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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gGongGoo009 [ㅠㅠ] 리뷰

title: Quasimoto자카 Hustler 2024.05.12 22:25조회 수 2809추천수 19댓글 14

GongGongGoo009 - ㅠㅠ (UU) Lyrics and Tracklist | Genius

9.8/10

Released On.. 2022.03.31

Reviewd On.. 2024.05.12

Genre... Hip Hop, Experimental Hip Hop, Abstract Hip Hop


공공구(GongGongGoo009) 'ㅠㅠ' (2022) - Neo Music Communication IZM

* <ㅠㅠ>해석 글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 2번째 문단의 '설익다'라는 표현은 리드머의 <ㅠㅠ> 리뷰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GongGongGoo009(이하 공공구)는 사운드클라우드에 믹스테잎 단위 작업물들을 업로드하며 자신의 날선 야마를 여러 차례 비추어온 바 있다. 사회의 문제와 자신이 겪은 난항을 날카롭고 깊은 가사말로 풀어내는 능력, 더욱 어두운(공공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난해하고 로우(raw)한 프로듀싱, 어떤 무드던 찰떡같이 소화해 내는 특유의 래핑 등등. 그의 재능은 다소 미숙하게 느껴지는 <회색단지>같은 이전 작품들에서도 눈에 띄게 드러나곤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에서 약 4년의 시간이 지난 2022년, 공공구는 예상치 못한 역작을 발매하고야 만다. 더욱 짙어진 본인만의 색채로, 현 20대들이 겪는 난항들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감정들을 한데 뭉쳐놓은 작품. 괴물이 되고야 만 자기 자신을 그대로 투영해낸 <ㅠㅠ>를 말이다.

<회색단지>, <2018휴지통>과 같은 그의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믹스테잎 작업물들과 본작을 비교해 보면 상당히 놀랄 때가 많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긴 했으나, 이 정도의 발전을 이루어내기란 분명 쉽지 않았을 것이다. 2017~18년에도 공공구는 분명 사회를 관통하는 가사와 광기에 휩싸인 프로덕션 등을 자랑하곤 하였으나, 너무나도 아마추어스러워 (솔직히 말하자면) 웃음이 나오는 순간들이 존재하였다. 하지만 <ㅠㅠ>에서는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난 공공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조금 설익었었던 랩 퍼포먼스는 더욱 깔끔하고 화려하게 발전하였으며, 어딘가 5% 아쉬웠던 프로듀싱 역량 또한 더욱 넓고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ㅠㅠ>는 전작과 동일하게, 개인적인 경험과 연결 지어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문제들을 꼬집음과 동시에, 철저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위주로 한 작품이다. 가난에서 비롯된 열등감을 노래한 "돈 가져와""돈 가져와 2", 친했던 친구의 죽음을 노래한 "북극곰" 등등. 공공구는 본작에서 자신의 어둡고 뒤틀렸던 행동 및 감정을 꾸밈없이 표출해낸다. 그중 가장 주가 되는 이야기는 바로 한 여성과의 이별이다. 이별을 겪은 후 그는 자괴감과 착란을 경험하기도 하였고, 동시에 행복했던 연애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며, 감정의 카오스가 지나간 뒤 '앞으로 나아가겠다'라는 다짐을 하기까지. 공공구는 자신의 캄캄했던 과거사를 아주 탁월한 연출력으로 풀어나간다.

그렇다면 공공구의 이별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도록 하자. 1번 트랙 "괴물"은 이별을 하였던 그 순간을 노래하는 트랙이다. 계속되는 연인과의 싸움에 이젠 지치고 싫증이 난 공공구는 결국 실연의 아픔을 겪으며, 그녀와 동거하던 집에서까지 쫓겨나게 된다. 그 후 "집에서 짐"에서 그의 고통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나며, "산책"으로 행복했던 연애 당시의 감정을 회상한 뒤 그는 더욱더 깊은 자괴감의 골에 빠지게 된다. "나방""진화", "뒤""상담 내용"에서 공공구는 극에 달했던 자기혐오와 반복되던 딜레마를 표출해냈으며, 중간에 삽입된 친했던 친구와의 갈등과 그의 죽음을 노래한 "북극곰""헤쳐 모여"역시 그의 상처를 더욱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괴로움이 계속해서 심화되는 그 순간 공공구는 "집중""마지막처럼"에서 광기 섞인 말들로 '앞으로 나아가겠다'라는 다짐을 한다. 굉장히 충동적이고 저돌적이나,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에 목매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겠다는 점에서 충분히 이성적인 판단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모든 서사들은 앨범을 상징하기도 하는 마지막 트랙 "ㅠㅠ"로 승화된다. 첫 트랙 "괴물"과 비슷한 구조로 2020년 추위에 대한 뉴스, 영화 각본을 연상시키는 더욱 분간이 어려워진 공공구와 연인의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사람들 및 사회에 대한 괴리감에서 비롯된 외로움, "상담 내용"과 반대되는 주변인들에 대한 사과, 2030세대들의 고독사 및 경제적 압박, 그녀와의 무너져버린 관계 등. 공공구는 "ㅠㅠ"에서 이전 트랙들에서 노래하지 않은 감정들까지 광범위하게 다루었으며, 그간의 모든 복잡했던 심경들을 괴롭고 허무하게 연출해 내었다. 공공구의 어두웠던 과거와 성장 및 변화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듦으로써 앨범의 정점을 이루는 트랙이다. 공공구는 호소력 짙은 리릭시즘과 자신의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놀라우리만큼 탁월한 연출로 표현해낸다.

앨범의 무드 역시 공공구의 심경처럼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돈 가져와 2"의 어느 정도 희망찬 분위기에서 "집에서 짐"이라는 어둡고 냉소적이게 변화하였고, 연애 당시의 감정을 몽글몽글하게 그려낸 "산책"은 이별 직후의 심정을 노래한 다음 트랙 "나방""진화"에서 끔찍한 모습으로 변모한다. 트랙들의 구성만큼이나 앨범 역시 난해한 모습을 띄고 있는데, 이 역시 공공구의 불안한 심리를 극대화하여 표현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이는 분명 공공구의 탄탄한 프로듀싱이 뒷받침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못했었을 연출이었다. 앱스트랙, 사이키델릭, 익스페리멘탈, 재즈 등 각각의 개성을 뽐내는 프로덕션이 앨범 전반에 깔려 있는데, 이는 공공구의 퍼포먼스와 놀라운 합을 이루어내며 각 트랙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공공구의 재능과 역량이 듬뿍 담긴 <ㅠㅠ>는 정말이지 완벽에 근접한 작품이다. 앨범은 괴물이 된 공공구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상징하고 있다.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던 과거와 감정을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청자에게 완벽하게 전달해 내는 능력은 그야말로 놀랍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본작과 비슷한 성향을 띤, 20대의 난항을 노래하는 앨범은 씬에서 계속해서 존재해왔다. 그럼에도 <ㅠㅠ>가 주목받는 이유는 공공구의 탁월한 재능 덕분이 아니겠는가. 분명 아직까지 <ㅠㅠ>를 대체할 수 있는 앨범은 등장하지 않았다. 공공구는 분명 다음 작업물을 통해 씬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P가 이 정도인데, 공공구의 정규 단위 작업물은 얼마나 훌륭하겠는가. 필자의 이 기대는 2년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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