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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 정규 2집-SEOULITE

title: Kendrick Lamar (4)Alonso20002024.02.10 11:15조회 수 2509추천수 10댓글 7

https://blog.naver.com/alonso2000/223349595432

 

 

 

* 이 리뷰는 2016년 3월 9일 발매된 <SEOULITE (HALF ALBUM)>과 2016년 4월 20일 발매된 <SEOULITE (FULL ALBUM)>을 동시에 리뷰하는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2010년대 초중반 가요계에 있어 중대한 요소였다. TV N의 '슈퍼스타 K', SBS의 '케이팝 스타' 등 여러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오디션을 내놓았고, 그 사이에서 새로운 스타들이 태어나곤 했다. 이 중 아예 힙합 전문 경연을 표방했던 '쇼미더머니'를 제외한다면, '케이팝 스타'에서 공개된 무대들은 이 중에서도 제일 블랙 뮤직의 그것에 가까웠다. 사실 케이팝의 음악적 지반을 블랙 뮤직이 이루고 있는 데다, 심사위원 중 박진영과 양현석 모두 블랙 뮤직에 조예가 깊었던 이들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하이는 그런 '케이팝 스타'가 낳은 첫 번째 스타였다. 아델, 에이미 와인하우스 등 기존의 소울 가수들의 명곡을 멋들어지게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이하이의 실력은 출중했고, 이후 YG와 계약하며 당시로써는 꽤나 견고한 활동 기반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다만 이후 회사가 지나칠 정도로 비대해지며 이하이의 활동을 잘 지지하지 못했던 것 또한 사실이었고, 그 결과 이하이의 공백기는 갈수록 늘어져만 갔다. 결국 YG는 이하이의 차기작을 산하 레이블인 하이그라운드, 그리고 그 수장인 타블로에게 일임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옳았다. 블랙 뮤직의 정통성 아래서 한국적인 감성이 절묘하게 맞물린 결과물이 툭하고 튀어나오게 된 것이다.

타블로와 투컷이 앨범의 전체적인 지휘봉을 쥔 만큼 YG의 음반으로서는 꽤나 과감한 프로듀서 편성이 이루어졌다. <130 mood : trbl>(2016)을 통해 새로운 알앤비 스타로서 하입받던 DEAN의 활약이 대표적이다. 칩멍크된 샘플들로 도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힙합 소울 넘버인 "WORLD TOUR (비행)"이라거나, 투컷과 손잡고 신스 팝과 훵크를 오가는 얼터너티브 알앤비로 완성된 "안봐도 비디오 (VIDIO)"의 세련미에는 DEAN의 준수한 프로듀싱의 힘이 컸다. 한편, 이후 이하이의 주된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하는 코드 쿤스트와 안신애의 활약도 주목할만하다. 각기 끈적한 네오 소울("FXXK WIT US")과 상큼한 디스코("손잡아 줘요 (HOLD MY HAND)")를 통해 이하이 특유의 성숙미 넘치는 그루브와 절묘한 합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코드 쿤스트의 당시 작가주의적인 지향이라거나, 안신애의 복고적인 취향과 이하이의 성숙한 퍼포먼스가 탁월히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심지어는 SM에서 종현을 초빙한 뒤 플래닛 쉬버의 필터(Philtre)와 믹스 다운 시켜 팝 발라드 류의 서정성을 극대화한다는, 기존의 이하이와는 꽤나 상반된 시도("한숨 (BREATHE)")까지 발생하다 보니 도리어 챈슬러의 슬로우 잼 넘버("OFFICIAL")가 평범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렇듯 앨범이 전반적으로 레트로한 방향으로 기울다 보니 기존의 YG 인하우스 프로듀서들도 이에 최대한 보조를 맞추었다. YG의 간판 중의 간판이었던 테디와 쿠시가 손잡은 결과물이 EDM과 트랩이 아니라 모타운 식의 소울 넘버("MY STAR")라는 것은 이러한 경향성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한 예시이다. "희망고문 (BLUES)", "스쳐간다 (PASSING BY)"의 블루스적인 접근이나, 소울의 형태를 취한 "MISSING U"와 "밤샘 (UP ALL NIGHT)", 놀라울 정도로 팝적인 "나는 달라 (I'M DIFFERENT)"에 이르기까지 앨범은 보컬 퍼포먼스가 가능한 블랙 뮤직의 수많은 부분을 망라한다. 아티스트의 음악적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음악적 넓이이다.

