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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총정리] 빈지노 - 『NOWITZKI』

title: CMIYGL코지보이2024.07.13 16:43조회 수 2165추천수 10댓글 8

노비츠키.jpeg

 

<들어가며>

 전역 후, 6년 만에 돌아온 앨범인 빈지노의 <NOWITZKI>, 빈지노가 '일리네어 레코즈'에서 맹활약을 하고, 이센스가 『The Anecdote』라는 명반으로 이름을 날린 시절부터, 어느새 많은 힙합 리스너들은 '한국 힙합 TOP'으로 자연스럽게, '빈지노'와 '이센스'를 거론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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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넥도트.jpg이센스 이방인.webp

 

언뜻 보아도, 화려한 색감의 빈지노의 앨범 커버와, 무채색에 가까운 이센스의 앨범 커버는 두 사람의 음악성과 그 차이를 보여주는 듯하다. '화려한 색감'과 같은 음악을 하는 빈지노와, '무채색이지만 누구보다 진솔한' 음악을 하는 이센스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관계이자, 한국 힙합에 두 거목으로써 자리한다.

이러한 빈지노가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앨범은 크게 빈지노를 일명 '젊음의 상징'으로 만들어준 앨범이자, 'Aqua Man' , 'Boogie on & on', 'If i die tomorrow' 등의 히트곡이 수록된 '24:26'와

 

Lifes like.jpg

'Smoking dream', 'Vibra', '아까워' 등의 노래가 수록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재지팩트의 『Lifes Like』가 대표적이다.

두 앨범 모두 재즈풍의 비트 위에 빈지노의 유려한 랩과 시와 같은 그의 가사가 어우러져,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나, 해당 앨범이 빈지노를 대표해서는 안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https://youtu.be/RV5JHSPYe1g?si=AkU2104FQ-ES7g2I

 

2010년대 초반, 미국 힙합 신을 뒤흔들었던 '맥 밀러(Mac Miller)'에게 음악적으로 많은 영감을 받은 빈지노는, 그의 대표곡 'Nikes On My Feet'을 오마주한 'Nike shoes'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맥 밀러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렇다고 『24:26』와 『Lifes Like』 라는 두 명반이 '맥 밀러'의 'copy cat' 혹은 '아류작'에 불과하다고 비하할 의도는 아니다. 사운드적으로는 맥 밀러에 영향을 크게 받았으나, 두 앨범에서 선보인 빈지노만의 독자적인 가사와 메시지는, 당대에 리스너들이 빈지노를 '젊음의 상징'으로 생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다만, 한국 힙합 최고봉에 위치한 래퍼의 앨범 치고는, 음악적으로 아티스트만의 독자적인 색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고 개인적인 감상이 든다.

이후, 빈지노는 정규 2집인 『12』와 재지팩트의 정규 2집 『Waves Like』를 발매한 뒤, 군 입대를 한다.

12.webpwaves like.jpg

 두 앨범 모두, 전작인 『24:26』와 『Lifes Like』만큼 대중적인 호응을 얻지는 못하였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두 앨범이 '빈지노'라는 아티스트만의 독자적인 색을 더 잘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Peejay'와 '시미 트와이스' 같은 빈지노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들과 환상의 시너지로 만들어낸 두 앨범은, 일리네어 레코즈를 통해 성공을 이룬 '랩스타' 빈지노의 삶과 자부심이 그대로 드러나있는 앨범이다. 하지만 『12』에 'Imagine time'이나 『Waves Like』에 'Don emoji' 같은 트랙에서 '랩 스타' 빈지노의 불안한 내면이 살짝 씩 드러난다. 후에 'Trippy'에서 '표지만 예쁘지, 내 인생의 스크랩북/근데 그 속은 ugly 해서/나만 알아보게끔 꾸며 놨지'라고 표현한 것처럼, 이 시기에 빈지노의 음악은 한국 힙합에 선두 주자로 꼽힐 만큼, 독창적이고 화려하지만, 그 내면에 불안함이 숨어 있었다.

 

