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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 - Lemon 『NOWITZKI』 (분석 + 리뷰 = 감상문)

title: CMIYGL코지보이2024.07.04 16:59조회 수 244댓글 0

https://youtu.be/xq76cRbuYiU?si=oti4jkD3ft6jXN7w

 

<들어가며>

 <NOWITZKI>의 8번째 곡은 'Lemon'이다. 'Lemon'은 '레몬이 든 얼음컵'에 빗대며 자신의 우울한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노래이다.

이 노래의 프로듀싱을 '뉴진스의 아버지'로 수많은 뉴진스의 노래를 만들고, '뽕'으로 2023년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프로듀서 '250'이 맡았다.

 

250.jpg

 

여담으로, Lemon은 원래 기존 비트가 아닌 다른 비트에 녹음이 되어 있었는데, 기존의 비트가 너무 '대중적, 정상적'인 색깔의 비트라서 빈지노가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250'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250이 보내 준 비트가 지금의 'Lemon' 비트가 되었다. 빈지노는 '250이 보내 준 비트가 너무 이상했다. 좋은 쪽으로'라고 이야기하며 '뉴진스 노래는 잘 만들지만, 내 비트는 되게 이상하게 만들었다 (웃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https://youtu.be/y8LvJZZmjHc?si=6x3_LVG7unjhISc9

 

<노래 분석>

'Lemon'은 맥이 빠진 듯한 느낌의 기타 소리로 도입부가 시작된다. 기타 소리마저 힘 없이 축 늘어진 느낌이, Lemon에서 이야기하는 전체적인 곡 주제와도 연결이 된다. 이후 드럼 비트가 들어오며, 드럼과 기타 소리가 비트를 이룬다.

뭐 있어 여기 차 말고

하늘은 하나도 안 맑어

떠나버릴까 봐 나 다른 나라로

근데 다른 나란 뭐 다를까 다 까봐야 알아

이센스 이방인.webp

 

<NOWITZKI>에서 주로 묘사되는 서울의 풍경은 '차가 많은 도로'이다. 'Stinky kiss'에서 '러시아워'라는 표현이나, 뒤에 나올 'Change'에서 이야기하는 '퇴근 시간에 모습' 등, 서울의 도로가 많이 묘사된다. '하늘을 하나도 안 맑어'라는 미세먼지 가득한 서울의 하늘은,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고민과 생각에 잠기는 빈지노의 모습으 잘 드러낸다.

그래서, 다른 나라로 이동을 바라는 빈지노의 모습은 <NOWITZKI>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근데 다른 나란 뭐 다를까 다 까봐야 알아'라는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마치 이센스가 『이방인』 앨범에서 '서울이 아니면 다 좋을 것 같지만, 다른 나라에 가면 나는 그 나라에서 이방인일 뿐이고, 그 나라에 현지에 사는 사람의 고충을 내가 알 수는 없다.'라고 이야기한 부분과 일치하는 지점의 생각이다. 빈지노 역시 <NOWITZKI>에서 한국을 잠시 떠나고 싶어 하긴 하지만, 다른 나라로의 완전한 이주를 바라거나, 한국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한국에 갇혀 있어 하는 여러 고민으로부터의 도피구를 위하여 해외를 택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과 공간으로써 한국 밖을 바라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오브제.jpg

 

말도 안 걸어 이제 나한테

친구들에겐 난 바쁜 연예인

사람들에겐 그저 신기한 오브제

폰에 박제되고 나면 나 끝인데

대중들에게 보이는 '빈지노'는 '래퍼들의 래퍼', '랩 스타' 등 화려한 모습으로만 비친다. 하지만, 그러한 화려한 삶 이면에 있는 빈지노의 내면과 어두움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는다. 이는, 빈지노와 가까운 지인들과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빈지노가 여러 스케줄로 바쁜 일정을 보내기에,

그에게 연락이 잘 가지 않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현재 외로움과 자기 비하에 굴레에 갇혀 있는 빈지노에게는, 이러한 오지 않는 연락 하나하나가 본인에게 상처로 작용되게 된다. 자신의 내면은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데, 여전히 빈지노는 밖에 대중들이 보기에는 '유명인'이기에, 지나가는 거리마다 사람들에 관심의 대상이 된다.

