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88474840
Intro : 자기소개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줌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월호 (이하 월) : 안녕하세요, 저는 혼자 음악을 하고 있는 109 PROBLEMS이고, 힙합엘이 활동명은 월호입니다.
공 : 제가 힙합엘이로 쪽지를 보내려고 게시판 작성글을 찾아보려고 검색해보았더니 결과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혹시 워크룸에서 활동을 하셨나 싶어 들어가보았더니 작성글 몇 개가 있더라구요.
정말 오랜만에 워크룸에 들어가보았는데, 거기에서만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꽤나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월 : 국내/국외 게시판에서는 가끔씩 댓글만 쓰고 대부분 눈팅 위주라서 워크룸에 관심이 없으셨다면 제 활동 내역을 캐치하기 힘드셨을 것 같네요.
공 : 회원 정보에 인스타그램 계정도 남겨주셔서 쪽지로 못 드린 안내사항을 계정을 통해 드릴 수 있었네요.
월호 님에 관련된 질문으로 넘어가서 109 PROBLEMS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월 : Jay Z의 <99 Problems>를 듣다가, 불교에서 108 번뇌라고 하잖아요? 이 둘을 합치면 꽤 재밌는 이름이 될 것 같아 원래는 108 PROBLEMS로 짓게 되었어요.
그런데 뭔가 어감이 안 좋은 것 같아 착안한 <99 Problems>의 느낌을 조금 더 살려 최종적으로는 109 PROBLEMS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 이름을 쓰시는 분이 안 계셔서 '이건 내 꺼다! 내가 써야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 : 동서양의 조화가 인상적인 이름이네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올려주신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한 음악도 다 들어보았는데, 프로듀서로 활동하실 예정이신 것 같더라구요.
본인만의 프로듀싱 방향성은 어느 정도 잡힌 상태일까요?
월 : 기본적으로는 어쿠스틱 계열 빼고는 모든 장르를 다 다루긴 하지만, 좀 더 저만의 색깔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요즘 전자음악과 힙합의 조화를 이루는 사운드를 만드려고 노력하고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창모 - <태지>
공 : 월호님의 프로듀싱 방향성에 대해서도 알아보았고, 본격적인 인터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첫번째 질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월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는 작업실에 오면서 들은 창모의 <태지>였어요. [UGRS] 앨범을 돌리다가 들은 건 아니고, 개별 트랙 단위로 들었습니다.
제가 창모 팬이라서 [UGRS]가 발매되기 전까지 엄청 기다렸었고, 공개된 후에 <모래시계>가 끝나고 딱 이 트랙이 나오는데 완벽한 샘플링의 표본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제 부모님께 이 트랙을 들려드려도 바로 서태지를 떠올리시고, 저희 세대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었을 때는 창모가 생각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샘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트랙을 즐겨듣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싱글 단위로 듣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앨범 단위로 청취하는 편이기는 해요.
공 : 옛 세대에게는 서태지를, 지금 세대에게는 새로운 락스타인 창모를 떠올리게 하는 점에서 인상적이셨군요.
기다리시던 [UGRS]에서는 어떤 트랙이 제일 마음에 드셨나요?
월 : 저는 방금 소개한 <태지>요. 샘플링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리메이크처럼 들릴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베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요?
딱 그 중도를 지키는 센스있는 샘플 활용이 인상적이었어요. 마침 제가 서태지 노래는 <Come Back Home>을 포함한 몇 곡 정도만 들었었는데, 자주 듣던 트랙을 샘플로 사용해서 좀 더 반가웠었죠. (웃음)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KIDS SEE GHOSTS - <Feel The Love>
공 : 일리네어/앰비션이 뮤직비디오를 못 찍는다는 이야기도 옛말이라는 걸 보여주는 때깔 좋은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인 <태지>를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로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요?
월 : KIDS SEE GHOSTS의 <Feel The Love>를 가장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일단 앨범의 첫 트랙이고, 후반부에 Kanye가 랩을 하지 않고 귀신에 홀린 듯 '와다다다!'와 같이 고함을 지르는 퍼포밍을 하거든요.
