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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QM, 감독 QM, 주인공 QM-'개미' 리뷰

나는개미다2024.05.11 15:54조회 수 835추천수 7댓글 4

각본 QM, 감독 QM, 주인공 QM

연출 프레디카소&컨퀘스트

드라마 '개미'

총 11개의 에피소드

QM은 '개미'를 소개하며

'개미가 사는 방법은 모두가 알고있지만 아무도 돌보지 않는다'는 문장을 건넸다​

개미의 삶에는 여러 풍파가 있다

돈, 사람, 환경. 심지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개미에겐 시련이다

타의로 인해 태어난 개미에게 아무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관광지를 가면 제공되는 간단한 안내문마저 없다

개미는 스스로 집을 짓고, 스스로를 지킨다

이 11부작의 드라마에는 주인공 개미의 비명, 애환, 고해성사가 담겨있다

1. 금-입에 총-Bust down

드라마는 표현이 자극적이다

 

'간만에 동창 사람, 내 손목을 훑어보는 시선은 혓바닥

침 냄새 가득한 술자리 가방 또 올라오는 차키들 구부려 젓가락'

 

어쩌면 어떤 관람객은 자신이 피하고 싶었던 역겨움을 정면으로 마주해

눈쌀을 찌푸렸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감독의 자극적인 표현들에서 피할 수 없었다

거친 포장지로 감쌌을 뿐, 내용물은 결국 내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입에 총'은

관객들의 참여를 통해 극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군중의 목소리는 분노에 억눌린 자들이 쏴대는 탄창과 같이 들렸다

(tmi. 필자도 한 발 참여했다)

여담으로, 개미 시리즈가 발매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우리나라의 유명인이 갑작스레 진행했던 화제의 기자회견을 보며

'입에 총'을 떠올렸다

 

'Bust down'

Bust it down는 '보석을 박다'는 뜻의 문장으로

부와 시간을 모두 얼려두고 싶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도 그럴것이 죽음을 알지 못하고 태어난 개미에게

얼리지 못하는 시간과 돈은 지나치게 가혹하다

누군가가 시간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려주었다면

갓 태어난 개미가 이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

개미의 상실감은 덜했을까

아빠의 죽음이 언제냐고 물으며 동시에 자괴감을 느끼는 일은 없었을까

 

화자는 감언이설에 신물이 났고

더이상 책팔이 위선에게 속고싶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삶이 가능할까

2. '나이롱'-'번데기'-'개미굴'

개미는 드라마 내내 외부, 내부의 적과 싸우지만

이번 3개의 에피소드에서는 내면의 싸움에 집중하며 감상했다

 

삶에는 모순이 가득하다

어떤 개미는 살아남기 위해 그 모순을 받아들이며 살지만

드라마 속 개미는 유난히 모순에 면역력이 약하다

 

’욕은 달콤해 성욕 물욕 또 식욕

이 단어 두고 싫어라 한 사람 안 믿어

이런 난 어때 우린 모두 하나라며

딸팔이 래퍼는 누리고 부리고 싶어 하녀‘

 

’친구가 보낸 애기사진 몇 장 넘겨 내새낀듯

너의 삶을 뺏고싶다 심지어 너의 신부

야, 내가 너 대신 살아보면 안될까‘

 

거울 속 내 모습이 너무 싫지만

과연 내가 자초한 일일까

 

‘나 원래 검은게 아니라 탄거지’

 

개미를 태운 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힘이었을까

아니면 내 옆에있는 나와 같은 개미였을까

 

내면의 속삭임은 비교적 짧은 에피소드인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개미굴로 이어진다

 

‘치장된 내 모습에서

아마 떠올릴 수 없었겠지

내 안에 담긴 나약한 심장’

 

번데기에선 주인공에게 비춰졌던 조명이 잠시 꺼지고

조연인 카코포니를 비춘다

관객은 갑작스레 비춰진 카코포니의 불안한 모습에 몰입했을 것이다

카코포니의 주문과 같은 속삭임에

입을 다물기 시작한 개미는 스스로 함정에 빠진다

'세상은 장님인데 우리만 조용히 하면 되지

이불에 감긴 우린 들어온거야'

'이런 나도 사랑하라며 씨부렁거리지만

내가 날 사랑하지 않는게 이 대화의 대목'

스스로 개미굴로 빠트리는 타인의 손을 잡은 개미를 비난할 수 있을까

개미는 외로웠고,

이상이 너무 높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을 뿐이다

3. 'Just do it'-'망가진것들'-'개미'

개미는 또 다른 개미와 살아간다

나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개미의 삶이지만

불안하다는 이유로 나를 괴롭히는 다른 개미도 견뎌야 한다

Just do it, 개미에서는 가족과의 사랑이

망가진것들에서는 연인과의 사랑이 진하게 느껴졌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인

망가진것들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고 싶다

개미는 상대방의 모습에서 망가진 내 모습을 본다

따라서 내 옆의 그 개미가 망가져도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나 혼자 망가진 것보다

내가 사랑하는 그 개미 또한 망가진게 위로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자조적인 시선이 깔려있는듯 하지만

로맨틱코미디 속 행복한 사랑보다 더 현실적이다

예쁘고 멋진 모습을 보며 설레어하는 장면보다

망가진 서로를 안아주는 장면에서 더 큰 사랑을 느꼈다

다음 트랙인 '개미'에서는 타인의 목소리를 빌려 반복해 묻는다

'would you love me?'

slow horses.

'너무 거울 같은 내 가사들 너를 닮아 싫어?'

정말 싫었다

하지만 지나고보니 큰 위로가 되더라

개인의 삶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결국 나와 다르지 않은 삶이다​

 

심약자는 감상하기 힘들거란 말에 겁먹었지만

막상 시작하니 매 트랙이 술렁술렁 넘어갔다

처음엔 내가 심약자까진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알고보니 필자 스스로의 역겨움이 익숙한걸수도

허클베리피의 QM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뛰어난 강약조절 능력으로 관객이 늘어질 틈을 주지않고 이목을 끌어당긴다

여기엔 프레디카소, 컨퀘스트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필요할 땐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도

관객들의 호흡을 돕기 위해 확 풀어주는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번데기' 카코포니의 마지막 가사 ‘조용히하면 돼’가

헤드셋에서 나와 고막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신기했다

(커널형 기기를 통해 감상한 관객들은 소름돋았을 것 같다)​

마무리로 작심발언

나는 이 앨범감상과 리뷰를 즐기지만

이 앨범만큼은 쉽게 감상문을 남길 수 없었다

진솔하게 풀어놓은 타인의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을 얹을 자격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뷰를 써야 토크콘서트를 갈 수 있다

마음이 힘들다

나에게도 당첨 메일이 왔음 좋겠다

이 앨범의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싶다

정말 힘들게 썼다

몇 주간 머리 싸매며 내용을 고민하는데

와중에 히든트랙인 한나2가 너무 궁금하다

그걸 혼자 듣다니 반칙이다

 

안 뽑아준다면 더더욱 마음이 힘들 것 같다

부탁..드립니다.. -개미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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