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이현준의 번중손 앨범과 오도마의 선전기술X 앨범의 메시지가 굉장히 비슷한 궤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가까이 해석하지 말라. 가까이 다가갈수록 당신은 단어의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Credits- [번역 중 손실 (LOST IN TRANSLATION)]
이 앨범 소개글은 오도마의 ‘선전기술 X’의 마지막 트랙인(일반판 기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곡에서 하는 말과 굉장히 유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단어의 의미와 본질에 관한 집착이 결국 그 본질을 잃게 한다니,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애매한 이야기인데요.
동시에 ’뇌는 부정을 이해하지 못한다‘에서 나온 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이용해 또 다른 부정의 대상을 만들어내는 우로보로스라니. 굉장히 재밌습니다.
일단 이 두 앨범에서 제가 느낀건 이 두 서사가 모두
’세상의 모순과 옳고 그름에 강하게 반발하려 했으나, 결국
어쩔 수 없다‘로 귀결된다는 점입니다.
본인들이 제시하고 따진 논리에 맞게, 그 일관성을 위해 낸 결론이 ‘어쩔 수 없다’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을 때 저는 평소 제 생각과 너무 비슷해서 놀란 동시에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이 생각 자체가 ‘패배주의’에 가깝다고 느끼고 있었기에 경계심도 들었는데요.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에 가까운 결론과 그 ‘게으름에 맞는 논리와 명분을 제시했을뿐’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느꼈을 때 ‘또 다른 방향이 있지 않을까?’를 고민하던 중 저스디스의 ‘Diss-a-point’라는 싱글이 나왔습니다.
이미 저에게 실망을 줄대로 준 래퍼 저스디스가 가져온 싱글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본인이 존경했던 문화의 한 장면들과 대조되는 실망을 안겨준 장면, 다음 세대(현 세대)를 위해 희생한 조상들에 대한 언급과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문제점을 짚고 그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다니…. 굉장히 모순적이면서도 그 모순을 알고도 더 나은 걸 제시하려하는 모습에 되려 감명받았습니다.
재밌게도 저스디스가 예고한 앨범도 번역 중 손실 lost in translation의 줄임말 Lit이네요. 앞선 앨범들보다 더 나은 결말이 나올 수 있을까요? 아니면 결국 돌고돌아 같은 얘기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쓴 앨범이 될까요?
번역 중 손실이 진짜 딜레마 같은게 일단 이 글도 너무 깊게 생각 해서 생긴 문제 즉 번역 중 손실로 인해 생긴 문제 같아요
그래서 제 생각은 "너무 깊게" 생각 하지 않고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드리는게 가장 이현준이 의도한 메세지에 가까운 거 같아요
근데 이런 생각조차 번역 중 손실 일 수 있다는 점이 함정ㅋㅋ
정말 손실을 위한 번역이 되어버렸네요;; ㅋㅋㅋㅋ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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