임팩트 있는 모습에 저도 Kanye의 파트에 홀린 듯이 듣게 되었어요. 오히려 잘 짜여진 것보다 이런 날 것의 Verse가 좀 더 꽂힐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앨범 전체를 봤을 때는 <Freeee (Ghost Town Pt. 2)>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곡 제목 그대로 자유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Ty Dolla $ign이 곡에서 'I Feel Free~'라고 싱잉을 하는 부분이 마치 광활한 초원에서 소리를 지르는 듯하거든요.
아무래도 이미지가 잘 떠오르는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자유로운 감성을 보여주는 이 곡을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같네요.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Lyu:Lyu - <Messiah>
공 : 이미지가 잘 떠오르는 노래가 좋다는 말씀과 함께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Feel The Love>를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월 : 이 질문을 어떻게 답변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왜냐면 힙합엘이 회원님들을 보면 음악에 너무 깊이가 있으셔서 막상 저만 알고 있는 노래가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고민을 거듭한 끝에 이 곡도 아실 것 같기는 하지만 Lyu:Lyu의 <Messiah>라는 노래를 골라보았어요.
제가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을 때 알게 된 곡이고, 당시에는 일본 음악을 되게 많이 들었어요.
유튜브 추천 재생목록에 이 곡의 뮤직비디오가 떠서 듣게 되었고, 힘든 시기에 자주 즐겨들어 저에게는 뜻깊은 노래입니다.
흔한 사춘기 시절의 고민이라고 해야할까요? 인간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닌데 그 때 당시에는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요새도 J Pop은 즐겨 듣지만, <Messiah>는 안 들은지 오래된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 알게 된 곡이기도 하고, 사람들도 은근히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나만 알고 있는 노래로 골라보았습니다.
공 : 곡을 들어보니 멜로디도 밝고 경쾌하고, 힘들 때 들으면 위로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네요.
월 : 그런데 막상 가사나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면 그런 느낌과는 전혀 반대입니다. 내용이 살짝 잔인하거든요.
코러스의 가사를 유심히 보면 '가능한 너의 목을 길게 졸라'와 같은 섬뜩한 내용이 었어요. 가사를 보고 들으면 알 수 있는 반전이지 않나 싶습니다.
뮤직비디오도 보면 소름끼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폭력을 당한 여자 주인공이 가해자를 죽이고서 시체를 유기했는데, 결국에는 여자 주인공도 누군가에게 버려지는 스토리거든요.
희망과는 거리가 먼 곡이지만 힘든 시기에는 나름의 공감을 주는 노래였어요.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Kanye West - <Father Stretch My Hands Pt.1> (Travis Scott & MIKE DEAN LiveVersion)
공 : 가사를 알고 멜로디를 다시 들으니 밝은 느낌이 처연하게 바뀌는 것 같기도 하네요. 나만 알고 있는 노래는 힘든 시기에 위로가 되어주었던 Lyu:Lyu의 <Messiah>를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라이브를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월 : 좋아하긴 하지만, 천성이 집돌이라서 집-작업실만 왔다갔다 하고 있어요.
그리고 라이브를 보려면 가장 중요한 게 티켓을 구매하는 거잖아요? 제가 보고 싶은 콘서트는 항상 티켓팅에 실패해서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되더라구요.
올해 넣은 건 다 떨어진 것 같아요. Bruno Mars, J.I.D, Post Malone, Noel Gallagher 등 유명한 내한은 다 티켓팅에 실패했네요.
만약 이 중에서 하나만 볼 수 있다면 저는 Noel Gallagher를 가고 싶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실패한 거라 눈 앞에 아른아른 거리네요.
라이브로 직접 들어보고 싶은 곡은 Kanye West의 곡이지만 MIKE DEAN이 연주하고 Travis Scott이 부르는 <Father Stretch My Hands Pt. 1>이에요.
제가 올해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거에 빠지게 된 계기가 이 영상이거든요. 요즘 많이 듣고 있는 아티스트가 MIKE DEAN이기도 하구요.
현재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도 보유 중이고, 연주하면서 트랙을 만들고 내보내고 있어요.