 

 

 

 

레이블 안팎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프로듀서 진 편성과 달리, 게스트 아티스트들은 YG-하이그라운드의 자원들을 살뜰히 활용하였다. 특히 여러 번의 경연으로 다져진 당시의 신예였던 송민호(MINO)와 바비(BOBBY)의 활약이 돋보인다. 각자 붐뱁 리듬과 훵크 리듬을 깔끔하게 소화해 내었는데, 송민호와의 자연스러운 티키타카를 통해 "WORLD TOUR (비행)"의 정취를 끌어올리는 부분은 단연 일품이었다. 타블로를 위시한 베테랑들의 활약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이 중에서도 유일한 YG 외부의 게스트인 도끼가 예의 유려한 그루브로 "FXXK WIT US"의 레이-백 된 리듬 위를 부유하는 모습은 앨범의 여러 객원 래퍼들 가운데서도 MVP로 손색이 없었다. 자 룰(Ja Rule)의 멜로딕함과 터프함을 의도한 듯싶으나 조금 투박한 감이 없지 않던 인크레더블(Incredivle)을 제외하고 본 다면, 본작의 래퍼 게스트들은 이하이의 보컬이라는 주연의 열연 하에서 각 장면의 훌륭한 카메오가 되어주었다.

이후의 작품들에서도 <SEOULITE>에서 보여준 이하이의 고전 지향적인 방향성은 계속 유지되었다. 특히 AOMG로 레이블을 옮긴 이후 상대적으로 더 활발히 내놓고 있는 결과물들에서 이러한 방향성이 더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예컨대, "한숨 (BREATHE)"으로 대표되는 한국 발라드에 가까운 접근은 이후 성시경과의 협업으로 계승되었으며, 본작에서 보여준 힙합적 요소 또한 <4 ONLY>(2021)에서의 뉴잭스윙, 네오 소울적인 부분과 윤미래, 원슈타인과의 콜라보로 이어졌다. 첫 앨범인 <First Love>(2013)에서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YG 스러움 대신 고전미 만으로 앨범을 채워 나간다는 타블로와 투컷의 구상이 확실히 옳았던 셈이다. 여기에, DEAN, 챈슬러로 대표되는 외부 프로듀서들까지 적극 동원된 끝에, <SEOULITE>는 2016년 한국의 알앤비/소울의 메인 스트림에 확실히 자리 잡게 되었다. 한 오디션 스타가 도회적인 여러 다채로움을 거친 끝에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는, 원숙한 알앤비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깊이있는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프로덕션이 성공적으로 맞물렸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Best Track: WORLD TOUR (비행) (Feat. MINO of WINNER), FXXK WIT US (Feat. DOK2), 희망고문 (BLUES)

P.S. <SEOULITE (HALF ALBUM)>과 <SEOULITE (FULL ALBUM)>이 합본으로 담긴 피지컬 앨범의 트랙리스트는 음원 버전과 다소 차이가 있다.

  • 1. WORLD TOUR (비행) feat. MINO

  • 2. MY STAR

  • 3. 손잡아 줘요 (HOLD MY HAND)

  • 4. 희망고문 (BLUES)

  • 5. 한숨 (BREATHE)

  • 6. 스쳐 간다 (PASSING BY)

  • 7. FXXK WIT US feat. DOK2

  • 8. OFFICIAL feat. Incredivle

  • 9. 안봐도 비디오 (VIDEO) feat. BOBBY

  • 10. MISSING U

  • 11. 밤샘 (UP ALL NIGHT) feat. TABLO

  • 12. 나는 달라 (I’M DIFFERENT) feat. BOBBY - HI SUHYUN (Bonus 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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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2.10 11:19
  • 2.10 11:25

    이하이 앨범 추천 목록 없나 찾아보려고 국게 들어오자마자 제일 최상단에 이런 글이;;;

  • title: Kendrick Lamar (4)Alonso2000글쓴이
    2.10 11:34
    @OstOneLove

    나이스 타이밍

     

    사실 2집 3집이 제일 좋긴 해요

  • 2.10 11:42
    @Alonso2000

    (대충 따봉 날리는 짤)

  • 이 앨범 인크레더블 피처링 좋은데

    지금은 머하는지 모르겠네요

    펜타닐 했다는 이야기만 무성..

  • 2.10 12:52

    하이그라운드 참 아까운 레이블입니다.. 이하이 이 앨범은 개인 최고작인 것 같습니다.

  • 2.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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