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0_LtCBHRNZM?si=QQvUNUVi-HlU8iR3
<들어가며>
<NOWITZKI>의 4번째 곡이자, 이 앨범에 타이틀 곡이기도 한 노래가 '여행 Again'이다. '여행 Again'은 빈지노 뿐만 아니라, 미국의 프로듀서인 Cautious Clay가 피처링으로 참여하여 곡의 완성도를 더했다.
<노래 분석>
'여행 Again'은 벌스 1에서는 제주도로 떠나는 여정을 표현하고 있고, 벌스 2에서는 뉴욕으로 이동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경쾌한 전자 기타의 리듬으로 시작하는 곡은 이후 드럼 비트와 플룻, 그리고 나즈막히 깔리는 빈지노의 '여행 Again' 반복과 함께 고조되다가, 이후 플룻 비트가 사라지고, 본격적인 드럼 비트와 함께 훅이 시작된다.
파도에 넣어
발목에 붙은 모래알 떼
일렁 일렁 아래 위로 서핑족들 같이
바람이 흘린 저 구름을 보니 머릿속에 스치네 회 생각이
젓가락 접시에 having some 회
나 이거 먹고 난 다음에 음악할게
회 회 회 회 회
훅에서는, 바다에 놀러간 빈지노의 모습이 그려진다. '일렁 일렁 아래 위로 서핑족들 같이' 라는 표현은, 바닷가에서 사람들이 '래쉬가드'를 입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듯 하다. 바닷가에서 놀다가, 하늘의 구름을 보고 회가 떠올라 회를 먹었다라는 일상적인 표현을 훅으로 창조해냈다. 이러한 훅은 경쾌한 비트와 어우러져, 듣는 사람에게 편안하고 휴양지에 놀러 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바람이 흘린 저 구름을' 부분부터 시작되는 특유의 라임 구조를 강조한 훅이 매력적이다.
제주 땅 보인다
바람에서 비행기가 내렸어
안전벨트를 풀고 두 발을 동동
사람은 언제 내려
이후 첫 도입부 부분에, 비트로 돌아가며 벌스 1이 시작된다. 벌스 1에서는 제주도로 가는 여정을 표현하고 있다. '비행기가 내렸지만, 사람은 언제 내리냐'라는 표현이 상당히 재치있는 부분이다. 여행의 설렘이 가득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번엔 부자처럼 렌터카 한 대랑
스쿠터를 빌려볼까 해
검은 색깔 혼다의 손잡이를 제끼네
swang 에메랄드 색 파도 소리 옆을 달리며
첩첩이 겹친 야자수를 캡처해 스토리에다 올려
제주도 할미 방언에 서울놈
Feel like foreigner
서울에서 왕왕거리며
쌓인 내 쓰레기 몸 모래로 덮어
제주도를 여행하는 빈지노의 모습이 그려져있는 부분이다. 'Feel like foreigner'라고 표현한 것처럼, 한국에서 한국이 아닌 듯한 새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 제주도의 매력이다.
내일 모레인 없어 지금을 즐겨
머리 긴 승려처럼 나는 Nirvana를 느껴
Rock star처럼 살다 가버릴 운명
'Nirvana'는 여기서 '열반'이라는 단어 의미와 커트 코베인이 있던 전설적인 락 밴드 'Nirvanan'를 동시에 의미한다. '머리 긴 승려 처럼 나는 Nirvana를 느껴'라는 표현은, 전 곡에서도 계속 이야기하였던, 랩스타이자 유명 셀럽으로서의 무게감을 벗어 던진 빈지노의 초연한 모습을 상징하는 부분이다.
잘 봐라 나같이 사는 놈 두 명 있으면 하난 짭이야 분명
솔직히 너보다 길어 내 수명
넌 내 매운탕에서 수영
너보다 많이 먹어 내 흰수염고래
뱃속에 피노키오 기어 들어오면 바로 토해
거짓말 없어 내 메뉴엔
이후, 바로 자신이 하는 음악의 색깔을 확신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나같이 사는 놈 있으면 하난 짭이다.'라는 자신감과 자신의 아이덴터티(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담긴 표현과 그러한 자신의 색깔에 대해 자신의 copycat 보다 자신의 음악이 더 오래 감을 자신하고 있다. 이후 '매운탕에서 수영'과 '흰수염고래'에서 물고기와 관련한 이미지로 벌스를 이어간다. 빈지노의 대표작 '24:26' 앨범에서의 타이틀 곡 'Aqua Man'이 떠오르는 부분이기도 한데, 빈지노는 '매운탕에서 수영'이라는 표현으로 자신을 따라하는 copycat 아티스트를 낚시에서 잡히는 물고기에 비유한다. 이는 자신의 음악을 따라하는 것 자체가 결국, 빈지노가 의도한 바이고, 이러한 copycat이 더 많을 수록 자신의 가치가 더 높아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후 동화 '피노키오'를 활용한 비유가 인상적인 라인이 나타난다. 자신을 따라하는 래퍼들을 '물고기'에 비유했다면, 본인은 본인 스스로를
'흰수염고래'로 비유한다. 현존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동물인 '흰수염고래'로 본인을 비유하면서, 동시에 고래 뱃속에 빨려들어온 피노키오 이야기를 한다. '피노키오'는 고래 뱃속에 들어가 살아나온 이야기도 유명하지만, 가장 유명한 점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 라는 일명 '거짓말'의 상징이다. '뱃속에 피노키오 기어 들어오면 바로 토해/거짓말 없어 내 메뉴엔' 으로 연결되는 라인을 통해, '거짓된 음악'을 하지 않고 진정한 자신만의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가 함께 드러나는 부분이다. 벌스 1은 이렇게 제주도로 떠나는 여행 과정과 함께, 바다에서 자신의 음악에 대한 확실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빈지노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후 훅을 거친 뒤, 벌스 2에서 빈지노는 '뉴욕'으로 향한다.