매력이라고 한다면 투박한 맛이라고 해야 하나? 자기 멋대로인 느낌이 있어요. 쓰다 보면 악기가 튠이 나갈 때가 있는데, 오히려 튠이 나감으로써 곡이 좀 더 예쁘게 만들어질 때가 있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좀 더 올드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마우스로 찍는 것보다 손으로 직접 연주해서 찍는 게 좀 더 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외장 악기 중에서는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이 분야의 대가인 MIKE DEAN의 라이브를 직접 보고 싶기도 하구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김하온 - <NOAH>
공 : Kanye의 곡이지만 정작 본인은 라이브 영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영상을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이야기와 함께 소개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과 관련된 노래인데요. 집돌이 성향이라고 하셨는데 여행 가시는 건 좋아하시나요?
월 : 제가 기본적으로 사람이 없는 곳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행을 간다면 한적한 곳으로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기억에 남는 여행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본다면 일본에 갔을 때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라고 느꼈던 적이 있어요.
아무래도 해외라고 하면 '우리랑은 다를 거야, 이 사람들은 멋있게 살겠지?'라는 로망이 있잖아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까 별다를 게 없더라구요. (웃음)
여행과 관련된 노래는 가사 자체는 여행과 크게 상관이 없지만 김하온의 <NOAH>로 골라보았습니다.
제가 힙합을 본격적으로 듣게 된 계기가 <고등래퍼> 시즌 2의 김하온을 보고나서부터였거든요.
방금 이야기했던 '사람 사는 게 다 똑같구나'를 느꼈을 때 듣고 있었던 곡이 바로 이 트랙이었어요.
벤치에 앉아서 아침 시간대에 사람들이 분주하게 회사나 학교를 가는 걸 지켜보면서 우리랑 별반 다를게 없다고 생각했죠.
이 앨범을 들은지 너무 오래 돼서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앨범의 콘셉트가 자아를 찾아서 여행하는 것이었던 걸로 알고 있기는 해요.
HAON의 이름을 뒤집어서 NOAH라는 이름을 만들기도 했구요.
공 : 김하온이 <고등래퍼> 시즌 2를 통해서 큰 성공을 거두고 하이어뮤직까지 들어가게 되었지만, 기대치에 비해 발매된 첫 앨범은 살짝 아쉬웠다고 생각해요.
월호 님은 본인을 힙합에 입문하게 해준 김하온의 데뷔 EP를 어떻게 감상하셨나요?
월 : 저는 말씀해주신 것처럼 김하온의 빅 팬이었어서 어떤 형태로든 작업물이 나오면 그냥 됐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식케이와 함께 새로운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모습도 물론 좋지만, 일단 개인 작업물이 빠르게 발매되었으면 좋겠네요.
[ALBUM ON THE WAY!]로는 부족하다! 솔로 앨범을 내줘라! 지금까지 하이어뮤직 컴필레이션 앨범이나 피처링을 통해 근근이 보여주었던 김하온의 폼이 항상 괜찮았어서 더욱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는 <고등래퍼> 시즌 2에서 주목받았던 래퍼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정규가 없는 아티스트이기도 하거든요.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MIKE DEAN - <The Eighth Night>
공 : 맞네요. 빈첸, 이로한 등 모두 본인의 정규 단위의 작품을 발매했지만 김하온은 아직까지 [TRAVEL : NOAH]가 전부네요.
힙합 장르로 이끌어준 김하온의 <NOAH>를 여행에 관련된 노래로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월호 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월 : 제가 취미가 딱히 없어서 항상 음악 작업을 취미이자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취미에 관련된 노래는 MIKE DEAN의 <The Eighth NIght>을 골라보았어요.
방금 제가 신시사이저에 빠져산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 트랙은 MIKE DEAN이 무그 그랜드마더라는 신시사이저 모델 하나로만 만든 걸로 알고 있어요. 이 곡에 들어간 드럼 사운드도 마찬가지구요.
MIKE DEAN의 이 작업기 영상을 보고서 홀린 듯이 카드를 긁어서 동일 모델을 구매해버렸죠. 한 179만원? 신시사이저가 대체로 가격이 센 편이기는 한데, 이 가격이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무그를 쓸 수 있는 거예요.
