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대 시절부터 힙합을 즐겨왔던 30대 아저씨입니다.
챔스 기다리는 시간도 때울 겸
한때 야망차게 랩레슨도 받아본 입장에서 랩레슨에 대한 제 생각을 좀 적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쓰드리면 저는 랩레슨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랩레슨을 받을 필요가 없는 유형부터 정리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1. 재능러
- 재능러들은 당연히 랩레슨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재능의 정의는 '별다른 배움도 노력도 없는데 잘한다'입니다.
보통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자신이 재능러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 랩 좀 재밌고 멋있어보이는데? 나도 한 번 써볼까?" -> 커뮤니티에 올림 -> 반응이 괜찮음 = 재능러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써 본 랩들로 힙합 커뮤니티에서 양호한 반응을 이끌어냈다면 그 사람들은 재능러라고 봅니다.
손심바가 본 이센스는 1번 유형의 사람인 것이고, 이센스는 '아니다, 나도 첫 작업물들은 끔찍했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센스가 태어나서 처음 쓴 랩들을 들어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건 답을 낼 수 없는 문제입니다.
2. 인맥러
- 1번 유형에 해당하진 않지만 주변에 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브라더들이 많은 경우 랩레슨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비싼 돈 쓸 필요 없이 그냥 브라더들한테 랩 들려주고 훈수 받으면서 깨우쳐가면 됩니다.
이센스도 이렇게 아티스트들끼리 피드백 주고받으면서 배워나가는 건 괜찮다고 말했죠.
그 인맥을 운 좋게 그냥 얻었냐 아니면 인위적으로 노력해서 얻었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3. 해보니까되네
- 이 유형의 분들은 재능러에서 탈락하는 좌절을 맛본 후 보통 다음과 같은 과정을 겪는 분들입니다.
"아씨 왜 아무 반응이 없지? 내가 부족한가? 좀 더 연구해봐야겠다" -> 1~3년 파워독학 -> 점점 반응을 얻기 시작 = 3번 유형입니다.
1~3년 독학해서 랩 좀 치게 되면 재능러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제 기준에서 재능러는 1번 유형뿐입니다.
손심바는 이 3번 유형도 재능러라고 본 것 같고, 이센스는 '난 3번 유형이니까 재능러가 아닌 노력파야'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재능러의 기준에 대한 견해 차이일 뿐이니 중요한 게 아닙니다.
보통 랩꿈나무들 중에서 1번 유형이 5%, 2번 유형이 15%, 3번 유형이 15%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나머지 65%는 랩레슨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냐? 네 제 기준에서는 권장합니다.
저도 당연히 이 65% 해당했고 그래서 레슨도 받았습니다. 손심바가 말한 '랩고자'가 바로 이 65%를 말한 거겠죠.
물론 그 65% 중에서도 4~5년 해서 3번 유형으로 승급하는 경우도 있을 거고 각종 예외의 경우들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랩레슨 무조건 받아야 돼'가 아니라 랩레슨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표현합니다. 돈으로 시간을 벌 수 있으니까요.
이 65%의 분들 중에서 혹시 다음과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면 랩레슨을 '적극 권장'드립니다.
'내 일상생활이 힙합과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는 분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신기하게도 힙합을 너무 사랑해서 힙합처럼 입고, 힙합처럼 꾸미고, 힙합처럼 말하고, 힙합처럼 놀고,
힙합처럼 생활하고, 힙합처럼 사는 분들은 랩을 잘할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보통 사람처럼 댄디하게 입고, 꾸안꾸로 꾸미고, 예의 바르게 말하고, 점잖게 놀고,
모범적으로 생활하고, 순탄하게 살면 랩을 잘할 '확률'이 낮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좀 더 설명드릴 수 있으면 드리겠습니다. 아무튼 '힙합은 문화'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물론 랩레슨을 받을 때도 아무 레슨이나 받으시면 안 되고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건 저도 반응 좀 보고 다음 기회에 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이 있다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저 제 생각을 적은 글이기 때문에 반박시 여러분의 의견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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