 

'오브제(objet)'라는 표현은 상당히 독특하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사진을 찍는다는 표현은 '피사체'도 있지만, 빈지노는 '오브제'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오브제'는 '물체, 사물'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미술에서는 '초현실주의' 미술가들이 기존의 물체를 본래 용도와 무관한데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심미적 효과를 부여하는 기법을 '오브제'라고 일컫는다. 이러한 오브제는 기존의 물체가 가지고 있던 의미를 깨뜨리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자신을 이러한 '오브제'에 빗댄 빈지노의 표현은 여러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단순히 '신기한 대상'이라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지만, 뒤에

'폰에 박제되고 나면 끝인데'라는 표현에서는, '오브제'로서 사람들에게 보인 자신이, 사진이 찍힌 후, 그 사람들의 관심이 식는 것처럼, '오브제'로 쓰인 예술품은, 예술 작품으로서의 전시가 끝나면, 그 의미가 모호해진다. 기존의 쓰던 제품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예술 작품으로서의 기간도 끝나 애매한 정체성의 물체가 된다. 빈지노 역시 '오브제'로서 사람들에게 보였지만, '사진이 찍히고', 대중들에게 보이는 면만 보인 뒤, 그 인기가 끝나면 남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 역시 담겨 있는 표현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오브제' 부분의 이펙트를 넣어 오브제의 발음이 모호하게 들리는 것도 포인트이다. 가사에는 '오브제'라고 되어있지만, 실제 들리는 것은 '남자'로 들리기도 하고, 일부러 해당 부분을 모호하게 들리게 한 지점도 특이하다.

 

레몬즙.jpeg

어느새 내 껍질은 썩어 곰팡이가 피네

우주인 줄 알았던 내 ego는

그저 과일, 음악은 내 신음

신의 손에 난 레몬

눈이 튀어나오게 날 꽉 쥐어

내 인생은 레모네이드 sweet and sour

얼음 넣어 마셔

레몬이나 귤과 같은 과일은 생각보다 쉽게 상한다. 이러한 과일은 상하면 곰팡이가 피며, 껍질이 하얗게 변한다. 'Lemon' 속 화자는 썩어버린 레몬을 바라보고 있다. 이후 'Lemon'을 자신에 빗대어 이야기를 한다. '우주인 줄 알았던 내 ego는 그저 과일'이라는 구절은 매우 시적이다. 해당 부분은 자신의 삶과 정체성(ego)이 하나의 거대한 우주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가졌지만, 금세 흰 곰팡이가 피어버린 '레몬'처럼, 언제든지 썩고 부패할 수 있는 자그마한 것이라는 자조적인 인식이 드러난다.

 

'음악은 내 신음/신의 손에 난 레몬/눈이 튀어나오게 날 꽉 쥐어'라는 표현에서, '레몬'을 짜 레몬즙을 만드는 광경을 신이 자신을 짜내는 광경으로 빗대어 표현한 것에서 빈지노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음악은 내 신음'이라는 표현은, 신이 준 삶의 시련과 고통이 자신을 꽉 누를 때 나오는 소리라고 해석된다. 예술가의 삶은 필연적으로 고민과 '창작의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민과 고통 속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음악'이라는 비유적인 표현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내 인생은 레모네이드'라는 표현 역시, 마치 레몬을 짜서 레모네이드를 만들 듯, 신이 자신에게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자신을 짜내는 시련과 고통을 주면서, 만들어진 자신의 인생이 '레모네이드' 같다는 표현이다.

 

레모네이드.webp

what do you see through the glass

유리컵엔 노랑 회색

대각선 관통한 빨대들은 플라스틱

they suck it up 구석구석 흔들어대며

마지막 방울 위해 잔을 기울여

단순히 빨대를 통해 유리잔 속 레모네이드를 마시는 상황에서도, 시적인 영감을 떠올리는 부분이 빈지노의 예술적 성향을 잘 보여준다.

'유리잔을 통해 무엇이 보이나요(what do you see through the glass)'라는 구절로 시작하며, 화자는 유리잔 속 레모네이드와 그 레모네이드를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이런 왜 이런 게 공감 돼

저 주스처럼 낮은 자존감 높낮이

Be cool be cool get cold as ice

cold as ice

화자는 이러한 레모네이드를 먹는 상황에서 레모네이드에 '공감'된다고 표현한다. 이후 '저 주스처럼 낮은 자존감'이라는 표현에서 화자가 레모네이드를 보고 떠올린 정서는 부정적인고 자조적인 정서이다. 그 의미를 유추해 보면, 이전에 레모네이드를 만들기 위해, 손으로 쥐어짜지는 레몬을 보고 아픔의 정서를 느꼈던 화자이고, 이러한 자신의 삶이 '레모네이드'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이 레모네이드는 이제 다른 사람에 의해 마셔지는데, 이는 대중들에게 소비되는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것이다. '유리잔(glass)'은 투명하여 그 속이 전부 비친다. 유리잔 속에 담긴 음료는 그 음료가 보이는 미감에 의해 사람들에 식욕을 돋운다. 빈지노의 삶 역시 '투명한 유리잔' 속에 담긴 것처럼, 그의 행동과 발언 하나하나가 숨김없이 대중에게 비친다. 레모네이드의 색이 '노란색과 회색'이라는 표현도 미술을 했던 그의 '색 감각'을 잘 드러낸다. 밝고 따듯한 '노란색'과 달린 무채색인 회색은, 자신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사람들은 레모네이드를 플라스틱 빨대로 휘저어가며 마신다. 대중들은 빈지노의 삶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다.