New Yorker속에 camouflage
날 섞었지 튀기 싫어서
그런데 어떤 녀석이
내 시계가 뭔지 물었어
언제나 옷을 틀어서 입어
명품 밖에 몰랐었던 때
보다 멋진 룩을 완성시켰지
I'm hot sauce
군대에서 사용하는 군복의 색깔 배열을 의미하는 '카모플라쥬(camouflage)'는 '위장'을 목적으로 하는 패션이다. 최근에는 군복이 아니더라도, '밀리터리 패션'으로써 카모플라쥬 색깔이 많이 활용되지만, 카모플라쥬의 기본적인 목적은 주변에서 가장 흔한 색의 배열을 활용하여 멀리서 보았을 때 적이 자신을 한 번에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빈지노 역시 뉴욕에서 자신이 튀고 싶지 않아, 자신이 마치 뉴요커인 척 모습을 감추려한다. 그런데, 그때 '시계가 뭔지 물어보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뉴욕에서도 빈지노의 개성과 옷차림이 주목 받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뒤에 이어지는 '보다 멋진 룩을 완성시켰지'에서 빈지노의 이런 자부심이 이어진다. 'hot sauce'에서 'sauce'는 Slang(은어)으로 '매력'이라는 의미가 있으므로, hot sauce는 말그대로 '매우 매력 있는'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내 앨범은 너의 drug store
Acupuncture 꽂혀
쇼핑하며 근육 풀어
'drug store'는 '약국'이라고 번역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약국은 'pharmacy'에 가깝다. 'drug store'는 의약품 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생필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곳으로 일명 '고급 잡화점'에 해당한다. 그래서 빈지노는 이번 NOWITZKI가 사람들이 이러한 잡화점에서 간단히 쇼핑하면서 골라 들을 수 있는 앨범이길 소망한다. 'Acupuncture(침술)'을 꽂아서 오히려 근육이 뭉쳤으니 쇼핑을 하면서 이 뭉친 근육을 다시 풀겠다는 발상 역시, 빈지노만의 독특한 발상법이다.
한국에만 있지 말자 자신과 약속했지
난 제대 후에야 풀려났어 땅에서
이제 난 샀어 뉴욕 자석
이제 난 비자를 미국 땅에서 받아
실제로 NOWITZKI는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빈지노 스스로가 밝힌 바가 있다. 또한, 한국 프로듀서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해외 아티스트 및 프로듀서와 협업을 하여 이번 NOWITZKI를 제작하였는데, 빈지노가 이전 앨범들에서 함께 작업해왔던 '시미 트와이스' , 'Peejay' 등의 프로듀서들이 아닌 새로운 외부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을 하려 노력했다는, 그의 새로운 시도가 잘 보여지는 부분이다.
걔네는 피자에땅을 팔어
Get the f__k outta here
새끼 래퍼들 다 페퍼로니
말랑한 밀가루 반죽을 주면서
이거를 나보고 먹으라니
Ain't no f__king way
먹긴 뭘 먹어 불구덩이에
몇 년은 더 처넣어
Fail 버튼 없나 내 오븐에
미국 땅-> 피자에땅 으로 이어지는 라임 구조와 살짝의 디스가 들어간 부분이다. 미국과 해외에서 피자를 먹다가 한국에 '피자에땅'에서 먹는 피자는 그 모습과 맛이 많이 다르다. 빈지노는 자신만의 음악성이 없는 래퍼들을 '피자에땅 피자'에 비유하면서, 비판한다.
특히 '불구덩이에 몇년은 더 처넣어/Fail 버튼 없나 내 오븐에'라는 구절은, 쇼미더머니에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인 '불구덩이 심사'를 이용해, 다른 래퍼들을 따라하며 쇼미더머니를 출연하여 유명세를 얻으려고만 하는 copycat 래퍼들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I MIGHT TRAVEL AGAIN
FROM STATE TO STATE
LIKE PUFFY MAKING THE BAND
BUT IM NOT A FAN
NOT EVEN YOUR FRIEND
WILL BE OUT IN 10
CUS WE UP
WHILE YOU NAP
WE ON SIGHTS FOR THE ACTION
MADE A DEAL
NOW ITS SIGNED AND SENT
마지막은 'Cautious Clay'의 훅으로 마무리 된다. 'Cautious Clay'의 음색이 빈지노와 유사한 부분이 있어, 흡사 빈지노가 노래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것 또한 곡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나는 주에서 주로 다시 여행할지도 몰라요(I might travel again/from state to state)' 라는 가사와 함께 이어지는 'Puffy making the band'는 미국에 방송 프로그램 'making the band'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BUT IM NOT A FAN (나는 팬이 아니다.)
NOT EVEN YOUR FRIEND (심지어 너의 친구도 아니다.)
WILL BE OUT IN 10 (하지만 10년 안에 나올 [성공하다] 것이다.)
CUS WE UP (왜냐하면, 네가 낮잠을 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올라간다.)
WHILE YOU NAP
WE ON SIGHTS FOR THE ACTION (우리는 지켜보고 행동을 취하고, 계약을 만들어내고 이제 사인을 하고 그 계약을 보낸다.)
MADE A DEAL
NOW ITS SIGNED AND SENT
'Cautious Clay'는 주에서 주로 바쁘게 돌아다니며, 공연하는 모습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의미하며, 자신이 10년 이내로 성공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이루어냄을 자신있게 표현하는 벌스를 구성하고 있다.
원문: https://blog.naver.com/kszysaa/22349607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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