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스트리밍 밖에 있다
[선전기술 X] 앨범소개 中
펀딩 이후, [B-side]를 들으며, '어째서 B-side는 스트리밍으로 풀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숱한 의문만이 내 안을 맴돌았다. '단순히 음악이 좋다는 것으로 대중에게 공개할 이유(물론 음악도 좋습니다)를 가져야 함'이 아닌 '스트리밍을 포기하면서까지 대중과의 소통을 추구한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말이다. 글을 몇 번을 썼다가 지웠다가 반복했는데, 사실 답은 간단했을지도 모르겠다. 해답은 그들이 앨범을 만들 때의 목적에 달려있었으니 말이다. '어차피 영원할 수 없다면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선전하여 더욱 오래 지키자'라고 버젓이 적어놓은 문구가 그들의 첫 번째 목표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 과정이 재밌었다. 단순히 펀딩이라는 방식에서 나아가 리스너들, 대중들의 참여를 앨범에 녹여 B-side를 새로이 만든다는 것 말이다. 나는 이 과정이 마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전환하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번거롭지만 CD라는 매체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로 스트리밍 시대에 와서는 아날로그적 유산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래 지키기 위한 기록물을 남기기 위한 방식은 CD로 저장하되, 인터넷에 배포하지 않는다는 선택이었다. 이는 나에게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져, 당연하게 펀딩을 진행하기로 마음먹게 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게다가 현재의 디지털은 창작자가 소비자의 반응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소비자들이 창작자의 선전에 의해 영향을 받듯이, 창작자 역시 소비자들의 SNS, 커뮤니티 등의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도마 본인이 소통을 중시한 태도나, 소비자의 반응을 원했던 것도 그러한 이유로 보이는 듯하다. 단순한 넘겨짚기일 수도 있겠으나, A-side가 음악이라는 형태로써 하나의 선전이었다면 B-side는 음악이라는 형태인 하나의 선전에 대한 아날로그적 결괏값이 아닐까. 그렇기에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나아가는 형태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선전하여 오래 지킨다는 오도마의 목적은 리스너의 CD 구매를 유도하여 아날로그적 산물로 그들의 참여와 선전을 기록함을 통해 오래 지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산업혁명의 시대 이후 '선전'이라는 요소에 매몰되어 살아간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업화가 시작되며 '제작' 그리고 판촉, 판매, 홍보 등의 '선전'으로 압축되는 모든 것들이 분리되었고, 예술에 대한 열정 그 자체보다는 흥행과 성적 그 자체가 중요시된 사회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제작보다 선전이 중요시된 사회 말이다. 물론 이러한 행태가 나쁜 세태만을 가져온 것이 아니다. 기존의 예술이라는 것은 소수의 핵심 소비자만이 중요시되었다면, 산업화 시대가 들어오며 상업계층과 소비계층 역시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를 문화의 확장이라고 본다면 확장이겠다. 물론 그 과정에서의 변화가 있다면, 제작자가 하고 싶다는 말을 전하는 '창작'에서 대중이 듣고 싶은 말을 '기획'하는 형태로 나아간 점이다. 그렇다면 이 '기획'의 단계는 '선전'을 준비하는 단계와도 비슷하지 않은가?
과대한 해석일지도 모르겠으나, 오도마는 본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서 기획과 창작의 영역을 교묘히 비트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중이 듣고 싶은 말을 앨범에 녹인다는 행위는 직접 광고 내지 앨범에 참여하기를 독려하는 후원 방식을 채택하게 된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하고 싶은 말을 남긴다는 행위 역시 놓치지 않은 모습 말이다. 앨범 내에 다양한 사람을 광고주로 모시며 그들의 이야기들(성우진, 결혼식, 웹진, 커뮤니티, 잡지, 유튜버들의 광고)이 자연스레 담은 것도 그러한 이유로 보인다.
그 광고에는 하나의 중요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오도마와 그들의 공통점은 '우리의 사랑하는 것들을 선전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하나의 사람, 자신의 직업, 개인 창작물, 혹은 음악 그 자체 등의 여러 다양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지만, 하나의 결론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으니 뭉칠 수 있던 것이다. 여기까지가 오도마가 그리고 싶은 [선전기술 X]의 이상향이 아닐까. 나에게는 그가 제시한 이상향이 참으로 매력적이고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동기이자 오도마를 포함해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로 보였다. 결국, [선전기술 X]의 이상향은 마냥 낭만적이지도, 마냥 현학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그곳은 우리로 남을 수 있는 나름의 타협점을 구축했다. 그래, 여기까지가 [선전기술 X]다.
비록 쥐어짠 감동과 얘기일지라도 네게 필요한 얘기였다며 도리어 과몰입한 얘긴 여기까지.
오도마 - 커뮤니티 中
잘 읽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줌터뷰 통해서도 B-SIde는 스트리밍으로 공개 안 하신다고 하셨고, 그 이유를 앞날 님께서도 리뷰로 잘 적어주신 것 같아요 ! !
글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저도 줌터뷰 보면서 참 좋구나 싶었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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