<앨범 평>

그리고 군 입대를 한 뒤, 'OKGO', 'Blurry' 등의 싱글을 발매하며 음악을 간간이 발매하다가, 6년 만에 정규 3집인 <NOWITZKI>를 세상에 선보인다. <NOWITZKI>가 처음 공개되고, 빈지노 본인도 예상했듯, 리스너들에 평은 갈렸다. '호불호가 갈리는 앨범'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NOWITZKI>는 '랩 스타'로써 '화려한 랩'으로 앨범을 채우지도 않았고, 이전 앨범들처럼 '재즈 풍의 비트'위에 수려한 가사로 점철돼있는 앨범도 아니었다. 오히려, '덜 화려'하고 오히려 '수수한' 느낌이 들기까지 하는 앨범이었는데, 6년간에 기다림 끝에 나온 <NOWITZKI>의 첫인상은 화려한 랩스타 '빈지노'를 기대했던 리스너들에게 실망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빈지노의 음악 인생을 함께 들어왔던 사람이 <NOWITZKI>를 듣고, 혹은 그의 음악 인생을 몰라도, 이 <NOWITZI>의 곡들을 하나씩 찬찬히 살펴보면, 음악 안에 담겨 있는 '인간 임성빈'의 솔직하고 진솔한 마음들이 잘 드러난다. 이전처럼 '화려하고 멋있는' 척을 <NOWITZKI>에서는 하지 않는다. 자신이 그러한 '멋있는 척'을 하지 않고, 자신이 '추레하고 못난 사람'임을 솔직하게 밝혀도 괜찮음을 깨닫고, 자신의 내면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빈지노의 태도는, 그러한 점에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힙합스러운' 앨범이며, 음악적인 면에서도, '빈지노'만이 소화 가능한 독보적인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NOWITZI>에 주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남이 하는 것, 유행을 따라 하는 것, 돈이 되는 방식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추구한다.'라는 메시지, 두 번째는,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자기 자신도, 여러 실수를 하고 부족한 어두운 면이 있다.'라는 솔직한 자기 고백,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러한 자기의 어두운 내면을 알고도 함께 있어주며, 자신에게 행복감을 준 연인 스테파니에 대한 감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러한 메시지를 다 합쳤을 때, 래퍼 빈지노를 넘어 비로소 인간 '임성빈'이 완성된다. 빈지노가 <NOWITZKI>를 '6년간 자신의 일기와 같은 앨범'이라고 이야기한 점은, 이러한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주제들이 <NOWITZKI> 곳곳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나가며+ 힙합에 대해>

한대음.jpg

 <NOWITZKI>는 '2024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힙합 앨범 상'과 '올해의 앨범상' 그리고 '2024 KHA(한국 힙합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 상을 수상하였다. 'KHA' 자체가 '한국 대중음악상'에 수상 기준이 '힙합 리스너'들의 기준과 간극이 있어, 새로 생긴 상이란 점에서 '한대음'과 'KHA'를 동시에 수상했다는 점이 상당히 의의가 있다. 특히, 힙합 앨범으로써는 『Garion 2』, 『The Anecdote』에 이어 세 번째 '올해의 앨범' 상 수상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국 대중음악상이라는 일종의 '종합 음악 시상'에서 힙합이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는 것은 상당히 기분이 좋은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킁』이 수상하지 못한 게 아쉽다. 물론 그해의 좋은 앨범이 유난히 많기도 했다.) 그만큼 <NOWITZKI>는 힙합을 넘어, 음악적으로도 상당한 '수작'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https://youtu.be/OS6WMmd0cek?si=2I9P_-iKsn2im_RX

 

 뜬금없지만, 무려 4년 전 위 영상에서, 나는 '힙합을 좋아하는 이유'와 힙합 팬들이 좋아하는 '힙합의 모습'이 서로 다르고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힙합의 가장 멋있는 부분을 '솔직함'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속이거나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음악으로써 보여줄 수 있을 때, 진정 '힙합'이 된다고 느끼고, 그러한 면에서 힙합 음악을 좋아하고, 그러한 가사를 쓰는 래퍼들을 좋아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NOWITZKI>는 누구보다 유명한 랩 스타인 '빈지노'가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자신의 불안한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낸 점에서 충격적이다. 언제나 멋있고 화려해 보이기만 한 빈지노도, 항상 불안을 느끼고 우울감과 콤플렉스가 있다는 사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안감을 느낀다.'라는 교훈과 함께 위로를 준다. 그리고 <NOWITZKI>는 단순히 이러한 '불안'만을 이야기하면서 끝나지 않는다. 이러한 불안을 겪는 와중에도, 빈지노 특유의 '자기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게 드러나며, 이러한 불안을 느낄 때, '서울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훌쩍 떠나라'라고 자신이 불안을 해소한 방법을 공유하기도 하고, '자신을 진정으로 믿어주는 사랑'의 존재 덕분에 이런 불안을 벗어나, 자신의 '현재'를 사랑하며 여유를 즐기며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공유하며 래퍼 빈지노이자 '인간 임성빈'의 삶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며, <NOWITZKI>가 마무리된다. 이러한 지점에서 <NOWITZKI>는 두고두고 들을 수 있는 편안함과 위로를 주며, 삶에 희망까지 던져주는 훌륭한 앨범이라고 생각된다.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511324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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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1 7.13 17:00

    매일 구독하는 것처럼 잘 읽었습니다 ㅋㅋㅋ 다음 앨범은 어떤 걸로?! 블로그도 잘 구경하고 갑니당

  • title: CMIYGL코지보이글쓴이
    1 7.13 17:44
    @뉴센스

    우와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생각해놓은 앨범이 여러 개 있으니,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 너무 감사합니다!

  • 1 7.14 02:03

    잘 읽고 갑니다 제가 앨범 많이 들으면서 느낀 점을 글로 표현해 주신 거 같아서 속이 시원하네요

  • title: CMIYGL코지보이글쓴이
    7.14 12:56
    @earthllot

    오우 과찬이십니다 ㅠㅠ 저도 제 긴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응원의 말씀이 너무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1 7.14 09:29

    굿

  • title: CMIYGL코지보이글쓴이
    7.14 12:56
    @도토리어스JUNA

    감사합니다 ㅎㅎ

  • 1 7.14 18:16

    오랜만에 노비츠키를 다시 듣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 title: CMIYGL코지보이글쓴이
    7.15 02:29
    @뱃사공이젓는노

    캬! 과찬이십니다 ㅠㅠ 긴 글을 잘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응원의 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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