언제나 반갑고, "Sound of gold"의 후반부에서 평소와 달리 담백하게 치고 들어오는 제네 더 질라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앨범의 프로덕션에도 참여한 제이문의 날카로운 랩은 올드 힙합 팬들이라면 특히나 반가울 것이다. 다만, 게스트와의 협업에서 래퍼들과의 조화보다도 특히나 인상 깊은 것은 탁월한 보컬 피처링 활용이다. 재지한 보컬과 얼터너티브 알앤비 프로덕션에서의 멜로딕한 랩 퍼포먼스를 통해 그 넓은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드러내는 저드(jerd)가 이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 고전 지향적인 보컬로 지한 피아노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드비타(DeVita)부터 예의 하이톤으로 짧고 굵게 등장하여 "사랑타령"의 얼터너티브한 부분을 채워내는 듀티(DUT2)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포지션에서의 효율적인 보컬 운용을 통해 믹스테이프 내의 다양성은 몇 곱절로 증폭되었다. 10대 시절부터 활동하며 쌓아온 음악적 경험치와 내공이 탁월한 확장성으로써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예전의 작가주의적인 던말릭을 좋아해온 이들이라면, 앰비션 뮤직 합류 이후 대중적으로 변해버린 그에 대해 무척이나 큰 아쉬움이 있을 법 하다. 그러한 세간의 평가와 관계없이, 던말릭의 영역 확장은 쇼미더머니에서의 아쉬움을 제한다면 꽤 순탄하다. 앨범을 거듭할 때 마다 그의 멜로디 메이킹은 무척이나 자연스러워졌고, 본디 지닌 랩 피지컬이 월등하다 보니 트랩, 얼터너티브 알앤비, 팝 랩 등 새로운 장르에의 적응도 매끄러웠다. 그 와중에서도 자신의 주전공인 붐뱁 비트 위에서 직접 명곡들의 가사들을 오마주하며 한국 힙합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표하거나("K'up"), 김효은과의 합작인 <49>에서 도끼, 버벌진트, 피타입 등의 원로들과 교류하는 등 그의 고전과 과거에 대한 애정은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 이렇듯, <THURSDAYCLUB MIXTAPE>의 광범위하고 원숙한 퍼포먼스는 던말릭의 온고지신하는 자세가 있었기에 비로소 가능했다. 분명한 것은, 그 어떤 프로덕션 위에서건 던말릭이 "성산로 42.m4a"에 보여준 굳은 심지와 초심이 있기에 그가 자신있게 뻗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믹스테이프는 그 자신감의 가볍고 명쾌한 증명이다.

Best Track: AIKIDO, 789 (Feat. jerd), 성산로 42.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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