 

얼굴 팔아 사는 입장 유명세를 세금이라쳐도

어떨땐 너무하다 싶지 (마미손- 공양발원문 중)

마미손의 가사처럼, 대중들에게 알려진 유명인의 삶은 대중들에게 많이 소비되어야 한다. '레모네이드' 같은 빈지노의 삶에 최대한 많은 대중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의 '레모네이드'를 열심히 빨대로 휘젓고 빨아먹어 주어야, 유명인으로서 그가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휘저어지는 차가운 '플라스틱 빨대'는, 그를 괴롭고 고통스럽게 한다. 대중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져주며, '마지막 방울을 위해 잔을 기울이는' 행위는 그의 인기와 유명세를 실감하게 하면서도, 랩 스타 '빈지노'가 아닌 '인간 임성빈'에게는 이러한 대중에 관심은 가끔은 감당할 수 없는 폭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모네이드에 공감하여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빈지노의 솔직함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마지막에

'차가워지자 차가워지자, 얼음처럼 차가워지자 (Be cool be cool get cold as ice)'라는 부분에서 'cool'은 '멋진'이라는 의미로 해석하여, '냉정해지자'라는 말과 동시에 유명인으로서 '멋있어지자'라는 두 가지 의미로도 함께 사용되며, 현재 자존감이 낮은 상황이라는 표현과 어우러져 '멋있어지자'라는 그의 다짐이 더욱 애처롭게 들린다.

 

얼음 든 내 컵

레몬 물에 성에 껴

잔엔 finger print

지문같이 완전 미로

I feel so lost

헤 mazing

What the

I'm ok 난 레몬

I'm ok 앞에는 거울

훅에서는, 얼음이 든 레몬 물을 들고 있는 화자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를 위와 연결 지어 해석하면, '레모네이드'를 차갑게 하기 위해 '얼음'을 넣는다. 힙합에서 'ice'는 slang으로 '보석'을 의미한다. 결국 cool(멋있어지다.) 해지기 위해, ice(보석)을 넣는 상황으로, 이는 자신이 아닌 다른 물건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올리려는 모습이다. 그리고 얼음을 넣어 차가워진 레몬 물은 '성에'가 껴서, 잔이 불투명해진다. 자신 스스로의 가치가 아닌 '보석' 등 다른 물건에 의하여 자신을 멋있게 보이려 한 결과, 오히려 자신의 속은 성에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변한다. 자신의 낮아지는 자존감을 다른 존재로 채우려다가, 더욱 자신의 자존감이 낮아지는 상황을 묘사한다. 성에가 낀 얼음 잔을 잡으면, 잔에 지문(finger print)이 남는다.

'뿌옇게' 변한 자신의 삶에 미로같이 복잡한 '지문'이 남아 있는 상황은, 자신의 답답한 마음속과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삶을 드러낸다. 이후에 'I feel so lost'라는 구절은 이것을 잘 드러낸다. 후에 나오는 '헤 mazing'은 '헤매다'와 'maze(미로, 당황하게 만들다)'를 이용한 펀치라인이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빈지노는 'I'm ok 난 레몬'이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삶과 '레몬'을 동일시하여, 자신의 혼란스럽고 답답한 심리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앞에는 거울'이라는 표현은 투명한 유리잔이 마치 거울처럼 자신의 모습을 비춘다는 표현도 되며, 유리잔 속 레모네이드가 자신의 삶과 같아서, 마치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것 같다는 의미로 자신과 레몬을 동일시하는 의미가 된다. 또한 '앞에는 거울'이라는 구절을 빠르게 발음하면서, 뒤에 이어지는 '콜록콜록'과 연결되어 '앞에는 거울'이 '콜록'처럼 들리면서 리듬적으로 유사하게 들리는 효과 또한 만들어냈다.

 

우유니 소금사막.jpg

 