180만원으로 MIKE DEAN 간접 체험을 한다고 생각해보면 은근히 가성비가 괜찮은 편이죠. (웃음)
구매한 이후에 신시사이저를 이리저리 만져보면서 사운드도 뜯어보는 형태로 즐기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제 색깔을 좀 더 잡아가고, 확장하기 위해 더욱 연습해야죠.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을 포함하여 MIKE DEAN의 디스코그래피도 훑어보았는데, 최근에 나온 앨범은 좀 더 팝적인 느낌이 강했어요.
아무래도 The Weeknd와 공동 작업을 했다보니 팝적인 성향이 엿보이는 것 같고,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4:20]이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를 전적으로 활용하는 느낌이라 좀 더 좋았어요.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요루시카 - <그래서 나는 음악을 그만두었다>
공 : 무그를 구매하게 된 계기와 MIKE DEAN 추천 앨범도 소개해주시면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로는 해당 앨범에 수록된 <The Eighth Night>을 골라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세 가지 테마 전부 골라주셨을까요?
월 : 테마를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으로 잡았다 보니 미래는 아직 잘 모르겠어서 과거와 현재만 골라보았습니다.
아무래도 J Pop을 많이 듣다 보니까 우선 과거에는 밴드를 하고 싶었어요. 요즘 유행하는 요아소비나 요루시카 같은 사람들을 초창기부터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과거를 대표하는 음악으로는 요루시카의 <그래서 나는 음악을 그만두었다>를 골라보았습니다.
이런 스타일처럼 밴드 세션들을 모아 밴드 음악들을 해보고 싶었는데, 재밌는 건 이 곡은 1인 밴드 형식으로 만들었어요. 세션은 따로 쓰더라도 각 악기의 라인은 요루시카가 직접 짠 걸로 알고 있어요.
만약에 제가 밴드를 구성한다면 그나마 잘 하는 악기가 피아노기 때문에 건반 포지션을 맡고 싶기는 해요. (웃음)
이 곡은 앨범 두 장에 거쳐 풀어낸 이야기로 알고 있는데, 가사 해석이 유튜브에 올라와있으니 함께 보시면서 같이 듣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앨범 단위로 들은 지가 오래 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뮤직비디오를 보면 원래 남자가 음악을 하고 있었던 사람이었고 여자가 남자의 제자예요.
그런데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음악적 재능이 출중했고, 남자는 뜨지 못하는 작곡가 포지션에서 벗어나지 못 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상실감을 느끼고 떠나는 내용으로 알고 있기는 해요.
이전 앨범이 여자 주인공, 이후 앨범이 남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스토리를 펼쳐나가고 같은 보컬이 두 시점을 서로 다르게 연기하는 것도 감상 포인트 중 하나예요.
공 : 재능충이 무섭다는 걸 알려주는 내용의 밴드 음악, 요루시카의 <그래서 나는 음악을 그만 두었다>를 소개해주셨고, 현재를 대표하는 음악은 어떤 곡을 골라주셨나요?
월 : 현재는 Kanye West의 <Power>입니다. 극한의 칸켄빠여서 하루에 한 번씩은 꼭 Kanye와 Kendrick의 음성이 담긴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 곡을 고른 이유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현재로서는 하고 싶어요. 이 곡에서 아레나 느낌의 끓어오르는 듯한 바이브를 담은 게 인상적이었고, 딱 음악적으로도 적합한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웅장한 느낌을 담으면서도 힙합과 전자음악을 섞은 스타일을 더한 게 현재 저의 음악적 방향성을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Power>가 Kanye West의 혼자 힘으로 만든 게 아닌 것처럼, 저도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 명이 만들든 수백 명이 같이 만들든 크게 상관 없는 것 같아요. 과정은 결과가 나온 후에 주목하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Kanye West - [Yeezus] / [The Life of Pablo]
공 : 진정한 힙합엘이 회원답게 칸빠라고 말씀을 해주시면서, 마지막 질문으로 드릴 인생 곡, 앨범도 왠지 Kanye West의 음반으로 골라주셨을 것 같은데요.
본인의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월 : (웃음) 맞아요. 총 두 장의 Kanye 앨범을 골라보았는데, 첫 번째는 [Yeezus]입니다. 한 곡을 고르자면 첫 곡 <On Sight>입니다.