내 손에 따듯한 티

눈물을 그란데로 마셔보니

맛없어 못 팔아

F__king salty 결국 못 나눴지

혼자 염전에서 목마른 채 걷지

술도 못 마셔 샷 잔 위 레몬 옆

소금에 넋 놓고 공감대 형성

벌스 2에서는, 얼음이 든 유리컵에서, 따듯한 차로 대상이 변화한다. 벌스 1에서의 '얼음처럼 차가워지자'(Be cold as ice)에 '멋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면, 벌스 2에서는 '눈물을 그란데로 마셔보니'라고 표현하며, 벌스 2에서의 '따듯한 티'는 그의 '눈물', 즉 빈지노의 유약하고 부정적인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맛없어 못 팔아'라는 표현에서, 자신의 이러한 부정적인 내면을 보여주는 것이 대중들에게 소비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드러나며, '결국 못 나눴지'에서 자신의 슬픔과 어두운 내면을 타인에게 공개하기 꺼려 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혼자 염전에서 목마른 채 걷지' 라는 구절 역시 시적이다. 화자는 '짠맛'이 나는 눈물을 흘린다. 염전은 소금을 생산하는 곳이므로, 혼자서 슬피 눈물을 흘리는 화자는 마치 자신이 '염전'이 된 것처럼 계속 '짠맛이 나는 것'을 만들어낸다. '혼자 염전에서 목마른 채 걷지'라는 이 표현은, 자신의 내면에 부정적이고 외로운 감정이 있지만, 이를 타인에게 공개할 수 없어 혼자 괴로워하는 화자의 모습을 시적으로 잘 드러낸다. 소금에 넋 놓고 공감대 형성' 화자는 위스키를 먹으러 갔다가, 술은 마시지 못하고 술 옆에 있던 '소금'과 '레몬'을 보고 또 자신과 동일시한다.

 

스툴 의자.png

 

어림도 없이 눈만 높았었던

내 현실은 부엌에 스툴만한 lemon tree

'스툴(stool)'은 등받이와 팔걸이가 없는 서양식 작은 의자를 의미한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상황을 맞이한 화자는

이전에 '우주인 줄 알았던 내 ego'라는 표현과 더불어, 낮은 자존감의 표현으로 자신을 자조적으로 표현한다.

자기 자신을 '레몬'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화자는, 자신이 처한 환경과 세계를 '레몬 나무(lemon tree)'라고 표현하는데, 이러한 레몬 나무의 크기가 스툴 의자 밖에 안되는 매우 조그마한 것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화자의 낮은 자존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Isolation is not good for you

But isolation is 흙 for me

해당 부분에서는 딜레이를 통하여 'Isolation is not good for you (bro)'처럼 들린다. 해당 부분은 '고립되어 있는 것은 너에게 좋지 않아'라는 의미에 말을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구절인데, 이때 화자는 '하지만 고립은 나에게 흙이야(But isolation is 흙 for me)'라고 대답한다. 위에서 자신의 현실을 '레몬 나무'에 빗댄 것과 연결 지은 다면, 나무에 흙은 필수적이다. 이 구절은, 생각에 많이 잠기는 화자에게는, 홀로 오래 있는 것이 화자에게 좋지 않지만, 예술가이고 오히려 생각이 많은 화자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시적인 묘사라고 여겨진다.

 

lemon forest.webp

 

난 묻혔지 우울증이 이불인 듯

이 컵이 아니라 정원이었으면 해

비를 맞은 피해의식이 열매처럼

주렁주렁 주렁주렁

겨울엔 더 특히

온몸이 콜록

온몸이 cold

눈물이 go low

고드름 go low

화자는 이후 이불에 몸을 묻는다. '우울증이 이불인 듯'이라는 구절 역시 매우 비유적인데, 이전 곡 '침대에서/막걸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느껴진 gravitiy와 negativity'라는 표현처럼, 우울하고 힘이 없는 상황에 이불에 몸을 묻지만, 오히려 이것은 화자의 우울감을 해소해 주지 못하고 더 깊은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화자에게 준다.

'컵이 아니라 정원이었으면 한다'라는 비유는 그 의미가 굉장히 모호한데, 이는 화자가 자신의 삶을 '레몬'과 '레모네이드'에 빗대었는데, 이는 주로 얼음컵에 담겨 있는 레몬에 해당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비유의 대상을 얼음 컵 속 레몬이 아닌, 정원에 있는 레몬 나무에 달려 있는 레몬으로 비유하기 위해, 비유의 상황을 바꾸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정원에는 '피해의식의 열매'가 자란다. 빈지노의 전작 『12』 중 '젖고 있어'에서 자신의 우울감을 '비'에 빗대어 표현한 것처럼,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비'에 빗대면서, 이러한 부정적 감정으로 인하여 '피해의식'이 열매처럼 자라난다고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이런 피해의식은 날이 추운 '겨울'에 더더욱 커지며, 추워진 날씨와 함께 화자는 외로움에 더 취약해진다. 이러한 외로움과 고통에서 화자가 흘리는 눈물이 너무 추운 날씨 때문에 '고드름'이 된다는 표현 역시 매우 시적이고 독창적인 표현이다.

<총평>

'Lemon'은 250의 독특한 비트 구성과 함께 빈지노가 자신의 부정적인 내면을 레몬과 소금에 빗대어 시적으로 풀어낸 노래이다. 노래 자체의 분위기는 밝으면서도 어딘가 엉뚱하고 독특한 비트 구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구성이 빈지노의 시적인 가사와 어우러져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노비츠키.jpeg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500023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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