[Yeezus]의 느낌을 인트로에서 딱 명확하게 보여준 것 같아요. 처음에 기계음이 어지럽게 여기저기서 나오면서 듣는 이를 불쾌하게 만들다가 어느 순간 한 곳으로 모여들어요.
그리고 잠깐의 정적이 흐르다가 Kanye가 등장하는데, 이 모습이 마치 난세의 영웅 같았거든요. 그게 [Yeezus]의 테마라고 생각해서 <On Sight>가 가장 인상적인 트랙이었습니다.
[Yeezus]는 제가 앨범 단위로 처음 돌려본 Kanye의 앨범이기도 하고, 이 작품을 통해 Kanye West라는 아티스트를 접하게 되었거든요.
보통 그런 루트가 일반적이지는 않은데 저한테는 이 사운드가 되게 꽂히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원래 Kanye가 이런 전자음악 기반의 힙합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웃음)
[Yeezus] 다음에 1집 [The College Dropout]을 듣는데 갑자기 칩멍크 소울이 빡 나와서 적잖게 당황했던 기억도 납니다.
다음 앨범은 [The Life of Pablo]를 골라보았고, 제가 듣기에 이 음반은 Kanye West 그 자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실제로 최근에 Kanye의 앨범 중에서는 7집을 제일 많이 돌리기도 하구요.
한 곡을 골라보자면 <Waves>입니다. 이 곡이 <I Love Kanye> 뒤에 나오는 트랙이잖아요?
아카펠라로만 이루어진 Kanye의 랩 다음에 갑자기 'Turn It Up!'이라는 인트로와 함께 사운드가 들어오는 것이 마치 파도가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앞서 계속 말해왔던 '시각화'에 가장 적절한 트랙이라고 생각하여 선정해보았습니다.
공 : <Waves>에 대한 저만의 감상평도 한 번 말해보자면, Chris Brown이 물론 노래를 잘하는 아티스트지만, 최근에는 앨범 단위로 주목을 받는 뮤지션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곡은 Chris Brown의 대표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놀라운 보컬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본인의 작품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Kanye가 특히 알앤비 아티스트와의 잦은 협업을 통해 어떻게 하면 이들의 장점을 곡에 잘 녹일 수 있는지 도가 튼 것 같아요.
월 : 이런 부분과 더불어 프로듀싱에는 하나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얼마 전에 힙합 50주년이라서 Tracklib의 샘플 모음 영상을 보는데, 절반 이상이 Kanye가 프로듀싱한 곡이거나 본인의 트랙이더라구요.
힙합 씬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고, 아무리 욕을 먹어도 Kanye는 Kanye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aves>도 말씀해주신 것처럼 Chris Brown의 보컬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공 : 인생 앨범으로는 Kanye의 6, 7집을 골라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인터뷰에 직접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월 : 제가 말을 잘 못 하는 편이라서 되게 걱정도 많이 했고, 인터뷰 도중에도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갈피를 못 잡는 상황도 몇 번 있었어요.
그런데 공ZA님께서 정리를 잘 해주셔서 편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고, 줌터뷰도 처음 나왔을 때부터 재밌게 읽었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인기가 너무 많아서 가만히 있다가 요즘은 하시는 분들이 비교적 적어진 것 같아서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신청해보았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대로 너무 재밌게 잘 참여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공 : 줌터뷰의 흐름을 너무 잘 파악하고 계시네요. 요새는 줌터뷰 신청 수요 조사 글을 아무리 올려도 반응이 예전과 같지는 않더라구요. (웃음)
인터뷰 마무리하기 전에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시나요?
월 : 우선 한 명과 곡 작업을 하기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고, 되도록이면 잘 하든 못 하든 최대한 많은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계속 혼자서 작업을 하다 보니까 다른 사람에게 곡을 한 번 줘보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들더라구요.
지금 함께 작업하는 분과는 믹스테잎을 만들지, 아니면 싱글 단위로 몇 곡 정도만 만들어볼지 논의 중에 있어요.
저나 그 친구나 그렇게 실력이 엄청 뛰어난 편은 아니라서 일단 결과물을 한 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공 : 꾸준히 제 콘텐츠에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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